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평일 공대, 주말 공대 공대장으로 와우에 인생을 털어 넣고....
 라그, 벨라 , 네파를 쓰러뜨리면서 희열을 느끼고
 쑨을 앞두고 쌍둥이 트라이하다가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겜만 하며 살다가, 지금은 사회인이 되어 현생에 치여 살고있을 때 
 "와우 클래식이 나온대!" 라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뛰었었지요.

 그렇다고 막 다시하고 싶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의 함꼐하던 용사들은 전부 나이를 먹어 가장이 되었고, 
 호드와 싸우면서, 악숲에서 열매들 캐고... 하루메 몇시간씩 한 네임드를 트라이하고
 그렇게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해서만 쓸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걸 잘 알고있으니까요.
 
 간간히 만나던 그 시절의 용사들과 어느날 술을 먹다가 
 분위기가 지루해질 쯔음, 누군가가 말을 꺼냈습니다.

 "야 이럴거면 그냥 피방가서 와우나 해보자" 

 그래.. 그럼 가서 캐릭이나 만들고 좀 뛰어놀다가.
 다음 달 만날쯔음 까지 40렙 찍고, 그 다음 만날때는, 술먹고 수도원이나 가자

 그렇게 클래식을 다시 하게 되었죠. 

 그런데 왠걸 ;; 수도원이나 가자던 그들의 렙은 저 멀리 만렙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그걸 따라가겠다고 아둥바둥하다보니 
 
 어느새 5캐릭이 만렙으로 사원을 다니고 있네요 ㅎㅎ
 
 여기까지는 진짜 그냥 넋두리였고.

 요즘 분방, 방특 탱커 논란과, 검둥은 다르다, 안퀴는 다르다, 사원을 다르다. 라는 식지 않는 떡밥을 보면서, 
 15년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생각이 든것은, 그냥 아쉽다는 점. 그리고 분방이 옳다 방특이 옳다 이런게 아닌
 그냥 제 입장에서 아쉬운 점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합니다.


 그건, 딜찍누 레이드가 가져온 협동의 부재입니다.

 딜찍누에 대한 논란이 많았었는데, 저는 택틱을 생각하지 않고 공략이 가능하면 딜찍누라고 생각합니다.
 라그가 대표적인 예시였구요, 클래식에서 첫 라그를 잡았을때, 정말 너무 놀랐습니다. 
 라그 2페이즈는 아예 보지도 않았으니까요.

 15년전의 기억으로는, 라그는 2페이지의 쫄들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잡느냐가 중요했는데, 
 지금은 라그 2페이즈가 먼지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 

 또 하나 놀랬던것은 검둥 1넴 용기대장입니다.
 라떼에는, 그 많이 나오는 몹들을 잡을 수가 없어서
 도적이 정배 하고, 광역 화염구로 어그로를 먹은 다음, 정배를 풀고 전력질주로 미친듯이 달렸죠.
 얼마나 그 많은 몹들을 달고, 죽지 않고 버티느냐가 도적의 실력이었고, 
 이걸 위해서 전질, 초시계 , 신속 물약 , 소멸, 마음가짐 ㅋㅋㅋ 아주 난리를 쳤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걍 때려서 잡더라구요 ㅋㅋ

 에본로크의 피 회복 택틱에 대해서도 많이들 모르시더라구요
 한두번 회복되어도 그냥 딜로 찍어서 잡으면 되니까요. 
 힐러가 마나가 마른다는게 경험하기 힘들정도로, 빠르게 넴드들을 킬하더군요. 

 네파의 용기병들은, 태극네파라고 해서, 붉은색과 푸른색이 나오면, 공략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ㅋㅋ
 지금은 어떤 색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도 다들 관심이 없더라구요.
 그냥 때려잡으면 되니까 

 이렇게 다양한 재미와 공략법이 있었던 레이드 던젼인데, 지금은 공략을 설명할 필요도 없고
 적당히 따라가서 크게 사고만 안치면 누구나 잡는 던젼이 되었네요 

 덕분에 화심이든 검둥이든 몇시간이면 전클이 가능했고 (심지어 사원도) 
 월화, 화심돌고, 목금토 4시간씩 검둥돌던 라떼 아저씨는 얼마나 놀랬겠습니까 ㅋㅋ

 현 클래식의 장점은, 이런 편리함인거 같아요. 
 가정이 있는 사람이, 퇴근하고 매일 3~4시간 레이드하고, 남는시간 준비하고 그렇게 할 순 없을 테니까요

 근데 그에 비해서 정말 중요한게 사라져 버린거 같습니다.

 레이드라는 컨텐츠의 핵심은 "협동" 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포인트 공대는 말만꺼내도 욕먹고, 가는놈은 바보 취급당하는 그런 시대이지만
 15년전의 포인트 공대는 성격이 좀 달랐습니다. 
 골드의 유무가 아니라, 공대원들이 협동을 하는 그런 곳이었어요 

 좀 더 딜을 하기 위해, 공대원끼리 특성을 맞추고,
 내 딜을 좀 희생 하더라고  RDPS를 올리는 특성을 찍고
 공대 생존력을 올리겠다고, 흑마는 1200/ 1320 / 1440 생석 담당 흑마들이 있어서
 인벤에 3개씩 사탕을 가지고 있고,

 지금은 완전히 사라져버린 문화라고 볼 수 있죠.

 그떄는 잡는것 자체가 어려웠기 떄문에, 어떻게 잡느냐에 집중을 했던 거고
 지금은 누구나 잡기때문에 누가 더 빨리 잡냐는 스피드런 공대에서 다양한 연구를 하더군요.

 결국 협동을 해서 무언가를 이루는것에 대한 목마름을 그렇게 푸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레이드에서 택틱이 사라져버린 결과는 협동이 사라지고 개인이 남았습니다. 

 잡는건 어차피 잡으니까. 내 딜이 어디인가가 중요하고, 심지어 우리 공대의 딜보다는 
 세계에서의 순위가 중요하고,  오로지 관심이 딜에 집중되니까, 
 해제나 풀링, 불태유지 같은 특수임무는 기피하게 되구요

 오로지 아이템과 분배금, 그리고 랭킹 이라는 개인의 획득할 "결과"에 집중된 관심이 너무 아쉽지만 
 이렇게 쉽지 않았다면, 와우를 다시하지는 못했을 테니, 심정이 복잡 하네요 ㅎㅎ 

 클래식을 하면서 계속 느끼는것은, "조금만 더 어려웠으면 좋았겠다". 입니다.
 그럼 조금 더 서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고,
 택틱을 연구하는 재미도 알게 되고, 
 레이드 보스몹이라는 강대한 적과 함께 싸운 동지라는 끈끈한 무언가도 생길 텐데 
 지금의 클래식은 MMOPRG만이 가진, 사람과 함께한다는 재미
 그런 것들을 느낄 수가 없다는게 가장 아쉬운것 같네요. 


 39명의 공대원이 사망하고, 마지막 얼음 화살 한방으로 라그나로스와 같이 동귀어진을 했던 공대의 법사 형
 시체가 되어 달리면서도 드디어 잡았다고 웃으면서 달려가던 그때,

 네파를 처음 잡고, 이 기분에는 잠을 못잔다며, 서울 각지역에서 우리 학교 앞까지 달려와 
 술을 마시고 축하했던 공대의 형들 

 군대가기전에 쌍둥이 잡아줘야한다고, 영약에 풀도핑을 하고 싸웠지만, 끝내 못잡았던 그때의 추억들 
 게임도 기억에 남지만, 사람이 기억이 남고 추억이 되었던 그때처럼 
     
 여러분들도, 단순한 게임으로가 아닌,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많은 추억을 만들길 바랍니다.    
        
  
  PS. 그때도 분명 내가 막내였는데.... 왜 지금도 나는 막내인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