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게임 내 '어뷰징'은 'abuse'라는 단어를 기반으로 파생된 용어이다. 학대, 남용, 오용, 욕설 등의 뜻이 있지만, 기자 개인적으로는 나쁜 폐단을 의미하는 '악폐'라는 뜻이 어뷰징과는 가장 잘 어울리는 듯 보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어뷰징 행위에는 타인의 아이디를 대신 플레이하는 '대리 게임'이나 사전에 상대팀과 협의하여 고의적으로 승패를 조작하는 '패작 행위'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 형태는 아니다.

안타깝게도 데스티니 가디언즈에도 이러한 어뷰징 행위가 게임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에서 이루어지는 PvP 어뷰징 행위는 보통 시련의 장 고등급 보상 핸드 캐논인 '달포'와 '낫포'로 불리는 '달의 포효'나 '잊을 수 없는 사람'을 얻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각종 칭호 획득을 위해서도 발생하기도 한다.


▲ 이 두 아이템이 어뷰징과 버그 사용의 주된 이유


데스티니 가디언즈에서 어뷰징이 더욱 문제가 되는 이유는 2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어뷰징 행위 신고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는 게임사의 정책, 둘째는 어뷰징 행위에 대해 크게 죄의식 갖지 않는 유저들의 태도.

일반적으로 다른 게임들을 살펴보면 어뷰징 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기본이며, 이 조치를 다른 유저들이 볼 수 있도록 공지까지 하는 편이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리그 오브 레전드나 피파온라인4는 이러한 제재 공지를 지속적으로 하는 편이다.

이 같은 모습은 단순히 어떤 사실을 알리는 공지의 기능을 넘어서, 다른 유저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어 어뷰징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가 이렇게 눈을 뜨고 보고 있으니 어뷰징은 생각도 하지마!'라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역할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 된다.


▲ 리그 오브 레전드와 피파온라인4의 제재 공지 사례


하지만,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이런 제재에 대한 공지를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신고한 유저들에게 피신고자에 대한 조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도 따로 연락이 가지 않는다. 즉, 신고에 대한 조치가 적절히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이야기.

이러한 부분은 얼마 전 개편된 '스케이팅 버그'와 관련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개발사가 스케이팅을 직접 버그로 인정하였지만 이에 대한 제재는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 번지 공식 홈페이지에는 제재에 대한 공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번져진 더 큰 문제가 바로 유저들의 태도였다. 스케이팅이 사용 가능했던 당시에도 유저들은 스케이팅 사용에 큰 문제를 지각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에 대한 이해는 가능했다. 제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현재 어뷰징도 바로 그런 형태로 가고 있다. 최근에 확인한 한 사례는 여러 의미로 최악이었다.

서로 아는 사람들 8명이 4vs4로 다른 유저들에게 피해 없이 어뷰징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팀 4명과 상대팀에 어뷰징 유저 1~2명을 포함해서 그 한두 명이 고의적으로 잠수를 하며 패배하게 만드는 형태로 진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유저들의 욕심 때문에 아무 관계없이 순수하게 게임만 즐기는 유저들이 피해를 받은 셈이 되겠다.


▲ 이처럼 상대팀의 한 유저가 고의적으로 계속 죽는 모습이 있었다

▲ 해당 유저와 매칭되는 4인 파티는 고정적이었다

▲ 재밌는 것은 이렇게 해도 지는 판이 있었다


만약, 번지에서 해당 어뷰저 유저들을 모두 제재하기 힘들다면 차라리 어뷰징 자체를 예방하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는 의견도 있다.

낫포나 달포의 획득 조건을 어뷰징이 불가능한 조건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다면 그 조건이 이전에 정당한 방법으로 낫포나 달포를 딴 유저들이 수긍할만한 조건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그 조건이 비교적 쉽게 조정된다면 기존에 획득한 유저들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유저는 난투나 6vs6을 제외하고 경쟁에서는 일정 횟수 이상 만났던 유저와 매칭을 제한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경쟁' 자체를 즐기는 유저들이 적어 만났던 유저를 또 만나지 않으면 게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사실, 이 같은 시련의 장 어뷰징에 대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저들 사이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내의 여러 상황들이 마치 퍼즐 조각처럼 모두 다 하나로 맞춰져야 하기 때문.

결국, 이런 시스템 내에서의 기발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해당 유저들에 대한 강력한 제재만이 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 ..정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미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낫포와 달포를 얻기 위해서는 어뷰징이 거의 반필수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만큼 경쟁에서 승리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무엇보다 매칭 시간이 길다는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뷰징을 합리화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어찌 되었든 간에 어뷰징은 어떤 게임에서든 금지하는 비정상적인 행위이니까 말이다. 무엇보다, 정당한 방법으로 PvP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행위는 지양해야 하는 것이 맞다.

게임을 만든 것은 게임 개발사이지만, 게임을 이용하는 주체인 유저들도 게임의 문화를 올바르게 조성할 책임이 있다. 이제는 그 책임감을 조금 더 통감해야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 이런 마인드는 정말로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