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예전부터 집에 있던 패드를 몇 번 사용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는 손가락을 보며 '나는 역시 키보드 유저지' 라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다지는 계기만 될 뿐이었다.
그렇게 수개월이 지나고 다시 한 번 패드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마침 키보드 플레이가 살짝 질리기도 했었고, 패드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기사로 작성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일석이조라고 합리화하면서 새로운 패드까지 구매하기로 했다.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2개의 아이디는 항상 챌린지까지는 찍어왔었다. 그러다 보니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유저가 패드를 사용한다면 똑같이 챌린지까지 찍을 수 있을까, 또 그 적응 기간은 과연 얼마나 걸릴까.
사실, 피파온라인4를 즐기고 있는 유저라면 패드에 대한 고민은 한 번쯤 해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도 그 고민이 작게나마 남아있을 것 같기도 하다. 반대로, 패드를 구입했지만 적응에 실패한 유저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유저들에게 이번 적응기 기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패드 적응의 첫 시작 - 커스텀 설정
첫 단추부터 확실하게!
당연히 첫 시작은 패드의 조작법을 먼저 알아두는 것이었다. 물론, 예전에 위닝이나 피파 콘솔 시리즈를 패드로 잠깐이나마 즐겨봤기 때문에 패스나 슛, 질주 등의 기본 버튼 등은 쉽게 익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키 조작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편이었다. 기자는 예전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키 조작법이 그나마 익숙한 편이었는데, 피파온라인4는 슛 버튼(D)과 크로스 버튼(A)이 반대로 설정되어 있었다. 또, 슬라이딩 태클(A)과 협력 수비(Q) 등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설정에 들어가 패드 조작을 새롭게 하기로 했다. 슛 버튼과 크로스 버튼을 서로 바꾸어 주었고, 협력 수비와 밀고 당기기(키보드: SPACE), 공 지키기(키보드: C), 세밀한 슛 컨트롤(키보드:Z) 등도 전부 손에 맞게 바꾸기로 했다.
찾아보니 프로게이머를 포함해, 패드를 쓰는 많은 유저들이 패드 조작을 자신의 손에 맞게 변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게이머 원창연도 기자처럼 슛 버튼과 크로스 버튼을 서로 바꿔서 사용하고 있었다.
슛 버튼과 크로스 버튼은 쉽게 해결되었지만, 문제는 협력 수비, 커서 변경, 질주, 밀고 당기기, C 수비(공 지키기) 등의 버튼이었다. 키보드와 누르는 손가락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어떻게 바꾸는 것이 최선인지 계속 고민이 되었다.
침투 쓰루 패스(키보드:Z+W)와 드리븐 패스(키보드:Z+S), 그리고 공 지키기 버튼(키보드:C)이 손에 덜 익기는 했지만 다행히 공격 상황에서의 버튼까지는 어느 정도 확립이 되는 듯했다.
문제는 수비 상황이었다. 협력 수비(키보드:Q), 밀고 당기기(키보드:SPACE), 스탠딩 태클(키보드:D), 견제(C 수비, 키보드: C) 등을 모두 사용해야 되는데, 여기에 커서 변경(키보드:S)까지 바로바로 해줘야 하다 보니 손이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키를 여러 번 바꾸면서 그나마 기자에게 맞는 최선의 조작법을 만들 수 있었다.
패드 적응 1주차 - 그럼에도 꼬이는 손가락
패드에 재능이 없는 것이 아닐까..
절망의 연속이었다. 공식 경기에는 감히 도전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짧은 패스를 눌러야 할 상황에서 롱 패스를 누른다거나, 커서 변경을 빨리하고 달려들어서 수비해야 할 상황에서 당황하다가 중거리를 먹힌다거나 하는 것은 일상적이었다.
친선 경기에서 만난 상대 유저들에게 농락을 수십 차례 당했으며, 심지어 리그 경기 상대인 컴퓨터에게도 패배하기도 했다. 키보드가 없으니 샷건을 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새로 구입한 패드를 던질 수도 없었다. 무엇 때문에 이런 도전을 하기로 한 것인지 기자 자신을 원망하는 것이 차라리 속이 편했다.
▲ 짧은 패스를 눌러야 할 상황에서 긴 패스를 시전하는 대단한 플레이.gif
▲ 먼 쪽 포스트로 슈팅을 해야하지만 무작정 아무렇게나 때리는 슈팅.gif
▲금방이라도 뺏길까봐 무서워서 패스 버튼을 마구 연타.gif
▲ 근본을 알 수 없는 수비력.gif
■ "처음부터 모든 버튼을 한 번에 정복하려 하지 말아야겠다"
이 같은 플레이들이 반복되면서 패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조작법마저 손에 익혀지지가 않았다. 설상가상의 상황이었다. 놓치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우선, 차분히 더 플레이를 해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아직 패스 버튼도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버튼을 전부 활용하고 또 익히려는 욕심이 있다는 것이었다.
우선 밀고 당기기 버튼과 공 지키기 버튼은 버리기로 했다. 다른 조작법부터 먼저 익히고 넘어가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당연히 플레이는 키보드로 할 때보다 좋을 수는 없었지만, 나머지 버튼들에는 조금씩 익숙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패스 플레이까지는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다만, 여전히 수비에서는 아쉬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드리블 느낌은 좋았다..근데
엄지손가락이 너무 아팠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패드의 방향키 스틱으로 360도 어느 방향이든 조작할 수 있다보니 드리블이 비교적 쉽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키보드와 엄청난 차이가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비교적 탈압박을 쉽게 할 수 있었고, 패널티 박스 안에서의 드리블 심리전 등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웠던 것은...엄지손가락이 너무 아팠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기자는 패드를 사용할 때 세게 '꾹꾹' 누르는 버릇이 있다. 그러다 보니 방향 키를 누르는 엄지손가락에 물집이 생길 듯 아팠다. 아직 패드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 같긴 하다.
▲ 드리블이 조금 더 수월하다는 느낌은 있었다. 물론, 아직 친선 경기라는 것을 감안해야한다!
패드 적응 자체 평가 - 1주차
다음주부터는 공식 경기로!
1. 공격 상황
*긴 패스와 짧은 패스는 물론, 드리븐 패스와 2대1 패스, 로빙 스루 패스 등을 원하는 타이밍에 자유자재로 사용했는가?
- 패스 버튼을 자주 헷갈려 했다. 특히 드리븐 패스가 가장 어려웠다. 다만, 패드의 방향키 스틱이 원하는 곳으로 패스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마음에 들었다.
*골키퍼와의 1:1 상황에서 여유 있게 골로 처리하였는가
- 1:1 찬스는 대부분 골로 연결은 하였지만 여유있지는 못했다. 막히는 상황도 꽤 있었다.
*감아차기(Z+D)와 중거리 슛을 원하는 방향으로 슈팅하였는가
- 처음에는 방향키 스틱에 익숙하지 않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슈팅이 꽤 많았다. 이 부분을 특히 더 신경 쓰기로 했고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키보드만큼의 드리블링이 가능해졌는가
- 아직 키보드만큼 여유롭게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패드만의 드리블 체감에 만족하고 있다. 다만, 10판 정도 하면 엄지손가락이 아파서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게임을 하고 있다.
*크로스를 원하는 곳으로 제대로 올렸는가
- 일반적인 A크로스를 올리는 것은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패널티 박스 안에서 45도 컷백 상황 Z+S나 Z+A, AAA 패스를 주는 것은 거의 해내지 못했다.
2. 수비 상황
*수비를 하면서 커서 변경까지 확실히 할 수 있었는가
-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수비까지 모두 하면서 커서 변경을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놓치는 선수도 많았고, 실수도 가장 많았다.
*수비 지원(키보드:Q)을 다른 수비 버튼과 적절히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었는가
- 수비 지원 버튼은 LT로 설정해두었는데 누르기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다른 수비 버튼과 함께 사용할 때는 자주 놓치곤 했다.
*견제(C수비)를 제대로 활용했는가
- 견제 버튼은 가장 활용하기가 어려웠다. 아직 다른 버튼들이 손에 익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다른 수비 조작법들을 먼저 손에 익히기로 했다. 그 이후에 견제 버튼까지 연습할 계획이다.
*세트 피스 처리 능력은 좋았는가
- 상대의 코너킥에 특히 버벅대는 상황이 많았다. 때문에 골을 주는 경우도 상당했다.
3. 개인기
*드래그백을 손에 익혔는가
- 아직 키보드만큼은 아니지만 드래그백은 어느 정도 손에 익혔다.
*턴스핀을 손에 익혔는가
- 아직 턴스핀을 실전에서 사용하진 않았다. 라커룸에선 사용했다.
*사이드 스텝(볼 굴리기)를 손에 익혔는가
- 볼 굴리기는 키보드보다 발동되는 타이밍 등이 더 수월했다. 다만, 아직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손이 자주 꼬였다.
*힐플릭을 손에 익혔는가
- 패드로 힐플릭을 사용하면 레인보우(사포)나 마르세유 턴이 종종 나가곤 했다. 개인기 중에서 가장 타이밍을 못 잡고 있는 느낌.
*EC 드리블을 손에 익혔는가
- 처음에는 RT와 RB를 함께 누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직 키보드만큼은 아니지만 마음먹고 사용하면 활용은 가능했다.
*패스 훼이크, 스쿱턴(A+S)을 손에 익혔는가
- A+S은 X+A로 키보드보다도 쉽게 할 수 있었다. 다른 개인기와의 조합은 조금 더 연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식 경기 등급은?
- 아마추어 3부, 아예 새로운 아이디로 처음부터 도전해보려고 한다. 아직 공식 경기를 플레이하진 않았다.
※ 종합 점수: D-
아직 패드를 사용한 지 3~4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 공식 경기에는 도전하지 못했다. 다음에는 각종 개인기와 수비, 그리고 아마추어부터 시작해서 공식 경기까지 도전해보려고 한다.
※ 키보드 유저 이삭의 패드 도전기 '패드로 챌린지 찍을때까지!'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