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에게 키보드는 중요한 관심사다. 미세한 컨트롤 차이가 승패를 가르는 PC 온라인 게임에서 상대방보다 빠르고 정확한 키 입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니 말이다. 아무리 이용자의 손놀림이 날랜들 입력장치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좋은 키보드와 마우스도 곧 실력 일부나 마찬가지다.

유명 프로게이머가 들고나온 키보드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실력은 차치하더라도 일단 장비는 동등하게 맞추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대결구도가 뚜렷한 게임, 예컨대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같은 e스포츠의 활성화가 고성능 게이밍 기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부쩍 끌어올렸다.

좋은 키보드를 원하는 것은 게이머뿐만이 아니다. PC가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가전과 다름없는 요즘, 고급 키보드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좋은 키보드가 업무능률 향상에 이바지한다고 단정할 수야 없겠지만 온종일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은 당연하다.


 

▲ 제닉스 기계식 키보드 테소로 M9 스펙트럼 M9SFL


혹시, 이렇게 ‘성능 좋은’ 키보드를 찾고자 포털과 가격비교 사이트를 헤매며 고민하고 있다면 이번에 소개하는 제닉스의 신형 기계식 키보드 ‘테소로 M9 스펙트럼 M9SFL(TESORO M9 SPECTRUM M9SFL)’을 눈여겨보자. 게이밍 기어로 이름을 날려온 제닉스의 신제품이니만큼 성능이든 기능이든 흠잡을 곳 없는 제원을 갖고 출시됐다.

자세한 리뷰 전 종합적인 평가를 먼저 내리자면, 기계식 키보드 입문자는 물론 고급 사용자의 손맛까지 두루 충족할 기계식 키보드의 표준 같은 제품이다.


◆ 세련된 느낌 물씬, 독특한 외형이 매력적

테소로 M9 스펙트럼(이하 M9SFL)의 첫인상은 고급스러움이다. 오직 검은색 한 가지로만 출시된 이 키보드는 외형부터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묵직함과 견고함이 느껴진다. 무광처리와 함께 질감이 느껴지는 표면은 M9SFL의 멋을 한껏 끌어올리는 부분. 몸 전체로 자신이 게이밍 기어임을 표현하는 듯한 인상이다.

 


제품 크기는 가로 470mm, 세로 180mm, 두께 30mm다. 무게는 1.47kg. 과격한 타자에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유지할 몸집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손목받침대(팜레스트)를 장착하면 세로 길이는 250mm로 늘어난다.

 

 


흥미로운 점은 검은색 일색에 몸집도 있는 M9SFL이 투박하거나 육중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면 볼수록 최신 제품에서 느껴지는 세련됨과 메카니컬한 멋이 느껴진다. 아마도 제품 모서리에 비대칭 사각형 모양의 각을 내고, 오른쪽 상단 M9 로고 부분에 입체감을 줬기 때문이리라.

 

▲ 손목받침대를 적용한 이미지

더불어 독특하게 설계된 손목받침대가 전체적인 이미지를 완성하다. 손목받침대 또한 가장자리 부분을 깎아 M9SFL의 디자인과 어우러진다. 키보드 중앙 아래쪽 연결고리를 통해 붙이고 뗼 수 있으며 적당한 유격을 주도록 설계되어 각도 조절의 유연성을 높였다. 착탈이 매우 손쉬운 점이 마음에 든다.

자판은 대중적인 키 배열을 따랐다. 어떤 키보드를 써왔든 금방 익숙하게 다룰 만한 키 배열이다. 조금 색다른 점이 있다면 하단인데, 보통 스페이스키 왼쪽에 붙어있는 한자 변환키가 오른쪽 끝으로 옮겨졌으며, 오른쪽 한/영 변환키는 알트키 기능도 겸비하고 있다.

 


왼쪽 컨트롤(Ctrl)키와 알트키보다 쓰임이 덜한 오른쪽 컨트롤키, 알트키를 한자키, 한/영 변환키와 통합해 스페이스키 길이를 늘이고 공간을 확보한 설계다. 따진다면 게이밍에 최적화된 키 배열이라고 평가할 수 있어 보인다.

또 백스페이스키의 크기가 크다. 엔터(Enter)키와 비슷한 정도의 크기다. 온라인 게임에서 자주 채팅을 즐긴다면 반길만한 구성이다. 엔터키는 일자형(ㅡ) 생김새를 채택했다.

 


키보드 높낮이는 위쪽 줄은 높고 가운뎃줄은 낮으며 다시 밑줄에서 올라가는 아치형 구조를 이루고 있다. 손의 각도를 생각해 키캡 높낮이를 서로 달리하는 스탭스 컬쳐2를 적용한 설계다. 손의 각도와 어울리는 모양새를 띄고 있어 더 안정적인 타자를 돕는다. 게이밍 키보드의 기본기를 탄탄히 갖췄다.

 

◆ 카일 스위치 적용, 무한동시입력/매크로 지원해

기계식 키보드의 핵심은 당연히 스위치다. 스위치는 구조와 장착한 스프링 강도에 따라 종류를 나누는데 크게 청축, 갈축, 흑축, 적축 등의 스위치 방식이 있으며 복원력에 따라 클릭, 넌클릭, 리니어 등으로 구분한다. 이를테면 청축은 클릭, 흑축/적축은 리니어, 갈축 등은 넌클릭에 속한다.


 

▲ M9SFL은 3가지 카일 스위치를 선택할 수 있다

 

청축은 게이밍 키보드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반발력이 강해 키를 누르면 구분감이 확실하고 찰칵하는 특유의 소리가 난다. 갈축은 청축과 비슷하지만 반발력이 조금 더 낮고 청축보다는 소음이 적어 청축이 부담스러운 이용자가 많이 찾는다. 적축과 흑축은 부드럽게 쑥 눌리는 키감을 가졌으며 조용한 타자가 가능하다.

여러 가지 키보드의 축처럼 이용자의 손맛도 제각각이기에 M9SFL은 청/적/갈축 3종류로 출시되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 M9SFL가 채용한 스위치는 최근 기능과 내구성을 끌어올리며 기계식 키보드 시장 점유율을 부쩍 높인 카일(Kailh)사의 스위치로, 마제식 스테빌라이저가 적용되어 있다.

 


리뷰에서 다룬 M9SFL은 청축 제품으로 경쾌한 키감과 확실한 구분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여느 고급 축과 비교해도 무색하지 않을 키감이다.


 

키캡의 촉감 또한 준수하다. 가볍지 않으면서도 견고함이 느껴지는 키캡이다. M9SFL의 키캡은 두 가지 색의 플라스틱을 덧씌우는 이중사출 방식으로 글자를 각인했기에 일반적인 키캡보다 강도 높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참고로 영문 폰트는 이중사출, 한글 폰트는 레이저 각인이다.

무한 동시 입력도 기본이다. MMORPG나 격투 게임, 고난이도 조작이 필요한 FPS 등 동시 다수 커맨드 입력이 필요한 게임을 즐긴다면 꼭 필요할터다. 무한 동시 입력은 펑션키를 조합한 명령으로 6키와 N키 모드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어 금융권 사이트 이용에도 문제없다.

고성능 키보드의 기본 미덕, 각종 기능키도 다양하다. 역시 펑션키와 F5~F12 조합해 윈도우키 락(Lock), 볼륨조절, 미디어 플레이어 조작 등을 할 수 있다. 숙지하고 있다면 알트키+탭(Tab)키를 누를 일이 없기에 편의성을 끌어올린다. 윈도우 잠금키 등은 게임모드 실행한 LED 불빛으로 표시되어 손쉽게 알아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M9SFL는 하드웨어 매크로를 지원해 다양한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다. 지정한 키에 매크로를 저장해두면, 펑션키와 알트키를 조합하는 방법으로 매크로가 실행된다.



 

덧붙여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5개 프로파일을 각각 선택, 게임이나 프로그램에서 쓸 수 있는 단축키와 매크로를 키보드 내장 메모리에 설정할 수 있으며, 아래서 자세히 설명할 LED 색상 또한 편집해놓을 수 있다. 한번 저장한 프로필은 어느 PC에서나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니 PC방에 들고 가기도 좋을 일이다.

 

◆ 화려한 LED 효과는 기본, 완성도에도 신경써

 


M9SFL은 테소로 M9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처럼 최대 1,680만 컬러의 스펙트럼 LED를 지원하며 다채로운 LED 효과를 입힐 수 있다. 빛의 밝기 또한 조절할 수 있어 PC 주변 분위기에 알맞은 LED 연출이 가능한 점이 만족스러울 터다.

 


▲ 하단 측면에서도 LED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LED 효과는 키 스위치는 물론 손목받침대 하단이나 넘락(Num Lock), 캡스락(Caps Lock) 등의 인디케이터 부분에도 탑재되어 균형 잡힌 화려함을 뽐낸다.

기본으로 설정된 8가지 모드를 살펴보면, LED 불빛이 숨 쉬는 것처럼 점멸하는 브레싱(Breathing), 누른 키가 일정 시간 점등한 뒤 소등하는 트리거(Trigger), 누른 키를 중심으로 LED가 퍼져나가는 익스플로징(Explosing), PC 사운드에 맞춰 LED가 반응하는 오디오 모드(Audio Mode)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효과는 프로파일로 저장한 뒤 게임마다 각기 불러올 수 있다.

 


이 밖에도 M9SFL는 전작 M7에서 호평받은 부가 기능과 편의성 부분을 그대로 계승해 완성도를 높였다. 키보드 상단에 마련한 USB 단자 2개와 오디오 단자 등이 대표적인 부분이다. 해당 단자를 이용하고자 허리를 굽혀 본체를 더듬었던 이용자라면 환영할 기능이다.

 


마감처리에도 신경 쓴 눈치다. 하단에 넓은 면적의 미끄럼 방지 고무 패드를 적용하고 높낮이 조절대에도 고무 패드를 부착하는 등 완성도에 신경 썼음이 느껴진다. 덧붙여 USB 단자와 오디오 단자 모두 금도금 처리가 되어있으며, 직조 재질 케이블을 채용해 줄꼬임 걱정을 던다. 사용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이유다.

 

◆ 왕위를 계승한 키보드, 테소로 M9 스펙트럼

기계식 키보드는 게이밍 키보드를 대표하는 제품이다. 특유의 키감과 함께빠른 입력인식 속도, 무한동시입력 등은 널리 알려진 기계식 키보드의 장점들이다. 게이밍 키보드가 꼭 기계식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고성능 이미지가 필수인 게이밍 기어 시장에서 기계식 키보드의 이러한 장점은 ‘게이밍=기계식’이라는 공식을 만드는데 큰 몫을 했다.


 


기계식 키보드가 소비자로부터 주목받자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며 보급형 제품이 늘어난 것 역시 기계식 키보드 대세화에 힘을 싣고 있다. 보통 기계식 키보드 시장은 10~20만 원대의 고가에 형성되어있으나 10만 원대 밑의 제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접근성이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TESORO M9 SPECTRUM M9SFL은 기존에 큰 인기를 끌었던 ‘TESORO M7의 후속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장점은 계승하고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는 발전한 모습을 보여 기계식 키보드의 표준과도 같은 제품으로 선정할 만해 보인다. 어떤 제품이 ‘가성비 좋다’는 평가를 받는지 잘 알고나온 키보드다. 제닉스가 몇 년 동안 공들인 탑은 튼튼했다.



 

 

출처 : 베타뉴스(http://beta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