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의 세 유령중 공제를 저주하며 게임을 접은 유령. 삼린일체입니다. 친구로는 시즌 1 시절을 추억하는 유령, 공제를 뚫었지만 허무감에 접은 유령들이 있습니다. 진짜로요!

저번 글에도 많은 추천, 공감과 칭찬의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네요. 제가 지금까지 예시로 든 게임이 칭찬밖에 없어서 오해하기 쉬운 일이지만, 저 두 게임도 사실 멀쩡한 게임은 아닙니다.

몬스터 헌터 콘솔판들은 뉴비 탈곡기 다음에 뉴비 탈곡기가 바로바로 배치되어 있어 "후후, 그 녀석은 몬스터중에서 최약이였지."를 외치며 이제 시작지점을 간신히 넘겼다고 봐도 좋을 곳에 즉사 콤보를 가진 몹이 배치되어 있지를 않나, 나중으로 가면 아에 물약을 마시러 간 유저를 원거리로 요격해 버리는 몹도 심심치 않게 나오죠. 전형적인 익숙하지 않으면 죽는 스타일의 게임입니다.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는 한술 더 떠 10년째 그냥 못피하면 죽는 게임이고요.

판타시스타온라인2는 마비노기 영웅전에 익숙한 유저라면 상상조차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챕터의 시작, PS4로의 진출, 애니메이션의 적절한 성공으로 뉴비가 폭발하듯 증가했고, 덕분에 공략 사이트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겜알못또한 수없이 늘어났죠. 또한 일본어를 모르고, 구글 번역기의 존재는 더더욱 모르는 일본인이 아닌 유저는 때때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마영전으로 치면 90제 랜덤 매칭 던전에 70제 8강 무기를 들고 오면 다행이요, 때때로 50제 3강 무기를 들고 와 와이 소 시리어스를 갈기는 유저가 수두룩하시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해결하는 것이 게임사의 일이죠. 올드비들의 맨붕을 잠재우고 뉴비들이 적절하게 게임에 익숙하게 해 쌍욕을 퍼부으며 떠나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이게 이번 이야기의 주제가 되겠습니다.

5.뉴비를 대하는 게임의 자세.

사실 저는 베이비 붐... 아니 린짱 붐 시절의 유저입니다. 그 전까지는 이 게임이 뭔지 슬쩍 찔러보다가 그냥 다른 게임이나 하러 가던 유저였죠. 그러다 "새로운 캐릭터! 린입니다! 귀여워요!"를 보고 어머 저건 키워야 해! 하면서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다 70제 장비를 사서 맞추고, 그대로 공제에 걸려서 공제 좆망겜! 을 외치며 시즌 1 레이드나 돌다가 게임을 접었었죠. 그리고 제 행적은 꽤 많은 뉴비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생각이 되네요.
이 게임은 80레벨의 일반 던전을 돌아야 간신히 70제 장비를 쓸 수 있게 됩니다. 그것도 80제 레이드에 들고 가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죠. 공제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제는 전투의 불합리성에서 태어난 괴물이지 유저의 잘못은 아니니까요. 
그냥 70제 8강 무기와 70제 5강 방어구들을 입은 유저 8명이서 큐미와 여가의 도움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죽신을 돌 수 있을까요? 아니, 그것도 아니죠. 하반 선에서 정리가 될겁니다. 시즌 1 60제 던전에서 만랩들의 몬스터 분쇄와 나름 멀쩡한 패턴들에 익숙해진 뉴비들은 시즌 2 특유의 보이지 않는 패턴과 선딜 후딜 없이 쏟아지는 공격들을 피할 수가 없을테니까요. 게다가 방어력도 약합니다. 피깃이나 파깃은 쓰기도 힘들 뿐더러 깍인 체력은 달리면서 물약 20개쯤은 들이켜야 회복이 될테니까요.

새로운 레이드나 새로운 던전이 필요했습니다. 70레벨의 린들이 우르르 몰려가도 볼 수 있는 패턴과 별 부담 없이 깰 수 있는 레이드, 그러면서도 올드비들또한 머리를 기웃거릴 만한 보상이 있는 레이드가.
그런 것을 판타시스타 온라인은 가장 무식하면서도 확실하게 해결이 될 만한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6분 30초까지 일반 필드 진행. 그 이후로 보스전입니다.]

그냥 쌈박하게, 올비나 뉴비나 그냥 강한 메카닉에 태워 놓고 전투를 치르게 한겁니다. 스매시로 갈겨서 5만이 뜨면 다행인데, 저 메카닉은 그냥 일반공격으로 드르륵 긁으면 5만이 떠요. 그러다 공격을 너무 많이 맍아서 자빠지면 5초 뒤에 부활합니다. 장비가 완벽한 올드비나 대체 어떤 장비를 맞춰야 하나 고민하는 뉴비나 걱정할 것 없이 신나는 BGM을 흥얼거리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미사일을 살살 피하면서 신나게 두들겨 패기만 하면 되요. 스팩은 상관 없이, 어디까지나 메카닉 운전 실력으로 클리어 시간이 결정되죠. 그렇다고 필드전에서 진행이 느리다고 성질 낼 필요도 없습니다. 어차피 한번 열리면 30분에 2번밖에 못도니까요. 다른 서버로 가서 또 돌만큼의 게임을 하드하게 하는 사람들은 그냥 직접 파티를 꾸며서 가면 될 일입니다.

마영전에도 이런 스타일의 시스템이 충분히 있을 자리가 있었습니다. 기사단이요. 기사단에서 저랩 유저들을 할당적으로 집어넣고 뒤에서 발리스타나 돌맹이나 던지게 하는 대신에 모든 유저가 50k 고대의 전사같은 걸로 변해서 삼룡이를 두들겨 패고, 거기서 80레벨 레이드로 얻는 장비보다는 못하지만 70레벨보다는 훨씬 좋은, 하지만 하루하루 꾸준히 돌아야 얻을 수 있는 장비가 있었으면 어떨까 합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 시절의 저쪽 레이드는 가지도 못하네 ㅡㅡ를 외치며 떠나는 유저가 조금은 줄어들었었겠죠.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지금 들고 있는 장비보다는 훨씬 좋은 장비를 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있으니깐. 하지만 그런 것 없이, 린으로 시작했던 유저가 빠지면 아리샤를, 아리샤로 시작했던 유저가 빠지면 헤기를, 헤기로는 사람이 오지 않으니깐 델리아를 추가하는 연이은 악수를 두고 말았습니다. 그런다고 린으로 시작해서 이 게임이 최상층으로는 절대 접근할 수 없는 게임이라는 걸 안 유저가 돌아오는 일은 없었지요. 컨트롤로 자신이 패턴을 피하지 못한다 생각한 유저 또한 돌아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뭐 어쨌든 그런 상황에서 한번 질린 유저들이 다른 캐릭터가 추가되어도 다시 오는 일은 없었고, 임덕빈 디렉터는 장비의 문제로 유저들이 오지 않는다는 판단을 드디어 하게 되었으며 지금 와서는 최악의 방법으로 보일 법한 해결법을 제시하게 됩니다.

5-2. 장비의 라이트화
업데이트가 없는 패키지 게임이 아닌, 온라인 게임인 이상 언젠가는 최강의 장비도 빛을 잃고, 다음 세대의 최강의 장비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레벨은 추가되어야 하고, 할꺼 다 하고 노잼--이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할 일을 줘야 하니까요. 다만 그러면서도 뉴비와 라이트 게이머들을 챙겨야 하죠. 올드비들은 아무리 게임을 재미있어 하더라도 각자의 사정 때문에 언제 접을지 모르고, 그 빈 자리를 채워주는 것은 뉴비밖에 없으니까요.

이번 예시도 판타지스타온라인2가 되겠습니다. 몬헌같은 패키지게임은 라이트화가 필요가 없어요. 어차피 무기 속성과 몬스터의 약점 속성에 따라서 데미지가 바뀌는 게임이니 약점 무기를 맞추는 것 만으로도 라이트화가 되니까요.
어쨌든 판타시스타온라인2에는 각양각색의 수많은 무기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최강의 장비라고 불리는 무기가 있습니다. 옵스티아. 2번째 시간에 이야기했던 돌 100개를 모아 만드는 시작용 무기를 재료로 써서 만드는 무기입니다. 70층짜리 던전 3종류를 3바퀴 돌고, 잡탬을 갈아서 모으는 쿠폰을 1500개나 필요로 하며 레이드 한타임에 2개 드랍되면 다행일 돌이 200개나 필요한 초 하드코어 무기입니다. 하지만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최강급 성능을 발휘하죠.

[뉴비 시절에 최강으로 느껴졌던 장비는.]

[진짜로 최강의 장비가 되서 돌아옵니다.]
이 이후로 세가는 더 강한 무기가 아닌, 난이도는 더 쉽지만 옵스티아에는 미치지 못하는 장비들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더 쉬운 미션, 뉴비도 이해하기 쉬운 파밍. 물론 작년 10월달에 나온 이 무기를 이미 만든 올드비들은 할일이 없어 미치려고 하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유저들이 적정선의 장비를 갖췄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세가는 획득이 쉬운 장비를 풀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려 할 것입니다. 뉴비가 적어도 5만명은 넘으니까요.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최강급 장비가 있다면, 그보다 살짝 부족하지만 얻기는 쉬운 장비들을 풀며 다음 레벨대를 준비하는 것. 저는 그것이 바람직한 장비의 라이트화라고 생각합니다. 여지껏 최강급 탬들로써 진입할 방법이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만랩들이 쓰기 구려서 버린 쓰레기들을 뭉쳐 만든 무기가 최강급 탬들을 공격력도 낮고 만들기도 비싼 쓰레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요.

적어도 7080 일반 던전에서 준80제의 장비를 만들수 있었어야 했습니다. 야망보다는 약하지만 무기를 터트리지도 않고 획득하기도 쉬운 인첸트가 필요했습니다. 중간급 유저들이 조금은 상승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영전은 그런 과정 없이 어느날 갑자기 90제 장비를 풀었고, 시즌 2 레이드를 8090으로 상승시켰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 여러분이 느끼고 있죠.

시즌 2 시절에는 뉴비가 구하기 힘든 돈으로 70제 장비를 사서 정신나간 인첸트들의 가격에 절망하며 최상급 레이드에 비비지도 못했다면,
시즌 3 지금에 와서는 뉴비가 최고철을 살 돈이 없어, 80제 던전을 갈 장비가 없어 70제 장비를 90까지 입고 있다가, 80제보다 더 싼 90제 장비를 사서 인첸트의 정신나간 가격과 발리지도 않는 상황에 절망하며 최상급 레이드에 비비지도 못합니다.

시즌 2 시절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전혀 라이트해지지 못했어요. 여전히 90제 장비를 사야 90제 던전에 갈 수 있고, 심지어 그것도 보라색 장비들만 우글우글한 파티로는 피깃이 부족해서 클리어할 수가 없습니다. 변한 것이라고는 방제 앞에 붙는 숫자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지금 이 상태가 된 것이죠.

이번 시간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런데 이번 시간의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가 조금 남아있습니다.

사실 저번 3부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그 하드한 몬스터 헌터도, 라이트함을 추구하는 판타시스타온라인도 컨트롤이 시원찮은 뉴비나 아무리 오래 해도 컨트롤이 곶곶한 유저를 위한 돌파구가 여러개 있었습니다. 몬스터헌터는 공격 스킬은 일체 없지만 포션을 빠르게 마시게 해 주거나, 방어력이 부족하더라도 체력 1을 남기고 살아남게 해 주는 방어구들이 있고, 판타시스타온라인은 공격력 증폭에 그만큼 투자를 하지 못하지만 75퍼센트 확률로 즉사를 막아주는 스킬, 체력이 50퍼센트 미만이 되는 지점에서 모션 없이 물약을 하나 사용되게 해 주는 스킬들이 있습니다. 
공격력은 약해져도 컨트롤이 좋은 유저들의 옆에서 함께 싸울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것이 하나씩은 마련이 되어 있지만 마영전에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컨트롤을 하지 못하면 다른 유저들에 비해서 마시는 모션이 있는 포션을 효율이 좋게 쓸 수 없고, 이는 추가적인 골드 지출로 이어졌습니다. 뭘 해도 돈이 벌리지 않는 게임에서 물약 마시는 것조차 컨트롤을 하지 못하면 남들보다 손해를 보게 되어 있죠.
만일 여러분이 파티장이고, 마영전이 조금은 변해서 공격력은 부족하고 자주 맞고 날아가지만 죽지는 않고 계속해서 옆에서 싸우는 뉴비가 나온다면 여러분은 공제를 낮추실 생각이 있나요?

...아마 없을 겁니다. 공격력 제한방은 뉴비의 문제가 아닌, 게임의 문제가 만들어 낸 것이니까요. 다음 시간에는 전투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