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함께 그랜드 캐년을 비롯한 각종 캐년들을 둘러보고 온 적이 있었습니다. 차를 몰고 사막을 횡단하면서 경치가 좋고 유명한 곳들을 골라 트레킹하는 일정이었는데, 그래서 9박 10일의 매일매일 숙소가 바뀌었습니다.

첫날 라스베가스에 도착한 후 곧바로 렌트카를 인수하고 차를 달려 근처의 킹맨(Kingman)이라는 도시로 가서 숙박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바로 그랜드캐년으로 출발했습니다. 첫 일정이 그랜드캐년의 트레킹이었기 때문입니다.

한참을 달려 그랜드캐년의 유명한 관람장소인 Mather Point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점심을 먹고 풍경을 잠시 감상한 후,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도착한 곳은 Bright Angel Trailhead.

30도 중반을 훌쩍 넘는 무더위속에서 이제 밑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랜드 캐년 자체가 해발 2천미터가 넘는 고원지대이고, 저 강바닥까지는 1500 미터 이상을 내려가야 하지만, 어차피 시간도 오후고 체력도 안되니 적당히 중간쯤 가다 올라오기로 했습니다. 올라와서 일몰도 봐야 하니까요. 





위 사진은 Mather Point 에 있던 안내판인데, 이 지도만 봐도 그랜드캐년이 얼마나 거대한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Mather Point 에서 그랜드캐년을 바라보면 대략 이런 뷰를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버스를 타고 트레킹을 하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절벽을 따라 내려가는 길인데 옆에 안전을 위한 가드레일이 없습니다. 물론 가드레일 자체가 이런 경치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가드레일이 없는 것이 충분히 이해되긴 했지만, 초반에는 긴장이 되어서 벽쪽에 가급적 붙어서 내려갔습니다.

















역시 미국이라 그런지 다람쥐 사이즈도 큽니다. 그리고 안전을 위한 가드레일은 없지만, 이런 주의표지판은 종종 있었습니다. 





예. 떨어지면 바로 절벽 밑으로 추락이죠.











이렇게 탈 것에 탑승해서 다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길에 동물의 똥들이 은근히 있어서 냄새가 좀 납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그나마 덜했지만, 똥들이 많은 곳은 지나기가 은근 짜증납니다.

아이를 데리고, 아니 업고 이 길을 다니는 분도 있었습니다. 한라산을 올라갈 때도 이처럼 아이를 업고 올라온 분을 본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네요.





계속해서 길을 걸어 내려갑니다. 절벽과 멀리 보이는 전망은 정말 여기에 오는 돈을 아깝지 않게 해줍니다. 저 멀리 보이는 길을 따라 가면, 그랜드 캐년을 만든 콜로라도 강까지 갈 수 있지만 거기는 1박 2일의 코스라 저와는 거리가 법니다.

저야 1.5 마일 거리에 있는 첫번째 휴게소 근처까지만 다녀오는 정도로 생각을 하고 가볍게 내려간터라, 저기까지 무리해서 내려가면 목숨이 위험합니다. 실제로 트레킹 길의 안내판에는 당일치기 금지, 고온과 온도 변화 조심, 물을 충분히 챙길 것, 목숨 위험 등등의 주의 사항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휴게소가 있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 보기로 했습니다.








놀랍게도 아이 둘을 혼자 데리고 온 여성분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손을 잡고, 또 하나는 등에 업고. 감탄사와 함께 따봉을 외쳐주고 (진짜!) 조금 더 걸어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튀어나온 바위가 있는, 전망이 좋고 사진찍기 좋은 곳이 나오더군요.











여기서 찍는 것도 사실 무서웠습니다. 혹시나 미끄러지면 ... 하여간 내려가는 것은 여기까지로 하고, 왔던 길을 돌아서 올라갔습니다.








우리나라의 한 여름만큼 무덥고 햇살이 따갑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접지력 좋은 신발도 필수입니다.

ㅁ Mater Point: https://maps.app.goo.gl/mgu1LnTpVDTUTEwr5 
ㅁ Bright Angel Trailhead: https://maps.app.goo.gl/wPhAnRX3GhhaA1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