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0일, 펄어비스가 카카오게임즈로부터 이관받아 '검은사막'을 직접 서비스한 지 이제 약 40여 일이 흘렀다. 여러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말해 '검은사막'은 현재 순풍에 돛을 단 듯 순항 중이다.

직접 서비스 당일 신규 및 복귀 유저가 각각 10배, 15배 늘었을 뿐 아니라 게임의 흥행을 나타내는 척도 중 하나인 PC방 순위 역시 무려 50계단이나 상승했었다. 일간 유저수(DAU)는 약 2배 증가했고 서버 상태 역시 대부분 혼잡을 나타냈다. 그야말로 대박이 난 셈이었다.

이러한 호평은 운영에 대한 자세로까지 이어졌다. 직접 서비스 직후 진행된 유저 간담회 '하이델 연회'에서는 단순히 업데이트 콘텐츠를 공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진솔한 모습을 보여줘 소소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직접 서비스를 통해 운영 체질 변화와 신규 클래스 샤이를 추가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검은사막'이다. 지난 19일 샤이 업데이트 직후에는 역대 최고 수치의 캐릭터 생성 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PC방 순위도 이례적인 증가세를 보여줬다.

그러던 와중 금일(12일), 펄어비스와의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직접 서비스 이후 과연 어떤 점들이 달라졌을까? 그리고 앞으로 업데이트될 콘텐츠들이 현재 얼마나 완성됐을지 이날 현장에서 들어봤다.

※ 이날 공동 인터뷰에는 17개의 매체가 참여했습니다



■ 업데이트 콘텐츠 소개

여름 업데이로 준비 중인 콘텐츠는 셋이다. 그 중 첫 번째는 최근 업데이트된 신규 클래스 샤이에 대한 소식이다. 샤이의 각성에 해당하는 샤이 재능이 추가된다.

다음으로는 대양 콘텐츠, 이른바 대양의 시대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우선은 본격적인 대양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기에 앞서 기반을 다지기 위한 업데이트가 이뤄질 거다.

세 번째는 캐릭터 전승이다. 아무래도 레인저나 아처의 경우 활을 쓰던 클래스인데 각성하면 쌍검을 드는 식으로 바뀌어서 어색하고 어려워하는 유저가 많았다. 그런 유저들을 위해서 기존의 클래스가 가진 특성을 유지하고자 고민한 결과 나온 게 바로 캐릭터 전승이다. 이번 여름은 이 세 가지 업데이트가 중심이 될 것이다.



■ 인터뷰 질의응답

▲ 주재상 게임디자인 3팀장, 김재희 총괄 PD, 장제석 게임디자인 2팀장, 고도성 서비스실장

Q. 각성 캐릭터가 전승 무기를 쓰는 것도 가능한가?

김재희 : 가능하지만 전투 중 바로 스왑하는 건 불가능하다. 각성을 만든 계기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각성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과 특성이 크게 바뀐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유저들도 많은데도 불구하고 너무 강력해서 각성을 하도록 강요한 면이 있었다. 우리가 잘못 생각한 부분인데 이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그래도 이번에 캐릭터 전승을 내놓음으로써 그런 유저들의 불만이 많이 사라질 거로 보인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전승은 맨 처음에 각 클래스가 보여준 로망을 그대로 이어가는 요소라고 보면 된다.


Q. 복귀 유저가 많다고 했는데 '검은사막 모바일'로 인해 유입되는 경우도 있을 거라고 본다. 이 경우 잔존율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고도성 : 질문한 데로 '검은사막 모바일' 광고를 했는데 온라인으로 알거나 혹은 반대로 아는 경우도 있다. 직접적인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이런 식으로 유입되고 그대로 남는 경우도 많다.


Q. '검은사막'의 파티 플레이라고 해봤자 각자 사냥하고 각자 레벨업하는 형태였는데 샤이의 경우 파티 플레이에 특화된 클래스같다. 그래서 좀 더 강화된 파티 플레이 콘텐츠가 나올 줄 알았는데 안 나왔다.

김재희 : 샤이는 파티 플레이를 위한 클래스라기보다는 여러모로 실험적인 클래스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클래스들을 보면 멋지고 강력한 클래스들이 많다. 실제로 이런 클래스를 추가하면 신규 유저가 늘기도 하는데 그러면 계속 이런 클래스만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른 재미를 원하는 유저들도 분명 있다. 샤이는 그런 관점에서 나온 클래스다. 멋진 캐릭터는 많으니 한 번쯤은 다른 재미를 추구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샤이는 그런 면에서 다른 재미를 위한 추구하기 위한 클래스로 봐주면 좋겠다.

그런 만큼, 밸런스는 어떻게 잡을지 고민이었다. 새로운 재미를 위한 클래스인데 처음부터 무작정 강하게 하면 그런 취지에서 어긋날 거라고 봐서 일부러 두드러지지 않게 만들었다. 화려하고 강한 클래스가 나오면 바로 유입이 느는 만큼, 지표로는 후퇴하는 걸 수도 있는데 '검은사막'이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기존 클래스와는 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캐릭터를 더 만들 계획이다.



Q. 전승의 경우 모바일의 계승과 유사하다. 어떤 차이점이 있나?

주재상 : 모바일은 계승을 선택하면 계승 무기와 계승 스킬만, 각성을 선택하면 각성 무기와 각성 스킬만 쓸 수 있다. 하지만 '검은사막'에서는 각성을 해도 비각성 무기와 스킬을 쓸 수 있다. 그래서 전승이 추가된다고 해도 모바일처럼 각성 무기를 버리는 형태는 되지 않을 거다. 전승해도 각성 무기의 일부 스킬을 가져와서 각성, 비각성 스킬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디자인 측면에서 샤이는 어떤 고민을 했을지 궁금하다.

주재상 : 귀여움이다.

김재희 : 처음에는 고민도 많았다. '검은사막'에 귀여운 클래스는 안 어울릴 거 같아서 자체적으로 배제했는데 요청도 많고, 게임 내에 있는 종족이기도 해서 디자인하는 분들이 심혈을 기울인 끝에 탄생할 수 있었다.


Q. 전승은 비각성 클래스의 스킬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특색이 겹치는 비각성 클래스의 구분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김재희 : 고민 중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위치, 위자드, 레인저, 아처의 경우 특색이 겹치는 부분이 분명 있을 거다. 기본적인 스킬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대신 위자드는 불 계열, 위치는 번개 계열에 특화시키는 쪽이 되지 않을까 싶다.


Q. 어떤 클래스의 전승이 가장 먼저 나올지 궁금하다.

김재희 : 워리어가 가장 먼저 나올 거다. 현재 발키리와 레인저 전승도 작업 중인데 둘 중 뭐가 먼저 나올지는 나도 모른다. 테스트를 거쳐서 완성도를 높인 후 라이브하는 식이어서 발키리 전승을 먼저 작업했다고 해도 완성도에 따라선 레인저 전승이 먼저 나올 수도 있다.



Q. 수치적으로 자체 서비스 성과에 대해 알려달라.

고도성 : 공시에도 영향을 끼치기에 직접적인 수치를 밝히기 조심스럽다. 보통 이런 수치의 경우 월간 일 평균 유저 수로 확인하는데 이관 전과 후를 비교하면 최대 3배 정도 올랐다. 지금은 약간 하락했지만 동접률은 이관 전보다 2배 정도 는 상태다.


Q. 각성을 안 한 상태에서 바로 전승할 수도 있나?

김재희 : 가능하다.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원하는 걸 선택하면 된다.


Q. '검은사막'은 이제 일종의 프렌차이즈화됐다. 콘솔, 모바일, PC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는데 하나의 IP인 만큼 굵직한 줄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 중심을 어떻게 정할 생각인가?

고도성 : 모바일은 플랫폼의 특성상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지만 '검은사막'의 뿌리는 항상 온라인이라고 생각한다. 콘솔 역시 온라인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주재상 : 서로 스타일이 다른 만큼, 큰 업데이트가 있으면 온라인과 모바일 세계관 담당자가 모여서 협의를 한다. 각각의 플랫폼에 어울리는 세계관을 갖도록 하는 건데 이로 인한 프로세스의 지연은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Q. 최근에 무기를 주는 이벤트를 했던데 너무 좋아서 그런지 시시해서 재미가 없더라.

김재희 : 개인적으로 RPG는 성장하는 재미를 개발자가 보장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는 좋은 장비를 주는 이벤트는 안 할 생각이다. 다른 게임들이 점핑 캐릭터를 제공하는데도 우리는 안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장 과정을 압축시키고 후반부 콘텐츠를 즐기게 하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이건 아닌 거 같다. 오히려 MMORPG의 재미는 초반부에서 느껴지지 않나 싶다. 그래서 앞으로는 초반부 콘텐츠를 다지는 데 중점을 둘 거다.

예를 들어 성장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하려고 메인 스토리를 개편하면서 초반부 몬스터를 더 세게 하는 식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유저가 콤보를 연습한다던가 해서 게임에 빠져드는 동시에 성장의 재미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물론, 유저가 불편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의 얘기다.


Q. 성장의 재미라고 하니 드는 생각인데 클래스별로 그 재미가 다른 거 같다. 18개나 되니까 어떤 클래스는 피흡, 마흡이 있어서 사냥이 쾌적한데 또 어떤 클래스는 그렇지 않다. 어떻게 생각하나?

김재희 : 고민 중인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피흡, 마흡이 없는 캐릭터에 피흡, 마흡을 추가한다든가 하진 않을 거다. 그런 캐릭터를 원한다면 다른 캐릭터를 하면 된다. 클래스의 특색은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밸런스다. 실제로 처음에는 세다고 미스틱을 하다가 재미가 없어서 매화나 워리어로 갈아타던가 하는 유저가 있는데 주변에서 망캐라고 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히려 만족도는 더 높은 경우가 있다. 각 클래스만의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


Q. 매화의 경우 PvP에서 안 좋게 평가받는데 전승이 PvP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김재희 : 각 클래스에서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이 많을 텐데 전승이 많이 해결할 거라고 본다. 각성으로는 맞출 수 없었던 밸런스를 맞출 생각이다.


Q. 대양 업데이트가 이어서 진행될 거라고 예고했다. 새로운 대양에서 만나볼 수 있는 주력 콘텐츠는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사냥인가 생활인가? 아니면 아예 새로운 콘텐츠인가?

주재성 : 아예 새로운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육지에서의 플레이와는 전혀 다른 가치를 갖도록 할 생각이다. 그래서 대양에서 활동이 육지 플레이의 물약이나 장비 등의 재화로 환원되지 않게 할 거다. '검은사막'에서 대양이라는 아예 별개의 게임이 추가되는 식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대양 콘텐츠를 통해서는 배를 만들고 선원을 육성하면서 바다에서 해적을 사냥하고 교역하는 등 다양한 재미를 체험할 수 있다.

지금 '검은사막'을 보면 초식 유저, 육식 유저를 구분해서 별개의 게임을 하는 것처럼 구분하는데 실상은 육식 유저 안에 초식 유저가 있는 형태다. 하지만 대양은 다르다. 해양 유저, 육지 유저로 구분되지 않을까 싶다. 대양은 기본적으로 섬을 중심으로 대양을 누비는 식으로 구상 중이다.

김재희 : 굳이 비유하자면 '대항해시대' 같은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Q. 샤이 말고 신규 클래스로 추정되는 컨셉 아트를 공개했는데 실제 만들고 있는 클래스인가?

김재희 : 앞서 샤이는 쉬어가는 클래스라고 했는데 그 연장선에 있는 클래스들이라고 보면 된다. 아직은 아이디어를 연구 중인 단계로 당분간은 샤이에 집중할 생각이다.


Q. 2년 전 비공정 시스템을 소개했는데 아직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장제석 : 비공정은 내부적으로 완성된 상태다. 다만, 쓸데가 없어서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최근에 추가된 하늘마차의 경우 이 비공정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나온 요소다. 지금도 여전히 용도가 한정적이어서 어떻게 쓸지 고민 중이다.

김재희 : 쓰임새가 없다면 업데이트해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일단 만들었으니 업데이트한다는 건 좋은 개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Q. 직접 서비스를 해서 운영 자유도가 높아졌는데 BM은 어떤 식이 될까?

김재희 : 딱히 BM이 바뀌거나 하진 않을 거다.


Q. 끝으로 앞으로 어떤 식으로 운영해 나갈지 한마디 부탁한다.

주재상 :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다. 열심히 할 뿐 아니라 잘하겠다. 앞으로도 '검은사막', 많이 사랑해주길 바란다.

장제석 : 마찬가지다. 진심을 담아서 열심히 하겠다.

김재희 : '검은사막'은 펄어비스의 첫 번째 타이틀인데 유저분들과 함께 성장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서비스하게 된 만큼, 앞으로는 더욱 운영에 신경써서 유저분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빠르게 고치고 개발해 나가겠다.

고도성 : 온라인은 '검은사막' IP의 뿌리다. 그렇기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앞으로 5년, 10년 넘게 서비스하는 '검은사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주시고 응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