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찐뉴비란 무엇인가?
저도 매시즌 뉴비가 되는 수확뉴비이지만 찐뉴비들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아이돌 같은 여성 스트리머 찐뉴비 두 분이 깜짝 등장해서 
방송을 조금 보며 찐뉴비란 무엇인가에 대해 깨닫게 되는 바가 있었습니다. 
두 분이 낮과 밤으로 각각 활동 시간이 달랐지만 시청자 수는 비슷했고 방송 했다 하면 
트위치 한국 포이 시청자수 1~2위였죠. 그러니 간간히 방송을 보는 유저라면 한 번쯤은 
다들 보셨을 겁니다. 

두 분이 똑같이 라샷으로 겜을 했고 겜하는 시간과 겜 실력이 비슷한지 진도가 비슷하게 나가더군요. 
그런데 낮에 주로 방송하는 낮뉴비 분은 4일 차에 노란맵-빨맵 맵핑을 몸비틀며 하는 것까지 봤었는데
다음날 발더스 게이트3로 튀더군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추천 받아서 하는 것 같았습니다. 
(덧붙임: 발게3은 하루만에 런하고 하루 쉬고 다시 포이 하던데 빨맵에서 노란 몹과 레이드
하던 게 이제는 8모드 16티도 잘 도는 걸 보면 나눔 좀 받은 것 같네요. 그런데 훈수질에
스트레스 받더니 어느새 방종해 있더라고요. 이 겜은 시어머니들이 너무 많다)

포이 좀 하는 분들이라면 가장 재미 있을 시기로 소위 정신없이 대가리가 깨져있을 때의 맵핑 구간일텐데
폐사하고 잘 모르는 게임으로 런했다? 저는 이해가 잘 안갔습니다. 그러다가 그날 밤뉴비인 분의 방송을
봤는데 어느새 총주교를 잡았더군요? 5일차 정도인데? 뉴비가? 뭐지? 이것도 이해가 안갔습니다.

그래서 방송을 좀 유심히 봤더니 템 중에 활이 3원소 고티어더군요. 접미는 거의 없는 수준으로 황폐해서
뉴비라면 싼 팀이라 착각하고 시청자가 싸게 파는 걸 덥썩 받았을 듯 합니다. 나머지는 6링 타락갑 정도이고
뉴비에게 걸맞는 거적대기 템이었습니다. 밤뉴비님은 와우도 해보고 디아2, 3, 4도 열심히 해본듯해서 
겜 구력이 상당하신 분인 것 같더군요. 하지만 링크 개념도 없어서 6링크 활에 5링크만 하고 다니면서
시청자가 왜 젬칸 하나 비워두냐고 아무거라도 보조젬 끼라고 해도 무시하고, 자기가 본 pob 그런 거 없는데
간섭한다고 화 좀 내다가 끼라는 채팅들이 많이 지니까 그제서야 뭔가 대충 끼우던 찐뉴비였습니다.

2. 크 개념도 잘 모르는 찐뉴비가 86렙에 총주교를 잡는다? 레알?

그러더니 포식자도 시청자가 준 열쇠로 동영상 공략도 안보고 몇 번 트라이 해보던데 마지막엔
포시자 피가 5%쯤 남더군요. 막포탈에 마타만 바꿔끼고 갔어도 잡았겠죠. 스펙이 모자라다가 생각했는지
그 동안 모은 변옵 800개를 카오스로 바꿔서 이것저것 템을 사는데 시청자 분들이 소매넣기를
시전하더군요. 싼 목걸이지만 리턴 성유가 발라 있는걸 20카에 판다거나 하는 식이죠. 

그리고 6링 하이리 갑옷도 싸게 주워갔는데 메이븐 잡으러 갈 때이니까 이 시점에 필요한 템이긴 하죠.
시즌 초라면 욕 먹을 수도 있지만 세기말이고 시기에 딱 맞는 필요한 빌드업 템이라 이 정도는 나눔
받을 수 있는 정도죠. 하지만 언제나 선 넘는 놈들도 있어서 거래창에 마피를 올려놓기도 하던데
'이놈 자객인가?' 싶더군요. 마피는 자칫하다가 템거래로 영구정지 당할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튼 밤뉴비 님은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세팅을 지원 받으면서 했기에 적절한 난이도로 겜을
즐길 수 있었으니 폐사 안하고 재밌게 게임을 하게 된 거죠. 낮뉴비님은 3일차였나 노란맵을 5링크도 없이 
4링크도 비효율적인 젬으로 채워서 했으니 4일차 빨맵에서 폐사하는 건 당연한 듯했습니다. 자꾸 죽어서 
렙업은 안되고 노란 몹 만나면 레이드 하다가 이유도 모르고 급사 하니 재밌을 수가 없죠. 
거래가 없는 디아4에서 100렙을 찍었다지만 그런 경험은 무쓸모죠. 디아4에서 100렙을 찍었다는 건
인내력과 엉덩이가 튼튼하다는 증거이긴 하지만 poe 맵핑 단계에서 폐사 하는 건 막지 못하는 거죠.

3. 왜 폐사하는 가?
캐릭에 대한 미래가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게임을 할 이유가 없어지는 거죠. 아무리 겜을 해도 
스펙업이 안되니까요. 왜냐하면 거래를 안하거든요. 돈을 모아서 거래소에서 템을 사서 빌드업을 해야하는데 
이걸 못하는 거죠. 저는 95렙까지 야생 엑잘을 못 먹은 적도 있고, 이번 리그에서도 93렙에서야 야딥을 먹었습니다.

수확뉴비인 저 같은 경우는 야딥을 못 먹어도 각종 방법으로 화폐를 벌어서 빌드업이 가능한데 찐뉴비는
거래를 안하면 떨어지는 화폐만으로 빌드업을 해야하죠. 일주일 동안해도 운 나쁘면 야딥 하나 
못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빌드업을 할 수 있겠습니까? 특히나 활쟁이로 시작하면
빌드업 할 때마다 뭉텅이로 몇 딥씩 들어가는 게 보통이라 뉴비가 폐사 안하는 게 신기한 일입니다.

다만 지금은 세기말이라 하고싶은 거 해보다가 그 괴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다음 리그에서 
왜 싼 가격으로도 강력할 수 있는 스타터를 선택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인식 할 수 있으니 활쟁이를 해도 
말리지 않는 거죠.

4. 그래서 뉴비에게 필요한 건 뭐다?
찐뉴비라도 스펙만 충분하면 모든 우버 보스들을 다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빌드업입니다.
뉴비가 폐사하지 않으려면 시기적절한 스펙업을 해야하는 거고 이걸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
거래를 알아가는 겁니다. 

거래를 하려면 템의 가치를 알아야겠죠. 그러니까 겜 내에서 떨어지는 템을 열심히 파악해서
거래소에서 가격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활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해야하는 거죠. 이 과정이
필수인데 이걸 스트리머에게 잘 안가르쳐 주더군요. 심지어는 자기가 대신 템을 사와서
팔아주겠다는 머슴 놈들도 있더군요. 이건 마치 부모가 자식을 물건 취급해서 자기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가스라이팅 하는 것과 같은 건데요. 이짓거리 하는 놈들의 불건전한(?) 욕망이
느껴지는지 스트리머 분도 어색해 하면서 돌려말하는데도, 몇 카 안되는 걸 자기가 계속 대신 사와서
거래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이런 식으로 스트리머가 시청자에게 의존하도록 가스라이팅 하는 짓거리를 하면 안되겠죠?
거래를 가르쳐줘서 뉴비가 직접 템을 사고 팔면서 빌드업해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물론 가장 재미없는, 인내력이 매우 필요한 과정이지만 게임을 계속 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매시즌을 하면서 계속 템에 대한 안목을 쌓아 가면서 거래에 익숙해져야 뉴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tft까지는 아니더라도 '트레이드 서치' 정도는 쓸 줄 알아야겠고요. 트레이드 서치를 안쓰면 템을 일일이
거래소에서 옵션을 적어넣어야해서 엄청나게 귀찮죠. 개인적으로 pob 보다 트레이드 서치가 
뉴비에게는 더 중요한 외부 프로그램이라고 봅니다. 템과 거래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주는 게 너무나도
필요한 일입니다. 캐릭 설계에 필수인 pob도 당연히 중요하겠지만요.

5. 당신이 뉴비라면?
일단 이 게임은 방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거의 죽어 있는 인벤보다는 네이버 카페나
디씨 패오엑 갤로 가서 각종 정보를 섭렵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합니다.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면 아는대로 재밌을수도 있지만 보통 이 게임은 알면 알수록 
재밌어집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트레이드 서치를 깔고 거래를 배우는데 집중합니다. pob도 알 필요가 있습니다만
화폐를 못 벌면 빌드업을 못하니 pob를 따라할 수가 없겠죠.  

이 게임은 커런시를 벌어서 빌드업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돈 버는 과정이 귀찮다면 현질하는 거죠.
poe에서 현질해서 템을 맞추는 것을 이해 못하는 고인물들이 많지만, 저는 현질을 해서 재미없는
거래 과정을 생략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거래가 재밌는 분들도 많겠지만 재미 없고 그럴시간이 
없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템 현질은 대부분 시간을 단축해주고 반복된 노가다로 인한 지루함을 없애줄 수 있죠.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poe에서는 템 현질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거래로 벌면서 빌드업 하는 재미가
이 게임의 핵심 재미 중 하나입니다. 또, 맵핑이 노가다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공동 묘지, 진홍색 사원 1000번을
똑같이 반복해 돌면서도 재밌어하는 분들도 많죠. 개취라고 봅니다. 재미는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죠. 
또한 어떤 컨텐츠든 사람에 따라 재미 있을 수도 재미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현질 안하는 보통의 뉴비라면 액트를 끝내자마자 템 옵션을 익히면서 거래를 배워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유튜브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겠네요. 

또한 뉴비는 처음에는 자기 마음대로 재밌게 캐릭을 한 번 키워보다가 벽에 막혀서 더이상 희망이 없어지면 
그 캐릭은 접고 싸고 강력한 스타터를 유튜브에서 골라서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그러니 지금의 세기말에
아무거나로 시작해서 하다가 접고 새시즌 며칠 전에 스타터를 골라서 스탠에서 연습 좀 하다가 시즌 열리면 
스타터로 엔드를 보면 되는 거죠. 

6. 뉴비도 인간이다
두 분의 방송 좀 보면서 제 찐뉴비 때의 ptsd 가 떠올라 괴롭기도 했지만 흥미로웠습니다.
아! 뉴비는 저런 것 조차도 모르는구나? 하는 거 말이죠. 뉴비라도 저 정도는 상식으로 알것만
같았던 것들을 모르는 거죠. 6링크 활에 5링크만 꼽고 쓰면서도, 시청자가 하나 더 보조젬을 꼽으라니
pob 따라한 빌드가 망가진다면서 화내는 게 뉴비라는 거죠. 이러니 여기저기서 스펙이 줄줄줄
새는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을 제외하면 86렙에 체력은 3100이고 거적대기를 입고 있음에도 총주교쯤은 
잡는 것도 뉴비라는 거고요. 마치, 1만 년전 신석기 인류는 멍청한 원숭이 같은 바보라 생각하지만 
실은, 지식만 부족할 뿐 현 인류와 다름없는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달까요?

신석기 아기를 데리고 와서 잘 키우면 현 인류보다 뛰어난 성취를 이룰 수도 있을 겁니다.
뉴비도 마찬가지겠죠. 이번 시즌 뉴비가 몇 시즌 후에 빌더가 되서 각종 신기한 빌드를 올리고 있을지도?

어쨌든 뉴비 만나면 템 부터 덥썩 주는 것 보다는 지금 가진 커런시가 얼마인지 묻고 그걸로 
어떤 템을 사서 어떻게 빌드업을 할 수 있을지를 가르쳐주는 게 좋다는 겁니다. 그래야 뉴비가
자립할 수 있다는 거죠. 잘 모르겠으면 유튜브 등을 소개해주면 되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