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jp.finalfantasyxiv.com/lodestone/special/tales_from_the_dawn/


엇그저께 올라온 거임.

스포 싫으면 효월 멘퀘 / 8인 레이드 다 깬 사람만 보셈-

그 외  한섭에 아직 안 나온 24인 6.5 관련 내용은 없음


기다리면 한섭 공식이 나중에 (6개월ㅋ) 후 에 번역해주겠지만

걍 내가 읽고 싶어서  번역한 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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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월 비화 앙코르

어느 날 흘러가는 운명 (いつのりゆく)

(Days Gone By, Days Yet to Come)

 

"어라 아젬이 잊어버린 물건이다."   


창조물관리국 국장실에 돌아온 휘틀로다이우스 는 손님용 의자 위에 나뒹구는 크리스탈을 발견하곤 무심결에 중얼거렸다.

손바닥 크기의 맑은 푸른색으로 빛나는 그것은, 아침 제일 먼저 방문한 친구의 것이 틀림이 없다. 안에 들어있는 것은 본인이 제작한 쾌적한 여행이 되게 해주는 이데아, 14이면서, 그 구조에 대해서 창조물관리국장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다만, 그 여행의 고생담으로 이야기꽃이 핀 탓에 안을 자세히 들여다볼 틈도 없이 아젬은 14인 위원회의 정례회의에 갈 수 밖에 없게 되었지만.

휘틀로다이우스도 같이 국장실을 나와서 오늘의 예정이었던 초대형생물 이데아를 풀어놓고 하는 심사를 마치고 방금 돌아온 것이다.

 

후후, 여기에 놓고 간다한들 쾌적한 여행이 되진 않잖아... 안 그래?”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하면서 크리스탈을 주어올린다.

그리고 창 밖 14인 위원회가 모이는 카피톨 의사당이 있는 방향을 보곤 시점을 좁히듯이 에테르에 주목했다. 누구든지 에테르를 느낄 수 있고, 경험을 쌓으면 그 흐름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날때부터 세밀하게 내다볼 수 있는 자는 드물다. 휘틀로다이우스 본인을 제외하면 에메트세르크 정도이다.

그의 눈은 금방 아젬의 에테르를 찾아낸다.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까지는 알기 어렵지만, 의사당 부지 안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

 

휘틀로다이우스 는 다시 물질계로 주의를 돌렸다. 창문 밖에서는 살짝 기울기 시작한 해가 아모로트의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평소라면 정례회의가 끝날 쯔음, 잃어버린 물건을 가져다주기에는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다.

 

바로 국장실을 나와서 접수처에 말을 건내면서 밖으로 향한다. 고지식한 서기장에게 붙들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이럴 때는 못 들은 척이다.

 

정문의 문을 열자, 웅장하고 화려한 거리가 시야 한가득 펼쳐진다.

높은 탑의 좀 더 위에는 아득히 먼 하늘로부터 햇빛과 바람이 불어왔다.

 

완만한 언덕을 올라 카피톨 의사당 앞에 도착했을 때, 안에서 익숙한 여성이 두명이 즐거운 듯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왔다. 안의 상황을 듣기에 딱 알맞은 사람들이다.

 

안녕, 미트론, 아로그리프. 회의는 벌써 끝났어?”

, 넌가. 방금 폐회했어. ...둘다 의사당에는 없을거야

 

미트론이 대답했다. 휘틀로다이우스 가 의사당에 가는 이유를 물어볼 필요도 없나보다.

오늘은 아젬 쪽이야. 놓고 간 물건을 전해주려고라고 대답하니, 그녀는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하면서 마카렌스사스 광장 쪽으로 걸어간다. 아로그리프도 그럼 안녕하고 그 뒤를 쫓는다.

미트론, 오늘은 어디 가는 거였지?”

아까 말했잖아... 정말 너는 잘 잊어먹는단 말야...”

 

흥겨운 목소리가 멀어진다. 언제나처럼 둘이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거겠지. 바다의 생물을 만들어내는 미트론과, 대지의 생물을 만들어내는 아로그리프. 해안선을 끼고 인접한 영역이 반드시 있는 만큼, 두 사람은 정말로 사이가 좋았다.

 

넓은 입구는 오늘도 먼지 하나 없이 아름답다.

그 안쪽에서 이번에는 또 다른 두 명이 심각하게 의논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중대한 결정이 정해지는 14인 위원회 회의에서는 후드도 가면도 벗는 것이 관례이다.

방금 회의가 끝난듯한 모습으로, 두명은 맨 얼굴로 변론을 나누고 있었다. 어쩌면 둘이라면 애초에 숨길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사촌들이기 때문에.

라하브레아와 이게오름을 방해해지 않도록, 매우 조용히 앞의 문으로 들어간다. 그 앞에는 쥐 둑은 듯이 조용해진 복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다시 한번 초점을 에테르의 흐름에 맞추어 주위를 둘러보니, 아젬의 색깔이 이번엔 바로 근처에서 보인다. 아마도 안뜰 근처일 터이다. 이쪽 복도에서 가려면 약간 돌아가야 하지만, 그 근처에서 또 다른 익숙한 색을 발견하였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자연스럽게 웃음을 지으면서, 느긋한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조금 지나니, 복도 한쪽에 본회의장으로 이어지는 문이 보인다.

마침 무거운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곤, 몸집이 작은 청년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얀 로브의 가슴께엔 빨간 가면이 있었다.

 

안녕, 엘리디부스, 회의 수고했어

휘틀로다이우스 ...? 아젬도 에메르트세르크도 방금 전에 이 방을 나갔는데...”

...아무래도 용건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건 미트론 뿐이 아닌가 보다. 뭐 아젬이나 에메르트세르카가 창조국관리국에 방문했을 때는, 직원들이 두말할 필요도 없이 휘틀로다이우스 에게 안내해주는 것과 똑같겠지. 그럴 때마다 제대로 용건을 묻는 건, 어지간히 신입이거나 그 고지식한 서기장 정도이다.

일단 용건이 있는 인물의 위치는 알고 있다고 엘리디부스에게 말하는 김에 방금 본 광경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오늘은 뭔가 어려운 의제라도 있었어?

라하브레아와 이게오름이 진지한 표정으로 연장전을 벌이고 있던데

 

아니...문제 자체는 이미 해결되었어.

하지만, 그것 때문에 라하브레아가 깊이 고민한다던가, 자리를 비운다던가 했었으니까...

이게오름이 엄청 걱정하는 것 같았어. ”

 

과연, 변론이 아니라 설교였던 건가.

근데 그 라하브레아 경을 번거롭게 만들다니, 실제로 커다란 문제였던 거 아니야?”

 

라고하니, 엘리디부스가 드물게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두뇌명석한 그로썬 간단하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건이라는 걸까.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확실히 위험하고.. 이해조차 되지 않는 점이 있었지만...”라고 머뭇거렸다. 하지만 이내 납득이 되었는지, 옅은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시선을 올렸다.

 

얻은 것도 많은 사건이야, 나도 새로운 친구가 생겼고...

별과 만났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신비하고 눈부신 별똥별과

 

그건 멋진 추억이네

 

맞아, 분명 결코 잊지 못할거야

 

엘리디부스는 그 이상은 말하지 않고 그럼 안녕하고 후드를 쓴다. 작별 인사를 나누곤, 그는 완전히 평소의 조정자의 모습으로, 입구로 사라졌다.

 

그곳에서 다시 걸음을 옮겨, 복도의 구불어진 부분에 접어들었다. 휘틀로다이우스 가 방향을 꺽기 전에, 전방에서 검은 덩어리가 튀어나왔다. 반사적으로 몸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충돌을 피한다.

다시 한번 튀어나온 방향을 보니, 눌라서 휘둥그래진 옥색 두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미안해, 내가 부주의해서....!”

 

거기 있던 것은, 최근 파다니엘의 자리에 취임한 남자였다. 휘틀로다이우스에게는 그가 전 직장에 있었을 적의 이름 헤르메스라고 부르는 편이, 아직 친숙하다.

그 또한 회의가 끝났을 때의 모습으로, 맨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그 얼굴에는 깊은 다크서클과, 기분탓인지 안색도 생기가 없이 느껴졌다.

 

나는 괜찮지만... 너야말로 괜찮아?

왠지 야위어보이는데? 제대로 쉬고 있어?”

 

“...어떻게해서든 조사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대답은 확실하지 않았지만, 불편하다는 듯이 돌리는 시선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사실은 그가 바짝 일에 몰중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에메트세르크에서 들었다. 엘피스 소장으로 일하고 있을 때도 가끔 그런 모습을 보였다곤 하니, 본인에게는 평범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소 그 이상이라면 그 계기가 될 법한 것에는 짐작가는 것이 있다.

 

파다니엘의 자리에 취임하기 직전에 실시된 엘피스 시찰 때, 그는 한가지 사고를 일으켰다. 오랜 시간의 연구를 집대성한 사역마가 폭주, 소멸... 그 사건으로 일어난 혼란으로 휴페루보레아 창조원의 시스템이 오작동하여서, 그 자리의 있던 사람들의 수일간의 기억이 날아가버렸다. 주위에 비웃음거리가 된 사건이다만, 본인은 사역마를 죽게 해버렸어라고 말하며 ( 그 이외에는 그런 말투를 쓰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 그 이후로 그야말로 날개를 잃어버린 듯이 비행생물을 창조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대신 파다니엘로써의 책임 즉, 물질계의 관찰과 연구에 열중하고 있다고 한다.

 

하고 싶어서 하고 있는 거면 다행이지만, 적어도 식사라도 하는 건 어때?

뭐라도 준비해 줄까. 좋아하는 음식 같은 거 있어?”

 

좋아하는 것...”

 

헤르메스가 그저 되뇌일 뿐이다. 그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며,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 미안, 이젠, 잘 모르겠어서

 

어라, 엄청 지쳤나보네, 하지만 나도 좋아하는 식사 같은 건 없어서.

사실은 친구가 기뻐하니까 기뻐하는 것 뿐이야.”

 

호들갑스럽게 말을 마치니, 헤르메스의 불안해보이는 표정도 조금은 누그러진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의문을 던져보고 싶어졌다.

 

“... 저기 말야, 너는 왜 그렇게 필사적이야?

그 정도로 자신을 몰아붙여서 이뤄내야 할 과제는 없다고 생각해

 

질문을 들은 헤르메스는 입을 다물었다, 다시 자신 속의 답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속은 어쩌면 어두운 바다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려운 탐색의 끝에, 그는 불쑥, 하지만 확실하게 중얼거렸다.

 

걸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야

 

“... 무슨 의미야?”

 

모르겠어...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건지.. 어떻게 되고 싶은건지...

하지만 살아있어... 그러니까 어딘가로... 앞으로... 나아가야해...”

그건 거의 실없는 말이었다. 어두운 바다에서 헤엄치면서 자아낸 말. 본인조차 이해하면서 말하는 것 같진 않았다.

물질계를 보는 파다니엘의 자리는, 명계를 보는 에메트세르크와 대조적으로 삶을 관장하는 자리라고 불리고 있다. 그 역할에 관한 철학 같은 것일까...?

대답을 고르고 있자니, 헤르메스가 문뜩 나를 돌아보며, “미안해라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방으로 돌아가서, 조금 쉬는 게 좋겠어. 신경써줘서 고마워, 휘틀로다이우스.

 

, 그게 좋겠어. ‘그 녀석 곧 쓰러지겠는 걸’, 이라고 에메트세르크도 걱정하고 있었으니까

 

헤르메스는 쓴 웃음을 짓고는, 작별 인사를 하고 사라져간다. 조금 위험해 보이는 발걸음을 무심코 지켜보고 있자니, 그는 몇 번으로 벽에 어깨를 부딪치면서도 어떻게든 돌아갔다.

 

다시 복도를 걸어간다. 목표로 하는 안뜰은 이제 곧 이었다.

 

확인하려는 것처럼 집중을 전환하곤, 생각지도 못하게 !”하고 목소리를 내뱉었다.

아젬의 색이 그 자리를 날아올라, 상공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빠른 발검으로 안뜰로 향한다, 아나그노리시스 천측원과 비슷한 구조의 작지만 정비가 잘 된 정원이다. 복도로 둘러 쌓여 있고, 상부는 막히지 않고 뚫려있다. 확실히, 여기라면 사역마를 타고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주위에는 아젬의 모습은 없고, 곁에 있던 또 하나의 색 에메트세르크가 서있을 뿐이었다.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시선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그거야말로 물어볼 필요도 없다.

언제나 험상궂게 찡그리고 있는 눈썹은 온화한 곡선을 그리고, 입꼬리는 어렴풋이 올라가 있다. 어딘가 자랑스럽게도 보이는 그 표정은

 

“...넌 말야, 아젬을 배웅할 때만 멋진 웃음을 짓네

 

곁으로 걸어가며 말을 걸으니, 에메트세르크가 진심으로부터 우러나온 싫은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아쉽네, 정말로 덧없는 귀중한 웃음이야.

 

진짜 그렇잖아? 언제나 찡그린 얼굴이고, 웃음이라고 해봤자, 비웃던가, 코웃음치던가 두가지 밖에 없잖아

 

넌 일부러 싸움을 걸러왔냐...?”

 

에메트세르크의 눈썹의 주름의 한층 더 깊어진다.

신경쓰지 않고 옆에 서서, 그가 바라보던 하늘을 바라본다. 멀리 작게 보이던 아젬의 모습이, 이윽고 점이 되어 사라진다.

그걸 보고있다가, 가만히 에메르세르크의 옆모습을 바라본다.

 

좋잖아, 나는 좋아해 너의 웃는 얼굴

 

놀리지 마. 나는 그냥... 기껏해야 도발하고 있었을 뿐이다.

뜬금없는 목적으로 외출하는 녀석을 보곤 할 수 있으면 해봐라고 말야

 

응응, 그리곤?”

 

에메트세르크는 지겹다는 듯이 째려보지만, 굴할 휘틀로다이우스 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특이한 눈을 가진 사람들끼리, 어렸을 적부터 어울리던 친구였으니깐.

아마도 에메트세르크도, 진심으로 놀릴 생각이 아닌 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프라이드와 선량한 인품이 타협되는 것을 기다리면, 대답해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때가 다가왔다.

 

“... 그 녀석이라면 어떤 것이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 앞의 미래를 생각하면, 조금은 유쾌한 기분이 들거든

 

이번에는 휘틀로다이우스 가 목소리를 높여 웃을 차례였다.

정곡을 찔리면 쉬이 멈출 수 없는 성격이다. 숨을 고르는 동안 뭔지 알겠어!”라고 동의하면, 에메트세르크는 질렸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도 이어지는 투덜거림도 전부, 아젬이 사라진 파란 하늘로 빨려들어가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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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파랗던 하늘도 이제는 사라져버렸다.

각지에서 시작된 종말의 재앙은 드디어 아모로트 마저 집어삼키며, 하늘은 새빨갛게 타오르고 있다.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보니, 숨을 헐떡이는 에메트세르크가 서있었다.

 

어째서... 너는 살아남아야 해...!

살아남아서, 별의 재생 위해 국장으로써의 임무를 완수해...! ”

 

우리 직원들은 모두 우수해.

몇 명이 남아 있으니깐 걱정할 필요 없어

 

에메트세르크가 간접적으로 드러낸 부탁을 알아차리지 못한 척을 하고, 그렇게 대답했다.

별의 의지(조디아크)를 창조해 종말을 저지하기 위해, 목숨을 바칠 자들을 구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14인 위원회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더 이상 부정하지도 못하고, 주먹을 꽉 지어보였다.

 

실제로, 전투력이 약한 휘틀로다이우스 에게는 제물이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에테르로 돌아가더라도, 그것이 창조 마법의 양식이 되더라도, 무섭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죽는다는 것의 공포를 이해한 지금이야말로 예전처럼 별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구원이 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친구의 초췌해져버린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그 원인이 자신 뿐 만 아니라 또 다른 곳에도 있다는 것도, 휘틀로다이우스 는 잘 알고 있었다.

 

“...아젬은 너희를 버린 것이 아니야.

언제나처럼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길을 찾아서, 지금도 싸우고 있을 거야

 

그 멍청이의 생각 따위 내 알 바 아냐...!

지금 필요한 건, 확실한 방법이다. 우리들은 이 별을 지킬 책임이 있어!!”

 

아젬이 가져올 미래를 누구보다 기대하던 그였지만, 울부짖듯이 내뱉는다.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픈 것인가, 모를 리가 없다. 그렇지만 에메트세르크로 존재하는 한 그는 역시 착실하고 좋은 사람이다. 자랑스러운 친구다.

너는 옳아. 에메트세르크

그러니깐 나는 14인 위원회의 계획에 따르는 거야

조디아크 소환의 시간이 다다르고 있다.

휘틀로다이우스 는 평소대로의 모습으로 미안이라고 고한 후, 친구에게 등을 돌리고 걸어나갔다.

길을 걸어가며,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의 미소를 떠올리고 있었다.

 

 

이걸로 끝.

 

그랬을 터였다.

 

 

기구한 운명, 혹은 베네스의 집념에 의해, 하늘의 끝으로 인도된다.

에메트세르크와 휘틀로다이우스 그리고 아젬의 혼을 잇는 자... 세명의 혼이 드디어 재회하는 순간이었다.

종말을 노래하는 자에게 사람의 대답을 쏘아붙이곤, 허공에 가득 찬 마음에 창조마법으로 형채를 부여한다.

그리고 역할을 다한 후, 에메트세르크는 작별의 인사를 대신해 과제를 남겨주었다.

 

“...나는 봤다고?”

 

무례하게 말하곤 떠나갈 때, 그는 분명히 웃고 있었다.

어딘가 자랑스럽게, 도발하듯이 기대를 담아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고.

그건 틀림없이, 아젬을 배웅할 때의, 그 미소였다.

 

그런 다시 한번’(앙코르)도 끝을 맡이하고, 죽었던 자들은 있어야 할 장소로 돌아간다.

흰 나룻배의 물결을 따라, 생명이 흘러들어가는 명계로. 이번에야말로 부드러운 흐름에 몸을 맡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지, 드디어 인 건지.

아득히 멀리 반짝이는 수면, 그 건너편에서 환호성이 들려온다.

어서오세요- 어서오세요- 거듭되어 겹쳐지는 말들이, 승리와 귀환을 전하고 있다.

 

옆의 에메트세르크는 눈을 감고, 멀리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에게 떠오른 변하지 않은 미소는, 분명 과거와 미래를 배웅하고 있다.

조디아크를 창조한 후에도, 그에게는 셀 수 없을 만큼의 곤란이 있었을 것이다.

먼 옛날, 사람이 처음 맛본 슬픔과 고통, 두려움과 쓸쓸함에, 몇 번이고 괴로워했음에 틀림이 없다.

그 끝에 도달한 마지막 잠에, 이렇게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모든 것에 에게, 감사하고 싶다.

 

언제나처럼 나란히, 그가 바라보고 있던 수면을 올려다 본다.

그리고 한 번 더 옆의 미소를 돌아보며 수고했단 말을 건네곤 눈을 감는다.

 

별이여, 지금, 고대 사람의 생명이 돌아갑니다.

나는 당신이고, 당신은 나였습니다.

이 신체를, 영혼을 기억을 엮고 있던 것들을 자아내어 언젠가 다시 해안가로 옮겨주소서.

 

그 날을 생각하면 마음이 들뜬다.

하데스, 너도 그렇지?

 

생명의 바다로 빠져들어간다.

눈꺼풀 뒤로, 마지막 환상을 그려나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