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서포터는 갈망만 켜주면 된다'거나 '아주 쉬운 직업이니까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예전엔 그렇게 해도 티가 덜 났는데, 이젠 아닙니다. 

그러니 쉽게 생각하지 마세요. 서폿은 날먹하라고 만든 직업 아닙니다. 4인 파티에서 내가 조력자가 나왔다 <- 대부분은 서포터 본인의 문제입니다.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지 변명이나 핑계를 대면 안 됩니다.

1. 
조력 수치가 뭘까요? 파티 전체의 딜량을 100이면 그 중에서 '서포터의 지원 스킬'로 늘어난 피해량이 서포터의 조력 수치입니다. 

가끔씩 봉창 터지는 소리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갈망은 포함 안 됩니다. '갈망 4셋만 잘 돌려도 조력은 아닌데'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서포터를 키우지도 않고 어떻게 이런 소리를 자신감 있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팔찌 안 됩니다. 카드 안 됩니다. 지원 '스킬'로 늘어난 피해량이 조력의 기준입니다.

2. 
그러니까 서포터는 '낙인 유지'가 중요합니다. 잘 해야하나요? 아닙니다. 기본입니다. 외우세요. 조력 시스템은 낙인 판독기입니다.

특히 조력자 바드 중에서 낙인 스킬을 1개만 유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1낙인으로 낙인 업타임 100%에 가까운 가동률을 유지하는게 불가능하지도 않고 그렇게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남이 한다고 나도 되는 건 아닙니다.

가끔씩 2낙인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3서폿을 다 키우지만 서폿으로 가든 딜러로 가든 다른 서포터 스킬셋에 조금도 관심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스킬셋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제발 사쇽만 믿지 말고 하프 드세요.

3. 
낙인은 100%를 유지해야하니까 공증 버프도 안 끊기게 유지해야겠다! 맞나요?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서포터가 파티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할까요? 공대장 잘생겼나 커마를 볼까요? 아닙니다. 우리 파티의 딜링 구성 능력을 봐야합니다. 아까 말씀드렸죠? 조력은 '내 스킬로 늘어난 파티원의 피해량'이 기준이라고.

따라서 파티원 구성이 건슬이나 포식처럼 지속형 딜러가 많다면 공증 버프가 최대한 유지되게 해주시면 됩니다. 그러나 떼바시가 떨어지고 휠체어를 타고 돈까스를 굽고 있고 있으면 서포터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4.
'서포터는 공증 버프가 겹치면 안 된다' <- 많이 들으셨죠? 이거 족쇄로 생각하지 마세요.

음진이나 해우물을 깔아놨으니 천상이나 해그는 쿨 돌았어도 아껴야지. <- 이거 틀렸습니다. 공증 좀 겹쳐도 됩니다. 딜러가 알아서 장판 위로 올라오면 상관 없는데, 장판 밖에서 점화ON 이러고 있으면 고민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겹치더라도 천상 해그 바로 넣으셔야 합니다.

아쉬우면 지가 올라오겠지 <- 이런 생각 접으세요. 서포터는 딜러를 이롭게 하려고 존재하는 겁니다. 내 스킬 쿨이 겹치지 않게 업타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딜러의 빡딜이라는 아웃풋이 중요한 겁니다. 

5. 
아덴도 마찬가지. 버블 꽉 찼으니까 털어야지~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틀렸습니다.

예를 들어 딜러 하나는 뒤에서 따라오고 있거나, 사멸 딜러가 백포지션을 잡지도 않았는데 내 버블이 다 찼다고 돌려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조력수치는 그만큼 떨어지는 겁니다. 다시 반복합니다. 여러분의 조력은 딜러가 딜을 잘 넣어야 오르는 겁니다. 아덴 몇 번 돌렸느냐로 올라가는 게 아닙니다.

6. 
가끔씩, 아니 꽤 자주 마나 음식을 안 드시는 분이 계십니다.

최마증을 끼고 있다, 마나 회복 팔찌를 끼고 있다. 그럼 괜찮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극신 세팅에서 바드나 홀나는 마나가 안 마를 수 없습니다. 마르는 게 정상입니다. 마나가 없네~ 허공에 칼질이나 해야지. 이러지 마세요. 

"아니 암수도 서포터가 써야하고 아드 안먹는 딜러가 넘치는데 왜 서포터만 매번 각물먹고 마나음식까지 먹어야 하나요?"

그 정도 투자도 못하실 거면 그냥 서포터 하지 마세요.

7. 
암수 이야기 나온 김에 이 이야기도 해봅시다.

딜러는 시간이 남아서 트리시온에서 몇 시간씩 딜 사이클 연습을 하는 게 아닙니다. 주력기와 주력기 다음에는 무슨 스킬을 써야할지, 스킬의 글쿨과 모션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다 연습하고 레이드에 오시는 겁니다. 

거기에 비하면 서포터는 너무 준비를 안 합니다. 사실 안 해도 됩니다. 그런데 최소한 이 정도는 하셔야죠. 딜몰 타임때 암수를 언제 던지는 게 좋을까요? 

낙인 넣고 공증 넣고 그 다음인가요? 아닙니다. 그 땐 대부분 딜러들이 주 딜링을 다 박고 끝냈습니다. 그러니 암수는 언제 던져야겠습니까? 딜몰 타이밍 전에 던져야 합니다. 3버블보다 업타임이 긴 게 암수입니다. 괜히 길게 준 게 아닙니다.

8. 
서폿은 하나의 롤이 아닙니다. 치과의사가 멀리서 보면 충치 떼워주는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구강 보철 교정 치주 등등 여러 세부과목이 있는 것처럼 서포터도 여러 세부 과목이 있습니다. 파티원의 체력을 꽉 채우는걸 좋아하시는 분들, 슈퍼세이브로 죽어가는 딜러를 살리는 분들, 끝없는 쉴드로 물약값을 아껴주는 분들.. 

그리고 다른 게임에서 서포팅하다가 오신 분들은 자기가 하던 방식(세부전공)을 로아에서도 그래도 가져오려고 하십니다. 열심히 힐 깔아주고, 쉴드 채워주고, 광시곡 미리내 꼭꼭 챙겨들고.. 지금부터 다 잊으십시오. 로아의 서포터는 단 하나의 전공만 있습니다. '버퍼'

예를 들어서 막 천상을 올렸는데 딜러가 큰 장판에 맞을 것 같아 보이면 무엇을 해야할까요? 광시곡을 쓰면 그 딜러는 물약 하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서포터로써의 보호 본능이 꿈틀대시나요? 틀렸습니다. 여러분이 광시곡을 돌리는 만큼 낙인은 빕니다. 그러지 말자고 2낙인을 쓰라는 거지만, 안 쓰실거 다 압니다. 그럼 선택이라도 잘 해야합니다.

9.
맞습니다. 로아 시스템은 이미 서포터의 세부 전공에 맞게 MVP 시스템을 설계해뒀습니다. 쉴드를 잘 주면 수호자를 주고, 힐을 잘 주면 치유사를 줍니다. 그럼 태수를 따고 고결한 치유사를 따면 누군가 알아줄까요? 아닙니다. 조력자가 포함된 순간 여러분은 똥손 서포터입니다. 내가 딜을 못 넣고 파티의 클타임이 늦어진 건 조력 서폿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달수와 태수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그럼 무지성 공증만 돌리면 되나요?" 
세상엔 0 아니면 1밖에 없다는 이진법적 사고는 제발 버립시다.

로아는 기믹 - 딜탐의 반복입니다. 그리고 딜러는 딜탐에 맞춰서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스킬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그걸 앞두고 팀원의 체력이 빠졌다고 아덴을 힐에 쓰면 어떻게 될까요? 파티 전체의 딜량은 감소하고 조력수치는 나락으로 떨어지며 '서포터 뭐하냐 진짜'를 입에 올리게 되는 겁니다.

치유전공은 피가 빠지면 힐을 주는게 당연하고, 보전전공은 죽어가는 딜러를 살리고 보는게 당연한 거지만 로아의 서포터는 버퍼전공 외에는 어떤 전공도 없다는 건 그런 의미입니다. 선택지가 존재할 때, 항상 첫 번째는 버프가 되어야 합니다. 

10.
서포터 본캐로써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서폿 그거 날먹하는 직업 아니냐' 하는 겁니다. 심지어 그걸 진지하게 믿고 있는 서폿 뉴비도 있습니다. 그냥 다른거 하세요.

로아에는 상시 시너지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건 패시브처럼 가만히 세워둔다고 알아서 시너지가 생긴다는 뜻이 아닙니다. 계속 스킬을 써줘서 시너지를 항상 유지할 수 있는 직업들을 말합니다. 딜러들은 그 시너지 유지를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합니다. 서포터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이 게임에는 날먹할 수 있는 직업도 포지션도 없습니다. 각자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서폿이니까 괜찮다라는 마인드로 게임하시는 분들이 종종 보입니다. 그러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