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 생각(총정리)
데스티니(비제이)의 잘못 :
1. 문철 컨텐츠 진행 역량 부족 : 데스티니 본인은 자신의 문철 컨텐츠 롤모델은 씨맥이라 밝혔고, 실제로 씨맥에게 문철 요령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음. 처음 문철 컨텐츠 시작할 때 유일하게? 였나 가장 먼저 였나 아무튼 씨맥에게 허락 받고 시작해서 씨맥이 상도덕있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함.
그렇다면 이렇게 해석의 여지가 다분한 논점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안 됐음. 시맥도 논점이 공사치는 사이즈거나 말이 안 되면 수정하기도 하니까 이건 데티의 역량이 부족했음.

2. 대처 태도 불량 : 문철 컨텐츠는 자주, 법원과 비유된다. 하지만 비유가 그런거지 비제이는 엄연히 판사와는 입장이 다르다. 왜냐면 판사는 국가의 녹봉을 받지 피의자들한테 의뢰비를 받는 게 아니니까. 결국 문철컨텐츠에서 비제이는 판사가 아니라 민간 변호사나 컨설턴트에 가깝다. 이 말은, 해당 문철에서 카직스는 피해자나 피의자가 아니라 사건 중재나 자문을 구한 고객에 더 가깝단 소리다. (사담이지만 문철의 원조인 한문철도 판사가 아니라 변호사로써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다. 실제 도로법과 다른 판단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소리.)
그런데 이 고객의 불만족에 대해서, 데스티니의 대처는 마치 판사같았다. 감히 니가? 라는 식. 따지고 보면 카직스도 데스티니에게 행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 고객인데, 아무리 별점 1개 주는 배민 진상처럼 굴었다 해도, 그런 태도는 도움이 안 된다. 물론 유연한 대처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게임에 대해 최상위권 유저의 판단에 의의를 제기하는 행위가 건방지게 느껴질 순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대는 돈 한푼 안내고 채팅창에서 챌한테 훈수 두는 건빵이 아니라 직접 찾아와 현금도 내고 컨텐츠도 참여해준 고객이었다. 좀 더 부드럽게 대했어야 했다.

3. 컨디션 관리 미흡 :  이건 걍 내 개인 뇌피셜이라 무시해도 되는데, 솔직히 데스티니 너무 문철 많이 한다. 이게 본인이 아예 스트레스 안받는 거면 모르겠는데, 받을 스트레스 감정소모 다 감수 하면서도 연달아서 계속 의뢰 받는다. 감정적인 노동은 빼고 봐도, 남 게임 보면서 잘잘못 따지는 짓을 몇시간씩 하면 누구나 지칠 것이다. 결국 과욕과 과신의 콜라보가 쌓여서 판단력도 흐려진거라 보인다. 솔직히 제정신에 저 문철 받으면 논점부터 말 안되는 거 알았을 거라 생각하는데, 연이은 문철로 너무 지친 상황에서 말 그대로 판사들 이혼철에 이혼소송 진행 하듯 관성적으로 빨리 치고 넘겨버렸다. 그러니 디테일을 무시하게 된 거고, 결과적으로 규칙에는 의거해 진행했지만 감정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 내려진 것이라 본다.

다음으로
카직스의 잘못 :
1. 논점을 깊이 생각 안함 : 게임 내용상 어찌보면 탑 당했다 싶을 정도의 명백한 트롤링에 의한 분노로 흐려진 판단력 + 해당 비제이의 문철 컨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결과.
문철 의뢰 당시 카직스의 속마음? 초능력이 없어도 뻔히 알 수 있다. "저 트롤 새끼(갱플)랑은 뭘 갖고 문철해도 내가 이겨." 그리고 그 생각은 90퍼는 맞을 거라 본다. 실제로 갱플 존나게 못했으니까. 그냥 라인전만 못한게 아니라 롤 자체를 못했다 볼 정도로 똥 쌌다. 엄하게 보면 교묘한 고의트롤로 보일 수준. 어뷰징을 안걸리고 하려면 저렇게 하면 되겠다 싶은 정도.
암튼 그런 애랑 개념싸움을 하게 되면 당연히 사람이 미친다. 심지어 초반 동선 개 찢고 상대 탑 플빼고 죽여준 정글 입장에서는 더욱 더. 그러니 감정적이 될 수 밖에. 그래서 논점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것.
저 논점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카직스가 라인를 "늦게" 밀었다는 문구도 포함 되어 있고, "라인전"이라는 문구도 포함되어 있다. 이미 지문 상 카직스의 행동은 "늦은" 것 이고, 그로 인해 본 피해범위는 "라인전"에 국한되어 있는 거다. 물론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 다 따져서 논점에 의거하는 사람이 있고, 그런 관용적 표현은 유연하게 넘어가고 좀더 폭 넓게 판단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데스티니가 어떤 사람인지 카직스는 알 방법이 없다는 것.
그렇다면, 최소한 문철 전에 논점에 대해 양측 동의를 구하고 데문철 룰북을 보여주고 룰에 대한 동의까지 구하는 과정에서라도 정신 차리고 도망치던가 다른 문철을 찾던가 논점을 수정 했어야 한다. 하지만 카직스는 그러지 못했다. 이걸 잘못이라고까지 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할 수도 있다. 멍청한 게 죄는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존재 하니까. 하지만 이 잘못은 2번과 연결 된다.

2. 결과를 받아들이는 잘못 된 태도 : 이번 문철 패배는 사실 카직스 본인의 논점 패배라고 봐야한다. 게임 내용으로는 패배하는 게 이기는 것 보다 어려울 정도로 일방적인 조건이었음에도, 그냥 논점을 생각없이 정해서 졌다는 말이다. 하지만 결과에 대해서 억울한 건 너무 당연하다. 왜? 상대가 개 똥싼 갱플이니까. 뭘로 문철을 하든, 저 새끼한테 정글러가 패배한다는 사실 자체가 납득이 힘든 게임이었다는 거다. 하지만 결국 그건 감정적인 부분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카직스의 이성적이고 올바른 판단은 이래야 한다.
"내가 게임은 갱플보다 83615배 더 잘했지만 논점이 병신이었구나."
"내가 저 비제이한테 문철을 한게 잘못이구나."
"나는 병신."
여기서 만약 너무 억울해서 잠도 못자겠고 그래서 생활이 엉망이고 일도 손에 안잡히고 생업에 지장이 갈 정도라면,

해당 갱플을 납치해서라도 논점 고쳐서 재심 가던지 혼자 관피를 받던지 하고 끝내던가

그래도 화가 안풀린다? 도저히 데스티니랑 문철해야겠다 싶으면, 저 논점대로 갈 게 아니고, 저 논점으로 갔을 때 데스티니의 판결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지는 문철을 해야 한다.
근데 게임 내용에 대한 논점을 그대로 다른 사람한테, 갱플이 아니라 데스트니와 문철을 하겠다? 최악의 태도라 볼 수 있다.

3. 누워서 침뱉기 : 이건 간과하는 사람이 많은데, 카직스는 스스로 그냥 영세한 자영업자라 했다. 롤 실력은 카직스의 인생에 있어서 취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거다. 본인에겐 더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남에겐 중요한 것도 아니고.
반면, 데스티니는 쉽게 말하면 롤로 먹고사는 사람이다. 롤을 잘하는 걸로 방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건, 이번 천만원 빵 문철의 결과로 혹여 데스티니가 패한다면? 카직스가 얻는 건 자존감 회복에 의한 만족감에 5백만원(기부한다지만), 그리고 굳이 따지면 상대적 우월감? 인정욕구 충족 정도.

그리고 데스티니는 생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얻는다.
지금까지 롤 근본챌 타이틀로 방송했고, 강의영상 찍고 문철로 돈벌던 사람의 이미지가 하위티어 정글러랑 개념싸움해서 쳐발린 사람이 되버리는 거니까. 유튭에 영상 올리면 싫어요 찍히고 조롱 댓글 달리고 방송하면 채팅창에 분탕충들 집합해서 아이고 도구챌 주제에 하위티어 정글러랑 개념개념싸움하다쳐발리신 데티님 아니신가 합창하면서 개 지랄 나겠지.
여기서 많은 이들은 쉽게 말을 뱉는다. 역량 부족하면 하지 말았어야지. 잘못 했으면 대가 치러야지.
규칙대로 처리했지만 인문학적이고 감정적인 디테일까지 챙기지 못한 죄가, 한 사람의 밥그릇이 박살날 정도정도 큰가?

반면에 카직스가 진다면? 카직스가 잃는 건 5백이 끝이다. 감정적인 손실에 대해서는 물질이 아니므로 따지지 않는다. 왜냐면 데스티니의 패배에 대해서도 생업에 대한 타격만 말했으니까. 고작 게임 실력에 대한 자존심을 한 사람의 밥줄이랑 동일선상에 놓고 저울질 할순 없지 않나?

데스티니는 이기면 뭘 얻는가? 솔직히 말해서, 본전이다. 데스티니가 대기업 비제이도 아니고, 여기서 이긴다고 방송이 개 흥할까? 솔직히 방송 별로 재미 없어서 그럴일 없다. 롤 개념 배우기 좋은 방송이지 방송자체는 노잼이 맞다. 그렇다고 카직스를 이기면 대단한 권위가 생기는가? 그럴리가. 그냥 티어값일 뿐. 5백? 이미 카직스가 기부한다고 단언한 순간, 데스티니도 5백 꿀꺽하기 눈치보인다. 뭐 먹어도 죄는 아니지만 암튼 여러모로 이득이 크지도 않다는 말.

결국 이 문철은 누가 이기고 지든, 최대 이익값보다 최대 손해값이 명백히 압도적으로 큰 싸움이다. 하지만 구경하긴 재밌으니까 분탕들은 열광하고 더 부추기겠지.

이딴 문철을 데스티니에게 건다는 거 자체가 본인은 자신의 자존감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밥줄도 끊을 의도가 있는 인간이라는 누워서 침뱉는 행위라는 거다.

4. 여론몰이, 감정호도 : 카직스의 가장 역겨운 잘못. 카직스는 지속적으로 커뮤니티에 글을 쓰면서 상황을 몰았다. 본인은 멍청할 뿐인 피해자. 데스티니는 멍청한 사람은 사람 취급 안하는 빌런. 본인은 이기든 지든 선의와 신념으로 밀고 나가는 정의의 사도.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데스티니는 자신의 문철 결과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꼴.
대중의 평가와 인기로 먹고사는 사람을 여론으로 움직여서 빌런으로 만들고 상황을 통제하겠다? 이게 허용되는 건 상대가 정말로 그만한 과오가 있고, 그로 인해 카직스 본인이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손해를 받았어야한다.
근데 사람들 입장에서 어디사는 누군지도 모르는 카직스가, 닉넴만 바꿔도 하루면 사람들 머릿속에서 지워질 사람이 대체 뭐가 그리 쪽팔리고 억울하고 마음이 찢어지고 문철로 잃은 돈이 전 재산 수준인지 뭔지 그럴거면 왜 문철을 그리 쉽게 했는지도 모를 사람이 대체 왜?


결론 : 쌍방은 잘못이 있다. 데스티니도 분명히 잘못했다. 나는 카직스만 잘못이라 하고싶지 않아서 데스티니 잘못부터 작성했다. 그렇게 정리해 봤다. 내린 결론은 원래 그 논점으로 카직스랑 데티가 문철하는 건 개 에바란 거. 아무 의미도 없는데 비해 피해값은 넘 큼.  다쓰고 보니 너무 길어서 아무 도 다 안읽을 거 같다. 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