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군이 있다.

이 친구는 롤을 조금 잘하고, 하루에 7시간이상을 롤에 매진한다.

집에서는 매일 '취업은 언제하니' 혹은 '언제까지 게임만 할거니. 공부도 좀 하면서 하렴' 그것도 아니면 '군대갔다오면 꼭 사람이 됬으면 좋겠어. 우리아들 파이팅' 같은 소리를 듣는 a군은 자신의 맘대로 흘러가지 않는 현실에서 매일 도망친다.

도망의 도착지는 항상 협곡이다.(가끔, 얼굴 빻은 메갈년들이 기다리고 있는 토크온 칼바람 5인큐도 가긴 한다.)

협곡에서 a군은 다이아 4~5티어이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자신도 마스터 티어를 달성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a군은 매일 매일 솔로큐를 돌리지만, 항상 제자리 걸음이다.


어느날, 토크온 칼바람방에서 만난 목소리가 귀여운 한 여성 브론즈유저가 a군에게 말을 건다.

'저기염'

'?'

'저번에 보니까 게임 정말 잘하시던데... 저 좀 골드까지 도와주실 수 이또염? ㅠㅁㅠ'

a군은 온몸에 엔돌핀이 넘쳐흐르는걸 느끼며 흔쾌히 승낙한다.

'ㅇㅋ'


이미 직장을 다니고 있거나, 군대에 가 있거나, 열심히 공부하며 게임은 취미로만 즐기는 친구들에게 계정을 빌린 a군은 여성유저와의 달콤할 것 만같은 게임을 시작한다.

'학살중입니다'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마무리!'


평소 자신이 하던 빡빡한 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현지인들을 보며 a군은 평소 느껴보지 못한 우월감에 취한다. (물론, 그 우월감이 더욱 고조되는건 그녀가 귀여운 목소리로 '나이스' 를 속삭여주기 때문이긴 하다)

그렇게 실버를 뚫고, 골드를 뚫고, 플레티넘이 눈앞에 다가오자, 여성유저는 플레티넘까지 가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한다.

여기서 a군은 승부수를 던지기로 마음 먹는다.

a군: b양아.
b양: 응 오빠
a군: 오빠가 플레티넘까지 올려주면 넌 뭐해줄꺼야?
b양: 내가 머해줬으면 조켔는데?
a군: 플레 찍고 같이 영화나 한번 볼래?
b양: 그르까?


a군은 전의를 불태운다.

'반드시 b양을 플레까지 찍어주고, 이 년을 어케 한번 해보리라.'


그러나...

골드라는 티어 답게, 플레티넘 이라는 티어 답게, 즐겜도 골드~ 플레티넘급인 친구들과 매칭되기 시작한 a군은 조바심이 나기 시작한다.

하위티어에서는 분명 초 즐겜 미드누누로도 쿼드라킬을 했는데?

그리고 여긴 하위티어인데? 자꾸 지는 이유가 뭐지?

설상가상으로, '듀오 버스' 혹은 '헬퍼듀오'와의 충돌까지 일어나자, a군의 멘탈은 가루가 되기 시작한다.

연신 '괜찮아 괜찮아' 를 연발하던 여성유저도, 슬슬 짜증을 내거나 아예 말을 안해버리니 이미 가루가 된 멘탈이 더욱 더 빻아진다.

무엇이 잘못된거지? 왜 지는거지? 이 다.이.아.유.저.인.내.가 왜? 왜 이딴 하위티어에서 비벼지고 있는거지?

이유를 찾기 시작한 a군은 마침, q q 3 w r을 시도했다가 상대 쓰레쉬의 절륜한 빗질에 떨궈지고, 장렬히 전사한 리신에게

'대체 게임을 왜 그렇게 함?'

'골드라 그런지 사고방식도 골드급임? 대체 뭐함?'

등등의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그와중에 상대 쓰레쉬의 로밍에 대가리가 터진 a군은, 어김없이 (소라카, 소나, 나미, 룰루) 태왕사신기중 하나를 플레이 하고 있는 여성유저에게 '상대 서포터가 로밍을 갔으면 알려라' 는 식으로 조곤조곤히 일깨워준다.

그러나...

연거푸 계속되는 쓰레쉬의 로밍에 정신력이 극한에 달해버린 a군은 여성유저에게 '아 쫌 와드좀 하라고!!!!' 라며 짜증을 내고야 만다.

급 말이 없어진 여성유저는 어느새 토크온을 나갔고, 게임 종료와 동시에 a군을 친삭하고 카톡도 차단해버리고 말았다.


이에 짜증이 극에 달한 a군은, 롤 인벤에 들어와서는

'아 씨발 브실골플 개씨발 갈아마시고 싶다'

같은 글에 영혼을 담고는, 아스라이 사라지는 별빛이 되고야 만다...




(일부 유저들의 케이스를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