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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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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CAPTAIN - 노예시장 (35)로자레일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생각했다.
‘감수할 만한 출혈이지만, 새 배를 탈 계획은 미루어 둬야겠군.’
상당히 낡은 말론의 배를 계속 타기보다는 조만간 새 배를 구입하고 싶었던 로자레일은 그 계획이 미루어진 것은 아쉬웠지만, 아고고를 살 수 있게 된 일로 매우 기쁜 상태였다.
한 가지 문제라면 아무래도 아고고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일행 중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아고고는 연신 아쓰와드어로 무언가 말을 했지만, 일행 중 누구도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조합이라면 통역을 해줄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몰랐기에 일단은 그곳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조합이라고 할지라도 백 퍼센트, 통역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기에 조금 걱정을 했으나, 의외로 가는 길에 들린 노예 중개소에서 쉽게 통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어서 오십쇼!”
로자레일이 들린 노예중개소는 목조로 지어진 허름한 건물이었다. 사실 로자레일은 허름한 이 중개소보다 저쪽 대로변에 있는 큰 건물로 가고자 했지만, 로자레일을 잡아끄는 목소리에 이곳으로 온 것이다.
“네가 날 불렀니?”
한 소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제가 불렀어요!”
로자레일의 물음에 대답한 소녀는 10살 남짓 되어 보이는 혼혈 소녀였다. 소녀는 나무우리에 갇혀있었다.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소녀의 눈동자가 로자레일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잠시 소녀를 살피던 로자레일이 노예 중개소의 주인에게 말했다.
“이 아이도 노예입니까?”
“무, 물론입죠. 이곳에 있는 것들은 모조리 우리 상품입니다. 상태가 아주 좋습죠! 어찌. 다른 상품도 보시겠습니까?”
켕기는 것이라도 있는지 말을 더듬으며 불안한 기색을 보인 상인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로자레일의 대답을 기다렸다. 이마의 땀을 훔치는 노예상인을 빤히 바라보던 로자레일이 대답했다.
“좋습니다. 마렐, 가서 병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아이들로 적당히 데려와.”
제브릭이 비릿한 웃음을 머금은 채, 마렐과 노예 상인을 따라가며 말했다.
“흐흐, 노예를 고르는 것이라면 내가 빠질 수야 없지.”
마르탱은 말도 통하지 않는 아고고의 몸 이곳저곳을 툭툭 치며 장난을 걸고 있었다. 아고고는 마르탱의 장난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넘겼다. 마르탱은 대륙 공용어로, 아고고는 아쓰와드 어로 말하고 있었으나, 얼핏 보면 서로 뜻이 통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물론 둘은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둘의 모습에서 눈을 뗀 로자레일이 우리에 갇혀있는 소녀에게 물었다.
“왜 나를 불렀지?”
소녀는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빛내며 대답했다.
“저를 사세요! 열심히 할게요! 하라는 데로 다 하구요!”
“네가 무얼 할 수 있는데?”
“저 글 쓸 수 알고요. 셈도 잘해요!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아! 아쓰와드 말도 할 줄 알아요. 조금이지만….”
소녀는 아쓰와드 어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는지 마지막은 들릴 랑 말랑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로자레일은 조금이라도 아쓰와드 어를 할 줄 안다는 소녀의 말에 화색이 돌며,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아고고를 불렀다.
“이봐, 아고고!”
“아푸 타라?”
로자레일의 부름을 받고 소녀가 갇혀있는 우리 앞에 도착한 아고고가 말했다. 이번에도 아고고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한 로자레일은 소녀에게 물어보았다.
“아고고가 뭐라고 했지?”
“무, 무슨 일이냐고 한 것 같아요.”
“같아요? 확실하지는 않다는 말이군. 그럼 왜 노예가 되어야 했는지 물어봐 줄래? 그리고 뱃일을 할 수 있는 지도.”
로자레일은 아고고가 노예경매에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궁금했던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이것으로 소녀가 정말 아쓰와드 어에 대해 할 수 있는지 까지 시험해 보고자 했다. 그러나 소녀는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어려운 말은 할 줄 몰라요….”
“흠….”
소녀가 아쓰와드 어를 조금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정말 조금 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아마도 안부 인사를 하는 정도이지 싶었다.
이번 기회에 아고고가 경매에 오른 이유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것을 기대했던 로자레일의 얼굴에 실망이 가득 떠올랐다. 그것을 본 소녀는, 로자레일이 아쓰와드 어를 할 줄 모르는 자신을 사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으며 간청했다.
“제발, 저를 데려가 주세요! 제발요! 제발!”
그대로 계속 두면 울어버릴 기세라 로자레일은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왜 그렇게 팔려가고 싶어 하는 지를 물어보았다.
“친구가 저 안에 있어요. 그런데, 친구가 아파요. 저 때문에 아픈 거에요. 아! 데제가 아쓰와드 어를 할 줄 알아요!”
마렐과 제브릭이 들어간 안쪽을 가리키며 말하던 소녀는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 친구의 이름이 데제 인 듯 했다. 그러나 실망한 것이 불과 몇 분 전이었기에 심드렁한 태도로 대답했다.
“인사만 할 줄 아는 건 아니고?”
“아니에요! 진짜에요! 믿어주세요!”
“좋아. 그런데 아프다니, 병에 걸린 건가?”
“병에 걸린 건 아니에요.”
“그럼 왜 아프지?”
로자레일의 질문에 소녀는 입을 꾹 다문채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소녀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안쓰러운 마음에 로자레일은 소녀를 나무우리에서 꺼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름이 뭐지?”
“브리엘, 브리엘 카도기네사 에요.”
“브리엘, 네가 팔리면 어떻게 친구를 치료해 줄 수 있는지 알 수 있을까?”
브리엘이 팔리더라도 데제라는 친구를 꺼낼 방법을 물은 것이다.
“그, 그가 제가 팔리면 친구도 같이 데려갈 수 있게 해준댔어요.”
아마도 문제가 있는 데제라는 아이를 브리엘과 함께 엮어 보내는 것이 노예상인의 속셈인 것 같았다. 도대체 어떤 문제 길래 그런 식으로 넘기려고 하는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마침 노예들을 살펴보러 갔던 인물들이 돌아왔기에 로자레일은 노예상인에게 데제라는 아이애 대해 물었다.
“데제라는 아이가 있습니까?”
노예상인이 양손을 비비면서 입맛을 다셨다. 그는 브리엘을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헤헤, 물론입죠. 저년을 사시면 덤으로 드립니다. 사시렵니까?”
노예상인은 마치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로자레일과 브리엘을 번갈아 보았다. 예쁘장한 브리엘을 두고 로자레일이 취향을 지레 짐작한 것이다. 로자레일은 해명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햇기에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얼마입니까?”
노예상인이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50실버만 주십쇼. 싸죠?”
“좋습니다.”
10살 남짓한 여자노예가 50실버나 한다는 것은 비싼 감이 없지 않았지만, 데제라는 아이가 포함된 가격이기도 했고, 어떤 용도로 생각하는지 대충 감이 왔기 때문에, 흥정을 할 것도 없이 거래를 승낙했다.
“다른 노예들은 어떻던가?”
로자레일은 마렐을 향해 물었으나 대답한 것은 제브릭이었다.
“아주 쓸 만하더군, 값도 싸고.”
마렐은 로자레일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사냥 당한 노예들인 것 같았습니다.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더군요.”
걸리지만 않는 다면 사냥당한 노예도 상관없을 터였다.
로자레일은 노예상인에게 열쇠를 받아 나무우리의 자물쇠를 열어주며 말했다.
“가자, 브리엘.”
브리엘의 얼굴에는 기대가 가득했다. 브리엘이 들뜬 음성으로 로자레일을 닦달했다.
“데제요! 데제는요!”
브레일의 닦달에 로자레일이 노예상인을 바라보자, 입맛을 다신 노예상인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문을 지키고 있는 경비에게 소리쳤다.
“가서 데제를 데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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