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2년 3월 20일 서아프리카해 세인트 헬레나섬 남남서쪽 250해리

각종 그릇.접시와 수저.단도들이 배의 롤링과 피칭에 맞추어
춤이라도 추듯 갑판위를 굴러다닌다.
 "이 자식들아! 식사시간 끝 시종이 울린지가 언젠데 아직도 식기들이 갑판에 굴러다녀!!!.."
 마리가 그렇게 소리쳐 보았지만. 싱하형보다 더욱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수병들은 저마다 기대고 있는
마스트와 현측난간에서 초췌한 표정을 짓고 일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당장 일어나!!!..."
 이번엔 목에 핏대를 잔뜩 세워 말하였더니 그제서야 무리중 몇몇 수병이 일어나서 조용히 자신의 식기들을
챙기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수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10초 주겠다! 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자신의 식기를 치워! 9초 11초 이런거 없다! 무조건 10초란
 말이다!!...그 뒤에도 명령을 어기는 자들은 군법회의에 회부 시키겠다!!"
 그제서야 수병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재주라곤 배타는 기술밖에 없는 그들이 군법회의에서 징계를 받아
배를 못타게 된다면 그야말로 그들인생에 끝이 아닌가...하지만 그러면서도 일어나지 않는 수병들이 자리에 앉아
능글맞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군법회의를 하려면 본국인 포르투갈의 항구에 내려야 하는데
지금 이곳은 그곳과는 한참 떨어진..심지어 동맹항도 없는 남대서양..즉 남아프리카 서쪽의 망망대해가 아닌가.
그들은 그것을 믿고 당당한 것이다.
 그런 그들의 객기를 본 마리는 도저히 그 꼴을 용납할수 없었다.
 클리퍼 선단에서 떨어진후 15일째다. 얼마남지 않은 식량과 물도 조금이라도 선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지난
15일동안 풍족하게 풀어 주었다. 그러나 수병들은 안심하지 못했다. 이렇게 식량과 물을 빨리 쓰면 어떻하냐는것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마리는 어차피 아껴도 위험 막써도 위험한 상황에서 계속 초조하고 허기지게 있는 것 보단
조금이라도 배가 부른 상태에서 절망스런 내일과 싸우는 것이 더 오래 살아남을수 있다고 그동안 계속 수병들에게 
가르쳤다. 
 그런데 아직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아 함내의 투쟁심을 가라앉히는 저런 녀석들 때문에 여전히 수병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지독한 현실주의자이며 쉽게 포기하는 저런녀석들은 일찌 감치 해치워 버려야 함내 다른 수병들의 굳은 다짐을 유지시켜 더욱더 오래 생존할수있다.. 물론 징벌을 내리는 것이 좋지만 지금 여기는 지중해나 북해 대서양이 아니다
마리는 품속에서 최신 라이플 2연발 권총2개를 꺼내어(그가 영국에서 구입한것이다.) 그 불순분자들에게 다가갔다.
 "너 이새끼 일어서!!"
마리는 거칠게 그 불순분자들중 우두머리격으로 보이는 험상궃은 베네치아 출신 수병 개기우스의 멱살을 잡아 거칠게
일으켜 세운뒤 눈물이 쏙 빠지게 라이플권총의 총구를 그의 이마에 냅다 들이 박았다. 그리고 총의 격침을 반쯤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가 처벌받을 이유를 직접 설명하는 것보단 돌려 말함으로서 그들에게 뒤늦은 깨우침을 주는것이
효과적이다.
 "네가 지금 함내 승조원들의 생존력을 갉아 먹고 있다는 것 알고 있나?"
 마리는 안면근육을 세우기 보단 그림자를 드리우고 말꼬리를 늘리며 말하는 것이 위협하는 쪽에서 피위협자의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그런 표정을 지으며 개기우스에게 말했다.
 개기우스는 별안간의 충격에 놀란듯 식은땀을 줄줄흘리며 불안한 호흡을 계속 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무..무슨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면서도 이내 다시 객기 잘부리는 사람 특유의 능글맞은 표정을 억지로 지어내면서 마리를 쏘아 보았다.
그러는 사이 수병들이 그 둘을 감싸면서 모여들었고 개기우스와 뜻이 맞는 그 '불순분자'들이 특히 더 가까이 다가왔다.
 "모두가 합심해서 살아남기위해 낚시를 하고 빗물을 받고 돛을 조정하고 잘먹고 웃으며 조금씩 리스본으로 가야 하는데..
네놈은 벌써부터 포기했어! 그리고 그나마 포기하려면 너 혼자 포기 할것이지..왜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다른 동료들을
끌어들여서 승조원 전체를 조금씩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거냐!! 엉!!"
 그러더니 개기우스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서...우리가 살아날수있을것 같습니까?..여기서 리스본까지는 50일을 더 달려도 못 도착해요! 중간에 항구에 들러야
한단 말입니다!!..그런데 왜 굳이 직행을 해서 이런 고생을 합니까!"
 마리는 순간 뜨금 했지만 다시 진정했다. 그가 중간에 항구를 경유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해적이 가득하고 덥고 이 많은 승조원들의 욕구를 채워줄만한 항구는 이 근처에 없다. 그들이 지나갈 카나리아제도에도
라스 팔마스제도에도 없다. 라스팔마스는 그나마 좋은곳이지만 선원중 스페인출신이 단 한명도 없고. 자신도
스페인어를 모르니 오히려 그 항구에 기항하면 선원들의 불만이 폭발할지도 모른다. 세인트헬레나섬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후추와 같은 특대 레어 교역품을 싣고 있는 그의 함이 리스본만큼 안전하지 못한 항구에 기항하면
어떤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마리는 이 이유들을 개기우스에게 말하면서 그를 한방 먹이고 싶었지만 계속 말하면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승조원들을 동요시킬지도 모른다. 이미 앞서 개기우스가 한말 때문에 이미 승조원들중 몇몇의
표정이 심히 일그러 졌다. 안됀다 더이상 이놈이 입을 열어선 안된다.
"이 새끼가!"
"퍽!!빡!!"
"으아악!!"
 마리는 짧은 시간동안 그 생각을 한뒤 바로 개기우스의 턱에 어퍼컷을 날리고 그의 복부를 걷어 찼다.
반평생 백병전을 해왔던 터라 그힘이 너무 강력하여 충격에 의해 개기우스는 중앙갑판에서 함수까지 날아떨어졌다.
 마리는 뛰지않고 빠른 걸음으로 허리를 꼿꼿히 피고 개기우스에게 다가갔다. 권총중 하나는 다시 품속에 집어 넣었고
다른 권총하나는 총신을 잡고 손잡이를 내놓아 도끼처럼 쥐었다.(이게 바로 권총으로 근접전을 하는 방법이다. 손잡이로 내리 찍는..!!)  사실 그는 개기우스를 한참 동안 패고 싶었지만 이 싸움도 오래 끌면 승조원들을 동요시킬 뿐이다.
마리가 천천히 다가가는 사이 개기우스는 겨우겨우 일어나 그에게 주먹을 쥔채로 달려오고 있었다.
"으아아아!!"
마리는 그에게 돌진해오는 개기우스를 향해 권총을 잡은 손을 뒤로 제꼈다가 다시 앞으로 강하게 후려쳤다.
그의 권총 손잡이는 속은 강철로 되어 있고 겉은 그림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은제 장식이었다..
개기우스는 그 손잡이에 광대뼈를 제대로 가격 당했다.
"쿪워어억!!!"
얼굴뼈가 부서졌는지 개기우스는 그대로 얼굴을 감싸쥐고 비명을 지르며 갑판 바닥에 쓰러져 발작을 일으켰다.
"쿠워억!쿠워억!"
"일어나!!"
피범벅이 된 개기우스를 멱살잡아 일으켜 세운 마리는 그의 얼굴에 다시 주먹을 3번 빠르게 가격했다.
그 광대뼈 자리에...
흡사 지옥의 짐승마냥 괴로워 하며 미쳐 날뛰기 시작한 개기우스가 함수 난간에서 닿아 몸을 걸치고 괴성을 지르는사이..
마리는 권총을 제대로 잡고 눈높이로 올려서 개기우스의 머리를 조준했다. 몇초후..
"타앙!!!!"
"우워어어어억!!!!"
권총에서 발사된 총알이 개기우스의 머리를 뚫었고 개기우스는 의식이 남은 몇초동안 최후의 발작을 일으키다가 
이내 함수난간 저너머로 떨어 졌다.
"풍덩!"
.......
 함내는 이내 조용해졌다.
 마리는 다시 승조원들이 모여있는 중앙갑판으로 돌아왔다.
승조원들이 비켜 나며 마리는 무리의 중앙으로 걸어나가며 그 불순 분자들을 쏘아 보았다.
그들은 겁에 잔뜩 질려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제군들..."
"......,"
"제군들!!"
"아이.아이.써!!!"
"동료들의 생존을 방해하는 자의 최후가 어떤지는 여러분도 보았을것이다..."
"....."
승조원들은 잔뜩 긴장하여 그의 말에 무조건 크게 대답했다.
"저렇게 즉결처분되는것은 명예롭지 못한 일이다...차라리..."
"끝까지 버티다 죽는것이 낫습니다!!!!."
평소 승조원들과 마리가 말놀이를 하면서 놀았기 때문에 승조원들은 함장의 다음말을 미리 복창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렇지...끝까지 버티다 죽으면...제군들의 가족들에게는 연금이 지급된다...해군묘지와 해군인사본부에는
언제든지 애도할수있게 영원히 제군들의 이름이 남는다...그러나 저렇게 즉결 처분되면 아무것도 없다!!!"
"개기우스와 한패였던 승조원들이 누군지는 본인은 잘알고 있다. 그들의 식습관.술버릇.잠버릇.말버릇
그들의 해먹에 달린 밧줄개수 하나까지 말이다!"
그말을 마리는 불순분자들의 앞에서 그들의 얼굴을 똑바로 보며 큰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이제 마스트에 대롱대롱 목 매달릴 일을 생각하고 있는지 겁에질려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그러나 때가 때인만큼 딱 한번만 용서를 해주겠다. 지금 우리는 앞으로 살아남을 일에 집중해야 한다!
먹을 고기를 낚고 빗물을 받고 해수를 담수하며 배를 수리하고 돛을 계속 움직여야 한단 말이다!"
그말을 들은 불순분자들이 마치 죽다 살아난것 처럼 순식간에 가장 행복한 얼굴이 되어 주륵주륵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런일이 발생하면 모두가 죽는다는것 명심하고...각자의 일에 충실하기를 원한다! 알았나!!"
"아이.아이.써!!!!!!"
승조원들은 새 생명이 그들의 몸에 불어넣어 진듯 힘차게 대답했다.
그래..이제 어려움중 하나가 해결된것이다...





PS: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그때 돌아올때 죽은 선원은 개기우스 한명이 아니라 
무려 50명이 죽었답니다....반란이죠..원래 즉결처분 방법중 하나가 미야사마님이 그렸던
마스트에 목 매달기였다는 군요...ㅎㅎ 어메이징레이스 3화는 오늘 밤에 올릴거에요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