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각성 퀘스트와 NPC 대화, 지식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드라카니아 각성 스토리

여느 때처럼 움직이고 있던 나는 문득 멈추어 설 수밖에 없었다. 저 멀리 하스라 유적지 근처에서 불쾌한 피 냄새가 올라오고 있었다. 이는 필시 라브레스카의 화신의 흔적이리라. 나의 이상을 알아챈 흑정령과 함께 우리는 하스라 유적지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스라 고대병기를 파괴하며 흔적을 찾아봤지만 이렇다 할 소득은 없었다. 허탈함에 터덜터덜 유적지를 나서자 그곳에서 의외의 인물을 만났다. 트쉬라 폐허의 오두막에서 홀로 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학자 레온이었다. 레온은 마칼로드 언덕에 있는 주점에서 웬 어르신이 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는데, 그게 내 얘기인 것 같다며 그곳으로 한번 가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정신을 집중하니 마칼로드 언덕 쪽에서 녀석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 하스라 유적지에서 만난 레온, 마칼로드 주점에서 누군가 내 얘기를 하고 있다는데..


▲ 마침 라브레스카의 화신의 흔적도 마칼로드 언덕 쪽에서 느껴진다




마칼로드 주점에 도달하자 단번에 냄새의 근원지를 알아챘다. 구석진 자리에 있는 의자에서 폭군 라브레스카의 불쾌한 피 냄새가 나고 있었다. 하지만 주점을 둘러봐도 녀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단 레온이 말한 할아버지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들어보기로 했다.

동족의 심장으로 용들의 왕이 된 폭군, 라브레스카.
라브레스카를 피해 황금산의 그림자 속에 숨어 살던 다른 용들.

라브레스카가 이닉스로 신에게 도전했다가 양 날개를 잃고 첫 번째 죽음을 맞이했음에도
그들의 암흑기는 끝나지 않았지.. 라브레스카의 첫 번째 죽음에서 탄생한
일곱 마녀들에게 '용을 죽이는 일곱 가지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야..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했던 건 일곱 번째 마녀, 에레테아.
그녀의 지혜는 '용에 대한 두려움을 잊는 망각'이었지.

하지만 에레테아는 한 인간과 금기된 사랑을 나누는 죄를 지었고
분노한 여섯 마녀는 에레테아가 선조 님들께 내린 망각의 지혜를 거두어버렸어.

그렇게 우리는 영원히 용을 두려워하는 운명이 되었고
여섯 마녀는 에레테아를 죽여 그 힘마저 거두었다는 기록이 있지.

하지만.. 여섯 마녀가 간과한 게 있어.
바로 그녀가 가진 망각이라는 힘을 말이야.
죽음의 순간, 그녀는 마지막 힘을 다해 모두를 속이고 처절하게 살아남았어.

내 먼 선조 님께서 힘을 잃은 그녀를 보았지.
바로 어쩌다 잡혀간 황금산의 그림자, 용들의 소굴에서 말이야..

그녀는 날개를 접고 암흑 속에서 영원을 보내던 그들을 찾아왔어.
자신의 힘으로 수많은 용들을 죽였던 그녀가 온몸이 종이짝처럼 찢긴 채
자신을 피해 숨은 용들을 제 발로 찾아온 거야..!

끌끌.. 다 부질없는 사랑 때문이지..
버려진 인간과 마녀는 여섯 마녀에게 빼앗긴 힘과 지혜를 되찾고자 소원의 신인 크자카를 찾아갔지.
그 신은 겨울산의 이닉스를 가져오랬는데, 어이구 그만..

힘도, 권력도, 마녀로서의 자신도 포기하고.. 애정 어렸던 인간들도 등지고 선택한 사랑이었지만..
이닉스를 찾기 위해 겨울산을 오른 인간이 두 번째 삶을 살던 라브레스카와 사랑에 빠져버린 거야.. 끌끌..

힘을 모두 잃은 에레테아에게 남은 건 그 인간밖에 없었는데..
라브레스카의 첫 번째 죽음에서 탄생한 마녀와 사랑에 빠지고
또 그 마녀를 탄생하게 한 기원과 사랑에 빠지는.. 참 기이한 운명이지.

결국 마녀는 죽음을 결심했지만 한 성깔 했는지 곱게 가지 않았어.
용들의 소굴을 제 발로 찾아가 악에 받쳐 소리쳤다지.

"나의 몸을 말미암아 그대들의 낙원을 되찾을지어다. 나는 죽음으로 황금산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니."

비록 힘은 잃었지만 그동안 그녀가 죽여왔던 용들의 힘이 응집된 자신의 심장은
황금산을 무너뜨릴 생명을 잉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군.
거대한 힘이 비축된 심장을 품을 그릇만 있다면..

그리고 내 먼 선조 님은 그 의식을 보았다더군.
한 젊은 용이 자신의 한쪽 눈동자를 스스로 뽑자,
날이 선 동공이 버려진 마녀, 에레테아를 먹어삼키는걸..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주 특별한 존재가 탄생하는 걸 보셨다지..
마크타난의 눈과 에레테아의 심장을 지닌 용들의 마지막 희망..

한창 집중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웬 사내가 나타나 이야기를 방해했다. 그는 이닉스의 화로인 바히트람의 화로를 모시는 신도들의 식량이 트쉬라의 독성으로 오염됐다며 음식을 새로 나눠달라고 부탁했다. 여기서 내가 바히트람 화로를 망쳐놓는다면 라브레스카의 화신들도 곤란해질 것이 자명했다.

▲ 주점에 녀석의 흔적이 남아있긴 한데.. 주점 어디에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갑자기 나타난 이닉스의 화로를 모시는 자, 이건 절호의 기회일지도?




트쉬라 폐허에 서식하고 있는 괴물의 독을 샤드에 흡수하고 이를 화로에 풀었다. 화로에 풀린 독이 서서히 라브레스카의 불쾌한 피 냄새를 지워갔다. 동시에 불꽃 속에서 아련한 무언가가 피어올랐다. 라브레스카의 화신에 의해 희생된 죽은 자매의 혼이었다. 그 순간 죽은 자매의 기억이 머릿속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잃어버린 용의 낙원을 찾아 혼돈을 떠도는 자매들이여..
겨울산의 여섯 마녀들이 가두었다는 에레테아의 지혜..
용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하는 망각의 힘이 담긴 에레테아의 술잔을 찾았다.

오랜 시간 에레테아의 술잔을 숨긴 결계를 부수는 것은 성공했으나..
가증스러운 폭군, 그 화신의 불꽃에 이렇게 죽음을 맞이하니..
부디 녀석을 이기고 두려움을 불태우는 힘을 되찾아
황금산의 그림자 속에 숨어 접어두었던 날개를 펼쳐라..


뒤늦게 달려온 화로 지킴이가 옆에서 펄쩍 뛰며 성을 냈지만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일곱 번째 마녀, 에레테아의 힘이 이 세상에 남아있다는 것만이 중요했다. 자매의 기억 속 장소는 그리 멀지 않으니 바로 가보기로 했다.

▲ 바히트람의 화로에 독을 풀자..


▲ 라브레스카의 화신에 의해 희생당한 자매의 혼의 기억이 흘러들어온다




기억 속의 장소에 도착하자 불청객들이 마중을 나왔다. 망각을 탐하는 셰레칸들을 모두 쓰러뜨리고 에레테아의 술잔에 접근하려 하자,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익숙한 불쾌한 냄새. 자매의 피를 뒤집어쓴 끝없는 겨울의 수호자, 에레보크가 내 앞을 막아섰다.

끝없는 겨울은 영원하다.
내가 살아있는 한 너희는 결코 날개를 펼칠 수 없다.

내게 심장을 바쳐라.
그것이.. 너희의 존재 이유다.


▲ 망각의 힘이 담긴 에레테아의 술잔, 망각을 탐하는 셰레칸들을 처치하니


▲ 끝없는 겨울의 수호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전령과 함께 맹렬한 협공을 해오는 에레보크. 하지만 그런 에레보크도 날 저지할 수는 없었다. 에레보크의 무릎을 땅에 떨어뜨리고 자매의 복수를 완수하자 드디어 에레테아의 지혜가 담긴 술잔에 접근할 수 있었다. 에레테아의 술잔에서 망각의 힘을 흡수하니, 마침내 잠들어있던 용의 날개가 펼쳐졌다.

또한, 술잔이 텅 비자 그 안에서 에레테아의 마지막 예언이 드러났다.

용의 눈동자를 둥지 삼아, 마녀의 심장에서 태어난 존재가
용들을 죽여왔던 나의 트리온으로 잃어버린 용의 낙원을 재림하리라.

날개가 펼쳐지고 이윽고 황금산은 무너질 것이다.
두려움을 불태우는 트리온은 녀석의 숨통을 끊고,
잃어버린 용들의 낙원을 재림시킬 것이다.




▲ 에레테아의 술잔에서 망각의 힘을 흡수하는 드라카니아


▲ 잠들어있던 용의 날개가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