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갈매기 떼 중 오른편 4번째에 날아가는 녀석"

조준경이 달려있는 기다란 총이 하늘을 가리켰다.

"오른쪽 눈을 맞추어보겠습니다."

'탕!'
.
.
.
.
'툭!'

큰 발포소리가 들린 뒤 몇초 뒤 근처 들판에 무언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린 쪽으로 경비병이 달려간 뒤 얼마 않가서 무언가를 들고 나타났다.
그것은 정확히 오른쪽 눈 부분이 관통당한 갈매기 시체였다.
그것을 본 모든 사람들은 박수를 쳐주었다.

기다란 총을 내려놓으며 기다란 챙이 달린 모자를 눌러 쓰는 이 자의 이름은 마뉴엘 베르셀로
프란시스의 또다른 친구인데 아이러니하게도 프란시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해군에 들어가길 극히 거부했다.
이유인 즉슨 자신의 능력은 동물 사냥이지 사람 사냥이 아니라며 일부러 숲 속으로 들어가는 등
이상 성격의 소유자이긴 하지만 이번엔 해군 내 축제로 인해 프란시스의 권유로 초대받은 것이다.
아무튼 그는 꽤나 편한 차림으로 축제에 참석을 했는데 일부 고위 작위를 가진 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그 뒤에 이어진 퍼포먼스에 모두들 그의 실력에 감탄하였다.

"이야 역시 대장님 친구분이세요 엄청나신데요?"

칸트가 프란시스를 바라보며 감탄하였다. 한편 프란시스는 잠시 옆에 있던 다나에게 물었다.

"다나, 사라 씨는?"

"아 그 분은 혼자 있고 싶으시다면서 지금 집무실에 계세요."

"흠.. 그 분은 너무 내성적이라서 탈이라니깐 다나 집무실에 가서 사라 씨를 데려와라"

"않오실텐데요."

"한번 더 부탁드려봐라."

다나는 어쩔 수 없이 사라가 있는 집무실로 향하였다.
집무실 문을 열자 넓은 책상에 정돈있게 쌓여있는 종이들 가운데
마지막 서류 작성을 위해 팬을 든 사라가 고개를 들었다.

"음? 무슨 일이죠?"

"저... 몇번 없는 축제인데 이번만큼은 참여해 주시라는 프란시스님의 말씀을..."

"..."

아무 말도 없던 사라는 의자에서 일어나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걸어 나왔다.
다나는 사라에게 남아 있던 자리를 건네주었고 사라는 의자에 힘없이 앉았다.
여러 유능한 인재들의 퍼포먼스를 본 뒤 잠시 휴식을 취하게 되었을 때 프란시스가 걸어왔다,

"참 이래저래 보는 사람도 힘없게 만드는 분으로군요."

"예?"

사라는 깜짝놀라 고개를 들어 프란시스를 쳐다보았다.
사라는 해군 내 중장 급 계급을 가지고 있는 에스파니아 인이다.
그녀는 고위 관직을 가진 몇 않되는 평민 출신이다. 그러나 평민이었던 그녀는 오히려 더 노력하여
중장까지 올라섰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는 해적 관련 사건에서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도 아무 말이 없었고 그다지 그녀가 해적과 모종의 음모가 있다는 것도 없었기에
그에 대한 이유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아무튼 그녀는 왠지 모르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내성적이었다.
마치 과거에 어떤 강한 정신적 충격에 의해 감정을 상실한 느낌이랄까
아닌게 아니라 그녀의 평소 표정엔 슬픈 느낌이 나서 여러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들었다.

"축제인 만큼 다른 분들과 함께 즐겨주십시오
세상이 취하면 같이 취하고 세상이 즐거우면 같이 즐거워 하는게 도리 아닙니까?"

"예...그렇긴 하지만"

사라는 그 상태로 고개를 숙인 채 중얼거렸다.
프란시스가 한 숨을 쉬는 동시에 칸트가 다가왔다.

"대장님 여기서 뭐하십니까?"

"아..그냥"

프란시스는 칸트에게 사라 쪽을 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칸트가 사라를 바라보다가 프란시스에게 물었다.

"이 분은 누구십니까?"

그러자 프란시스는 칸트의 머리를 쎄게 쥐어박았다.

"악! 왜 그래요??"

"말단 녀석이 중장급 인재의 이름도 모르다니."

"쳇 알고 있다고요 하지만 이 분은 한번도 축제라던가 토벌작전에 나서질 않으셨잖아요."

칸트의 말을 들은 사라는 고개를 푹 숙였다.
프란시스가 칸트를 노려보자 칸트는 분위기를 알아채고는 축제장 왼편으로 도망갔다.
프란시스가 사라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할 때 뒤에서 동료들이 찾아왔다.

"여 프란시스 뭐하고 있나?"

"음..."

"오 사라 중장 아닌가? 자네 용케도 그 집무실에서 꺼내왔군."

"꺼내왔다니 무슨.."

프란시스는 혀를 차며 부정했다.

"그나저나 사라 중장 저런 미모를 가졌는데도 아직 연인이 없다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잘해 보라고"

프란시스의 동료는 하하 웃으며 사람들이 많은 쪽으로 향했다.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녀석!'

프란시스는 동료를 노려보다가 술기운이 돌았던 것을 감안하여 참기로 하였다.
프란시스가 사라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사라는 더더욱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프란시스는 억지로 사라의 고개를 들게 하자 사라는 목에 힘을 주고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이 사람아! 힘 빼!"

"으그그그그~"

프란시스가 두 손을 전부 쓰자 결국 사라는 고개를 들었다.
그 뒤 프란시스는 사라의 팔목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사라는 순간의 힘에 못이겨 프란시스에게 안겨버렸다.

그 순간 왠지 모르게 모두의 시선이 그들에게 꽂혀있었다.
사라는 부끄러워서 그 상태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당황한 것은 프란시스도 마찬가지여서 곧바로 수습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죄...죄송합니다!"

사라는 곧바로 집무실로 도망쳐 버렸다.
곧 이내 프란시스도 정신을 차려 수습 하려 했지만 왠지 이미 늦은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미묘한 표정으로 프란시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어이 이 사람들아! 그게 아니야! 그게 아니라고!"

늦었다. 다나도 칸트도 심지어 마뉴엘 조차도 박수를 쳐주고 있었다.

2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월트가 축제장에 들어섰다.
월트가 축제장에 들어서자 칸트가 그를 반겼다.

"어서오세요. 그런데 좀 늦으셨네요."

"음 교역 장부좀 확인할게 있어서 말이야. 그나저나 네 대장은 어디있는거냐?"

"아마 회의실에 계실겁니다 킥킥"

재밌다는 듯이 킥킥 대는 칸트의 행동에 뭔가 이상함을 느낀 월트였지만
곧이내 해군 본부에 있는 회의실로 들어섰다. 회의실에 들어서자 프란시스 혼자 탁자 위에 엎어져 있었다.

"어이"

무응답이다.
월트가 프란시스의 뒤로 돌아가서 그의 등을 후려 갈겼다.

"어이!"

"가만히 좀 냅둬."

프란시스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월트는 이번엔 그의 머리를 후려 쳤다.

"이 자식이 이젠 눈에 뵈는 것도 없나? 어른 앞에서 감히 반말을 써?"

"엇... 월트 씨..."

프란시스는 월트에게 이전에 있었던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프란시스의 말이 끝나자 월트는 박장대소했다.

"푸하하핫 여기에 이러고 있을 만도 하구만 크하하하하핫"

"놀리지 마십시오 심각합니다."

"크흐흐 자..잠깐 크흐흐 미안 키킥"

월트의 웃음소리는 약 2분간 지속되었다. 곧 이내 진정된 월트가 프란시스가 무언가를 말하려다.

"푸핫 다시 생각하니 더 웃기는구만!"

하며 다시 3분간 더 웃었다.
월트는 다시 진정한 뒤 자리에 제대로 앉았다. 하지만 그의 입가엔 아직도 미소가 남아있었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오신겁니까?"

"아? 아...흠흠 그게 그냥 간단한것만 말하려고 온거야."

"간단한거라뇨?"

"헤이해 지지 말라는거야."

"....무슨"

"내 생각이 맞다면 지금 해적들이 나름 조용하게 사는 것은"

월트는 프란시스의 귓가에 속삭였다.

"제 2의 2년 전쟁을 만들것 같아서 말일세."

프란시스는 순간 놀란 나머지 탁자를 걷어 차버렸다.
쎄게 밀린 탁자는 곧이내 벽에 부딪쳐 부셔지고 말았다.

"허 이 친구 아직 실력은 않죽었구만."

프란시스의 힘을 감탄하던 월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아무튼 조심하게나 그들이 이렇게 조용하다는 건 그것밖에 생각할 겨를이 없으니깐"

"크흠..."

"그럼 난 이만 간다. 저 탁자는 자네가 알아서 처리해 주고."

월트가 회의실을 나서자 프란시스는 생각에 빠졌다.
확실히 그러하였다. 지금 우리들은 현재의 평화에 취해있었다.
깨어나야 한다. 깨어나서 대비해야 한다. 더 이상의 인명피해는 없어야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타로카드 소지자들의 싸움이란 것 만으로도
이것은 국가멸망까지 갈 수 있는 거대한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