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기본적인 교전 원칙은 알고 있을겁니다.

 

"나와 비슷한 상대에게는 철갑탄을, 나보다 방어력이 훨씬 나쁘거나 전면이 관통이 안될 상대에게는 고폭탄을"

 

철갑탄의 데미지 메커니즘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뚫리면 데미지, 안뚫리면 노 데미지입니다. 그렇다면, 고폭탄은 어떨까요? 왠지 고폭탄은 표기 데미지는 높은데, 그 데미지가 제대로 들어가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가끔 대박이 터지기도 합니다. 대체 왜 그런걸까요? 그 사실을 파악해보기 위해 상황을 일단 두 가지로 나누겠습니다.

 (그림은 눌러서 보면 편합니다) 

 

 1. 고폭탄의 실현된 관통력이 장갑 두께보다 높을 경우(관통시)

  예를 들어, 저의 강려크(ㅋ)한 240mm HE가 E-50M의 아름다운 포탑 상면을 관통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서버는 3단계의 계산을 거칩니다.

  1) 고폭탄의 착탄지점의 경사를 고려하지 않은 두께가 랜덤하게 실현된 고폭탄의 관통력보다 높은가?

  

 

 이 경우, 저의 E-50M은 9.45인치 고폭탄에 의하여 관통당하게 됩니다. 전차를 모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2) 실현된 데미지를 입힌 뒤, 모듈에 타격을 준다

 9.45인치 고폭탄의 표기 데미지는 1,688~2,813이며 데미지가 이 값들 사이에서 랜덤하게 책정됩니다. 이번에는 자비로운 신님 덕분에 평균 데미지보다 좀 낮은 1900(!!)이 들어갔다고 해 봅시다.

 이렇게 데미지가 들어간 다음에는, 고폭탄 관통에 의해 모듈에 데미지가 들어가게 됩니다. 모듈 데미지는 관통지점으로부터 방해물이 없는 스플레시 범위 안에 있는 모든 모듈이 일정 확률로 받게 됩니다. 한번 봅시다.

 

  

 포탄이 영 좋지않은 곳에 맞아 관통당한 상황입니다. 킹왕짱 센 고폭탄이기 때문에, 모든 전차병과 탄약선반, 무전기, 주포, 관측장비가 모듈타격 범위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범위에 닿고 만 모듈들은, 각자의 데미지 확률을 계산하여 확률을 통과하면 데미지를 받게 됩니다. 승무원들이 고폭탄에 의해 피해를 입을 확률은 15%이므로, 평균적으로 한명의 승무원이 사망할 가능성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탄약선반, 주포 등도 피해를 입을 확률이 있으며 관측장비의 경우 피탄시 100% 확률로 파괴당합니다.

 이런 일을 겪을 경우, 게임을 접고 싶어지게 됩니다.

 

 

 2. 고폭탄의 실현된 관통력이 장갑 두께보다 낮을 경우(비관통시)

 

  이번에는 155mm 고폭탄이 저의 아름다운 IS-4M의 차체 전면에 착탄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155mm 고폭탄의 관통력은 채 90mm가 되지 않으므로 차체 전면에서 관통판정에 실패하게 됩니다. 아까와 같은 완전 관통은 들어가지 않으며, 이제는 다음의 규칙에 따라서 데미지를 계산하게 됩니다.

 1) 포탄의 메탈제트가 착탄 지점에서 가까우면서도 가장 얇은 지역을 찾는다.

  이번 착탄시에는 자리가 영 좋지 않아서 가장 얇은 지점이 140mm 전면장갑입니다.

 

 2) 데미지가 들어갈 지점에서 다음의 공식을 적용하여 피해를 입힌다.

  (유효 HE 데미지/2) - A*(장갑두께) (A : 스폴라이너 미착용시 1.1, 착용시 1.1*1.15)

 여기서

  유효 HE 데미지 = 실제 HE데미지(1 - 폭발거리/포탄 스플래시 범위)

  의 공식으로 계산됩니다.

 위 공식에서 계산한 값이 음수가 될 경우, 고폭탄은 체력에 피해를 입히지 못합니다.

 

 3) 뚫고 들어간 지점에서 고폭탄이 비산하여 승무원과 모듈을 찾아 피해를 입힌다.

 

 

고폭탄이 완전 관통은 하지 않았지만, 위에서 계산한 값이 양수가 나올 경우에는 차체에 데미지를 주게 됩니다. 만약 고폭탄의 데미지가 800으로 실현되었다면, IS-4가 입을 데미지는 400 - 154 - 246입니다. 체력 246이 깎인 뒤, 메탈제트의 비산범위 내에 있는 운전수는 15% 확률로 사망하게 됩니다(사실 모든 모듈, 승무원은 체력이 있지만 승무원 체력은 채 50이 되지 않습니다). 한편, 주포는 내부 메탈제트와 무관하게 외부 착탄 스플레쉬 데미지에 의해서 특정 확률로 '고자'가 되고 맙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체력 데미지와 외부모듈 데미지는 별개라는 것입니다. 즉, 내가 체력에 데미지를 주지 못한다고 해도 외부 모듈의 경우는 옆의 전차가 같이 스플래시 맞듯이 데미지를 입을 수 있다는 겁니다. 참고로 외부 모듈들은 각자의 장갑 두께가 있으며, 주포의 경우 구경에 따라 다르지만 100~150mm의 장갑으로 판정합니다. 지나친 저구경 고폭탄으로 타격할 경우 주포가 직격당했을 경우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3. 기타 사항들

 1) 지근탄이 떨어졌을 경우

  비관통 HE 데미지 계산과 유사하게 계산됩니다.

사실 차이가 있다면, 거리에 의한 데미지 감소 때문에 들어갈 총 데미지의 양이 적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외부모듈인 포와 궤도는 따로 데미지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체력에 데미지가 없다고 해도 재수가 없으면 전차의 궤도가 끊어지고 핑그르르르르 돌아버리게 됩니다.

 

2) 어디를 쏘면 좋은가?

 이게 결국 핵심입니다. 다음 4가지를 기억합시다.

 - 기왕이면 관통될만큼 얇은 곳을 쏘는게 좋다.

 

말씀드렸다시피, 고폭탄의 관통은 경사와는 무관하게 들어갑니다. 따라서, 어떤 경사로 입사해도 전차의 얇은 곳을 타격할 수 있다면, 관통데미지를 풀로 집어넣을수도 있습니다. 만약 약간 높은 곳에서 차체 상면을 타겟으로 잡았다면, 운이 좋은겁니다. 하지만 그런경우라면 전 철갑탄을 쏘겠습니다.

 

 - 포방패 아래쪽은 천장에 메탈제트가 비산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어차피 대부분 고폭샤워는 정면에서 맞닥뜨렸을때나 절망적으로 해 보는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봤던 차체 상부 쏘기같은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정면에서 데미지를 많이 줄 수 있는 부분을 쏴야 합니다. 고폭탄은 언제나 자신이 닿을 수 있는곳 중 가장 얇은곳을 뚫고 들어갑니다. 다음의 두 그림을 봅시다.

  

첫번째의 경우, 모범적인 예입니다. 포방패의 둥근 아랫 부분을 쏘는겁니다. 이렇게 될 경우, 고폭탄은 착탄지점에서 가장 얇고 약한 부분은 전차 상부를 기준으로 해서 데미지를 책정합니다. 이 경우 높은 데미지가 들어갈 뿐만 아니라, 운전수 및 주포에도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래의 경우는 영 좋지않은 예입니다. 포탑 후면에서 좀 윗부분을 타격한겁니다. 이 경우 장갑이 두꺼울 뿐만 아니라, 고폭탄이 너무 윗쪽에서 터져서 엔진쪽으로 데미지 판정이 들어가지 않게 됩니다. 105mm정도 되는 포라면 대략 80~100정도의 데미지밖에 주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납니다.

 

 - 외부모듈에 착탄하면 관통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는다.

  궤도와 주포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둘에는 고폭탄이 착탄하면 관통없이 무조건 외부에서 폭발합니다. 말하자면 관통력 9999짜리 고폭탄으로 궤도가 있는 측면을 쏠 경우라고 해도 관통이 나지 않는단 뜻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차체 사이즈 대비 궤도와 주포의 크기가 엄청 큰 프랑스 전차들이 의외로 고폭에 대한 내성이 강합니다. 데미지를 주는게 목적이라면 얇은 차체 측면을 궤도를 비켜 쏴야 하며, 궤도를 끊고자 하면 그냥 궤도에 쏘면 효과가 크게 나타나게 됩니다.

 

 

4. 결론 및 요약

 - 월탱의 고폭 메커니즘은 액션성과 시뮬레이션성을 둘 다 갖출수 있게 만들어졌다.

 - 승무원의 체력은 매우 낮기 때문에, 10티어 전차라고 해도 재수없으면 105mm 똥포 고폭맞고 승무원이 사망할 수 있다.

 - 고폭탄은 아무데나 쏴 봤자 그냥 표면에서 불꽃놀이일 뿐이다.

 - 주포가 120mm 이상 대구경이라면 그냥 상대 차체 하부 지면에 쏴버려도 약 120정도의 데미지를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