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클래식에는 다양한 스탯이 존재한다. 캐릭터를 생성할 때 찍는 문자 그대로의 스탯을 비롯해 눈에 보이는 HP와 MP, AC 같은 수치도 있다. 그리고 그 수치가 별도로 표기되지는 않지만 명중이나 대미지 리덕션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변화하는 수치들이 맞물리며 리니지 클래식의 전투를 완성하게 된다.
보이지 않게 숨겨진 스탯들이 많다보니 과거부터 리니지에서는 아이템의 성능, 캐릭터의 스탯 분배 등 선택에 따른 결과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음에도 정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에서 진심으로 실험에 도전하고, 결과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자가 있었으니 이번에 소개할 유튜버 '도건'이다.
"처음 접한 것은 2001년 가을 쯤이예요. 그때 시작해서 PC 리니지를 마지막으로 플레이한건 2010년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17년 6월 21일에 리니지M이 출시하면서 다시 리니지와 함께하게 되었고 현재도 플레이 중이며, 올해 리니지 클래식이 출시된 후에는 같이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리니지가 접는게 아니라 잠시 참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잖아요. 저도 여러 번 접었다 펴다를 반복했고 총 25년의 기간 중에 열심히 플레이 한 시간은 15년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평소 리니지 클래식을 즐기실 때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에겐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단순하게 '전투가 제일 재밌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방면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PVE에서는 단일 로밍 사냥과 광역, 턴, 파티 사냥 등이 있고, PVP라면 1:1이나 1:다수, 보스를 끼고 싸우는 경쟁이나 공성전이 제공하는 긴장감, 성취감도 있겠죠.
그리고 이렇게 서로 다른 환경에서 '한정된 자원 안에서 더 높은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장비 세팅은 뭘까?', '스탯 세팅은 어떻게 하는게 더 유리할까?' 라는 호기심으로 출발해 분석해 나가는 과정에도 재미를 느꼈고요.
요즘은 게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보니 리니지 클래식에서 궁금한 다양한 소재들을 분석하고, 이 결과를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항상 고생이 많다는 격려와 응원을 받는 것 또한 리니지를 즐기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리니지는 오래된 IP지만, 게임을 즐기면서 매 순간, 그때 그 시기마다 새로운 재미 요소들이 가득해 아직까지도 접지 못하고 플레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도건님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은 역시 '실험' 콘텐츠일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실험과 데이터화에 진심이 된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거창할 계기랄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됐습니다.
처음 본던에 진입하면서 버그베어에게 두드려 맞고 사냥을 하면서 벽을 느꼈을 때 '어떻게 하면 저 몬스터를 쉽게 잡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제 첫 출발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에는 AC 개념조차 확립되어 있지 않던 시기였고 그냥 AC를 더 많이 챙기면 덜 아파지네 정도로만 결론을 냈었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에 켈베로스를 만나고, 킹 버그베어를 만나니 또다시 벽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러니 얘네는 또 얼마나 AC를 챙겨야 하는거지 라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어요.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PVE든 PVP든 벽을 느낄 때마다 그냥 결론만 내고 만족하거나 실망하는 것을 넘어서, 과정 속에 쌓여있는 데이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꼈고 이를 통해 욕구를 채워나가게 됐습니다. 게임을 이렇게까지 피곤하게 즐길 필요가 있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제 성향인 것 같아요.
Q. 리니지 클래식이 기존 리니지와도 계산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들이 꽤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 실험하시면서 만난 대표적인 사례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사실 사례가 너무 많아요. 그 중에서 하나만 꼽자면 이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2000년대 쯤인가 무기 인챈트에 따른 명중에 대한 테스트가 한창이었어요. 저 뿐만 아니라 저와 비슷한 타입의 다른 리니지 박사님들도 함께 연구에 나섰고, 커뮤니티에 그 결과를 공유했었어요. 당시 명중이 아니라 공격 성공률이라는 워딩을 썼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이 당시 무기 인챈트 짝수 단계당 명중 1이 오른다와 홀수 단계당 명중 1이 오른다로 파가 갈렸고 이후 다양한 실험 과정을 통해 '평생리니지'라는 분이 도출한 무기 인챈트 홀수당 명중 보너스 1이 정론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리니지 클래식은 달라요. 그냥 무기 인챈트 1당 명중 보너스 1이죠.
이건 대표적인 예고 이 외에도 많은 부분이 우리가 알고 있던 과거의 리니지와는 차이가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올드 게이머로서 한 편으로는 그때 그 시절 우리들이 알고 있는 리니지를 그대로 재현한 클래식이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과거 리니지와는 인챈트당 명중 수치에 차이가 있음을 입증한 실험 영상
Q. 그렇다면 현재 기획 중인 실험 콘텐츠나, 꼭 도전해보고 싶은 실험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고전 리니지에서는 지금처럼 많은 부분들이 발달되지 않았었고, 이제서야 상황이 되어 제가 진행을 해보고 있는 콘텐츠가 있어요.
리니지에서 어떤 무기가 최강일까 라는 호기심은 저 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게임을 즐겨온 일명 린저씨 분들, 클래식에서 처음 리니지를 접하는 분들까지 모두가 가지고 계실 겁니다.
답을 알기 위해 과거에는 라인, 중립 할 것 없이 많은 분들이 1:1 테스트, 일명 '문지방 테스트'를 해보셨던 경험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시간도 많이 들고 물약값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나가다 보니 계속 해보기엔 부담이 상당한 실험입니다. 그렇게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실험을 했음에도 이렇다 할 직관적인 결과가 도출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요.
이게 최소 100판은 테스트 해야 한다, 아니다 1,000판은 해야 답이 나온다 등 많은 의견이 나왔고 지금도 합의가 안되고 있는데, 그 때 당시 전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아데나 소모 없이 결과를 낼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만 있었을 뿐 제 지식 수준에서는 답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요새는 AI가 많이 발달했잖아요. 코딩 같은 건 전혀 모르는 저지만 최근 '리니지 문지방 테스트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리니지에 적용되는 다양한 로직들, 명중과 AC, 공격 속도와 모션, 피격 모션, 물약 회복량과 딜레이, 클래스별 스킬 등 수많은 인자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반영하면서 인게임 실험 결과와 시뮬레이션을 동기화 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싱크로율이 95% 수준이라 더 개선이 필요합니다. 99.99%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고 이 과정들을 유튜브에도 업로드하면서 자료를 남기고 있어요. 최대한 신뢰도 높은 테스트 시뮬레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분들이 게임을 즐기시는데 있어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52데스 기사 기준, 문지방 프로그램 테스트를 진행 중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제공될 다양한 영상과 콘텐츠를 만나게 될 팬 분들 및 인벤 유저분들께 인사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사실 누군가를 돕겠다 같은 거창한 사명감으로 시작한 콘텐츠들은 아니예요. 제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그런 콘텐츠들이기에 도움이 되시는 부분도 있고, 쓸모없는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렇기에 모두를 만족시켜드릴 순 없겠지만 각자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제가 올리는 영상들 중 필요한 정보들만 취사 선택하셔서 유용하게 활용해주신다면 더 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궁금한 실험이 있다면 생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도건을 긁어주세요. 제가 호기심을 느끼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실험도 늦고 콘텐츠가 느리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도잘알 분들이 '도긁자'를 시전하고 계시니 앞으로도 많이 긁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