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글은 이전에 작성된 글과 같이 월드오브탱크 wot 팁 게시판에도 게시된 글입니다.)

얼마전 전차들의 성향을 정리하면서 여러 사람이 갖고있는 선입견과 편견이 어디서 시작되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조금 정리해서 글로 남겨봅니다.

월드오브탱크에서 전차를 골랐을 때 유의할 점.

1. 중전차

월드오브탱크에서 '중전차'를 선택하는 빈도가 높은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그놈의 독일제 타이거와 킹 타이거가 쌓은 '철벽'의 명성 때문입니다다.

'중전차'라는 단어가 붙으면 철갑으로 관통되지 않는 무적의 전차를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타이거 전차는 76밀리포에 숭숭 뚫렸습니다.(가장 좋은 예로는 영국군의 17파운드 포(76mm)장착 버전인 파이어플라이 전차)

그리고 소련의 85mm, 122mm에 숭숭 뚫렸고 자주포의 개수버전이던 152mm는 킹 타이거의 접합부를 폭압만으로 찢어발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덮어두고 '무적의 전차'로 광고하고 전쟁 초반부터 중반까지 굳어진 소문에 의해 많이 착각하는 것이 '중전차'의 장갑은 어떤것에도 뚫리지 않는다는 환상입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탱킹'이 안되는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디까지나 격파의 가능성을 갖는다는 얘기지, 분명히 격파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75mm로 뚫리지 않아 76mm가 나오기 전 까지 대적도 못하던 차체를 개량 좀 했다고 해서 상대방을 상처 하나도 안 입고 잡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는 '피가 안 닳을 수는 없다.'

이건 한국의 FPS게임에서 '피가 닳기 전에 헤드샷으로 사살'하는 풍조에서 시작된, 적이 이쪽을 쏘기도 전에 잡는다는 방식의 전투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아주 잘못된 아주 안좋은 습관 중 하나입니다.

'시뮬레이션'을 표방한 월드오브탱크는 낮은 티어에선 간혹 한방이 나오기는 해도 기본적으로 적을 단번에 죽일 순 없게 구성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약점, 강점이 명확하게 드러나있고 이는 현실의 전차로부터 계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이 게임을 만든 사람들은 적당히 초중고에서 얻을 수 있는 그저 그런 지식으로 게임을 만드는게 아니라, 전차에 열정을 쏟고있는 '양덕'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글쓴이를 포함해 일반적으로 웬만큼 탱크에 대해 알아본 사람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있습니다.
그들은 실제 전차의 장갑두께를 박물관에 의뢰하여 직접 치수를 재어서 만들고 있기 때문에 '고증'에 관한 부분은 가급적 터치하지 않는게 낫습니다.

게임을 위해서 약간 벨런싱을 거칠지언정 잘못되진 않았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중전차'는 '중전차'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은 '탱킹'이라는게 무엇일 것 같습니까?

가까운 RPG를 보면, 탱커가 보스몹이나 일반 몬스터의 공격데미지를 0으로 씹어야만 사냥이 가능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전사가 장비로 천옷을 입게 되건 사슬을 입게 되건, 부탱조차 못 할 정도로 약해집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보스몹이나 일반 몹의 공격에 피가 위험해지기도 하고, 천옷을 입건 사슬을 입건 전사는 전사입니다.

탱킹 전차라고 해서 적의 공격을 모두 튕겨내고 내 피는 하나도 안 닳는 상황이라는게 안 나오는게 정상입니다.

피가 안 닳는 전차끼리 모인다고 생각해봅시다.(왜냐면 기회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니 누군가가 선택할 수 있는 전차라면 누구든 선택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게임이 끝날 것 같습니까?
그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일단 여기서 하고싶은 말은, 탱킹을 할 때 '피가 닳는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극히 정상입니다.

피가 닳지 않는다는건 그 사람을 공격하는 상대방의 사격 방법에 문제가 있는거지 전차가 강하다고 피가 안닳는게 아닙니다.

그 강한 마우스건 E-100이건 측면을 털리면 채피에게 유폭도 당합니다.(이는 월드오브탱크 공식 영상 중 '노 코멘트' 6번 언저리에 나오는데 정확한 영상 번호는 지금 기억나지 않아서 찾게되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도 헤비들이 몸빵을 하는 이유는, 평균적인 체력이 다른 전차들에 비해 '높은'관계로 적의 전차포에 맞아도 다른 전차보다 부담이 덜 하기 때문입니다.
포를 전부 튕겨내서 몸빵하는게 아닙니다.

포를 튕겨내서 몸빵할 수 있다는 가정이라면 그 전차는 자주포탄도 다 튕겨내고 일반 전차포도 다 튕겨내고 게임이 끝날때까지 동형전차는 격파도 못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입에 담기조차 피곤한 고철덩어리 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뚫리는건 당연합니다.

단, 중전차의 공격능력에 따라 전차의 방어도가 달라집니다.

어째서냐면, A가 DPM이 1000이라고 가정하고, B가 DPM이 2000이라고 가정하였을 때, 두 전차는 같은 헤비전차라 피통 차이가 많아야 2~300정도라고 해보면,

이 전차들이 맞붙는데 장갑수치가 같다면, 어떻게 될까요?

누구나 다 B를 타고 A전차는 왜 만들어서 게임에 넣어놨는지 알 수 없는 그냥 데이터 쪼가리가 됩니다.
어서 휴지통에 넣어야 합니다.
이런 전차 만든 직원은 당장 해고해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방어력의 차이를 주고, 속력의 차이를 줍니다.

위의 가정에서 A가 방어력이 200mm급이고, B가 100mm급이라면 A가 B를 관통할 기회가 훨씬 많고 B가 A를 관통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으로 DPM의 평균값을 맞추는겁니다.

거기서 포를 어떻게 피해내고 적보다 더 많이 유효타를 내느냐는 유저의 몫이지 전차의 몫이 아닙니다.

여기서, 보통 '포탄에 숭숭 구멍이 뚫리니 저격해야합니다.'라고 주장하는 전차들이 나옵니다.

프랑스제와 영국제입니다.

물론 영국제는 8~9티어가 문제지 그 이후는 그래도 포탑이 256에 전면도 나름 튼실해져서 8, 9 티어보다는 낫습니다.

그런데 8, 9티어라고 해서 무조건 뚫리게 만들었나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카나번도 철벽을 따니까.

프랑스제는 물론 누구나 공갑하는 물장입니다.

그래도 피가 많고, 자신이 1~2발 맞는동안 적을 반죽음 내지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요는,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 것.

중전차 1대 정도나 중형전차 1~2대 정도만 끼고다니면 AMX 50B가 4클립 때려박은거 순식간에 죽습니다.
요는 AMX 50B가 적 전차포를 덜 맞고 적에게 자신의 4발 화력을 전부 유효타를 내는게 중요한 것입니다.

피가 닳으면 앞에 엘크가 있어도 나오기 힘든게 사람 심리입니다.

무조건 깔 문제가 아니라는게 이 점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테클은, 그거만 잡고 게임 끝낼것인가에 대한 테클일테지만, 여기서 끝내는게 맞습니다.

여러분의 전차는 동형의 적 전차와 1:1 정면대결을 가정해서 만든거지 1:다수를 상정해서 만든 전차는 '독일'의 중전차, '소련'의 중전차 정도입니다.
다른 전차는 1:1 격파가 당연합니다.

어째서냐하면, 독일의 경우 중전차가 나온 시점이 인적, 자원적으로 부족하던 수세에 몰릴 시절에 탈 사람이 없어서 굴리지도 못 할 4호전차 3대 대신, 중전차 1대를 만든 것이기 때문이고
소련은 당시 전술이 '종심돌파'라는 특이한 전법이기 때문에 어쨌건 한대가 여러대를 상대하면서라도 적진을 강행돌파할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는 '핵에 의한 장갑 무용론 시절'의 물건이거나 과도기적 물건, 혹은 MBT적 발상에 의한 물건이기 때문에 '장갑'에 그다지 치중하지 않았습니다.

표준적인 전차는 미국의 T110E5.
이 전차도 방심하면 정면 측면 그리고 머리의 혹이며 뭐며 다 뚫리고, 그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유독 프랑스나 영국만 잘 뚫리는 것 처럼 포장된게 아쉽습니다.

요는, 전차가 탱킹이 안되는게 아니라 전차를 활용할 줄 모른다고 말하는 이유는 '각 전차로 탱킹하는 방법'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적에게 관통당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확실하게 적 전차 1대를 줄인다면, 같은 숫자에서 시작하는 관계 상, 반드시 숫적 우위를 점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측면에서 적에게 맞지않게 공격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피가 많다면 몸빵도 좀 해가면서 말이죠.

여러번 반복하지만, 몸빵이라는건 탄환을 도탄시키며 하는게 아닙니다.
맞더라도 다른 전차보다 부담이 적으니 탄을 맞아서 흡수하는 것으로 아군의 전진기회와 우회타격 기회를 늘리는데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RPG 에서 전사가 몹 어그로 끌어놓고 안맞겠다고 돌 뒤에 숨어서 어그로 사방으로 튀는거 구경하는것과, 중전차가 뚫려서 피 닳기 싫다고 돌 뒤에 숨어서 나오지도 않고 움츠리고 있다가 기회주의적 플레이로 적 피만 깎고싶어하는건 같은 일입니다.

아군의 중형전차나 구축전차, 그리고 자주포의 사격기회를 위해 기동하십시오.

중전차의 목적은 그것입니다.

무적의 전차란 없습니다.

MBT를 하고 싶고 포에 맞지 않는 플레이를 하고싶다면 '중형전차'항목으로.

현 실에서 MBT로 쓰이는 모든 전차는 중형전차에 있습니다.(미국의 M48패튼, 소련(러시아)의 T55/54, T-62A, 독일의 Leopard 1, 영국의 FV4202(FV4201 치프틴의 또다른 안. 포르쉐 티거와 티거의 차이같은 물건), 중국의 59식 전차, 프랑스는 아예 MBT근처로도 올라가지 않으니 제외하겠습니다.(MBT는 단발식인데 클립밖에 없다.), 앞으로 나올 일본의 트리도 90식 전차가 중형전차 라인에 추가되어있습니다.)

또한 맞으면 맞을수록 경험치 획득량이 증가하므로 맞기 좋아하는 일부 특이한 특성의 분들에게 강추하는 전차입니다.
(최종 결과에서 잠재적 피해량에 비례해서 경험치 추가획득)

그리고 많은 분들이 타격을 위해 높은 줌 배율에서 차체의 배치는 보지도 않고 싸우시는데, 쏘는것에 집중해서 측면을 한순간이라도 노출하는 것은 안 좋은 방법입니다.
3인칭 뷰를 사용해서 반드시 차체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을 확인하고, 측면이 노출되지 않게 회전해야합니다.
아무리 단단해도 트랙이 끊기고 측면만 얻어맞으면 게임 초반에 허망하게 가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게시판에 올라온 '각 전차별 운용 방법'글을 참조 해 주시길 바랍니다.

2. 중형전차.

본디 중형전차란 해전의 '순양함'과도 같은 물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많 은 이들이 '전함'(중전차)에 눈을 빼앗겨 제대로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없지만, 덩치크고 관측당하기 좋고 공격당하기도 좋은 전함보다 훨씬 많은 활약을 해오고 적정 유지비를 이용한 장거리전도 치르며 어떤 편제의 함대건 빠지는 일이 거의 없는, 실제로는 '공격의 주역'이자 '주력'인 '순양함'과 같은 물건입니다.

이들은 동일 국적의 전차들에 비해 비교적 높은 연사와 비슷하거나 높은 관통력, 그리고 낮은 데미지와 높은 기동성, 조작성을 가진 전차중의 전차입니다.
난이도 극상의 물건으로, 중전차가 몸빵을 해 주는 사이 적에게 당하지 않고 중전차를 엄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물론 필요에 의해 적 중형전차와 정면으로 싸우거나 중전차가 없어 중형전차끼리 중전차를 상대할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중전차와 1:1을 성립시키는건 정말 어렵습니다.
적이 지갑으로 10티어를 올려놓고 전차를 거의 안 타본 상대가 아닌 한 웬만하면 당하질 않습니다.
적이 혼자있지 않는 한 적 피를 빼는 동안에 뒤에, 옆에있던 적군들이 자신들의 진영 한 가운데 들어온 중형전차를 놔줄리도 없고, 쏘려고 멈춰선 맛있는 중형전차를 중전차가 가만히 놔 둘리도 없습니다.
관통이 조금 낮더라도 중전차포는 '중전차'를 잡을 수 있게 만들어졌으므로 '중형전차'는 가볍게 뚫습니다.

그 러므로 기동을 통해 맞지 않거나 자신이 강한 부분(패튼의 경우 포방패)를 이용해 적 포탄을 튕기고, 자신이 강한 포지션을 잘 잡는것이 중요합니다(T-54, T-62A는 인파이팅으로 갈 수록 전면을 위에서 아래로 뚫리거나 하부 약점을 잡히지만 멀어질수록 전면 경사가 50~60도에 가까워지므로 2배에 가까운 방어력을 갖고, 각을 주면 그보다 더 높은 방어력도 갖습니다. 요는 제한적인 방어능력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적 중전차가 돌진하거나 측면에서 들어오거나 하면 그냥 물장입니다 숭숭 뚫립니다. 보통은 이런점을 모르는 분이 다수지만.)

해서 아군의 '중전차'가 몸빵이 가능한 지역에서 중전차를 이용한 시야 끌기 후 측면공격을 감행하거나, 1:1대결을 상정한 중형전차와 싸우도록 합시다.

구축전차 앞에 함부로 나가면 가끔씩 혐오스러운 짤빵을 눈 앞에서 보게 되므로 자중하는편이 좋습니다.
중전차 장갑을 손쉽게 찢을 수 있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그보다 1~2티어 낮은 중형전차 장갑쯤은 '절대 도탄각'을 제외하면 모두 뚫습니다.
(심지어 소제 전차 뚜껑도 헛된 망상을 품고 들이밀면 포 옆의 관측창 언저리를 뚫어버리므로 덤비지맙시다. 소제 전차의 머리는 240이 평균인데, 보통 구축들은 9티어만 되도 300언저리의 관통력을 갖습니다.)

단, 이런 적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적 전차의 트랙'을 노리는 전법입니다.

설령 헤비라고 해도 트랙이 날아가서 차체를 회전시키지 못한다면 중형전차에게 속칭 뺑뺑이라는 것을 당할 정도로 포탑 회전이 느린 전차가 태반입니다.
일반적으론 그걸 차체의 회전으로 커버해서 알기 힘들지만 트랙을 날리면 정말 포탑 회전이 빠른 일부 전차를 제외하면 전부 당합니다.
물론 중형은 웬만해선 힘들지만 트랙끊기라는건 의외로 경험치적으로도 좋습니다.

시야에 넣은 적을 아군이 쏘면 경험치와 크레딧 추가 획득이 생기듯이, 트랙을 끊으면 경험치의 추가획득기회가 생깁니다.
거기다 자신도 적을 우회해서 측면을 마음껏 때릴 수 있으니 1석 2조의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적을 잡는데 넋을 놓아서 들이대면 '다른 적 전차'가 자신을 잡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잊으면 안되는게, 중형전차는 '중전차'보다 시야가 넓은데 이를 이용해 정찰을 한다고는 해도 제한적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정말 정찰을 위한 전차는 경전차(이동해도 위장이 감소되지 않는다.)지, 중형전차(이동하면 위장이 이동시간에 비례해서 깎인다.)가 아닙니다.

중형전차가 전면에 나가서 정찰해야 한다는건 편견입니다.
적 중형전차가 동급이라면 수풀 사이에 엄폐하는 것 만으로도 이쪽은 적을 발견하지 못하는데 적은 이쪽을 알아보고 그나마 중전차 뒤에 있으면 제한적으로나마 시야를 좀 더 넓게 가질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지게 됩니다.
매우 안 좋은 플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형전차는 정찰을 위한 강습전차가 아닙니다.

적 전차와 교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차입니다.

그리고 모든 전차들 중에 가장 MBT에 가깝습니다.

현 대의 MBT에 요구되는 것은 '적절한 방어력'(표준 전차탄을 방호할 정도의 방호력)과 '적절한 기동력'(전략적으로 고지를 먼저 선점한다거나 기습을 위해 측면을 공격할 수 있을 정도의 야지 적응성 및 기동력), '적절한 공격력'(표준 전차 장갑을 관통 가능한 주포.)를 갖춘 전차를 규격화 통일해서 여러대를 값싸고 손쉽게 뽑아내는 것입니다.

그냥 중형전차를 수십, 수백, 수천대 뽑아내는거다. 2차대전의 T-34-85같은 물건입니다.

현대 기술로 '중전차'를 만든다면 지금같은 방어력이 아니라 도하능력도 없고 제대로된 야지 기동력도 없이 도로에서나 기동하는 거대한 강철 덩어리를 만들 수 있지만 굳이 안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 단, 중전차 한 대 만들 자원이면 중형전차가 몇대고 나오고, 전략적으로 중전차는 사용하기 어렵지만.(앞에 강이 있으면 몇개월을 걸려서 우회해야하거나 못건너가서 사용이 제한된다거나 등) 중형전차는 공병대만 갖추면 웬만한 장애는 극복하므로 사용하기 참 쉽습니다.

MBT를 중간부터 중형전차라 부르기 시작했지만 보통 중형전차의 연장선에 MBT가 있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므로 다소의 오류는 넘겨주시길 바랍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위와 같은 이유로 중형전차는 아군의 '데미지'를 담당하고, 적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한 '기동전'에 임하는 것이 옳습니다.

기본적으로 1.5선 내지 2선의 위치에 서는 전차지, 정면에 나가서 정찰하는건 '경전차'의 몫입니다.

3. 경전차

일반적으로 경전차는 일부러 경전차를 타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1~3티어, 길어봐야 4티어 안에 그만 타게되는 전차라 굳이 언급하기도 힘듦니다.

이 전차는 오로지 '정찰'에 특화된 전차로서 '패트롤'입니다.

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프로브'가 공격능력이 없는게 '이상하다'고 여기는 분들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공격력이 전무한건 문제라고 해도, 그것만으로 뽑지 않는다거나 패치로 지워진다거나 하는 유닛은 아닙니다.

'정찰'은 '정찰'나름대로 필요합니다.

' 자주포'의 사격 외에도,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남자라고 가정을 하고(몇 없는 여성 유저님들 죄송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연애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길을 가는 그 앞에 빌리가 매의 눈으로 당신이 오는걸 기다리고 있다는걸 안다면, 그 길로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말하고 싶은게 무엇인가 하면, 저 앞에 적이 이쪽을 조준하는 실루엣이 뻔히 보이는데 약점을 노출하면서 적진에 들어갈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맵을 보지 않고 주변을 살피지 않는다면 모를까 적이 앞에 있다는걸 알면 경전차라고해도 움츠리는게 월드오브탱크의 일반적인 유저입니다.

또한 적의 측면공격으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아군이 눈을 밝혀주고 있는데 적 전차가 버그로 땅을 파고들었다가 옆에서 땅을 뚫고 튀어나오지 않는 한, 혹은 하늘로 날아올라 쏘지 않는 한 아군 전차가 옆에 있다면 안심하게 됩니다.
물론, 그 전차의 사각을 통해 들어와서 측면공격을 하면 그런것도 못봤다고 욕을하게 되는게 인간의 심성이긴 하지만, 적어도 없는 것 보다는 적의 위치를 파악하기 쉽고 제압하기 쉽습니다.

그런류의 정찰을 위한 전차이므로 가급적 위장에 치중해서 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구축전차


구축전차의 탄생은, 해당 차종의 '최대 부하'만큼 강력한 포를 탑재해서 보다 강력한 화력을 얻는 방법(독일, 소련)과 적 전차를 격파 할 수는 있는 포로 적 전차를 잡기 위한 기동이 가능한 방법(미제 저티어)으로 시도되었습니다.
전술의 차이에서 온 것으로 이 전차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전에는 그저 이동하는 포대로 사용하시다가 부족한 화력(미제)에 절망해서 버리게 되거나, 느린 차체(독일)에 절망하거나 불편한 사격각에 절망하여 포기하기도 합니다.
기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보통은 크고 강력한 한방을 원하는 분들이 선택하는 전차입니다.

이 전차는 전차의 형상에 따라 두가지 운용방법으로 나뉘는데, 독일제처럼 크고 아름다운 전차들은 적이 이쪽의 측면을 못 잡는 위치에서 적을 격파하는 방식이며, 소련제처럼 작고 낮은 전차들은 위장을 통해 이쪽을 발견하지 못하는 틈을 이용해 적을 격파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정확히 인지하고 운용하지 않는다면 전차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괴리감으로 불편함만 느끼다가 가끔씩 전차 몇대 한두방에 보내고 터지는 정도의 플레이만 하게 됩니다.

특히 문제는, 경사장갑을 통해 방어력을 확보한 구축전차는 설령 야습을 걸더라도 적의 역습을 고려해서 경사장갑을 적의 방향으로 놓아야 하며, 혹시라도 적이 측면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포탑이 돌아가는 미제 구축전차라 할 지라도 측면을 뚫고 들어와 뺑뺑이하는 웬만한 속력의 중형전차들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느린 회전력을 갖습니다.
심지어는 헤비전차에게 뺑뺑이를 당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그 점을 제외하면 필요에 따라서는 중전차에 가까운 장갑을 이용해 제한적인 라인형성에 참가해야한다는 점입니다.

T95라던가 야크트 티거의 정면 정도면 엔간한 중전차급 몸빵이 가능하므로 필요하다면 몸빵을 하는것이 옳습니다.
단, 어디까지나 차선책일 뿐 그것이 주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잊으면 안됩니다.
1선에 나가있는데 트랙이 끊긴다면 적의 경험치, 및 크레딧원이 될 뿐입니다.
또한, 경험치를 몸빵에서 얻지 않으므로 중전차보다는 손해입니다.

단지 지는 것 보다는 이기는 것이 훨씬 나으니, 필요할 때 물러서지 않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5. 자주포

자주포의 경우는 '차량'이 갖는 특성 상 경험에 의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장갑화 된 차량 위에 포를 얹은 것이므로 전차와는 별개로 부르겠습니다.)

많은 전투 경험을 통해 주 교전지를 채득하고, 1순위 공격목표를 파악하여 집중 화력투사를 해야 하는 것이지, 이렇다! 할 방도는 없습니다.

유의 할 점은 적에게 들킬 수 있는 경우에는 분명 진지이동을 위한 기동을 수행해야하며, 1킬을 위해서가 아닌, 라인을 유지하기 위한 화력투사를 행해야 합니다.
전투 초, 중반에 1킬 하려고 10티어 자주포가 그 강력한 포를 멀찍이 떨어져서 위협도 안되는 90정도 체력이 남은 경전차 같은걸 쏘면 안됩니다.

그 외에는 결국 경험이 실력이 되는 전차입니다.

운용상 적을 맞이해야 하는 법도 딱히 없으며,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사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포각을 파악해서 필요한 장소에 필요한 화력을 투사하는 역할입니다.

많이 타보고 연습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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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글을 적게 된 이유는 '중전차' 항목 때문입니다.

전 차가 데미지 0이 나오면서 탱킹하는 게임이라면, 이 게임은 절대 끝이 나지 않을 것이고, 어차피 적과 이쪽이 똑같이 피를 깎을 수 있다면 동등한 조건으로, 이쪽이 조금 맞고 적을 많이 때리면서 탱킹이 가능한 전차임에도 탱킹이 안되는 것으로 결정된 전차가 아쉽기 때문에 적어봤습니다.

프랑스는 지속화력이 없으므로 혼자 다수의 전차를 상대하는 순간 지는 것이며, 1:1의 경우에는 전차 한대에 화력을 투사하는 것으로 적의 행동을 제한하고, 가끔 한두발 정도는 맞아주는 플레이로 탱킹하는거지, 모든 포를 다 튕겨내며 탱킹하는게 아닙니다.

영국제는 지속적인 화력투사가 가능하니 비교적 다수의 적이라 할 지라도 장전시간이 허가하는 대로 2대 가량은 체력을 깎는 것으로 적의 행동을 제한하고 제한적인 방어력으로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습니다.

약 점을 쏘려고 적이 멈춘 순간에 쏘고, 적 차량에 탄환이 장전되어 있다면 후퇴하는 방법이 적절하며, 이는 적이 대비하고 노리고 있지 않는 경우에 가능하므로 이쪽이 숫자가 적어 노려지고 있다면 밀어넣지 않고, 그렇지 않아서 포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어서 약점을 노리는데 시간이 필요할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전차포가 FPS총 처럼 마우스 움직임에 맞춰 움직이는게 아니고 고유의 회전값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T57 이 AMX 50B보다 전반적으로 능력치가 높아보이는 이유로, AMX 50B는 같은 상황일 때 적의 측면으로 돌아가는 선택지까지 가질 수 있지만 T57은 방어력으로 정면승부를 보는 전차입니다. 그래서 조준시간도 차이가 나죠.)

좀 더 즐겁게 다 같이 월탱을 할 수 있는 그 날까지.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