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카오가 검은 마법사와 1대1로 맞다이하던 존재라 하더라도 스토리 상으로 무슨 문제가 생기냐면

검은 마법사와 싸우다 과거로 넘어왔다면 결국 에스페라에서 멜랑기오르와 마주쳤다는 뜻이고,

검은 마법사와 같이 시간의 초월자의 힘을 갖고 있는 제른 다르모어가 대적자가 지는 미래를 봤다면

어떤 식으로는 개입을 했어야 합니다.


근데 그렇다고 '제른 다르모어(검은 마법사)는 카오(미래의 나)가 현재의 대적자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거스르고 

대적자 (현재의 나)가 아케인 심볼의 힘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아르마에게 다시 당하지 않게 만든다.' 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1. 카오의 시간을 거스르면서까지 자신의 실수를 되돌리려고 한 집념은 결국 의미가 없었던 것이 되버림. 과거의 자신이 다시 한번 검은 마법사에게 대항하는 것을 돕기 위해 시간까지 거슬렀지만, 그 모든 일조차 결국 검은 마법사의 손아귀에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2. 과거 - 현재 - 미래의 순서 구도에서, 타임 패러독스, 이게 어떤 식으로 되는지 또다른 궁금증을 낳고 그런 식의 개선은 사상누각이라 생각합니다.

3. 결국에는 어떻게 카오가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갈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카오 설정을 바꾸기엔 대적자-검은 마법사 구도로 이어지는 자유의지, 결정론에 대한

스토리의 철학적 설정이 애매해지고, 수십명의 등장인물이 갑자기 추가되면서 스토리가 난잡해질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주인공'인것이지, '플레이어들이 주인공'이라고 스토리를 짜면서 각 직업별로 다른 전개를 넣는건

힘들고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어느정도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거고, 그 과정에서 설명도 필요합니다.

그럴듯한 방안으로는 당시 등장했던 인물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역할에는 키르스턴이 적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토리팀도 현재 키르스턴을 '검은 마법사 부활시킬거야'에서 '고대의 힘 좋아'로 키르스턴의 목적을 바꾸었는데,

엘린 숲의 스토리도 '에피네아와 검은 마법사의 수하 키르스턴이 숲을 오염시켰다.' 라는 설정에서

키르스턴과 카오를 아예 배제시켜버리면서도, 키르스턴과 미래의 대적자(카오)가 검은 마법사와의 최후의 순간에서

과거의 시간의 신전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변경되면, 굳이 엘린 숲 스토리에 카오를 넣을 필요도 없고,

키르스턴이라는 인물도 재활용해서 어느정도의 기존 유저들의 혼선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이후 스토리의 궤는 그대로 가되, 키르스턴이 어떻게 카오를 과거로 이동시킬 수 있었는지에 대한 것은

"키르스턴이 사실 제른 다르모어의 사도고 모종의 방법으로 시간을 넘나들며 과거에 있었다고 기록되는 고대신의 

힘이 담긴 기물들을 찾아다니며 시간선을 어지럽히고 있다." 이런 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면 메이플 스토리

빅뱅 업데이트 이전에 있었던 다양한 설정들을 요긴하게 쓸 수도 있을 것이고, 검은 마법사 사가로 노선을 

바꾸면서 다소 흐릿해진 초기 슬리피우드 설정이나 아쿠아리움의 심해 관련 설정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고대신의 기물과 관련된 해프닝으로 그란디스 관련 스토리와 엮으면서도 단순히 고레벨 지역의 스토리 진행 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벨대의 지역으로서 요긴하게 이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님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