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스프링은 앞선 리뷰들에 언급했다시피 시작전부터 엄청난 주목을 끌었다. 해외에서 돌아온 선수들과 기존의 선수들.. 각 팀들의 로스터 변화에 따른 기대와 걱정이 많았다.


시즌이 시작하기 이전에 예상한바와 다르게 1라운드의 결과는 사뭇 달랐고, LCK에 일어난 변화에 대부분의 팬들이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변화를 이룬 팀이라면 KT를 꼽을 수 있겠다. KT는 스코어를 제외한 모든 선수를 교체하면서 팀을 완전히 재탄생 시켰고, 바뀐 선수들의 면면 역시 한 때 LCK를 호령했던 선수들로 채워 넣음으로써 팀을 완전한 강팀으로 탈바꿈 시키는데 성공했다.


대권도전에 승부를 띄운 KT의 성적은 1라운드에서 정점을 찍었으나, 2라운드에 들어오면서 부터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SKT와의 2연전 이후로 경기력에 의문부호가 붙기 시작했으며, 다양한 분석과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는 글들이 쏟아졌다.


포스트 시즌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KT에 대해서 걱정을 보내는 시선이 많았다. 최종 성적을 3위로 마감하면서 1라운드 당시의 압도적인 포스가 사라졌으며, 플레이오프 1라운드의 상대 역시 MVP로 정규시즌에서 한번도 승리하지 못한 팀이였기 떄문이였다.


하지만 KT는 MVP를 3:0으로 제압하는데 성공하였고, 이어서 강팀으로 시즌 말미에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던 삼성을 연달아 3:0으로 잡아내면서 결승 진출에 성공하였다.


2라운드 당시에 연패를 거듭하던 KT와 현재의 KT는 어떻게 변했는지, 그 변화에 따라서 달라진 KT에 대해서 조금 더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1. 1라운드에서 보여준 KT의 모습

1라운드 당시 KT는 강력한 포스를 뿜어냈다. 그리고 당시의 기세는 확실히 강팀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모습이였다. 2라운드의 KT 그리고 현재의 KT와는 또 다른 KT의 모습을 먼저 살펴보면서, KT라는 팀이 어떻게 강팀인지를 먼저 뜯어보고자 한다.


KT의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기량이 매우 뛰어난 선수들이다. 그리고 각 선수들의 라인전 능력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멥은 16년 락스에서 자신의 위용을 떨쳤으며, 탑 라인에서 세체탑 후보에 손꼽히는 선수였다. 스코어 역시 우승과 인연이 다소 없을 뿐, 자신의 기량은 언제나 보여주는 선수였으며, 미드와 바텀의 폰/데프트/마타 세명의 선수는 삼성시절을 이끌었던 주역이였다.

이러한 선수들의 구성이기 때문에 성적을 기대하는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였다.


기대에 부응하듯, KT는 1라운드 당시 엄청난 포스를 뿜어냈다. 라인전부터 압박하면서 게임을 터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시야장악을 마치고 과거 탈수기가 생각나는 운영을 보여주었다.


운영 역시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서 날개운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인원배분이나 맵장악에서 확실히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대에게 한타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탑지역 시야를 장악하고 럼블을 안전하게 해주며 동시에 바텀지역은 자신들의 시야를 내주지 않는다.

(출처 : YouTube KT vs 삼성 2017 LCK 스프링 스플릿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삼성과의 1차전이 아주 대표적인 경기인데, 삼성이 전 시즌 롤드컵 준우승팀임을 감안하면, 퍼펙트게임은 놀라운 결과였다.


삼성의 경기력이 아직 온전히 올라오기 이전이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운영을 보여주면서 상대를 압박하고 경기를 끝냈다.


탑의 스멥은 주도권을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상대 정글의 시야를 확보하고, 미드지역을 압박하였고 스코어 역시 라인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상대의 시야를 장악했다.


바텀과 미드지역은 자신들의 시야를 내어주지 않음으로써 방어해내고 상대를 더욱 답답하게 만들어내면서 일방적으로 때리는 구도를 반복하였다.


픽의 이유 역시 제대로 살리면서, 상대방을 코너에 몰아넣고 압박하여 퍼펙트게임을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SKT를 만나면서 조금씩 KT의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2. 통신사 더비와 2라운드

많은 팬들은 KT의 1라운드 경기력을 보면서 통신사 더비를 기다리게 되었고, 마침내 통신사 더비가 펼쳐지는 날 수 많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경기가 펼쳐졌다.


양 팀 모두 수준높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명승부를 만들어냈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폰/스멥/데프트가 어그로핑퐁을 완벽하게 해내면서 한타구도를 뒤집는데 성공한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017 LCK 스프링 스플릿 Game3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당시의 경기를 보면 SKT가 승리하긴 하였지만 KT역시 한타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주는데, 어그로 핑퐁을 유기적으로 주고받으면서 상대 챔피언들과 맞서는 모습은 한타에서도 충분히 강력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2라운드 시작 역시 SKT와 펼쳐졌는데, 이 역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나 첫번째 대결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 보였다. 그럼에도 2라운드에서 KT가 계속해서 뛰어난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를 거두는 팬은 없었다.


오히려 양 팀의 라이벌구도가 명확하게 떠오르면서, LCK가 한결 더 풍성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기에 충분하였다.


그리고 시작된 2라운드에서 KT는 의아한 게임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원인은 아래서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우선은 당시의 경기력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자면 한타에서 무기력한 모습이 너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1라운드 당시와 마찬가지로 라인전에서의 능력은 계속해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한타가 펼쳐지면 의아한 모습이 나오고 무기력하게 패배하거나 역전당하는 모습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승승장구 할 것으로 기대했던 팬들은 실망하게 되었고, 더이상 KT를 SKT의 대항마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순위 역시 연패를 당하기 시작하면서 3위까지 내려앉았고, KT의 경기력에 대해서 의문부호를 다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결정적으로 최하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던 콩두에게 패배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KT가 스프링시즌에 결승 혹은 우승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3. KT의 문제점과 변화

KT의 2라운드 들어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많은 팬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딜러들에 있었다. 1라운드처럼 압도적으로 라인을 파괴하는 모습은 오히려 줄어들고, 한타때는 부적절한 포지셔닝으로 먼저 잘리는 경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마냥 딜러진의 포지션만을 지적할수는 없는게, 진영이 온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싸우는 모습도 자주 보여주었기 떄문에 팀 전체적으로 호흡이 다소 어긋나는 모습이 보였다고 할 수도 있겠다.


1라운드 SKT와의 경기를 보면 폰이나 데프트가 살아남으면서 딜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1라운드에서 계속해서 보였는데, 최대한 딜을 받아내고 죽지 않으면서 상대에게 딜을 하여 불리해 보이는 한타를 뒤집거나 비슷하게 가져가는 구도를 가져갔던 것이다.


폰의 오리아나가 탱커인 마오카이보다 앞에서 죽어버렸다.

(출처 : YouTube KT vs 콩두 2017 LCK 스프링 스플릿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팀 전체의 움직임이 굉장히 정돈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

(출처 : YouTube KT vs 콩두 2017 LCK 스프링 스플릿 Game3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하지만 2라운드 들어서면서 부터 한타가 시작되면 폰이 다소 앞포지션에 있다가 쉽게 끊기는 장면이 자주 보이게된다. 혹은 데프트가 개막전에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르게, 상대에게 쉽게 거리를 내주면서 물려서 죽다보니 딜이 부족한 KT는 진영도 분산된 상태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모습이 연달아 나온 것이다.


이 부분을 고치지 못한다면, KT가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였다.


2라운드 막바지에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를 했지만, 여전히 불안함을 거두기에는 다소 부족한 상황이였기 떄문에 많은 팬들이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전 한타에서 안정적으로 둘만 살아남고, 바론지역에서 침착한 카이팅으로 적을 쓸어담았다.

(출처 : YouTube 삼성 vs KT 2017 LCK Play Off Game3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그리고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KT는 자신들의 약점을 온전히 극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중후반 한타에서의 플레이가 확실히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데프트가 각성한듯 자신의 포지션을 확실히 인지하고 안정적인 딜을 넣었고, 폰은 과거처럼 앞에 자리잡는 것이 아니라 보다 안정적인 포지션을 취하기 시작했다.


물론 플레이오프 당시 상대팀들의 대처가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런부분을 차치하고 보더라도 KT의 경기력이 물이 올랐음은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2라운드 막판 물이오른 삼성 역시 바텀라인전부터 터트리면서 게임을 가져오는데 성공하면서 더이상 KT의 경기력에 의문부호를 붙이지 않았으며, 1라운드의 KT로 돌아간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하였다.


사이드에 챔피언이 무리하게 배치되면서, 미드2차를 내어준다. 운영이 다소 아쉽게 전개되는 모습.

(출처 : YouTube 진에어 vs KT 2017 LCK 스프링 스플릿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앞에 이야기한 중후반 한타의 문제점 이외에도 KT가 2라운드 들어서면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다소 안일한 사이드 운영이였다. 해설자들이 '너 또 날개필거지?' 라고 말할정도로 라인전을 유리하게 마무리하면 반복적으로 운영하는 패턴이 사이드 운영이였다. 1/3/1을 돌린다면, 3지역이 버텨주면서 양 사이드에서 이득을 취해야 하는데 오히려 3지역에서 싸움을 걸거나 물리다보니 상대가 모여있을때 패배하거나 사이드에 빠져있는 챔피언이 상대에게 물리면서 손해를 내어주게 된 것이다. 


때떄로는 1/3/1을 돌리는 상황에서 상대가 사이드에 인원을 배치하면 상대의 위치가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거나, 정보가 다소 부실함에도 교전을 유도하다가 챔피언이 사망하면서 한타를 패배하고 손해를 내어주는경우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사이드 운영을 가더라도 근거를 가지고, 시야장악을 충분히 하고 움직인다.

(출처 : YouTube 삼성 vs KT 2017 LCK Play Off Game2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1라운드 당시에는 완벽한 시야장악을 바탕으로 운영을 하였다면, 2라운드 들어서부터는 시야장악이 전처럼 빡빡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계속해서 스플릿구도를 유도하다가 패배하는 경우가 반복된 것이다.


플레이오프 들어서면서는 이런 부분도 개선되어 시야장악도 보다 원활해졌고, 기본적으로 라인의 주도권을 완벽하게 가져가다 보니 시야장악 역시 보다 원활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미드 뭐함? ㅡㅡ

(출처 : YouTube KT vs MVP 2017 LCK Play Off Game3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현재도 팀원관의 호흡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모습이 종종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T의 변화는 긍정적이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의 KT는 라인전이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바탕으로 사이드운영을 즐겨한다. 부진하던 시절에는 이러한 사이드 운영에서 부랴부랴 합류하면서 진영이 무너지고 패배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현재는 한타에서 진영을 보다 안정적으로 잡으면서 교전을 펼친다. 다만 여전히 종종 콜이 엇갈리는듯한 모습이 보인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KT 내부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세세하게 알 수 없지만, 1라운드 당시 자신들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발전하기 위한 도전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변화가 긍정적인 결과로 드러나기 시작한 지금, KT는 더욱 높은곳을 향해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고 볼 수 있다.


KT의 경기력이 다시 본 궤도에 올라선 현 시점에서 SKT와 결승에서 맞붙게 되는 KT. 과연 그들은 꼬치의 결혼보다 스코어의 우승을 먼저 달성해 줄 수 있을 것인지...

내일, LCK팬들이 모두 기다리는 최후의 승자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