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본격적으로 이 사이비 집단의 비참한 말로를 알아볼 시간이다


오리지날에서 붉은십자군은 본거지인 수도원과 스트라솔름에 주둔해 있던 정예부대 진홍십자군이 둘 다 털렸다.
하지만 모두 궤멸한 것은 아니고 큰 피해를 입었을 뿐 세력은 그럭저럭 건재했다. 



일단 본거지인 수도원 쪽에선 총사령관인 르노 모그레인이 사망하고 화이트메인은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다.
하지만 이건 유저의 활약이 아니고 정사는 코믹스 '파멸의 인도자' 를 따른다.

이전글에서 르노가 아버지인 알렉산드로스를 죽였다는 걸 언급했는데 이 르노 모그레인은 어릴 때부터 싹수가 노랗기도 했지만 아버지가 둘째 다리온에게만 사랑을 주었기 때문에 더 비뚤어졌다.

코믹스 중 다리온이 낙스라마스로 쳐들어가 타락한 파멸의 인도자를 탈취한 뒤 그걸 들고 붉은십자군 수도원으로 간다.
파멸의 인도자를 본 붉은십자군은 모두 다리온에게 경배하고 르노는 개쫄아서 반항도 못하다가 파멸의 인도자에서 튀어나온 아버지 알렉산드로스의 영혼에 의해 죽는다.

여기까지 읽으면 알 사람은 알겠지만 오리 낙스에서 타락한 파멸의 인도자를 들고 유저가 수도원으로 가면 발생하는 이벤트와 똑같다
하지만 정사는 다리온 모그레인이 그 일을 했고 유저는 그걸 체험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후 붉은십자군은 리치왕의 분노 시점에서 스컬지의 파상공격에 맞서게 되는데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이 바로 사령관 아벤디스다






이 사람의 풀네임은 브리짓 아벤디스로 붉은십자군 창단멤버인 아벤디스라는 성기사의 딸이다
신앙심도 깊고 일처리도 똑바르고 사람도 올곧고 여튼 광신도 집단 안에선 꽤 괜찮은 여자였다

그래서인지 탤런 폴드링(티리온 폴드링의 아들)과는 연인관계였고 신비술사 도안(1번방 그 빡빡이 맞다)은 아벤디스를 짝사랑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모종의 일로 탤런을 잃은 다음 조금 흑화해 슬슬 광신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와중 역병지대 최동단의 붉은십자군 기지인 안식골로 스컬지가 쳐들어왔고 아벤디스는 필사적으로 방어한다

그러나 리치왕이 만들어낸 3세대 죽음의 기사들인 칠흑의 기사단의 활약으로 인해 점점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이 내용이 죽음의 기사 초반 스토리퀘스트 내용이다)

그러던 와중 띠용? 하고 놀랄 정도로 엄청난 일이 발생하는데






바로 대제독 바리안 웨스트윈드라는 사람이 아벤디스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이게 왜 놀랄 만한 일이냐면




바리안 웨스트윈드는 이미 몇 세대 전에 죽어서 수도원에 동상까지 만들어진 과거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갑자기 아벤디스와 붉은십자군들 앞에 나타나서 '허허 내가 길을 인도해줄테니 안심하셈' 이러고 있으니 다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리안 웨스트윈드는 '진홍빛 서광' 이라는 일종의 계시를 언급하며 모두 동부왕국을 떠나 노스렌드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별다른 논리도 없고 그저 막연한 말이었지만 상황이 급박하기도 했고 근본이 광신도 무리들이었기에 십자군들은 이에 따르고 함대를 준비해 빤쓰런을 시작한다. 
아벤디스 휘하뿐만 아니라 티리스팔 숲과 역병지대의 다른 십자군 부대들에도 이 말이 퍼져 꽤나 대규모의 병력이 노스렌드로 원정을 가게 된다.

그리고 수도원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해 살아남은 화이트메인도 이 함대에 끼어든다.

이 원정군을 '붉은돌격대' 라고 부른다.





그리고 노스렌드에 도착해 두 곳에 거점을 건설한다. 하나는 신 하스글렌으로 동부왕국의 거점들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꽤나 큰 요새도시다. 아벤디스가 이곳을 직접 지휘했고 화이트메인도 리치왕의 분노 당시 이곳에 있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리치왕의 본거지인 얼음왕관의 북서쪽 섬에 건설한 거점인 붉은돌격대 항구인데 여기는 바리안 웨스트윈드가 직접 지휘했다. 리치왕의 코앞인 만큼 병력수준이 엄청나다

근데 정작 싸우라는 스컬지랑은 안싸우고 퀘스트하는 유저랑 더 많이 싸우게 된다. 씨발놈들


그렇게 붉은십자군들은 희망에 차 노스렌드로 왔다. 거점도 건설했고 자기네들 병력도 꽤 되고 이제 스컬지랑 싸우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쯤하면 대충 예상했고 리치왕의 분노를 플레이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있듯이 대제독 바리안 웨스트윈드는 공포의 군주 말가니스였다. 

붉은십자군이 망하든 말든 상관없이 스컬지를 견제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떼어 스컬지의 본진인 노스렌드로 가기만 하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진홍빛 서광 같은 건 물론 개소리였다.

용의 안식처 퀘스트 도중 얼라/호드 유저는 신 하스글렌으로 쳐들어가 붉은돌격대를 처리하고 아벤디스를 처치하는데, 그 후 읽을 수 있는 아벤디스의 일지에서 위의 모든 내용들이 드러난다.

아벤디스는 사실 신 하스글렌을 건설할 때까지만 해도 이 모든 일에 대해 의심을 가졌지만 감히 부정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모든 게 악마의 손에서 놀아난 꼴이라는 걸 말이다

그리고 아벤디스를 처치한 뒤 바리안 웨스트윈드가 직접 등장하지만 유저들을 죽이지 않고 그냥 풀어주며 '얼음왕관에서 보자' 라는 말과 함께 차원문을 열고 사라진다.

이후 유저가 만렙을 찍은 뒤 붉은돌격대 항구에서 재등장하며 이 때는 본모습으로 변신하여 싸우지만 역시나 죽지 않고 도망친다.



즉 리치왕의 분노 시점에서 노스렌드에 파견된 원정군 붉은돌격대는 그냥 좆망했다. 아마 패잔병이 되어 노스렌드에서 얼어죽거나 하나하나 탈주해 동부왕국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스컬지가 되었을 것이다.

자 그러면 이 원정군을 따라가지 않고 동부왕국에 남은 나머지 붉은십자군의 잔당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은 다음글에서 써보도록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