자주포만 정리하면 미국편도 끝나게 되네요. 그런데 미국 자주포들은 이름이 심심한 것도 있어서 애칭다운 애칭도 별로 없다는 게 함정...


5. 자주포

2티어 T57 -> 티오칠, 미국 최고의 자주포
=자주포 입문에 적절한 좋은 자주포입니다. 넓은 포각, 괜찮은 기동성, 높은 정확도... 거기다 의외로 튼튼한 장갑까지 갖추고 있죠. 사거리 짧은 거야 어차피 2티어 자주포들이 다 거기서 거기니까 그렇다 치고, 스플래시가 좀 좁긴 하지만 빨리 조준해서 정확히 꽂기만 하면 괜찮잖아요? 이런 특성 때문에, 그리고 이후로 이어질 자주포 라인에 대한 자조적인 의미를 담아 ‘미국 최고의 자주포’라고도 합니다.

3티어 M37 -> 엠삼칠, 미니 신부님
=이걸 몰다보면 어쩐지 티오칠이 그리워지기 시작합니다. 자주포의 특성상 3티어에서 4티어로 올라가기 위해 필요한 경험치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그 경험치를 벌기 위한 사격이 영 시원치가 않습니다. 위력은 좀 나오는데 빈약한 스플래시 때문에 정확히 꽂아야만 하고, 그렇게 조준을 잘 하자니 조준원이 조여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이미 상황이 끝나기 일쑤고... 대신에 속도가 아주 뛰어나기 때문에, 아예 아군 전차들과 함께 전선으로 달려가거나 상대의 경전차를 피해 술래잡기를 하는 상황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함정이 하나 있는데요, 포탄이 엄청나게 많이 실리기는 하지만 장전시간과 전투시간을 고려하면 딱 절반만 채우고 다녀도 충분하다는 겁니다. 50발 넘게 포탄을 남기고 전투가 끝날 때마다 아이고 내가 저걸 괜히 샀구나! 하게 되지요. 애칭인 미니 신부님은, 상위 자주포인 신부님의 단점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기 때문에 붙은 애칭입니다.

4티어 M7 Priest -> 프리스트, 신부님
=이건 지뢰로 유명한 자주포죠. 외국 서버에서도 그렇지만, 국내 서버에서도 이 신부님이 전투에 참여하면 오만 종교관련 농담이 쏟아집니다. 그리고 신부님에게 파괴당하면 천벌이 내렸다느니 운운 발언 때문에 상대의 멘탈을 소모시키기도 하고요... 신부님이라는 애칭은 영국군이 이 자주포에 붙인 별칭에서 비롯합니다. 정면에서 볼 때 좌측에 있는 기관총탑이 꼭 신부가 올라서서 설교하는 설교단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붙인 별칭이었죠. 그것까진 좋은데 왜 신부‘님’일까요? 그건 존칭이 아니라 비꼬고 놀리기 위해서죠. 사격 속도는 빠르지만 명중률이 낮은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스플래시가 너무나 빈약합니다. 이걸 두고 ‘신부님께서는 자비로우셔서 적을 살상하지 않으신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기반 차대가 중형전차 망리의 그것이에요. 그러다보니 정면 하부 장갑이 101mm라서 어지간한 경전차가 달려들었다가 포탄을 튕겨내는 신부님의 위엄 때문에 황당해하기도 합니다. 그런 건 또 ‘신부님께선 신의 가호로 홀리 쉴드를 두르고 계신다!’고 하지요. 여러모로 희화화가 많이 되어있는 신부님입니다만, 다 애정 섞인 농담이지요. 관심이 없으면 놀리지도 않잖아요?

5티어 M41 -> 엠사일
=신부님보다는 낫다고는 하지만 이 녀석도 신부님의 위엄에 가려져있을 뿐, 지뢰 취급을 받지요. 포각이 넓다고는 하지만, 자주포라는 건 필요할 때 쏴서 맞춰야 되는 물건 아니겠습니까? 급격히 느려진 장전 속도와 조준 속도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됩니다. 그리고 스톡포와 업그레이드포의 장단점이 명확하게 갈리다보니 여러모로 몰다보면 피곤하게 되는 녀석이지요. 그래서인가 애칭도 없네요. ‘신부님을 버텨낸 나에게 워게이가 먹여준 빅엿’이라고 부르는 분도 보긴 했군요.

6티어 M12 -> 엠십이
=이제는 다른 국가의 자주포들과 당당히 경쟁할만합니다. 포각은 좀 줄었지만 화력과 명중률이 올라갔기 때문이죠. 여기까지 온 전차장들은 묵묵히 최종티어를 향해 달려가시나 봐요. 애칭은 없습니다.

7티어 M40/M43 -> 엠사공/엠사삼
=이름이 이상해졌죠? 실제로도 저 두 가지 형식은 같은 차체에 어떤 포를 달고 있느냐로 구분했습니다. 스톡은 엠사공, 업그레이드포를 장착하면 엠사삼이죠. 명중률은 내려갔습니다만 위력은 화끈해졌습니다. 철갑탄으로 상부를 뚫어버리면 8티어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지요. 문제는 맞출 수 있느냐는 건데, 여기까지 고난을 뚫고 온 전차장님들은 정말이지 무시무시한 분들 뿐이거든요...

8티어 T92 -> 티구이, 핵발사기, 통구이, 소행성 발사기
=드디어 최종 자주포입니다. 240mm라는 압도적인 구경에서 뿜어지는 화력 때문에, 다른 화력 좋은 자주포들이 운석 떨어뜨린다는 소리를 듣는데 비해 이건 소행성을 떨어뜨린다고 하지요. 명중률은 정말 나쁘지만, 기본탄의 스플래시도 어지간한 골드탄에 버금갈 정도로 대단해서 빗맞더라도 모듈이 우수수 터져나갑니다. 제대로 맞기만 한다면 그 초중전차 마우스도 2방에 고철로 만들어버리고요. 실제 역사에선 퍼싱의 차대를 이용해서 5대를 만들었는데, 만들어놓고 보니 쓸 곳이 없었습니다. 일본 본토 상륙작전에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공군이 전쟁을 끝내버렸죠. 그리고 이젠 월탱에서 소행성을 지구로 내리꽂고 있습니다! [포릉님, Hutex님 제보 감사합니다!]




이렇게 미국편도 끝났습니다. 다음은 소련이네요. 또 시간나면 써보겠습니다 :)


PS. 이제보니 지금까지 팁과 노하우 게시판에 쓴 모든 글이 인증을 받았어요... 뭐죠 이 압박감은?;;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