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퍼블리싱코리아는 7월 11일(토) 서울 중구 젠지 GGX에서 'FM26 감독 간담회'를 열고, 스포츠 인터랙티브 앤트 팔리(Ant Farley) 시니어 피처 디자이너와의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팔리 디자이너는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결정, 남아 있는 UI 과제, 매치 엔진 개선 계획, 리서처 검증 체계, 차기작 방향 등에 답했다. 주요 문답을 정리했다.
Q. 'FM26'에는 파격적인 변화가 있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팀 내부에서 논의가 가장 많았던 결정도 궁금하다.
"이번 UI 개편은 30년간 쌓인 복잡한 게임의 UI를 전부 걷어내고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었다. 개발 내내 논의가 많았는데, 가장 큰 쟁점은 'FM'의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를 서양권 메신저 '왓츠앱'과 동일하게 바꾸려던 시도였다.
한국에서 '카카오톡'을 쓰듯 서양 유저 대부분은 '왓츠앱'을 쓴다. 그들에게 가장 익숙한 UI라고 봤다. 실제 감독들도 스마트폰으로 소통을 많이 하는 만큼 그 경험을 게임에 옮기려 했다. 그런데 막상 도입해 보니 'FM'은 모바일식 소통에 적합한 게임이 아니었다.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닫고, 지금처럼 노트북에서 이메일 형식으로 소식을 받는 UI로 되돌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공들여 만든 시스템을 전부 엎고 메일링 방식으로 가자고 하니 일정이 상당히 급박해졌다. 결과적으로는 이전보다 나은 시스템이라고 판단했고, 실제로 확인도 했다. 완벽한 퀄리티는 아니었지만 모바일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의견이 내부에 있었다. 옳은 결정이었으나 디자인·개발·QA 시간이 이미 모바일 쪽에 상당히 투입된 상태라 포기하기 쉽지 않았다.
Q. 대대적인 UI 개편 이후 1년 넘게 업데이트가 이어졌는데도, 적잖은 게이머가 UI와 사용자 경험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왜 해결되지 못했나.
"UI를 바꾼 가장 큰 이유는 반드시 바꿔야 했기 때문이다. 유니티 엔진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UI를 그대로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유니티의 장점을 살리려면 기존 인터페이스를 허물고 새로 지어야 했다.
UI 전체를 설계하고 구현하고 테스트하는 작업은 스튜디오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교훈도 많았다. 특히 타일 시스템은 기획 단계에서는 강력한 기능이라고 봤지만, 실제 사용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예상보다 많은 문제가 생겼다. 출시 이후에도 피드백을 계속 반영하고 있고, 'FM 27'에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UI를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Q. 한 세이브로 오래 플레이하면 경기 내용과 AI 전술 운영이 반복적으로 느껴진다.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보다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인다는 인상이다. 더 현실적인 매치 엔진과 AI 개발 계획이 궁금하다.
"'FM'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끝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만의 축구가 계속 이어지는 게임이다. 그만큼 특정 전술이나 경기 패턴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실제 축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그렇다고 매치 엔진과 AI 개발을 멈춘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1년 내내 매치 엔진을 개선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핵심 개선 작업을 진행할지도 이미 계획해 뒀다. 스튜디오의 목표는 'FM'이 가장 현실적인 축구 시뮬레이션으로 남는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유저 아이디어도 수렴하고 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공식 포럼에 의견을 남겨주면 항상 검토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Q. 'FM'은 전 세계 리서처 네트워크로 선수 데이터를 조사해 반영한다. K리그처럼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리그의 선수 잠재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지역 리서처가 "이 선수는 제2의 라민 야말이 될 기량"이라고 말하면 어느 정도 반영될까?
"우리는 전 세계에 리서처를 두고 있고 그 결과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FMDB 프로'는 실제 축구 구단들도 신뢰하는 자산이다.
유럽에 비하면 변방일 수 있는 리그조차 여러 단계의 검증을 거친다. 먼저 지역 리서처가 1차 평가를 한다. 그가 "이 선수는 차세대 슈퍼스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면 그에 맞는 능력치와 잠재력을 부여한다. 그다음 해당 리서처를 관리하는 헤드 리서처가 데이터를 검토해 2차 검증을 한다.
리서처와 헤드 리서처는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왔기에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조정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고 권장된다. 이를 통과하면 내부 리서치 조정팀과 QA 팀이 3차 검증을 진행한다. 이렇게 반복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슈퍼스타급 원더키드가 나올 기회는 실제로 존재한다. 다만 아직 그렇게 판단되는 선수가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넥스트 라민 야말뿐 아니라 넥스트 손흥민도 K리그에서 충분히 발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Q. 'FM'을 즐기는 이유를 물으면 결국 실제로 감독이 되어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차기작에서 선수와의 관계, 구단 문화, 라커룸 분위기, 감독의 심리적 요소를 더 깊이 확장할 계획이 있을까?
"유저들도 굉장히 신경 쓰는 부분이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계획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FM'이 발전하는 데 가장 큰 잠재력이 있는 영역이라고 본다.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은 전술을 관리하는 능력 이상으로 중요하다. 실제 축구 명장들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오늘 현장에서도 많이 언급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그렇다. 사람을 뛰어나게 관리했고, 전술은 코치진에게 맡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잉글랜드 역사상 가장 훌륭한 감독으로 남았다.
나는 시니어 피처 디자이너로서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아이디어를 개발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고, 향후 계획 대부분도 담당하고 있다. 준비 중인 내용을 알고 있지만 지금 공개하기는 어렵다. 새 기능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축구계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다. 그래서 감독을 포함한 축구인들과 토크 세션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경험에 근거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
Q. 'FM' 시리즈는 출시 후 버그가 발견되고 수정되면서 론칭 빌드와 업데이트 버전의 완성도 차이가 벌어진다. 처음부터 완성도 높게 내놓는 것과 출시 후 해결하는 것 사이에 어떤 현실적 어려움이 있나?
"'FM'은 데이터가 방대하고 국가뿐 아니라 리그·구단까지 다루는 게임이라, 출시 후 새로운 문제가 발견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그래서 버그를 추적하고 수정하는 체계를 지금보다 더 탄탄하게 운영하려 한다. 'FM26' 출시 후 수개월간 여러 차례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만 봐도, 우리는 모든 버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최대한 빠르게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
목표는 버그가 전혀 없는 상태로 출시하는 것이지만 "절대"라는 건 없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무결점 출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최근 몇 년간 QA 팀이 기획 단계부터 개발에 참여하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해 왔다. 앞으로는 팬이 직접 참여하는 베타도 확대할 계획이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 유저에게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Q. 향후 10년을 봤을 때 'FM'이 어떤 게임이 되길 바라나. 시리즈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는 언제나 궁극적인 축구 세계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것이다. 이건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 그러려면 실제 축구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야 한다. 현실 축구에서 배우고, 때로는 현실 축구에 영향을 주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축구 산업에 맞춰 발전해야 한다.
기능적으로는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알고 있고, 신규 기능과 기존 기능 개선에 대한 방대한 아이디어도 정리해 뒀다. 'FM 24'에서 세이브 호환 기능을 도입한 이유도 유저가 자신의 축구 세계를 'FM26'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사업적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FM'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을 계속 탐구하고 있다. 동시에 개발진과 커뮤니티가 가까워지는 개발 문화를 만들어가는 만큼 유저 의견이 중요하다. 2026년뿐 아니라 2056년에도 재미있는 게임으로 남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결국 이 모든 노력은 유저와 함께 'FM'을 만들어가는 것이고, 각자가 자신만의 축구를 실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