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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5 19:49
조회: 501
추천: 1
[소설] 노벨 29 ~ 30화-29- 고뇌
이미 새벽 5시가 넘었다... 담배만.. 한 갑도 훨씬 넘게 피워대고 있다.... 밖의 비는 전혀 그칠 생각을 안 한다.... 지금쯤 하늘을 날고 있을 것이다.. 지나는... 비행기와.. 하나가 되어... 저 빗속을 뚫고.. 하늘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에게 버릇이 하나 더 생길 것 같다... 하늘을 쳐다보는 버릇... 오디오에선.. 빗속의 캐논이 흘러 나왔다.... 지금의 나의 상황과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이.. 좋아한다는 그 곡.. 캐논... '지나도 참 좋아했었는데.....' 지나는 공항에서.. 어떤 기분이었을까??... 내가 나오길 바랬을까?... 내가 나오지 않는 동안에 얼마나 많은 상상을 했을까?... 실망했을까?? 정말로 혼자 가게 된 걸까...? 수많은 질문들이 나의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던진 한마디.... '과연... 이게 올바른 선택일까??' 희뿌연 담배연기와... 구슬픈 음악선율... 그리고 차창 밖의 아름다운 빗소리.... 3박자가 고루 갖춰진.. 이 분위기는.. 나의 눈물샘을 자극시키기엔 충분했다... 난.... 눈물을 훔치고... 황급히 컴퓨터의 앞으로 앉았다.... 답장을 클릭하곤.. 나의 심정을 가득 담은... 이 메일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지나야....★ 너의 이메일 잘 받아 보았어... 너는 하늘을 날아가고 있겠지???... 지금 너가 제일 좋아하는.. 빗속의 캐논 듣고있어?? 너도 들리니??? ....... 너무 다행이야... 너가 진실을 알게 되서... 그래.. 내가 사실대로 말할 수 있었지만.. 말하지 않은 건... 너도 잘 알겠지??... 내가 항상 말하던 거 있잖아... 사랑하는 사람끼리 믿음이 깨지면.. 그건...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고... 너가 나를 믿지 못한다면... 구지 그 사실을 말해도... 그건 사실이 아닌 변명에 불과하니까 지나야.. 그거 아니?? 너가 학교 온다고 한날.. 겉으론 그렇게 퉁명스럽게 대했지만...내 눈은 너를 찾고 있었어... 이상하더라고... 아무리 태연한 척 해보려 해도... 너를 찾아 방황하는 나를.. 나도 감당할 수가 없었어.... 그렇게 만난 너에게... 난.. 또다시 내 마음을 속이고.. 거짓말을 해야했어... 너의 손길이 그리웠지만.. 난 그걸 허락하지 않았고.... 너의 따뜻한 웃음이 보고싶었지만.. 결국 널 울리고 말았구나.... 늘 그렇든.. 너에게 상처준건 나였으니까.... 나 역시 널 그리 쉽게 잊지는 못 할꺼야.... 너로 인해 아프지 않을 자신도 없어... 너에게 내 모든걸 주었고.... 너에게 마지막 남은 내 자존심조차 이렇게 띄우고 있으니까... 언제 어디서든.. 너의 이름이 불려지는 순간.. 난 고개를 돌리겠지??.. 그리고 너의 모습을 찾으려고 애를 쓸꺼야.... 다시는 보지 못 할거라고 믿지 않아... 언젠가는 다시 만날 꺼야.. 난 그렇게 믿어....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꼭 그렇게 만날 거라고 난 믿는다.... ............ 더 이상 너의 전화는 받지를 않겠지??.... 지금도 너의 목소리가 이렇게 그립구나... 너란 사람을.. 사랑했었고... 사랑하고... 앞으로도 마니 사랑하겠지만.... 이제.. 조금씩 너란 사람을 머리 속에서 지워 갈꺼야.... 그리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게 될꺼야...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하진 말아줘.... 머리 속에선 너를 지울 순 있겠지만.... 내 가슴은 평생 너를 지우진 못 할테니까..... 나의 마음을 담은 편지는.. 분명... 하늘의 가장 가까운 곳에 닿아있는... 지나의 마음속에 전해졌을 것이다.... '이메일이 수신되었습니다...' 하고 말이다...... -30- 동거 벌써 이곳에서 지낸지 일주일이 지났다... 혼자만 지내는 이곳이 쓸쓸하기도 했고.. 영권이 소식.. 수정이 소식도 궁금했기에.. 집으로 갈 채비를 했다... 하늘엔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이.. 환한 태양이 나의 방 전체에 빛을 뿌려준다.... 시계를 바라봤다.... 벌써 12시가 넘어갔다... 때마침..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아.. 오빠 일어났어??" "응... 어쩐 일이야??" "아.. 오빠 아직 집에 안 갔지??" "어제 비가 와서.. 그냥 그치면 가려고... 왜???" "음... 나 오빠한테.. 신세 좀 져야겠는데?" "무..무슨소리냐.. 그 불길한 발언은?" "음.. 나 지금 수원인데... 집에 와보니까.. 부모님이.. 다 외국을 가버리셔서.." "켁.. 뭔 소리야.. 그럼 너 나보고.. 여기 있으란 소리냐??" "아..안될까??" "친구들 있잖아!!" "........" "어..어어..이봐??.." "........" "그 침묵시위는 뭐야...." "......." "크으으.... 안돼!!! 난 집에 가야돼!!" "........" "(땀 x 5)" "........." "알았다....젠장" "헤헷.. 정말?? 그럼 나 지금 다시 학교로 간다~~" "그럼.. 방학 내내.. 나랑 같이 살자는 소리냐??;" "그렇지~~ 잘 알아들었네....헤에~" "헉..." [오빠.. 나 여기서 살면 안될까요???] 서연이에 이어.. 예진이 까지... 난 복받은 놈일까?.. 아님 억세게 재수 없는 놈일까?... 그래.. 복받았다고 하자... 전화를 끊고... 주섬주섬.. 집안 정리를 했다.... '다음 학기때는.. 서연이가 우리 집에서 살면...흐음.. 미리 연습 한다고 생각해야지...' 역시 변태인건 확실했다... 그리곤 어머니께 전화 드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머니.. 예 저 스댕인데요..." "아들 왜?" "저.. 이번 방학때는 여기에 좀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음.. 무슨일 있어??" "특별한 일이 있는 건 아닌데... 그냥.. 좀 이쪽에 있으려고요..." "그래??.. 기말고사는 어떻게 봤어??.." "음.. 그럭저럭이요.. 성적표 아마 집으로 갈꺼예요..." "그래??.. 알았어.. 필요한 거 있음 전화하고.. 일 있음 집으로 오고.." "예~~ 그럼 쉬세요~" "오냐~~ 아들!!" "네.." 어머니께 거짓말을 해서 죄스럽긴 했지만... 내심.. 여자랑 같이 살아 본다는게.. 음.. 제법 흥미롭긴 했다... 이것이야 말로.. 여름방학 최대이벤트가 아닌가.... 콧노래를 부르고 이것 저것 준비도 했다... 방 청소는 물론이거니와.. 먹을 것까지... 전부다 말이다.. 오후 6시쯤 되자... 벨이 울렸고... "누구세요??" "나~~" "나가.. 누군데??" "예진이..." "그게 누군데???" "죽기전에 열어..." "음.. 싫다면??" "아우!! 무겁단 말야.. 얼른 열어!!" "응?? 뭐 길래 무거워??" 덜컹... 헉!!(땀) "너.....이사왔냐??" "얼른 받아줘.. 무거워" (땀) 택시 아져씨로 보이는 아저씨 한분과.. 예진이가 들고온 것은.... 29인치 TV와.. 비디오... 엄청 큰 가방2개... "헤헤.. 올꺼면 확실히 와야지.. 거의 2달인데...." "(땀)" 부랴부랴 짐을 옴기고.. 예진이의 옷가지들도 정리를 했다... 옷도... 되게 많다.... TV설치도 다 하고.. 비디오까지... 굉장한 기지배다... "다 어디서 났어?? 집에 문 잠겼다면서..." "음.. 오다가 하이마트 들려서.. 카드로 긁었어..." "커억.." "뭐 어때... 괜찮아.." "너네 집 잘사냐??" "아니.. 그냥 그래..." "너네집도.. 무너질 징조가 보이는구나..." "죽을라고..." 예진이와의 동거라... 기대가 되긴 하지만... 무언가 일은 꼭 이런 때 터지는 법.. 앞으로의 일은 내다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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