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온과 한 여성의 대결은 항구에서 초유의 관심사가 되어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여자가 검으로 칼리온에게 달려들자 그는 검을 들어 막았다. 물론 검을 뽑지 않은 상태로 막아냈다는데 그 의의가 큰 것이었다.

“뭐, 뭐야.”

“뭐긴. 네 공격이 날카롭지 않아 검집으로 막아냈을 뿐이다. 지금부터 5수 양보해주지. 덤벼라.”

“후회하지 마!”

그녀는 계속 검을 휘둘렀지만 칼은 그냥 막아낼 뿐이었다. 해군사관이었던 여자의 공격에 실망한 칼의 표정은 굳어만 갔다. 그리고 금세 5번의 공격이 끝났다.

“벌써 5개 끝난거야?”

“…….”

“이젠 내 차례다.”

스르릉 하는 칼이 우는 소리와 함께 그의 검이 모습을 나타냈다. 적당히 굽어있는 환도(環刀). 이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의 검신이었다. 

‘처음 보는 검이네. 이슬람 국가에서 쓰는 시미터는 아닌 것 같은데. 검이 어떻든 간에 어떻게 들어올지 뻔하겠지. 상인인데.’

이때가지도 그녀는 칼을 얕보고 있었다. 칼의 공격이 시작 되었을 때 그녀는 그를 얕본 것을 후회했다. 여태까지 상대해온 상대 중에 최고의 상대였다.

“뭐야. 당신 상인 맞아?”

“내가 상인인데 뭐 보태줬냐! 열화천수검결!”

보통 사람이라면 보지 못할 정도의 빠른 속도의 맹공이 그녀에게 퍼부어졌다. 그녀는 갑작스런 공격을 막아 내고는 있지만 힘에 벅찼다.

‘또 한 번 이런 공격이 들어온다면 그땐 내가 져.’

자세를 바로하며 숨을 고르는 그녀의 모습을 본 칼은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비아냥거렸다.

“뭐야. 겨우 이 정도 초보적인 검결 막아내는 데도 힘들단 말이야? 이래서 어떻게 군인으로 먹고 살았대?”

“닥쳐!”

칼은 다시금 비릿한 미소를 흘렸다. 의도한 도발에 잘 걸려 들어줬기 때문이다. 웬만한 상대에겐 씨도 안 먹히는 평범한 것이었다.

‘쯧쯧, 경험 없는 티가 팍팍 나는구만. 이쯤에서 끝내고 내가 키워야지(?).’

“당신 실력은 봤으니 이제 끝을 보려 하는데. 어때?”

“헛소리 집어치워!”

“쯧. 개똥벌레가 아무리 빛을 낸다 한들 달빛에 비기랴. 무상검!”

열화천수의 속도보다 더욱 빠른 공격이 그녀에게 작렬했다. 그녀는 공격을 막지 못하고 넘어졌다. 일어나려는 순간 칼의 검이 그녀의 목에 겨누어 졌다. 칼은 여전히 검을 겨누면서 표정 없이 말했다.

“내가 이겼다. 잠자코 따라와. 경험 없는 해군사관 아가씨.”

“좋아. 졌어. 인정할게. 그런데 무상검이라는 게 뭐야?”

칼의 미간이 좁혀졌다. 칼의 표정은 ‘이 여자 뭐하는 여자야?’라고 말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의 부관이 될 것이므로 약간의 설명은 해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우리집안 비전인데. 중국의 문자로 무상(無狀). 형상이 없다는 뜻이지. 그 정도로 빠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야. 그건 그렇고. 이름이나 말씀해 주시지? 내 이름은 칼리온. 줄여서 칼이라고들 부르지.”

“에스텔.”

“휘익. 꽤나 예쁜 이름인데? 거두절미하고. 일단 우리 집으로 가자고. 어머니께서 기다리셔. 어이! 너희들. 적당히 먹고 마시라고! 오늘은 내가 허락한다!”

“와아아아!!!”

선원들의 함성을 뒤로한 채 칼은 에스텔의 팔을 잡고 거의 끌고 가다시피 그녀를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에스텔은 겨우 그의 손에서 팔을 빼낸 뒤에 그에게 물었다. 

“선장, 교역소 안가?”

“그거야. 이미 교역소 주인아저씨가 도제들 보내서 계산 다했다. 항구에서 기다리고 있더군. 워낙에 런던에서는 귀한 품목들이라서. 그전에 잡화점에나 들러야겠네. 주점 아가씨 누구누구 때문에 아주 죽어난다니까.”

에스텔은 그 아가씨가 누군지 바로 알아챘다. 그리고 뭔가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약점 잡았다고 좋아했다.

“뭐, 그런 여자 따위가 나의 약점이 될 수는 없노라. 와하하하!”

‘쳇.’

그의 약점을 잡는데 실패한 그녀는 속으로 혀를 찼다.









인강듣기전에 한편...
이제 방학도 끝나가는데 뭔가 이리 허전한지...
90일 후에 대항의 바다로 향하려면 후회가 없어야 하거늘...
좋은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