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써봅니다, 월탱 전차 애칭 정리.


3. 중전차

5티어 KV-1 -> 김병일
=5티어 패왕님께서 납셨습니다. 우수한 장갑과 괜찮은 기동력, 뛰어난 화력으로 3, 4티어급인 초보 전차장들의 멘탈을 유폭시키면서 악명과 칭송을 동시에 받고 있지요. 실제로 독일군은 이 녀석을 상대하면서 'KV 쇼크‘를 겪기도 했고요. 최종포 3종 셋트의 독특한 면모 역시 흥미로우며, 이어지는 상위 전차들의 특징 또한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김병일은 이미 여기저기서 언급이 자주 되어 식상한 감도 없지 않아 있네요. ‘의외로 차체가 무르다’와 같은 팁도 많은데, ‘포탑은 답이 없으니 그나마 차체가 만만하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차체도 정면은 75mm라서 각에 따라 못 뚫는 경우도 다반사죠... 애칭인 김병일은, K와 V에 각각 우리 이름식의 운을 붙여 만들어졌죠. KV은 본래 국방 인민위원인 클리멘트 보로실로프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이지만, 우리가 그런 거 알게 뭡니까? 이 규칙은 이후의 여러 KV 계통의 전차들이 공유하게 되므로 외워두면 편리합니다. 

5티어 KV-220 Beta-Test -> 김병테, 김병티
=이 전차, 요즘 아주 자주 만나고 계실 겁니다. 프리미엄 중전차이지만 각종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에게만 한정 지급한 전차죠. 상위 전차인 김병삼의 차체에 김병일의 스톡 포탑을 올려둔 버전으로, 우월한 차체장갑과 상대적으로 빈약한 포탑 장갑, 그리고 저질스런 화력 및 명중률을 갖추고 있습니다. 약점 공략 등은 이미 충분히 나와 있으니 참조하시면 됩니다만, 기본적으로 이 녀석은 ‘포탑 말고 차체를 노려라’는 월탱의 기본 수칙에 역행하기 때문에 재밌는 장면을 자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김병테 여러 대가 나란히 마주보고 서서 하염없이 포탄을 주고받기만 하는 걸 보고 단체 미팅이라고도 한다지요...

5티어 Churchill III -> 처칠삼, 소칠
=프리미엄 중전차로, 슈퍼 테스트 기간 중에는 김병일에 못지않은 악명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오리지날 5티어는 초기형이고, 이건 개량형이죠. 도색의 색과 궤도 덮개의 유무로 구별하면 쉽습니다. 그런데 오리지날이 사용하는 최종포를 장착 못하고 6파운드 속사포를 달고 있지요. 그 장갑과 속사성 때문에 저티어 학살에 특화되어서, 업그레이드를 마친 김병일 등과 마주쳐 힘없이 무너질 때도 있지만 반대로 훈장을 혼자서 모조리 쓸어먹는 경우도 있지요.

6티어 KV-2 -> 김병이
=엄청난 대두가 특징이죠. 본래는 만네르하임 라인의 전훈을 바탕으로 요새화된 진지의 돌파를 목적으로 개조된 전차입니다. 실제로는 전차보단 돌격포 내지는 근접지원 중구포로 이용했지만 그런 건 생략하기로 하고요... 152mm라는 자주포급 구경을 바탕으로 쏟아내는 화력이 매우 유명하지요. 속칭 부왘포. 화력이 자주포 급인데 장전 시간 또한 자주포라는 것이 문제지만, 한방에 차고로 사출당한 유저들에겐 그딴 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사실 더 큰 문제가 있었는데, 과거의 월탱에서 김병이는 독립된 전차 형식이 아니라 김병일이 이 김병이의 대두 포탑을 올리고 152mm 부왘포를 장착하면 구현되는 방식이었다는 겁니다. 즉 5티어 중전차가 152mm를(그리고 107mm 장포신까지!) 휘둘러댔다는 이야기고, 소련 사기 전설의 당당한 한축을 담당했던 것이죠. 이제는 그 영광들은 모두 과거의 추억으로 남긴 채 자주포 S-51로 넘어가는 테크를 타려고 하거나 부왘포의 한방을 보고자 하는 유저들만이 김병이를 몰게 되었습니다. [포릉님 제보 감사합니다!]

6티어 T-150 -> 떼일오공, 떼백오십
=장갑형 중전차 테크의 시발점입니다. 본래 이 자리엔 김병삼이 있었는데, 7티어로 김병삼이 올라서면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투입되었죠. 이리저리 살펴봐도 무난하고 심심한 특성을 지녀서 인기가 별로입니다. 애초에 부를 일도 거의 없고요.

6티어 KV-1S -> 김병일스, 김병스
=김병일의 묵직한 장갑을 확 줄여 기동성을 강화한 버전입니다. 실제로는 76mm를 장착했는데 월탱에서는 122mm 장포신을 장착할 수 있게 되었지요. 무지막지한 화력을 발휘하기에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약해진 장갑을 기동력으로 보완하는 운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동형 중전차 테크의 시발점이죠.

7티어 KV-3 -> 김병삼
=장갑형 중전차 그 두 번째. 7티어로서는 매우 우수한 장갑과 6티어 시절보다 장전 속도 등이 강화된 주포를 통해 뛰어난 전과를 거둘 수 있는 전차입니다.

7티어 IS -> 대원수 1호, 너숙청 1호, 숙청 1호
=이오시프 스탈린의 이름을 따온, 기동형 중전차 두 번째. 이오시프는 조셉이나 요셉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기 때문에 JS로 쓰기도 하며 러시아어로는 ИС입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관통력과 명중률을 기동성으로 커버해야하는데, ‘중전차가 기동전 따위 벌여봤자 중간 중간 두들겨 맞을 뿐’이라는 말은 대원수의 위엄 넘치는 공간장갑으로 흡수되는 포탄과 함께 쑥 들어가기 마련이죠. 물론 뚫릴 땐 또 가차 없이 뚫리는 게 공간장갑이니 무적은 아닙니다만... 결국 얼마나 ‘방어적인’ 기동전을 벌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요. 애칭은 본래 이름인 이오시프 스탈린과 연관된 것들입니다. 대원수는 본래 그의 직책이었으니 당연한 애칭이며, 너숙청과 숙청은 스탈린의 대숙청에 빗대어 붙은 애칭이죠. 실제로 이 대원수 1호를 깔보고 덤벼온 바보들은 무자비한 122mm로 숙청당하게 됩니다!

8티어 KV-4 -> 김병사
=장갑형 중전차 세 번째. 음... 이 녀석은 좀 특이한 게, 업그레이드를 끝내면 107mm 최종포의 우월한 관통력, 우수한 명중률, 두툼한 정면 ‘수직’장갑을 갖춘 독일 중전차가 되어버립니다. 예, 소련식 중전차 설계와는 영 동떨어진 특성을 지녔기에 독일 중전차의 티타임 전술과 교전거리 확보가 중요해지지요.

8티어 IS-3 -> 대원수 3호, 너숙청 3호, 숙청 3호
=기동형 중전차 세 번째죠. 대원수 1호의 특성을 강화한 버전입니다. 우수한 경사장갑과 최종포 BL-9의 평균 관통 225mm를 통해 소련식 전선 돌파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줍니다. 물론 경사장갑이란 게 앗차하면 뚫려서 유저를 배신하기도 하고, 평관 225mm로도 안 뚫리는 상대가 8티어의 주변에 득실댄다는 게 문제기도 하죠. 결국 월탱에서 완벽한 무적 최강은 없는 겁니다.

8티어 IS-6 -> 대원수 6호, 너숙청 6호, 숙청 6호
=프리미엄 중전차입니다. 어째 주포 성능도 그렇고 해서, 영 8티어답지 않다는 평이 많지요. 뢰베나 티삼사 등을 추천하는 경우는 많아도 대원수 6호를 추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그 반증입니다. 방어적 특성은 대원수 시리즈와 유사하므로, 이래저래 취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만, 그럴 거면 프리미엄 전차를 굳이 쓸 필요가 없다고도 할 수 있지요...

9티어 ST-I -> 스탈린
=장갑형 중전차 네 번째입니다. 정말 애매한 녀석이죠... 상대하긴 싫은데 또 내가 하긴 싫은 그 전형으로, 출현 자체가 드물고 해서 저도 정체를 잘 모르겠습니다. 상위 전차의 특성과 유사하게 상당한 경사 장갑과 화력을 지녔지만, 스톡이 심각하게 민폐입니다. 애칭이랄 것도 없고, 실제로는 별 상관이 없는데도 철자의 유사성(사실은 유사하게 보이기만 할 뿐이지만) 때문에 스탈린으로 부르는 분도 있었습니다.

9티어 IS-8 -> 대원수 8호, 너숙청 8호, 숙청 8호
=기동형 중전차 네 번째입니다. 화력은 우수합니다. 기동력도 우수합니다. 시야도 상당히 우수합니다. 그런데 방어력이 처참합니다. 생긴 것은 소련 특유의 둥글 넙적 반구형인데, 어찌된 것이 맞으면 맞는 대로 펑펑 뚫리는 꼴을 보여줍니다. 결국 중형전차같은 전술을 취하거나, 대원수 1호에서 쓰던 방어적인 기동전을 걸어야합니다.

10티어 IS-4 -> 대원수 4호, 너숙청 4호, 숙청 4호
=장갑형 중전차의 최종 전차입니다. 본래는 대원수 3호의 후계기였는데 소련 테크 개편과 함께 장갑형의 최종 라인으로 옮겨갔죠. 정면의 운전수 관측창 부분이 심각한 약점이지만 이걸 가리고 역티타임을 취하면 기가 막힌 방어력을 보여주지요. 여러모로 운용 난이도가 있지만 쓰는 입장에서는 재밌다는 게 중평입니다. 8.0 패치에선 약점이던 운전수 관측창이 사라졌는데, 웃기게도 정면 하단 두들겨 맞았을 때 운전수가 죽어나가는 건 똑같습니다. 결국 모델링만 수정된 거죠...

10티어 IS-7 -> 대원수 7호, 너숙청 7호, 숙청 7호
=기동형 중전차의 최종 전차입니다. 대원수의 진정한 위엄은 시속 50km라는 황당한 기동성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프랑스의 이름만 중전차 오공비의 60km보다는 느리지만, 저 속도는 어지간한 중형전차에 맞먹지요. 저 속도를 살려, 약점인 차체 하단과 탄약고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화끈한 위력의 주포를 쏴대는 것이 대원수 7호의 진면목입니다. 경사장갑의 이상적인 형태를 갖고 있기에, 약점을 감추는 요령을 익힌 뒤부터는 엄청난 전과를 뽑아내지요.


소련 전차들의 규칙적 이름 부르기가 이렇게 지겨운 적이 또 없었네요. 중전차가 많다는 것도 좀 그렇지만... 문제는 이 다음 구축전차와 자주포인데, SU를 수나 쑤로 읽는 분은 많이 봤지만 정말 저게 통용 애칭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어차피 내일은 오늘보다도 더 바쁠 게 뻔 하기에, 이번 주 근무 중에 쓸 수 있는 부분은 이게 전부인 것 같습니다. 금요일과 주말 동안 화끈한 전차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마저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