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유니티는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나이트 2023에서 자사의 차세대 엔진 '유니티6'를 공개했다. 유니티5에서 2017년 유나이트 암스테르담 이후 여러 차례 프리뷰를 거친 뒤 매년 연도별로 LTS를 발표하다가 다시 넘버링 체제로 돌아온 것이다. 이와 더불어 유니티는 2023년 중하반기부터 유니티 뮤즈, 유니티 센티스 등 AI 솔루션을 발표하면서 2024년 그리고 유니티6에서 다가올 새로운 변화를 줄곧 예고해왔다.

그 후 4개월이 지난 GDC 현장에서 유니티는 유니티6 그리고 그 이후의 과제를 발표하기 위한 세션을 마련했다. 세션을 시작하기에 앞서 앤드류 보웰 선임 디렉터는 "유니티6의 혁신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유니티6, 그리고 그 이후의 엔진에서 우리는 더 몰입감 있는 세계를 더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게 해줄 것이며, 엔드 투 엔드 멀티플레이 게임 개발은 물론 유저들이 원하는 장소 어디서든 플레이할 수 있게,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것"이라고 그 방향성을 요약했다.

▲ 앤드류 보웰 유니티 선임 디렉터


유니티6, 몰입감 있는 세계를 효율적으로 만들어 나갈 툴

▲ 매튜 뮬러 유니티 테크니컬 PM

매튜 뮬러 PM은 먼저 유니티6에서는 스크립터블 렌더 파이프라인(SRP)이 기본으로 탑재된다고 밝혔다. 유니티는 빌트인으로 제공된 파이프라인 외에도 그간 모바일 및 여타 다양한 플랫폼과 호환되는 URP와 최고의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주기 위한 HDRP 두 가지 렌더 파이프라인을 패키지 매니저로 제공해왔다. 그러나 유니티6에서는 스크립터블 렌더링 파이프라인이 디폴트로 적용된다. 기존에 빌트인 렌더 파이프라인으로 작업해왔던 개발자들을 위해 또한 유니티6 이후로도 빌트인 렌더 파이프라인을 유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유니티의 SRP가 보여줄 새로운 기술과 데모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미 현 유니티 버전인 2022LTS부터 URP의 더 발전된 기술과 각각 색다른 스타일의 씬을 체험할 수 있는 터미널, 정원, 오아시스, 콕핏 4개 샘플이 공개됐다. 또한 커스텀 셰이더와 렌더러, VFX 그래프, 머티리얼, 볼류메트릭 포그 등을 씬에서 직접 체험해보면서 익힐 수 있는 샘플도 선보였다. 여기에 더 발전된 2 라이팅, 타일맵, VFX 그래프,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해피 하베스트' 튜토리얼도 확인할 수 있다.

유니티6에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렌더링과 후처리 과정에서 GPU가 처리하는 비중을 높이는 기술인 'GPU 레지던트 드로워', 'GPU 폐색 컬링', 'STP(Spatial-Temporal Post Processing)'들가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그간 CPU의 드로우콜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일 드로우콜에서 동일한 메시 사본을 묶어서 렌더링해온 GPU 인스턴싱과 달리, GPU에서 일부 처리하거나 시야 내에 보이는 것만 렌더링하는 등, CPU의 부하를 더 줄여서 CPU 프레임 타임을 이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일 전망이다.

런타임 리소스를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렌더 그래프, 셰이더 그래프로 자신이 원하는 이펙트를 만들 수 있는 커스텀 포스트 프로세스, VFX 그래프 커스텀 HLSL 블록 등 확장성을 넓히기 위한 기능도 유니티6에서 선보인다.

▲ 그간 패키지 매니저로 제공됐던 SRP가 디폴트로 적용되며


▲ 렌더링에서 GPU의 역할을 더 배분해 이전 대비 소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전망이다

새로운 기술 추가 및 기능의 확장뿐만 아니라 최적화 및 개선을 위한 시각화 그리고 프로파일링 툴도 언급됐다. 유니티6에서는 리소스와 패스, 종속성까지 그 프로세스를 확인하면서 최적화를 할 수 있는 렌더 그래프 뷰에 GPU가 가장 많이 활용된 노드를 체크할 수 있는 셰이더 그래프 히트맵, VFX 그래프까지 프로파일링하는 툴로 개발자들이 더욱 쉽게 렌더링에서 최적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작년부터 적용된 어댑티브 프로브 볼륨도 한층 개선,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빛을 정밀하게 담아내게 된다. 이와 함께 새로운 아키텍처로 선보이는 GPU 라이트 베이커로 더 낮은 사양의 GPU에서도 라이트맵 과 프로브 베이크가 원활히 이루어지게끔 할 예정이다. 어댑티브 프로브 볼륨 및 실시간 날씨와 빛의 변화를 소개할 때 같이 언급됐던 물 표현 관련 부분도 폼 제네레이터, 디포머 등 새로운 옵션 및 투명도 등 후처리 과정을 한층 개선한다. 단순 물 표현에 그치지 않고 바다, 강, 수영장 등 다양한 환경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기술을 담은 샘플과 데모 역시도 공개된다.


▲ 어댑티브 프로브 볼륨 등 실시간으로 변하는 빛이나 수면 표현을 위한 다양한 기술과 데모도 공개된다

작년 베타로 출시해 스프라이트 및 텍스처 작업의 효율을 높여준 AI 솔루션 '유니티 뮤즈'는 유니티6에서 비헤이비어 설정은 물론, 애니메이션과 효과음까지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현재 베타 중인 런타임 AI이자 AI 모델을 실현할 때 필수적인 프레임워크 '유니티 센티스'는 2024년 중에 정식으로 적용되며, 정식 적용될 때는 새로운 뉴로 칩셋을 기반으로 한층 더 높은 퍼포먼스를 보일 전망이다..

애셋 매니저, 데브옵스, 더 개선된 대시보드 UI까지 다양하게 포함한 '유니티 클라우드'도 얼리액세스를 거쳐서 개발자 피드백을 통해 버전 컨트롤 및 애셋 매니저까지 폭넓게 개선된다.


▲ 스프라이트, 텍스처 등에 쓰였던 생성형 AI 솔루션 유니티 뮤즈는 비헤이비어, 워크플로까지 확장되고

▲ 런타임 AI인 센티스도 새로운 뉴로 칩셋을 기반으로 한층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원활한 협업 및 버전 컨트롤을 위한 유니티 클라우드도 정식 버전에서는 워크플로가 한층 더 개선된다



개발부터 테스트, 관리까지 케어하는 유니티

▲ 다이애나 칼레노바 유니티 선임 디렉터

유니티6에서는 멀티플레이 게임 관련 기능을 에디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좀 더 쉽게 코옵 테스트를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플레이모드도 지원한다. 멀티플레이어 모드에서는 데디케이트 서버와 관련한 사항들이 업데이트된다. 또한 멀티플레이 게임 개발 및 서비스 관련해서 필요한 것을 담은 멀티플레이어 서비스 SDK가 유니티6에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비슷한 수준의 유저 및 팀 전력을 맞추기 위한 스킬 기반 매치메이커는 물론, 비방과 욕설 등 유해성에 개발자들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세이프 보이스', '세이프 텍스트', '모더레이션'도 유니티6에서 정식 버전으로 지원한다. 또한 여러 플랫폼용 빌드의 버전과 크로스플랫폼 지원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빌드 프로필 및 플랫폼 브라우저도 개선되며, 웹GPU 및 모바일 웹 지원 등 웹게임 관련 기능도 추가된다.


▲ 멀티플레이 게임 개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플레이모드 및 SDK는 물론


▲ 서비스 중 여러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까지 준비 중이다

아울러 여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개선되는 사항도 언급됐다. 우선 메타와 협업을 통해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 제작을 위한 지원이 2024년 하반기 중에 적용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해 ARM 64비트 아키텍처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유니티6는 콘솔 및 XR에서도 한층 더 개선된 성능을 보여줄 전망이다. 콘솔 빌드에서는 유니티6 프리뷰 기준으로 앞서 언급한 파이프라인의 변화로 빌드 타임도 2021LTS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XR에서는 오픈XR 컴포지션 레이어로 동일한 해상도에서도 한층 더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며, 프로젝트 템플릿과 샘플을 확장해 개발자들이 더 쉽게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테스트 빌드를 실시간으로 에디터에서 수정하면서 해당 내용을 비전 프로로 직접 확인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비전 OS 시뮬레이터는 2022LTS부터 사용이 가능하며, 메타퀘스트용 멀티플레이 VR 템플릿은 2024년 중에 출시한다.

▲ 자체적인 빌드 파이프라인 개선은 물론



▲ MS, 메타, 애플 등과의 협업으로 개발자를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최고 성능을 보여주기 위한 DOTS, 그리고 CoreCLR 도입

▲ 로랑 기버트 유니티 디렉터

로랑 기버트 디렉터는 2022LTS에 적용된 'DOTS'에 대해 한 차례 짚고 넘어갔다. DOTS는 오브젝트 기반으로 일일이 오브젝트에 데이터 및 여러 가지를 물려서 구동하던 이전과 방식과 달리 데이터에서 묶어서 처리해 더더욱 방대한 양의 오브젝트를 쾌적하게 동시다발적으로 렌더링할 수 있다. 또한 멀티 스레드도 대응해 CPU의 효율도 한층 더 높아져서 개발자들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최적화할 때 드는 수고가 줄어든다.

유니티6에서는 1.3까지 세 차례에 거쳐서 피직스 콜라이더,워크플로우, 넷코드 등 다방면에 걸쳐서 개선하는 한편, 트랜스폼 통일 및 씬과 빌드 통합 등 ECS와 게임오브젝트 기반의 갭을 좁혀서 최대한 호환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호환이 더 크고 밀도 있는 월드 제작은 물론, 방대한 규모의 애니메이션 처리까지 다방면으로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22LTS에 도입된 DOTS ECS는 더 방대하고 광활한 규모의 게임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 수 있게 했다

▲ 이후 유니티6까지 세 차례에 거쳐 다방면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DOTS에 이어 유니티의 기반을 현대화할 과제로는 CoreCLR 적용을 꼽았다. CoreCLR은 고성능 GC(가비지 컬렉터)가 포함된 .NET Core 런타임으로, 유니티가 사용하고 있는 Boehm GC가 모든 스레드 스택을 스캔해 관리되는 오브젝트를 할당하고 메모리 위치가 고정된 반면에 CoreCLR GC는 관리되는 코드 안에서만 추적하고 유동적으로 재활용해 더욱 적은 오버헤드로 향상된 성능을 보여준다. 기버트 디렉터는 CoreCLR GC의 도입으로 이터레이션 타임이 빨라지고, 향후 더 발전된 .NET 코드에 더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유니티가 그간 기반으로 삼았던 Boehm GC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던 만큼, CoreCLR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니티의 소스 코드 일부 및 바인딩 제너레이터, 프록시 제너레이터까지 폭넓게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CoreCLR의 도입은 유니티6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니티6는 지난 13일 베타 버전으로 출시됐으며, 2024년 중 정식 출시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니티6 베타 버전 및 관련 세부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DOTS 도입 이후 다음 과제로는 CoreCLR로 손꼽았다. CoreCLR은 유니티6 이후에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