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가입니다.


어째 똥맵만 골라가면서 하는 기분이 들지만 그게 사실이니 뭐...


오늘은 말리노프카입니다.

이게 도대체 어디야...하고 좌절하고 있었으나 좀 찾아보니 밀덕 여러분에게도 몹시 익숙할(?) 곳이더군요.


오토 카리우스(1922.05.27 ~ 2015.01.24)


이 양반이 활약했던 곳이더라구요. 국내 자료엔 대부분 '마르나파'로 표기되어 있는 그곳이 바로 말리노프카였습니다.

말리노프카를 특정한 과정이 좀 곡절이 많았습니다. 처음엔 우크라이나같은 곳에 있는 곳인줄 알고 뒤지고 있었더랬죠. 그러다 발견한 지도 하나.



중앙에 보이시나요? 말리나바/말리노프카 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말리나바를 구글에서 찾아봤는데 오토 카리우스 이 양반이 1944년 7월 당시 활약한 상황이 검색되네요. 그런데...막상 구글어스에서는 말리나바로 검색하면 실제 위치에서 170km가량 떨어진 리투아니아의 소도시명만 검색됩니다. 결국 위 지도의 주변 도시명으로 찾아서 특정해보니 말리나바(Malinava)가 아니라 말리노바(Malinova)로 되어 있네요.


일단 관련 자료를 찾은 링크입니다. 유럽 월탱 커뮤니티이구요 말리노프카 관련해서 힌트가 좀 있습니다.

http://forum.worldoftanks.eu/index.php?/topic/610483-malinovka-incorrect-name/


우선 위치부터 볼까요?



사진 오른쪽 위에 노란 핀 찍어놓은 곳입니다. 베를린 동쪽 약 1000km 지점. 지난 번 살펴봤던 스투지안키에선 북동쪽이네요. 라트비아라는 나라에 있고 규모는 스투지안키보다 더 작아보입니다. 깡촌이죠.


오토 카리우스 관련한 포스트 중에 말리노프카 관련한 부분을 추출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출처 : http://www.achtungpanzer.com/gen4.htm)


1944년 6월. 502 중전차대대는 소련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다우가프필스(독일명 두나부르크(Dünaburg)) 로 이동합니다. 1944년 7월. 독일군의 방어선을 돌파한 러시아의 공세에서 다우가브강 하구 리가항을 지키기 위해 서진중인 소련군을 다우가프필스 북동쪽 말리노바에서 저지하기로 합니다. 당시 소련군은 엄청난 수의 전차를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 진격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말리노바로 진격하는 것은 대략 여단규모였던 것 같습니다.(502대대가 격파한 것으로 기록된 게 대략 50대이니...)




가장 처음 보여드린 지도의 소련군 진격 상황을 지도에 그려본 것입니다. 오른쪽부터 차례로 1944년 7월 22일, 7월 24일, 7월 25일 상황입니다.


7월 22일. 오토 카리우스는 그가 소속된 중대의 티거 8대로 말리나바로 향합니다. 사전정찰로 이미 소련군에 점령된 것을 확인한 후 단 2대의 티거로 기습. 20여 분의 교전으로 마을에 이미 들어와 있던 숙청(숙1인지 숙2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듯 합니다.)과 T-34/85 총 17대를 격파했습니다. 이후 전술지도를 획득하여 후속하던 소련군 전차를 말아먹었다고 하는데 거기까지는 귀찮으니 추가 확인을 패스...


오토 카리우스의 회고록에는 그날 보았던 숙청의 이름을...이 아니라 당시 처음 보게 된 숙청이 독일군의 쾨니히스 티거(티거2)와 비슷해 보여 아군인 것으로 오인했다고도 나와 있습니다. 윙맨으로 따라갔던 알버트 커셔가 먼저 쏘았다고 본 것 같은데 마구마구 기록을 넘기다 보니 어디서 봤는지 다시 찾을수가 없더란...;;


다시 원래 목적으로 돌아와서.

말리노프카는 말리노바의 과거지명으로 보입니다.(https://en.wikipedia.org/wiki/Ma%C4%BCinova)

현지에서는 계속 말리노프카로 부르기도 하는 듯 하구요. 대체로 소련 쪽 지도에는 말리노프카로 표시된 것 같습니다.



지난 글의 스투지안키 보다 더 작은 규모의 마을입니다. 동, 서, 남쪽으로 숲이 둘러싸고 있어 북쪽에서 진입하려면 일종의 병목이 되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당시 독일군은 이 마을에서 소련군을 저지하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선수를 뺏겨 이미 소련군은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오토 카리우스의 활극이 펼쳐지는 배경이 되었구요...


월탱 맵의 모티브가 된 전적지들을 보다보니 참...이런 시골까지 전화가 미치는구나 싶어서 씁쓸함과 경각심을 되새기게 됩니다.


여담으로 오토 카리우스는 전후 대학을 나와 약국을 차리고 나름 행복하게 여생을 보냅니다. 여러가지로 대단하신 양반. 늦었지만 명복을 빕니다.

(이미지출처 : WW2 Colourised Photos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393166910813107/photos/a.393169424146189.1073741828.393166910813107/650417495088046/?type=1&theater) 에서 무단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