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네가지 성약단 비법을 모두 경험해봤습니다. 최근 게시판에 비법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 것 같아 성약별 장단점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네 개 성약 모두를 다룰 것이지만, 현재 가장 잘 나가는 키리안 비법과 제가 하고 있는 벤티르 비법에 대해서는 9.1에 대해서도 다뤄보겠습니다. 

긴 글에 앞서서 제가 생각하는 비법과 가장 잘 어울리는 성약은 키리안입니다. 특히나 비법을 이제 처음 접하는 분들께는 강력하게 키리안을 추천합니다. 타 성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고, 더 강력합니다. 

 

1. 나이트페이 비법. - 힘의 전환. 

둠땅 초창기에 가장 유행했던 성약입니다. 니야는 레이드에서, 코레인은 쐐기에서 매우 좋은 영혼결속이고, 영혼 형상 능력도 너무너무 좋습니다. 법사는 이미 점멸이 있지만, 이동기는 언제나 옳은 법입니다. 

그러나 나페 비법은 빠르게 사장되었습니다. 힘의 전환은 모든 스킬의 쿨타임을 줄여줍니다. 여파, 보주, 신마강, 환기, 마룬 등의 딜 수단을 타 성약에 비해 더 자주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비법의 기본 스펙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겁니다. 

화법은 도관(쏟아지는 지옥불), 전설(지도편달), 강력하고 짧은 쿨기(발화)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탄탄한 기본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커로 치면 손에 스트레이트 플러쉬를 이미 쥐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그걸 힘의 전환을 통해 빨리빨리 셔플하여 계속 스트레이트 플러쉬를 내는 겁니다. 

그치만 비법은 내세울 수 있는 기본 스펙이 비전의 여파밖에 없습니다. 내 현재 데미지의 25%를 곱연산으로 강화시켜준다고 볼 수 있는 데다가 그 데미지를 클리브 형식으로 광역으로 뿌리는데 쿨까지 45초인 엄청난 스킬입니다. 그러니까 비법은 자연스레 여파 때 모든 것을 때려 박아야 합니다. 하지만 나페 비법은 여파 때 욱여넣을 강력한 한 방이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여파 전에 3번뜩임을 모아서 신화를 난사하는 것인데, 이거는 순전히 운의 영역이라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결국 여파가 팥 없는 찐빵이 되기 십상입니다. 

그래도 비전의 조화 전설을 통해 한 방을 만들어낼 수는 있습니다만,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정리하면, 나페 비법은 화법과는 다르게 셔플을 빠르게 해도 스트레이트 플러쉬가 아니라 팥 없는 찐빵만 계속 내는 겁니다. 그러나 여파가 워낙에 사기적인 스킬이기에, 케릭터 스팩이 올라가서 스스로 팥이 될 수 있다면, 여파를 더 자주 쓸 수 있는 나페 비법의 위상도 더 올라갈 겁니다. 

 


2 . 강령군주 비법. - 죽음의 혈통. 

죽음의 혈통은 법사 성약 스킬 중에 가장 강력한 스킬입니다. 무려 25초동안 주문 데미지를 15% 강화시켜주는데다가 비작이 3타겟에게 들어갑니다. 3분 쿨타임 값은 하고도 남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강령군주의 에메니와 에어미르 영혼 결속은 그 어떤 직업이 활용해도 평균 이상의 효율을 냅니다. 무려 주스탯 버프니까요. 그리고 살덩이 창조라는 최상급 생존기도 받습니다. 

하지만 법사에게 가장 인기 없는 성약입니다. 일단 3타겟 비작을 써먹을만한 곳이 상당히 적습니다. 레이드에서는 2넴 알티모르나 9넴 돌군단에서 쓸만하겠고, 쐐기에서는 고통의 투기장 정도가 있습니다. 3타겟이라는 게 참 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애매한 숫자입니다. 

그리고 신마강과 쿨이 안 맞습니다. 신마강은 2분이니까요. 비전의 귀재 도관을 통해 신마강 쿨을 1분 30초로 줄여서 홀수번째 죽음의 혈통마다 신마강을 묶을 수는 있지만, 사람은 기계가 아니고, 상황이 따라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분과 1분30초를 맞추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3타겟 비작 대신에 뎀증을 더 해준다거나, 비작이 적중한 대상 당 충전물을 얻어서 한 번에 3개의 충전을을 얻게 해준다거나, 다른 능력을 주는 게 나았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클리브 범위도 생각보다 좁습니다. 

문제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나페 비법과 마찬가지로 여파 때 밀어넣을 강력한 한 방이 없습니다. 물론 죽음이 혈통을 발동했을 때는 냉정 비작으로 강력한 여파를 우겨 넣을 수 있겠으나, 여파 45초 쿨에 비해 3분은 너무나도 긴 시간입니다.  

그래도 장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단일딜이 상당히 강력하고, 레이드 한정이지만 시간변곡점 전설과 궁합이 좋으며, 3타겟 비작을 제대로 써먹을만한 곳에서는 그 어떤 성약 비법보다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상황에서만큼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3 . 키리안 비법. - 빛나는 불꽃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비법입니다. 펠라고스 영혼결속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특화는 비법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고, 성약 스킬의 쿨타임도 30초로 가장 짧습니다. 게다가 성약 스킬로 주는 데미지가 비전 데미지이기 때문에 특화의 영향도 받습니다. 키리안 약병은 역병, 승천, 심연 등 출혈이나 질병이 치명적인 곳에서는 얼방이 하나 더 있는 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법에게 드디어 여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는 겁니다. 성약스킬을 걸고 여파를 쓴 후에 5비작 후 비탄이라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딜사이클을 돌릴 수 있고, 여파를 통해 단일딜을 광역딜로도 치환할 수 있으니 빛나는 불꽃은 단일 타겟 스킬이지만, 광딜에도 영향을 주는 겁니다. 

장점을 더 쓸 수도 있겠으나, 그냥 로그 사이트에 가서 비법 순위를 한 번 보세요. 비전의 조화를 쓰는키리안 비법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현재 레이더 기준 1등 비법도 키리안입니다. 

게다가 키리안 비법은 9.1때 더 날아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 분출성 령 가속기: 키리안 직업 능력이 분출성 령을 방출하여 자신의 대상 지역에 모든 적에게 8초 동안 n의 비전 피해를 나누어 입힙니다. 맞은 적 하나당 키리안 직업 능력의 쿨이 4초만큼, 최대 20초까지 감소합니다. 

새로 추가될 미카니코스 영혼결속의 마지막 도관입니다. 광역딜 상황에서는 빛나는 불꽃의 쿨타임이 없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 추가될 키리안 전용 성약 전설 또한 상당히 괜찮아 보입니다. 

• 조화로운 메아리 - 키리안 전용, 빛나는 불꽃에 영향을 받아 취약해진 적에게 피해를 입히면 위에 있는 4명의 적에게 입힌 피해의 25%를 전달합니다. 

딱 봐도 광딜에 쓸만해 보입니다. 단일딜이 조금 아쉬울수도 있겠으나, 그럼 그냥 비전의 조화를 계속 쓰면 그만입니다. 

약간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면 빛불의 쿨은 30초이고, 여파의 쿨은 45초이며, 펠라고스 영혼결속을 통해 얻는 특화 버프의 내부쿨이 1분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으며 미래까지 기대되는 성약이 키리안입니다. 

 

 

4 . 벤티르 비법. - 고문의 거울. 

네 개 성약 중에 가장 이질적이고, 어려운 성약입니다. 그만큼 뽕맛이 크기도 하지만요. 

타 성약과 비교되는 벤티르 비법의 가장 큰 차이점은, 버스트 타임 때 마나를 거의 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번뜩임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기에, 여파 전에 번뜩임을 모으는 게 상당히 수월합니다. 그래서 약간의 운만 따라준다면 여파뿐만 아니라 신마강 지속시간 내내 번뜩임 신화만 난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버스트 타임 때 쓸 마나를 아끼는 게 아니라, 버스트 타임 직전에 마나를 태워서 번뜩임을 노리고, 버스트 타임 동안 기본 마나 회복을 통해 마나를 수급합니다. 이를 위해서 마나를 빠르게 태울 수 있도록 해주는 가속과 마나의 기본 회복률을 높여줄 특화에 타 성약에 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또한 고문의 거울의 쿨타임 1분 30초와 비전의 귀재로 1분 30초로 줄인 신마강을 묶어서 활용하는데, 환기의 쿨타임 또한 1분 30초입니다. 그러니까 폭풍 착취 전설을 이용하면 다음과 같은 딜사이클을 돌릴 수 있습니다. 

• 폭풍 착취 - 환기를 시전하면 비전 충전물 1개를 얻습니다. 추가로 환기를 시전하는 동안 1초마다 지능이 2%만큼 증가합니다. 30 sec 동안 지속됩니다. 

전투 시작 전에 환기를 써서 지능 버프 -> 고문의 거울을 쓰고 보주를 날려서 3충전물 상태에서 깡비작으로 번뜩임 설계 -> 여파를 걸고 신비한 화살 난사-> 냉정 비작으로 마무리. 

위와 같은 딜사이클에 약간에 운만 따라준다면 정말 미친 단일 버스트가 나옵니다. 게다가 벤티르 비법은 35라인 특성에서 공명이 아니라 비전 메아리를 찍기 때문에 여파 8초 동안 불꽃놀이가 퍼버버버버벙 터집니다. 저는 이 뽕맛에 취해 벤티르 비법을 붙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너무 설계가 어렵습니다. 다른 성약은 굳이 위크오라를 사용하지 않아도 돌릴 수 있지만, 벤비법은 꼭 위크오라를 봐야 합니다. 성약 스킬에 내부 쿨 6초가 있고, 이 내부쿨까지 고려해가며 번뜩임 설계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몬스터가 공격을 해야지만 성약 스킬이 발동되기 때문에, 6초마다 칼같이 번뜩임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탱커가 드리블을 잘 치고 파티에 이감이 빵빵하다면, 성약 스킬이 그대로 날아가버릴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환기를 써버리고 시작하기 때문에 운이 따라주지 않거나 잠깐 정신을 놓았을 때에 대한 대비책이 마나석 밖에 없습니다. 저는 길드원들이랑 쐐기 돌다가 혼자서 상투로 전투 풀어버리고 빵을 먹기까지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9.1 벤티르 성약 전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죄악의 환희 - 벤티르 전용, 총명함 / 화염 작렬 /  두뇌 빙결 효과 소모 시 고문의 거울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3초만큼 감소합니다. 고문의 거울이 무효화되면 재사용 대기시간이 45초만큼 감소합니다. 

현재 벤티르 비법이 1분 30초 사이클을 돌리는 것은 성약 스킬의 쿨타임이 1분 30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 전설과 비전의 귀재 도관 템렙이 올라간다면, 1분 사이클을 돌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분 사이클을 돌려도 키리안 비법이 더 좋을 것 같긴 합니다. 

 

9.1 성약 전설과 도관 툴팁은 최근 포션에서 활동하시는 장미저택님의 글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