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 고위 간부 윤모씨에게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YTN 인수 방법을 알아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각종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씨가 또 다른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인 이 의원에게도 청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씨는 전씨를 통해 YTN 인수대금을 4000억원으로 특정해 통일교 내부에서 모금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7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전씨 관련 의혹 사건들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최근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전씨와 윤씨가 나눈 통화내역과 메시지 내용 등을 이첩받았다. 이첩된 자료엔 2022년 4~8월쯤 전씨가 윤씨에게 “YTN을 인수할 수 있도록 조치하려고 한다. 한전과 마사회 지분 가진 것 확인하고, 이철규 의원에게 인수방법을 알아보겠다”고 보낸 메시지도 포함됐다. 전씨가 윤씨에게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이 의원,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과 점심 자리를 제안한 기록도 확인됐다.

실제 이 의원은 문자 메시지 등이 오간 이후 YTN의 최대주주인 한전KDN에 지분을 매각하라고 국회에서 말했다. 이 의원은 2022년 10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기업이 YTN 지분을 갖고 있으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자산가치가 없다는 인식 때문에 주가도 저평가된다”며 김장현 당시 한전KDN 회장에게 “조속한 시일 내에 매각 절차를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윤씨는 전씨를 통해 YTN 인수에 약 4000억원이 필요하다는 내부 정보를 받고 인수대금 마련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교 내부 관계자는 “윤씨가 방송국 인수 필요성을 얘기하면서 예산 확보에 나섰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모금 단계에서 원로들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윤씨와 전씨는 “우호적인 언론이 필요하다”며 YTN 인수를 논의해왔다고 한다. 윤씨는 통일교에게, 전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유리한 보도를 할 방송국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윤씨는 2022년 8월 전씨에게 김 여사와의 만남을 부탁하면서 “여사님과 VIP(윤 전 대통령)를 위해 방송국(인수) 등 큰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윤씨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달라며 전씨에게 건넨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와 2000만원 상당의 샤넬가방 2개가 YTN 인수와 관련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