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 XL게임즈의 아키에이지와 함께 한국 MMORPG의 대작 빅3로 불렸던 테라.

하지만 아직 테스트 단계인 다른 두 게임들과 달리 작년 1월부터 일찌감치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며 2011년 국내 MMORPG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고, 연말에 있었던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총 4개 부분(게임그래픽, 게임캐릭터, 게임사운드)에서 수상하면서 2011년 최고의 게임이라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 2011년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테라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파멸의 마수”, “진화”와 같은 굵직한 업데이트를 진행했던 테라는, 지난 2월 11일에는 테라를 즐기는 유저들과 함께한 간담회를 통해 세 번째 대규모 업데이트 “아르곤의 여왕”을 공개하면서 유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르곤의 여왕에서는 기존에 58레벨 제한이던 최대 레벨을 60레벨로 상향 조정하고, 새로운 지역과 콘텐츠가 추가될 것이라고 알려졌는데, 이번 업데이트와 관련해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블루홀 스튜디오의 이동건 디렉터를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들어볼 수 있었다.




▲ 아르곤의 여왕 업데이트와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한 블루홀 이동건 디렉터




『아르곤의 여왕 업데이트에서 스토리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발키온 연합이 구성되게 된 가장 큰 계기였던 아르곤과의 전쟁을 종결짓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르곤과의 전쟁을 종결 이후 새로운 캠페인을 준비하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그동안 테라 세계관에서 아르곤의 비중은 외계에서의 침략자이고 킬리언, 툴사와 같은 악신들을 뒤에서 지원하는 배후 세력 정도의 느낌으로 본격적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이들의 실체가 드러나게 되고 대대적인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 "탑"을 통해 에너지를 모으는 아르곤의 실체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스크린샷은 아르곤의 여왕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세 개의 탑")



『콘텐츠 측면에서는 만 레벨이 다양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크게 놓고 보자면 인스턴스 던전 공략을 위한 파티 플레이와 만 레벨 필드에서 혼자서도 수행할 수 있는 일일 퀘스트, 필드에서 이벤트 적으로 다수의 유저들이 모여서 진행할 수 있는 검은 틈이 바로 그것인데, 만 레벨 유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레벨이 2레벨만 풀린 것도 업데이트의 주 목적이 레벨 상승인 것이 아니라 만레벨 플레이어들이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빠르게 레벨업을 해서 계속 키우세요"가 아니라 기존에 있던 장비들이나 노하우들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기를 원했습니다.』





▲ 던전 반복 외에도 일일 퀘스트, 대규모 필드 PvE 등이 추가된다.



단순히 레벨 업 게임이 되기보다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을 다양화 할 수 있도록 레벨 캡의 상승 폭을 줄이고 다양한 콘텐츠 추가에 중점을 주었다는 것.

이와 함께 이후 새롭게 추가될 콘텐츠들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인스턴스 던전의 경우 새로 2종이 추가되는데 발더의 신전은 살레론의 공중정원 이상으로 밝은 분위기의 던전이 될 예정이고, 버려진 회당은 기존 던전과 비슷한 어두운 느낌이 될 것입니다. 현재 3종류의 새로운 보스 몬스터들이 신규 던전에 등장할 것이라고 공개된 상태인데, 기존과는 많이 다른 패턴을 보여줄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몬스터가 유저의 캐릭터를 포획해서 끌어당긴다거나 나무와 같이 주변에 있는 오브젝트를 이용해 빠르게 이동하면서 전투를 벌이는 모습, 보스의 몸체가 여러 개로 분리되어 전투를 진행해야하는 식입니다.


물론 기존 몬스터와 유사한 몬스터도 등장하지만, 외형적으로나 패턴적으로 완전히 같지는 않고 다른 종류의 패턴이나 기술이 추가되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 다양한 기술과 패턴으로 무장한 신규 몬스터와 더 똑똑해진 적들이 등장한다.




『새롭게 도입되는 평판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각자의 목적이나 정치 이념에 따라 뭉친 6개의 정치 세력으로 58레벨에서 60레벨 사이에 이들 세력 대부분과 만날 수 있습니다. 평판은 총 9단계로 나뉘게 되며 일일 퀘스트 등을 통해서 평판을 획득하고, 평판 상점을 이용해 악세서리, 신규 탈 것, 장비, 강화용 소모품 등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들 벨리카 연합회를 제외한 5개의 평판 세력은 아르곤과 맞서는 것이 주된 목적이며, 다들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판 세력 간에 배타적이라거나 한 세력에 우호적이라고 다른 세력에 적대가 된다거나 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 새로운 보상과 관련이 많은 평판 세력들. 아르곤의 여왕에서 6개 세력이 등장한다.



새로운 인스턴스 던전과 평판 시스템에 대한 설명 후에는 대규모 필드 PvE 콘텐츠인 검은 틈에 대한 내용이었다.

만 레벨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중 하나일 뿐인데 간담회에서 공개 이후 검은 틈에 대해서만 지나치게 강조된 것 같다고 난감한 표정을 짓던 이동건 디렉터는 다음과 같이 검은 틈 콘텐츠의 특징을 요약했다.





『검은 틈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중점을 둔 것은 전투 패턴의 변화였습니다. 플레이어가 검은 틈에 진입을 하면 힘 증가, 공격 속도 증가와 같은 버프 효과를 얻지만, HP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디버프도 함께 얻게 됩니다. 대신 소형 몬스터가 드랍하는 회복 구슬로 줄어드는 HP를 회복할 수도 있습니다.

검은 틈은 “경계의 탐색자들”이라는 전용 평판이 존재하는데, 검은 틈을 공략하면서 평판을 올리거나 일일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고 보상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검은 틈 퀘스트는 참여만 해도 완수 할 수 있기 때문에 묻어가기 같은 부분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분명 이런 유저들이 아예 없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은 보상에 대한 차등 지급과 같은 부분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내부적인 논의를 하고 있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을 통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할 예정입니다.』






▲ 필드 PvE 콘텐츠의 재미와 함께 그에 따른 부작용도 고려 중이라고...




신규 콘텐츠와 관련한 내용 뿐만 아니라 클래스 간 밸런스에 대한 내용도 언급되었는데, 현재 개발 우선순위는 “탱커”라고 밝히면서 달라지는 검투사와 창기사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었다.





『일단 이번 아르곤의 여왕 업데이트에서 밸런스 조정의 중심이 되는 것은 검투사와 창기사입니다. 현재도 검투사 유저 분들 중 최상위권은 창기사 이상으로 안정적인 탱킹을 할 수 있지만, 그 수가 너무 소수일 정도로 검투사의 컨트롤은 어려운 편이죠.

이번 업데이트는 컨트롤이 힘들거나 캐릭터에 대한 숙련도가 낮아도 누구나 탱킹이 가능할 수 있도록 수정하는 과정이며, 라이트 유저가 플레이해도 검투사가 탱커 역할을 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간담회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완곡한 표현으로 “말뚝 탱킹이 되게 하겠다”라고 했는데, 이를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고 유저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무기 막기” 같은 신규 스킬도 고려 대상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 검투사에게 새로 추가되는 스택 시스템 같은 경우에는 각 몬스터별로 스택이 쌓이고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검투사 자체가 스킬들을 빠르게 사용할 수 있으니 몬스터에게 순식간에 스택을 쌓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검투사의 가장 큰 목표는 탱커로서의 능력을 확보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 단순히 검투사가 얼굴 마담이 되지 않게 상향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샷은 이번 업데이트의 주역인 검투사 NPC "하스미나")




『반면 창기사는 현재 탱커로서의 능력이 부족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재의 파티 시스템은 탱커가 많을수록 파티 매칭에서 용이한 측면이 있으므로 검투사의 탱커 능력 상향에 맞추어 창기사의 재미 측면도 보완할 것입니다.

공격력을 현재보다 높이거나 피해를 주는데 용이한 기술을 추가하여 창기사가 혼자 성장하더라도 쾌적할 수 있도록 하고, PvP 측면에서도 소폭 상향시켜 창기사를 하는 유저들이 재미를 느끼고 늘어날 수 있게 상향 조정할 예정입니다.』






유저들이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었는데, 중점적으로 다뤄진 것은 역시 명품 아이템과 새롭게 등장하는 녹색 크리스탈, 그리고 악세서리 아이템이었다.

아르곤의 여왕 업데이트에서는 최상급 아이템만 명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간담회를 통해 공개된 바 있는데, 이럴 경우 빈부 격차를 늘릴 위험이 크다는 유저들의 의견에 이동건 디렉터는 공감을 표했다.





『내부적으로도 명품의 확률 의존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르곤의 여왕 업데이트에서 바로 되진 않겠지만 명품이 나오는 확률을 완화한다거나 캐주얼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부작용을 줄이는 테스트를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템이나 게임 내 경제 부분은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라이브 서버에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 많은 유저를 파산의 길로 데려갔던 봉인 시스템. 테스트를 통해 개선 사항을 적용할 예정이다.




『새롭게 추가되는 녹색 크리스탈은 귀걸이 2개와 반지 2개에 장착 가능한 능력치 증가 크리스탈인데, 기존 크리스탈처럼 “몬스터를 후방에서 공격”, “다운 발생 시”와 같이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효과가 발휘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끼우는 것으로 효과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크리스탈입니다.

간단한 형태로 장착하면 힘이 5만큼 증가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마지막으로 악세서리 같은 치장 아이템의 경우는 앞서 이야기한 다양한 만레벨 콘텐츠와 업적 등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업적 시스템의 개선과 연관이 있는데, 기존에 업적 시스템이 플레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획득할 수 있고 특별한 메리트가 없었다면 아르곤의 여왕에서 개편되거나 추가되는 업적들은 유저들이 능동적으로 노력을 해야만 얻을 수 있고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는 형태입니다.

대표적으로 경계의 탐색자 평판과 관련한 업적들이 독특한 보상을 줄 것입니다.』






단순히 레벨업이나 퀘스트 수행을 하면 얻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로 하여금 “얻고 싶은 보상”을 던져주고 “노력을 들여 업적 조건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달라지는 업적 시스템이라는 설명이었다.




▲ 업적 수행에 따라서는 이러한 재미있는 치장 아이템도 얻을 수 있다.
(스크린샷은 쿠마스 처치 관련 업적 보상품인 "쿠마스 가면")



이 외에도 기존 콘텐츠인 전장 개선과 관련해서 5:5 전장과 10:10 전장 중 어느 것을 먼저 수정할 것인가에 대한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있다거나 파트2 업데이트를 통해 스토리의 완결을 짓는 다양한 인스턴스 던전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힌 이동건 디렉터는 “유저들이 만 레벨을 찍고 나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한다”라는 이번 업데이트의 취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1년이 넘는 국내 서비스와 일본 진출, 그리고 올 상반기 북미와 유럽 지역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테라.

이번 아르곤의 여왕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확보와 최근 다소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다양한 콘텐츠를 보강할 예정인 아르곤의 여왕. 테라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