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던 여성을 때려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거제 살인사건’의 피의자 박모(20)씨가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면서 ‘반성문 감형(減刑)’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반성문·탄원서 대필을 전문으로 하는 법률사무소가 성행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이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치어 죽였다"는 내용으로, 모두 세 곳의 대필업체들에 반성문 대필을 의뢰했다. 22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반성문 수신자는 뜻밖에도 피의자 유가족이 아니었다. 판사였다. 세 곳에서 넘겨 받은 반성문의 첫 문장은 각각 "존경하는 재판장님!"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올립니다" "존경하는 판사님"으로 시작한다.




반성문은 대필업체들의 손에서 하루 만에 완성됐다. 각기 다른 곳에 의뢰한 세 편의 반성문에서는 일정한 공식이 있었다. ①우선 ‘존경하는 재판장·판사님’으로 문장을 시작한다. ②반성문 초반부는 사건 경위를 구체적으로 서술한다. ③다음으로 정상 참작사유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한다. 반성문 대필업체들은 ‘불우한 가정사(史)’에 필력을 집중했다. 실제 반성문 작성 전 전화상담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이 부분을 질의했다. 현재 경제적 형편이 어떤지, (가상범죄에 적어낸)두 살 난 자녀는 누가 부양하는지, 부모님이 여유가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묻는 식이었다. 반성문 대필업계 관계자들은 "재판부 정상참작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 바로 가정환경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