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나는 이 게임에 꽤 오래 머물렀다.
시즌 1부터 시작해서, 웃고 욕하고, 기대하고 실망하면서도 결국은 떠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고, 불만도 솔직히 적지 않았는데
막상 이렇게 뒤돌아보니까 그 모든 게 그냥 했었다로 정리되지는 않고 다 추억이더라.

중간에 사고가 나서 병원에 누워 있어야 했을 때는
원해서 접은 것도 아니고,  강제로 접혔지.
그래도 치료 다 받고 나서 다시 돌아와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또 캐릭터를 움직이고, 레이드를 가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었지.
그게 참…  끊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다시 하고있더라.

짜증 날 때도 많았다.
밸런스는 늘 마음에 안 들었고
내 캐릭터는 왜 항상 이 꼴이지? 싶을 때도 수없이 많았고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결국 하나긴함.
내 캐릭터 밸런스 좀요, 재학아 제발 진짜로.

그래도, 이 게임을 한 걸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말할듯함. 왜냐하면 분명히 즐거웠던 기억들이 있었고
그 순간들은 억지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진짜였으니까.

이번 스토리도 그랬다. 끝까지 보면서, 몸이 괜히 움찔하고
감정이 올라오는 걸 애써 누르다가 결국 조금 울었다. 진작에좀 이러지.

잘하는 애들이 가자 에버그레이스 같은 걸 만들고 있을 때도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연출에 신경 많이 쓴 게 느껴졌고 보는 맛은 분명히 있었지.
그래서 다음 레이드도, 또 기대하게 된다. 이게 참 웃긴일이긴해.
불평을 그렇게 하면서도, 여전히 기대를 한다는 게.
아마 중요한 건 지나온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하냐겠지? 

그래서 밸런스좀요 제발 이거만큼은 못믿겠다 시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