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보니까 선후 관계를 모르시는 분이 꽤 많더군요. 그 때 써야 했는데 다른 글을 쓰느라 타이밍이 어긋났네요.
아카마의 일리단에 대한 배신과 관련된 부분만 크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아카마가 일리단을 배신한 이유나 사원을 돌려준다는 약속을 못 믿는 이유가 일리다리가 동족을 학대하는 모습을 보고, 지옥 오크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사원을 더럽히는 모습을 보고 못 참아서라고 아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아카마는 일리단이 마그테리돈과 싸워 이긴 직후에 바로 이미 배신했습니다.
마그테리돈과 싸워 이기자마자 아카마는 일리단에게 언제 나갈거냐는 식으로 물어보지만 일리단은 정말로 돌려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죠. 소설 자체에서 이 말이 진심임을 알려주지만, 그 순간 이미 아카마는 배신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곧장 마이에브와 내통을 시도하려 합니다.

한 달 뒤, 마이에브와 아카마는 만나게 됩니다. 불성에도 묘사됐듯이 킬제덴이 일리단을 찾아왔고, 아카마는 이를 보며 일리단이 불타는 군단을 따르게 되는 것이 아닐지 의심하게 됩니다. 

미리 설명하자면 아카마가 일리단이 불타는 군단에 붙은 건지에 대한 의심의 정도는 소설 전체에 따라 계속 변화합니다. 일리단은 사실 소설 내에서 불타는 군단을 도운 일은 하지 않고, 불타는 군단과 싸우는 일이라고 아카마에게 계속 말해 줍니다. 그럼에도 아카마는 믿지 않습니다. 결국 후반부에 나스레자를 파괴하고 아르거스로 가기 위해 아킨둔의 영혼을 희생시킨다고 할 때쯤 아카마는 일리단이 정말로 불타는 군단과 싸우고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그런 건 아카마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카마는 카라보르 사원을 되찾는 게 더 중요했고 계속해서 일리단을 죽일 기회만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를 만나서 마이에브를 풀어주고 하게 되는 것이죠. 결국 일리단을 실제로 죽이는 시점에서 아카마는 일리단의 진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마이에브는 아카마가 일리단이 불타는 군단과 싸우고 있다고 말해주는 때에도 전혀 믿지 않습니다. 

어쨌든 다시 먼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자면, 마이에브와 아카마는 일리단에 대항할 세력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다른 뒤틀린 드레나이 부족들을 만나서 설득하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몇몇 뒤틀린 드레나이들, 특히 젊은 드레나이들은 그들을 따르게 됩니다. 하지만 익히 알려졌듯이 마이에브는 여러 세력들에게 거부당할 때가 많았습니다. 샤타르의 나루와 알도르가 그랬고, 텔라아르의 뒤틀린 드레나이들도 그렇습니다.

이후 이 군대는 아카마의 정보를 통해 일리단이 무방비해질 때를 노려 기습하려 하지만 이는 함정이었습니다. 아카마가 마이에브와 내통했단 걸 안 일리단이 아카마의 망령을 만들었기 때문에 아카마는 마이에브를 배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마이에브는 붙잡히게 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아카마는 일리단을 배신할 기회를 계속 노리고 있었고 결국 나중에 아카마는 플레이어를 이용해 마이에브를 풀어주게 되고, 일리단을 죽이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