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05-15 21:12
조회: 323
추천: 1
[소설] 클로스헐드 2화 -잠자는 사자의 겨 털을 건드린 댓가-......,
보트위의 4명의 아이들은 모두 얼어붙어 자리에서 꼼짝하지 못하였다. 비와 강물과 악전고투하며 겨우 하류로 내려왔건만 이번엔 그 끝에 숨어있던 해적선과 만난 것이다. "젠장..., 저것들이 우릴 그냥 보내줄까?" 니조랄이 덜덜 떨면서 말했다. "아니..., 자기들을 목격한 사람을 어떻게 그냥 보내겠어.." 가르곤이 대답했다. "아마 우릴 잡아서 죽이던가 아니면 노예로 팔던가 할거야.." 클래욘이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말투로 힘없이 말하였다. "쳇...," 마리는 그저 이렇게만 말을 뱉었을 뿐이다. 배위에 있던 보초인듯한 자가 한참이나 뚫어지게 이쪽을 바라보더니 이내 난간너머로 사라졌다. 아이들이 타고있는 보트가 자신들의 배에 붙어있는 단정들과 비슷하여 그것을 확인하느랴 그리도 한참을 본것일것이다. "도...도망 칠까?" 니조랄이 약간 더듬으면서 말했다. "소용없어.." 클래욘이 부정했다. "그..그래도 우리가 노저어서 바다로 빠져나가는 시간이 저놈들이 돛펴고 하는시간 보다 빠를것 아냐.." "겨우 우릴 잡으려고 돛을 펴고 묘쇄를 올리는 수고를 하겠냐?" "...?" "우리가 도망가면 보트를 보내던가 아니면 대포를 쏠거야.." "으윽..." 니조랄이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탄했다. "바로 저 너머에 리스본 항구가 있는데...!" "해군이란 자들이 이런날은 왜 순찰을 안돌아?.." 가르곤이 한마디 했다.. "모두 꼼짝말고 있어.." 마리가 해적선과 조우한후로 두번째로 말을 했다. "섣불리 행동하면 더 위험해.." "......," 그 말 한마디에 아이들이 잠잠해졌다. 안 그래도 이미 해적선에서 한 무리의 사내들이 현측사다리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 "쳇!! 포탄을 피하려다 짱돌에 맞았구만!" 그 무리를 이끄는 리더인듯한 남자가 -굉장히 너덜너덜한 제독코트를 입고 있었다.- 앞장서면서 말했다. "여기는 해군감시망의 사각지대인데...설마 이런 비오는 날에 강에서 사람이 내려올줄이야.., 누가 알았겠나!" "우하하하하하하하!!" 이윽고 그 해적들이 물을 첨벙첨벙 거리며 모래톱에 닿아있던 아이들의 보트앞에 멈춰섰다. "오잉? 뭐야? 꼬맹이들이잖아?" 아마 비 때문에 보트에 다가올때까지 보트위에 사람들이 어른인줄 알았을것이다. "이런~나쁜녀석들! 비오는 날엔 집에 콕 박혀서 청소나 하란 말이야!~응?" "와하하하하하하하!" 그 망할 코트를 걸친 남자가 등을 굽혀서 아이들의 얼굴을 똑바로 내려다보며 씨익 웃으며 연신 아이들을 놀려댔다. 그 남자와 얼굴을 똑바로 마주보고 있는 니조랄은 숨도 못쉬고 그저 그를 눈크게 뜨고 노려볼수 밖에 없었다. "요놈이 이거~ 어딜 어른의 얼굴을 그렇게 쳐다봐!" 팍!! "욱..!" 그말과 동시에 남자의 주먹이 니조랄의 얼굴을 정면강타했다. 니조랄은 신음소리 한번 못내고 보트 너머로 나가 떨어졌다. 다른 아이들은 잠시 주저 하더니 이내 다시 동작이 굳어졌다. 그 해적놈이 몸을 돌려 아이들을 찬찬히 둘러보기 시작 했기 때문이다. "으흠~네 녀석들도 저 버릇 없는 녀석과 한패인가?" "......," 역시 3명의 아이들도 그를 계속 노려보았다. "똑같이 행동하는걸 보니 맞구먼!... " 푹!팍!빡! 아이들의 복부에 인간성제로의 해적의 주먹이 꽃혔다. 모두 헛구역질을 하며 갑판에 뒹굴었지만 마리만은 여전히 눈을 새파랗게 뜨고 끄떡이지 않았다. "요놈은 복근이 쪼까 있구먼!" 그 해적이 뒤로 잠깐 멈칫 하더니 갑자기 품에서 권총을 꺼냈다, "그렇지만 이것엔 안될걸!" 해적이 권총의 손잡이 부분으로 마리의 얼굴을 강타했다. 이번엔 마리도 얼굴을 감싸쥐고 나가 떨어졌다. "크핫핫핫핫! 버릇없는 꼬맹이 녀석들! 마침 잘됐다! 안 그래도 모두들 우울해하고 있었는데 내일부터 우리배의 북으로 써야지! 이봐! 이놈들 끌어다가 빈창고에다가 가둬!" "예!" 그를 따라 내려온 해적들이 아이들을 배로 끌고 갔다.... 철컹! 환기라고는 현측갑판 하나의 판자가 나가떨어진것 외엔 싸구려 등불도 없는 이 낡은 창고에 아이들은 던져졌다. "......," "야..괜찮냐? 모두 일어나!" 창고안에 내팽겨쳐지고나서 꽤 시간이 흐른것 같았다. 그러나 여전히 바깥의 비는 쏟아지고 있어서 시간을 가늠할수가 없었다. "으흑!...끄어..끄어..." 니조랄이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참으며 오열했다. 그가 울자 다른 아이들도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제 그들은 내일 아침 해적선의 마스트에 묶여 인간북이 되던지 아니면 바다에 던져지거나 이슬람지역에 노예로 팔릴것이다. "어떻해!..이제.." "죽는거지..뭐...." 클래욘이 어금니를 악 다물며 욕설을 뱉어냈다. 그런데.. 그 서러움 와중에서도 마리는 가만히 정좌자세로 앉아서 연신 코를 킁킁거리고 있었다. "넌 뭐하냐?..씁.." 자신들의 리더격인 마리가 울지않고 뭔가 심각한 -이 해적선에 잡힌것 때문이 아닌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자 머쓱해진 아이들이 가까스로 오열을 참고 마리에게 모여 들었다. "킁킁..킁킁..냄새가 나.." "무슨 냄새가?" 아이들은 자신들은 못 맡겠다는듯 마리에게 물었다. "페인트 냄새 말야.." 마리가 멍한 눈으로 계속 코를 킁킁거리자 아이들도 어떻게든 맡아보려고 이리저리 코를 옮기며 킁킁거렸다. 삽시간에 낡은 창고안은 킁킁대는 4마리 도그들로 가득찼다. 손으로 더듬고 코를 가까이 대고.. "크윽..이건 무슨 냄새야?" "미안..어제 발 안씻었걸랑~" "우욱..살갖 타는 냄새..." 가르곤이 클래욘의 발냄새에 질려하며 신음했다. 아이들은 잠시나마 페인트냄새를 찾느라 암울한 미래를 잊어버렸다. "여기다!" "어디? 어디?" 기어코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낸 마리의 코가 향한곳은 다름아닌 현측난간에 구멍을 내어 만든 창문이었다. 그 창문 주변에 칠한 페인트냄새였던 것이다. "비가 오는 데도 이렇게 냄새가 나는걸 보면 칠한지 얼마 안됐어...," "하지만 저게 우리에게 무슨 도움을 줄수 있냐고?..." "맞아.." 냄새의 근원지를 찾고나니 다시 암울한 생각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아니...도움을 줄수 있어!" "뭐?" 마리가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어!라고 외치는 전일이의 표정이 되어 검지를 치켜세웠다. "페인트는 불에 잘타는 가연성물질이야...거기에다가 불씨만 갔다 놓으면 곧 이 배는 활활 불타오르겠지 그때 녀석들이 우리의 소행인줄 알고 이 창고에 들이닥쳤을때 우리가 치고 나가는거야!" "오!..과연!" 아이들에 눈에 희망의 빛이 넘쳐 흐르기 시작했다. 그래! 여기서 탈출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에는 한가지 문제점이 있어.." 또 클래욘 저 자식이다. 그래..뭐냐? "우리가 어떻게든 불씨를 만들어서 불을 붙이면.. 우리가 놈들이 창고 문을 열기전에 먼저 타죽지 않을까? 또.., 아까 모래톱에서 봤겠지만..녀석들의 힘은 장난이 아냐..우리가 어떻게 치고 나가?" "그건..그래.." 다시 암울한 생각이 몰려온다...젠장.. 그렇게 되면 이날 이때껏 주점 누나들한테 잘 보일려고 매일 밤 비지땀 흘려가며 키운 근육이며 힘은 다 뭐란 말인가! 이젠 끝이다 끝!! 모두들 저마다 창고의 한 구석씩을 차지하고 표정으로 웅얼웅얼거리며 삶의 의욕을 상실해 갈 즈음.. 창고모서리를 한없이 만지작 거리던 니조랄의 멍한눈이 갑자기 번쩍 뜨였다. "야!야! 이리로 모여봐! 어서!" "뭔데?.." 아이들이 멍한 눈에 초점을 잡아보니 니조랄에 손에는 녹슨 대못이 들려있었다. "그 못이 뭔데?" "이 배는 아주 낡았나봐. 몇번만 크게 흔들면 이렇게 널빤지사이를 고정시킨 못이 빠져!!" "!!!!" 아이들의 뇌에 뭔가 커다란 깨달음이 오려고 하자 니조랄은 곧 자신이 빼낸 못 주위의 판자를 격렬하게 치고 흔들어댔다. 이윽고 1분도 안되어 못이 또 빠져 나왔다. "그래! 이 방법이야!!" 방법을 찾은 아이들은 계획을 세웠다. 일단 모든 못을 빼내어 자신들의 창고가 있는 현측난간이 간신히 형태만 유지하게 끔 못 몇개만 헐렁헐렁하게 남긴다. 그리고 불쏘시개를 만든후.. 현측을 부수어 얼른 다른곳에 불을 붙인다음 바다로 뛰어들어 육지까지 탈출하는 것이다. 구멍으로 보아하니 아직도 배는 아이들이 떠내려온 모래톱에서 한 발자국도 안나아 갔다. "당장 시작하자!" 떡대만한 아이 네명이 달려드니...10분만에 수십개의 못이 빠졌다. "거긴 빼지마! 무너져!" "알았어!" 가르곤이 이 작업을 지휘했다. 형태지각능력이 뛰어난 그였기에 어느 못을 놔두어야 하는지 계산하는것이 그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소음때문에 들킬일은 없다. 이 배에는 노름을 좋아하는 해적들만이 가득하여 그들이 왁자지껄 질러대는 소리가 온 배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화내용만 들어도 그들이 노름을 좋아하는지 안좋아하는지 알수 있다, 이때! 뚜벅뚜벅..., "젠 장! 놈들이 밥을 들고 왔나봐! 가려!!" 아직은 몸을 부딫혀도 부서질 정도로 못을 빼진 않았기 때문에 몸이 제일 큰 마리와 클래욘이 벽을 가렸다. 이윽고 창고문에 달린 개구멍이 열리며 건빵부스러기와 럼주1병이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발소리가 들렸다. "으음..배고픈데..밥이나 먹고 할까?" 해적들이 먹는 건빵이 맛이 좋을리가 없지만 그래도 안 먹는것보단 낫다. 게다가 럼주가 있다. "후욱!.." "왜 그래?" 가르곤이 건빵을 입에 넣다 말고 급히 빼냈다. "버..벌레!" 가르곤이 들고 있는 건빵에는 노랗고 자그마한 바구미벌레들이 스멀스멀 기어다니고 있었다. "배에서 건빵이나 비스킷먹을땐 항상 털어먹어야 되는거 몰라?" 그러면서 마리가 자기의 건빵을 바닥에 툭툭쳤다. 그러자 건빵에 있던 바구미들이 털려나왔다. 그리고 그 건빵을 한입에...그래놓고도 맛있는지 볼을 불룩거리며 먹는다. "우욱!.." "아버지 배에서 이런거 안 먹어봤어?" "울 아버지는...비스킷 안 주셔서.." 가르곤의 아버지가 그나마 살림이 나은 편이라 가지고 있는 상업용배의 위생상태가 좋은데다가 원래 밀가루음식을 싫어하여 가르곤은 골백번은 아버지와 항해를 같이 했어도 건빵과 비스킷류는 많이 못 먹어본것이다. "어쨌든..맛이 의외로 좋네.." "그렇다면 이건 놈들이 직접 만든게 아니라 약탈한거야." "바구미는 오래 보관하면 원래 생기는거고.." 가르곤을 제외한 건빵.비스킷많이 먹어본 3명의 아이들이 이 의외성넘버원의 이 건빵을 평가했다. '어째 내가 왕따가 된 느낌이..' 이제 건빵그릇도 다 비웠으니 다시 작업을 해야한다.. 한개..한개..작업은 순조롭게 진행 됐다.. 드디어 간신히 형태만 유지할 못만 빼고 모든 못이 빠졌다. 밖은 이제 완전한 칠흑이 되었다. 탈출만 한다면 해적들은 절대로 아이들을 찾지 못할것이다. "불쏘시개!" "어떻게 만들지?" "쉽지.." 아는것 많은 가르곤이 나섰다. 우선 창고안에 널브러진 판자2개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 십자가형으로 교차시킨후 묶는다.. 그리고 그것을 엄청나게 문질러 댄다... "이 장갑을 껴." 니조랄이 항상 들고 다니던 주방용장갑을 가르곤에게 주었다. 장갑을 꼈으니 화상의 위험도 없겠다.. 비벼라!! 스극스극스극스극... 비비기를 어언 30분...가르곤이 점점 지쳐갔다. "바통 터치!" 마리가 나섰다.. 슬겅!슬겅!슬겅!슬겅! 가르곤의 힘과는 비교가 안된다..막 비벼라!! 이윽고...나무의 끝이 빨개졌다.. 아이들은 서로의 눈을 쳐다봤다.. "준비 됐지?" "응!!!" "간다!!" 마리가 몸을 날렸다...마리의 몸이 닿자 현측 난간은 힘없이 부서져 내렸고 마리는 바다에 빠졌다. 아!! 비가 멎었다!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비가 아직도 왔다면 실패할수도 있었다. "좋아! 불 붙이고 뛰어 내려!!" 다른 아이들이 모두 뛰어 내리고 니조랄이 벌겋게 달구어진 나무 끝을 옆현측 갑판에 대자.. 확! 하고 불이 퍼졌다. 역시 칠한지 얼마 안되는 페인트는 정말 잘 탄다!! "다이빙!!" 엄청난 물보라를 내며 니조랄도 떨어졌다. "헤엄쳐!" 모두 헤엄은 잘 치니 그나마 다행이다. 뒤를 돌아보니 그야말로 해적선은 생지옥이 되어있었다. 물을 뿌리기 바쁘고 돛을 자르고.. 하지만 그 노력도 30초후 물거품이 되었다. 콰쾅!! 해적선의 화약고가 폭발한것이었다. 이제 이 소음과 화염은 리스본에서도 똑똑히 보일것이다.. 그러면 해군이 출동할것이고.. 이 용감한 4명의 소년들에게는 바다의 평화를 위협하는 해적선 한 대를 불살랐다는 명예가 생길 것이다.. "휴우.." "자식들! 잠자는 사자의 겨 털을 건드린 댓가다!!" "마리..콧 털아냐?" "아직 우린 콧 털은 없잖아!!" 그러면서 마리가 자신의 겨드랑이를 들어올리는데.. 그 냄새는 평생가도 머릿속에 남을 것이라고 아이들은 생각했다..
EXP
12,023
(77%)
/ 12,201
Jwahyeon Kyeonsi Bogo!
|
나무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