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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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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무대 공포증 극복(하지만 슬픈) 이야기 21편을 못 보신 분들을 위한 링크
제가 생각하기엔 미안한 얼굴로 다가와 사과해야될 동창놈의 얼굴은 싱글벙글 쳐웃고 있었고 와서 한다는 말이..
동창놈 : "많이 놀랬지? 나도 처음엔 그랬어 ^^"
저 : ".............내 짐 어딧냐 나 지금 걍 내려갈란다 다시"
미모의 여성분 : "어머 xx씨, 많이 놀라셨구낭..그러지말구 이제 마지막 강의 남았는데 그거 듣구 우리 같이 얘기좀해요~"
네..저는 결코 미모의 여성분이 우리 같이 얘기하자는 거에 혹한게 절대 아니고 그냥 마지막 강의래서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강의는 나이가 중년정도 되보이시는 분이 들어오셨고 이번 강의는 회사의 사업성에 대해서 설명한다고 했죠.
사업성이란게 결국 어떻게 돈을 버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었는데 이 강의를 듣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팔랑팔랑 우유부단한 귀를 갖고 태어난 죄로 남의 말을 곧잘 믿고 유혹에 잘 넘어가는 호구였습죠 ㅠ
거기서 설명했던 사업성은 저희가 흔히 알고 있듯이 문어발 사업성이었지만 제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점이 한가지 있었죠.
제가 알던 다단계란 타인에게 물건을 팔아야 했고 다달이 그걸 채우지 못했을 경우 자기 사비까지 털어서 메꾸는 그런 거였는데
그 회사의 사업방침은 달랐습니다.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직접 사서 쓰는 것이었고 계속 사는게 아닌
350pv(=약 400만원) 라는 일정 포인트가 쌓일때까지만 지출을 하면 그 후로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죠.
또.. 저의 팔랑귀가 가장 혹했던 점은 한달에 한명씩만 소개하면 6개월 후엔 천만원을 벌게 된다는 점이었죠 ㅋㅋ
저는 중학교 고등학교 군대를 거치는 동안 나름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원만하게 생활해왔다고 생각했고
만약에 이 사업을 시작한다면 그만큼 더 잘할 수는 있겠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여튼 마지막 강의가 끝나고나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 동창놈과 그 옆에 미모의 여성분과 함께 테이블을 하나 잡고 앉았습니다.
강의를 다 듣고 난 제 기분을 묻더군요. 솔직히 좀 어벙벙한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마지막 강의까지 듣고난 저는 약간은 마음이 쏠려 있다는 걸 제 자신이 느끼겠더라구요.
두루뭉술하게 대답했습니다. 뭐 이렇게만 된다면 좋은 사업일꺼 같다. 하지만 난 할 생각은 굳이 없다. 죄송하다. 라고 말했어요.
여성분이 다시 한번 강의 내용을 체크해줬고 제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점심을 먹으러 갔죠.
전 이 씹어죽일 동창놈이 더치페이하자고 하면 그 자리에서 불같이 화를 내고 가버릴 계획을 세웠지만 어떻게 알아챘는지 점심값을 지가 다 내더라구요 -0-;;
암튼 다시 회사로 돌아와서 테이블에 앉아있으니 정장을 입은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서 저를 반겨주더라구요.
아무개1 : "어머 xx씨, 동창놈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들었던 거보다 훨씬 잘생기셨네요^^"
아무개2 : "반가워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악수 한번 해요 우리 ㅋㅋ"
아무개3 : (저에게 팔짱을 끼며) "점심 뭐 먹었어요? 저희는 그냥 집에서 간단하게 먹었는데 혼자만 맛있는거 먹구 ㅠㅠ"
아무개4, 아무개5, 아무개6 등등...
대부분 저에게 듣기 좋은 소리하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멘트들을 정신없이 쏟아대더라구요 'ㅁ';;
그렇게 공황상태의 시간들이 지나가고 동창놈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이랑 인사 잘했냐고 자기랑 같이 일하는 팀원들인데 친해지고 싶어서 그렇게 찾아왔으니 이해해달라고 하더군요.
한가지 다행이다 생각했던 점은 팀원들 중에 여성분들의 상태가 나쁘지는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ㅄ같지만 거기 가보시면 별별 생각을 다하게 됩니다 ㅋㅎ)
암튼 저는 하나 궁금한 점이 생겨서 물어봤습죠.
저 : "야 여기는 다 정장입고 돌아다니냐?"
동창놈 : "당연하지 회산데 다들 정장입고 깔끔하게 하고 다니지 ㅎㅎ"
저 : "근데 넌 왜 안입고 평상복이냐 ㅡ.ㅡ? 너 시1발 존나 막내냐? 아니면 존나 지위가 높냐?"
동창놈 : "ㅋㅋㅋㅋ 궁금해? 맞춰봐 ㅋㅋ"
저 : "이 시발럼이 지금 장난칠 기분인거같애? 뭐? 맞춰봐 십새야?"
동창놈 : "...;; 난 오늘 쉬는 날인데 너 온거라서 그냥 사복입은거야 ㅎㅎ(참고로 그날이 일요일이긴했음)"
저는 이왕이면 그 동창새끼가 존나 지위가 높아서 만약에 제가 사업을 시작해서 그놈 밑으로 들어가도 존나 낙하산이길 바랬거든요..ㅋㅋ;;
커다란 실망감을 뒤로 한채 이제 뭐하냐고 또 강의 듣냐고 했더니 오늘은 회사 얘기는 그만하고 오랜만에 만났으니 시내 나가서 좀 놀자더군요
ㅇㅋㄷㅋ 슈발 돈은 지가 낸다길래 기분이 살짝 좋아진 저는 천호동 시내로 나갔습니다. 물론 미모의 여성분도 같이요 ^^;
한 10여분 버스타고 도착한 시내. 갑자기 미모의 여성분이 제 팔짱을 끼더니 막 이리저리 끌고 다녔습니다. 구경시켜준다면서..
흐허ㅓ커허ㅓㅓ허커허커거허컥 군대에서 막 제대한 저는 그까짓 팔짱이 뭐라고 헤벌레하면서 요리조리 끌려 다녔습니다 헤헤
암튼 돌아다니는 것도 지칠 무렵 여성분이 영화보러 갈래요? 라고 하더라구요. 동창놈은 회사에 일이 있어서 가봐야된다고
'머지? 이 상황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설레이는 마음을 감추고 아쉬운 내색을 얼굴에 잔뜩 끌어올리고서
그래..동창놈아 너는 고생좀 하고 있어라 개생캬 ㅅㄱ 라고 찌끄려주고 여성분과 같이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
마음 같아서는 19금 로맨틱한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그때 당시 해운대가 존나 유명할때라 그걸 봤어요 ㅠㅠㅠㅠㅠㅠㅠ
영화는 대충대충 여성분에게 집중하면서 같이 팝콘도 쳐묵쳐묵하며 마치 다정한 연인처럼 손이라도 잡아볼까했지만 그건 미친 개오바같아서 닥치고 콜라를 쳐먹었습니다.
암튼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나니 벌써 어둑어둑하더라구요.
좀 피곤해서 쉬고 싶었지만 저녁먹구 들어가자길래 배도 고팠고 그냥 미모의 여성분이 하는 말이길래 뭐 듣지도 않고 ㅇㅋㅇㅋ 헤헤 하고 따라갔습니다.
회사 근처로 다시 돌아와서 한식집에 들어가자 쮸발 동창새끼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개객끼가 분위기도 모르고 왜 끼어드는지 짜증이 났지만 공짜밥은 어디서나 맛있게 먹어주는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싹 비웠습죠.
그렇게 배를 채우고나서 이번엔 노래방에 가자더군요. 자기 팀원들이 환영파티식으로 맞이해주는게 있다더라구요.
저야 뭐 워낙 노래방을 좋아하는 편이기도하고 팀원들도 궁금했기에 따라 나섰습니다.
마침내 도착한 노래방. 문을 열자마자 와 이건 대박!! 사람이 한 20명정도 있는데 제가 오자마자 마이크로 소리지르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ㅋㅋ
20명이 하나같이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고 자기 이름을 기억해 달라면서 얘기하는데 하도 정신이 없어서 "아예~아예~" 저도 모르게 랩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대단했어요. 전 노래방을 좋아하지만 주로 발라드나 알앤비 스타일인데 이 사람들은 이미 미친 망아지마냥 날아다니고 있었죠.
군대에서 금,토요일마다 즐겨봤던 음악 프로그램에서 나온 걸그룹의 안무를 안간힘을 다해 떠올려 봤지만 제몸은 따라주지 않았고
결국 어떤 상냥하게 생긴 여성분이 저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적인 말을 했어요. "어머 아저씨 박수만 치고 있으면 어떡해요"
사람이란게 그렇게 웃으면서도 남을 죽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좋은 경험이었죠.
그렇게 정신없이 2시간가량 시1발 아저씨 박수를 치며 환영파티를 마치고 이제 자기 집으로 가서 쉬자고 하더라구요.
몸도 지쳤고 마음도 다쳐버린 저는 이제 좀 쉬겠구나 싶어서 집으로 가는데 이상하게 미모의 여성분도 같이 따라오더라구요.
저 : "어라? 저 친구네 집가는건데 그쪽분도 집이 이쪽이세요? (혹시 동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목구녕에서 집어넣었습니다.)"
미모의 여성분 : "아네~ 저도 집이 이쪽이에요^^"
저 : "아하..그래서 그때 친구네 집에 놀러오셨구나 ㅎㅎ 오늘도 놀러오세요^^;;"
미모의 여성분 : "(웃음을 참는걸 다분히 보여주며)ㅋㅋ..오늘은 저도 피곤해서 모르겠네요 ㅎ"
하...암튼 어느덧 친구네 집이라는 곳에 다다르게 되었는데 오늘은 피곤하다던 미모의 여성분도 함께 따라 들어오는게 아니겠습니까?
헤헤^.~ 남자 두놈이서 함께 보내는 우울한 밤은 아니겠구나 생각하고 들어선 현관의 신발장을 보고 저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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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추억이 너무 생생해서 2편으로는 다 마무리가 안되겠네요 ㅋㅎ
아직 다단계에서의 하루도 다 가지 않았는데...
암튼 저는 공부 -라고 쓰고 챔피언공략이라고 읽는다- 좀 하고 3편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
니그카이
By 봄소녀님 감사합니다(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