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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1 02:43
조회: 5,330
추천: 35
야탱이라는 단어가 죄인가여?저랑 같은 늙은이분들께 여쭤보겠습니다. 수드라는 말을 들으면 손발이 떨리고 화가 치밀어서 무절제하게 욕을 하시나요? 와린이들한테 야탱이라는 구시대 용어를 강요한 적이 있으세요? 와린이가 야탱을 못 알아듣고 "엥 야성으로 어케 탱을해요" 이러면 화가 나나요? 뉴비들이랑 같이 게임하는 게 싫어서 일부러 진입장벽 치려고 야탱이라 하는 분 계신가요?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 늙은이들은 대체로 와린이들에게 우호적이고, 기껏해야 무관심한 정도지 적개심을 불태우는 사람은 사실상 없습니다. 와린이들이 수드라고 하면 어 그래 수드 하고 알아듣고 끝내지 거기에 대고 "야탱이라 부르는 게 전통이었으니 수드 말고 야탱이라는 아름다운 옛말을 쓰도록 엣헴" 이러질 않는단 말입니다. 우리는 그냥 야탱이라는 말이 손에 붙었을 뿐이 아무런 악의도 없고 진입장벽을 칠 의도는 더더욱 없습니다. 물론 이 구시대의 용어가 혼선을 빚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게임플레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건 또 아니지요. 와린이가 야탱이라는 말만 듣고 야성 전문화로 탱하는 건가?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오해는 풀리기 쉬운 종류의 것이고, 애당초 전문화가 병기된 시점에서 그럴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봅니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쳐도, 해결책은 간단하기 그지없습니다. "수호인데 왜 야탱이라 하는 거에여?" "옛날엔 수호랑 야탱이 같은 특성이었고 특성트리 찍는 방향에 따라서 나뉘었어여" "아하!" 물론 장기적으로 봐서는 수드라는 용어가 옳은 건 맞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오해라지만, 애당초 오해가 없는 편이 더 좋으니까요. 하지만 그래서 그걸 "야 올비들 너네들 야탱 쓰지마라" 하고 윽박지르면서까지 바꿀 문제인가? 하면 아니라는 겁니다. 와우는 흐르고, 뉴비들이 들어오고, 수드라는 말을 쓰는 사람은 자연스레 늘어납니다. 분위기가 바뀌면 기존 유저들도 바뀝니다. 드군 초까지만 해도 모두가 야탱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10명중 7명 정도는 수드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오공 시절 이야기를 할 때는 "내가 야탱으로 가로쉬 퍼킬을 했는데~" 라면서 틀니를 딱딱이지만 정공 인원구인 문제로는 "수드 지원왔다고? 얘 무가유지 20%대인데 얘를 받아야 돼?"처럼 업데이트된 단어를 사용합니다(참고로 저는 처음 바뀔 때는 "아니 야드가 수드가 된다니 존나 와우망했다"라면서 격분하던 곰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니까, 구 용어와 신 용어 사이의 혼선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입니다. 18/0/54가 기억 저편에 파묻히고 무분과 분무가 정말로 죽은 이름이 된 것처럼요. 야탱이라는 단어는 사어로 향하는 과도기에 있을 뿐이고요. 정리하자면 제 주장은 이런 겁니다: 우리의 '야탱' 사용은 뉴비들에게 공격적이거나 적대적인 행동이 아닐 뿐더러 와우 생태계에 있어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도 않습니다. 의미 전달이라는 기능도 충분히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거의 먼지가 될 것임은 자명하고, 남은 기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러니 보기 싫더라도 그냥 지나가달란 말입니다. 달려들어서 "에잇 이 틀딱놈! 야탱이라는 말을 쓰다니 정의의 곤장을 받아라 얃얃!!" 이러고 몰매 놓지 마시구요. 어차피 곧 사라질 말이고, 시급하게 청산해야 할 적폐도 아닌데 대체 왜 그렇게 공격적이신 겁니까? 하하 늙은이들 또 노망났구나 하고 훈훈하게 넘기면 될 일 아닌지요? 제 길드는 여섯 명 남짓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 저를 포함한 넷은 예전부터 같은 공격대를 뛰어 오던 사람들입니다. 다른 한 분도 서버는 다르지만 먼 옛날부터 하드한 레이드를 즐겨오셨으며, 한 분만 7.3에 시작한 와린이입니다. 길드창에서 킬제덴 트라이가 싫다고 푸념을 늘어놓다 보면 자연스레 불땅 시절 이야기가 나옵니다. 킬제덴 2딜쫄은, 그리고 모든 막네임드 난이도는 라그하드와 비교됩니다. 법사님은 대기타다 새벽에 주전으로 들어가서 라그 퍼킬했다는 이야기를 즐겁게 합니다. 저는 검네황시절을, 회드는 쓰레기였고, '야탱'은 더한 쓰레기였고, 그래서 태불조드를 타고 11112를 박던 그 시절을 추억합니다. 길드의 다른 탱커분은 서버 1등 조드였던 불성시절을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옛날 레이드 킬영상을 보면서 이제는 아제로스를 떠난 공대원들을 떠올려냅니다. 우리의 과거에는 수드가 없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과거는 곤떼와 요불이 있고 만적숙 15%를 맞추고 25H 정규 공격대가 있던 과거입니다. 정술은 번개화살을 무빙샷으로 쐈고, 우리는 스톰윈드 앞마당에서 버섯 색깔로 도박을 했고, 용장에서는 탱커로 미터기의 최상단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고, 그래서 더 틀니를 딱딱이게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게 지나간 일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우리는 와린이분께 과거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끼리 이야기할 때만 틀니를 딱딱이고, 와린이분과 대화를 나눌 때에는 '군단을 플레이하는 2017년의 게이머'로 되돌아옵니다(그리고 사실 전 군단 이야기를 할 때 더 재수없습니다). 그런 경우는 별로 없긴 하지만, 와린이분이 옛날 일을 궁금해하면 모두 설명해줍니다. 와린이분도 우리의 과거를 존중해줍니다. ![]() 제가 말한 노인정/경로당이란 위와 같은 것입니다. 늙은이들이 소형길드나 친목채널에 틀어박혀서 저들끼리 아는 이야기를 주절거리고, 젊은이들에게는 아무런 터치도 하지 않는 것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몇몇 댓글은 우리끼리 옛날 용어를 쓰는 것 자체가 꼴보기 싫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습니까? "경로당에서는 김영감, 박영감, 최할매의 옛날이야기를 하든 말든 젊은이들이 참견한다는 건 말이 안 되죠." 라고 스스로도 말씀하셨지요. 하지만 "차라리 곰탱이라하셈 와틀딱언어 쓰지말고(*실제로 달린 댓글 중 하나)"라는 질타가 과연 '뉴비들에게 야탱 용어를 강요하는 일부 고인물' 만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시나요? 야탱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을 싸잡아 매도하는 게 아닌가요? 우리는 뒷방 늙은이로, 퇴물 길드의 라이트유저들로 조용히 길드 안에서만 늙은이질하면서 살고 있는데 왜 길드에 가입하지도 않은 젊은이들이 참견을 한단 말입니까? 야탱이라는 단어가 손에 더 익숙한 게, 야탱이 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게 그렇게 큰 죄에여?;; 그냥 우리끼리 모여서 추억좀 팔테니까 제발 참견하지도 말고 이래라저래라 하지도 마세여. 우리는 님들 영역 충분히 존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님들도 우리 존중점 해 주센. 걍 신경을 끄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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