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o와 kt의 내전은 결국 3:1로 koo의 승리로 끝이 났다. 스코어의 슈퍼플레이로 1세트를 기가 막힌 역전승으로 장식한 kt. 그러나 경기 총 스코어에서나, 경기 내용면에서 또 기가 막히게 역전패를 당하고 만다. 특히 2세트와 4세트에서의 kt는 운영의 kt다운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koo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도 있었지만, 그 또한 kt 선수들의 실수가 겹쳐졌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여기서는 kt가 역전패를 당한 2세트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세체그. 스코어의 슈퍼플레이)

 

 2세트 전반은 kt 선수들의 슈퍼플레이 연발이었다. 탑과 바텀을 풀어준 스코어의 슈퍼플레이가 돋보였다. 중간에 피오라의 바텀 텔과 쉔의 도발 점멸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피한 애로우의 슈퍼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2용 직전. koo의 레드지역은 kt에 장악되어 있었다. kt의 압박이 거세 미드와 바텀을 왔다갔다 커버하기 바빴던 호진은 2차 타워와 내각 타워 사이의 길을 다닐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윽고 사건들이 터진다. 르블랑이 라인클리어가 부실하다는 것을 노리고 상대 미드타워를 압박한 koo. 르블랑이 라인클리어를 하려 들어올 것을 예측한 쿠로의 멋진 플레이도 있긴 했지만, 이는 명백히 나그네의 안일함이 만들어 낸 큰 실책이었다. 베이가 스턴에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있음에도 당했으니 말이다. 르블랑이 미드에서 터지자 마자 썸데이가 스멥에게 사실상 솔킬을 당하는 실수 아닌 실수가 나온다. 스멥의 슈퍼플레이였으므로 썸데이의 실수라고 하기엔 무리가 따를 수도 있었으나, 팀의 사기를 꺾어버린 측면에선 썸데이의 실책이 맞았다.

 

 비록 미드 2차를 내주긴 했지만 스코어의 활약으로 3용을 먹은 kt. kt로서는 충분히 할만한 상황이었음에도, 또다시 사고가 터지고 만다. 썸데이와 나그네가 또 끊기고 만 것이다.

(썸데이가 끊기기 직전 쿠 선수들이 바론 시야 장악에 성공한다. 팀원들의 위치를 확인한 스멥이 썸데이의 귀환을 방해한다. 잘 도망가는 듯 싶던 썸데이는 결국 미드 라인에 복귀하던 쿠로의 스턴을 맞고 끊기게 된다. 스멥과 팀원들의 호흡이 빛나는 부분이면서도, 썸데이의 안일함이 불러온 아쉬운 실책이었다.)

 

 썸데이가 끊긴 초조함 때문이었을까, 미드에서 무리한 플레이를 펼친 나그네는 오히려 큰 데미지를 입게 된다. 그이어 터진 프레이의 슈퍼플레이로 결국 나그네마저 끊기게 된다. 결과적으로 koo에게 바론까지 내주게 된 kt는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바론 버프를 두르고 바텀 2차 타워 공성을 하는 koo. 직전 나그네에게 비장을 한발을 맞춰 깔끔히 공성에 성공한다. 나그네에게 데미지를 줘 미리 르블랑의 짤짤이를 방지하는 것에서 프레이의 센스를 느낄 수 있었다.)

(팀원들이 바텀 공성을 하는 와중에 썸데이를 또다시 솔킬 내는 스멥. 2세트의 MVP는 스멥이었다.)

 

 

 썸데이가 또다시 솔킬 당하자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을까. 썸데이가 부활하는 타이밍에 맞춰 텔을 활용한 이니시를 건다. 하지만 과연 팀원들과 제대로 의사소통이 됐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다. 딜러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썸데이가 녹아버렸기 때문이다. 아군 딜러들과의 거리를 생각치 못한 모습이었다. 탱커 메타였다면 가능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레넥톤은 공템 위주의 세팅을 한 상태였고, 베이가의 궁극기까지 염두해 둔다면 그리 승산있는 이니시는 아니었다.

 

 

 사실상 최후의 한타 때 모습이다. 이미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상황이라 어떻게 싸우든 간에 결과가 바뀌는 일은 없었을 테지만, 애로우의 모습은 아쉽기 그지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 한타 때 애로우는 궁극기 1방과 w 1방, 평타 4방만을 적중시킨다. 베이가의 사건의 지평선을 무빙으로 잘 피한 상황에 아군 전위들이 상대방으로 진입하는 순간이었다. 케이틀린을 지키기 위해 베이가의 스킬이 레넥톤에게 쏟아졌고, 큰 위협이었던 피오라는 르블랑을 마크 중이었다. 충분히 딜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애로우는 쓸데없는 무빙을 했다. q사거리로 앨리스 또는 베이가에게 위협적인 딜을 넣을 수 있는 포지션이었음에도 말이다. 앨리스의 고치가 두려웠는지는 몰라도 수은은 살아있었던 상황이었다. 르블랑을 쫓아 온 피오라를 피해 백 무빙을 한 건 이해할 수 있었지만, 왜곡으로 되돌아간 르블랑을 다시 쫓는 피오라의 뒤꽁무니를 따라 무빙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러면서 그냥 한타가 끝나고 말았으니. 이 한타에서 징크스가 받은 데미지는 결국 르블랑을 노린 비장의 한발을 막아준 것이 전부였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보니 제파가 생각났다. 안정적인 상황에서의 딜링을 우선시하다 보니 정작 딜이 필요할 때는 원활한 딜링을 할 수 없었던 것에서 말이다. 애로우의 라인전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건 맞다. 하지만 lck에서나 최근의 모습을 보면 불리한 상황에서 딜링을 잘 못하는 경우를 제법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애로우의 이러한 경향 때문에 애로우의 코그모는 팀적인 차원에서 밀어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w 상태의 코그모는 몇 방만으로도 전황을 뒤집을 수 있으니까.

 

 

 결국 2세트를 정리하자면 koo의 팀원들 간 호흡이 빛났고, kt는 전혀 kt답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 쿠로, 프레이, 고릴라의 센스가 돋보였고, 무엇보다 스멥이 훨훨 날았다. 탑 캐리 메타에서 썸데이를 찍어 누르는 등 아주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줬다. 초반에 갱킹으로 2데스를 당했음에도 말이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skt에 버금가는 포스를 보여주던 kt지만, 이 날만큼은 특유의 운영 능력을 어디다 놓고 온 느낌이었다. 안일한 플레이의 연속이었고, 썸데이를 보니 컨디션 조절도 잘 되지 않은 듯 싶었다. koo가 잘하긴 했지만, 자신들의 실책으로 게임을 내주게 되어 kt로서는 더욱 아쉽게 느껴지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