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9-17 13:46 | 조회: 22 |
게시판 도배가 죄송해서.... 한꺼번에 올렸습니다.
읽기 힘들게 편집된 부분에 대해서 죄송합니다.
전문작가가 아니라 재미없을 분도 많으실 텐데 클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팬 아트 갤러리를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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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님은 뭔가 이상하다》
8화. 물의 벗
스님에게는 친구가 있다.
물의 정령이다.
정확히는 물의 벗이라고 한다.
처음 봤을 때는 조금 놀랐다.
사람처럼 생겼다.
말도 한다.
생각도 한다.
성격도 꽤 괜찮다.
무엇보다 스님보다 대화가 잘 통한다.
“린던.”
“예?”
“나 인간 되고 싶어.”
물의 벗이 말했다.
나는 조금 감동했다.
정령이 인간의 삶을 동경한다.
제법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왜 인간이 되고 싶습니까?”
“사람처럼 살고 싶어.”
“그렇군요.”
“두 발로 걷고.”
“예.”
“사람하고 얘기하고.”
“예.”
“파도 안 되고.”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마지막은 뭡니까?”
그때 스님이 말했다.
“적이다.”
물의 벗이 굳었다.
“싫어.”
스님이 손을 들었다.
“가라.”
“싫어.”
물의 벗이 파도가 되었다.
촤아아아악!
적들을 휩쓸었다.
잠시 뒤 물의 벗이 돌아왔다.
슬퍼 보였다.
“나 파도 됐어.”
“봤습니다.”
“싫어.”
스님이 말했다.
“잘했다.”
물의 벗이 스님을 바라봤다.
“나 인간 되고 싶어.”
“아직 수행이 부족하다.”
“싫어.”
나는 처음으로,
물의 벗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했다.
9화. 인나의 진언
스님이 요즘 이상한 옷을 모으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원래도 이상한 옷을 많이 모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독 집착한다.
“인나의 진언이다.”
스님이 말했다.
“그게 뭡니까?”
“수행에 필요한 장비다.”
나는 스님을 바라봤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옷의 색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다.
무엇보다 모자가 이상했다.
굉장히 이상했다.
“스님.”
“왜.”
“그 모자는 꼭 써야 합니까?”
“좋은 물건이다.”
“생긴 건요?”
“중요하지 않다.”
그건 수도사다운 말이었다.
조금 감탄했다.
그때 바닥에서 다른 모자가 나왔다.
스님이 주웠다.
썼다.
나를 바라봤다.
“어떠냐.”
“아까 것보다 이상합니다.”
스님이 잠시 생각했다.
다시 아까 모자를 썼다.
“역시 이쪽이 낫군.”
나는 물었다.
“스님은 모자를 주우면 다 써봅니까?”
“써보지 않고 어떻게 아느냐.”
“뭘요?”
“좋은지.”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스님 말이 맞다.
맞는데.
왜 저 사람 머리 위에 올라가면 모든 모자가 이상해지는지는 모르겠다.
옆에서 물의 벗이 말했다.
“나도 써볼래.”
스님이 모자 하나를 건넸다.
물의 벗이 썼다.
나를 바라봤다.
“어때?”
“잘 어울립니다.”
물의 벗이 웃었다.
스님도 자기가 쓰고 있던 모자를 가리켰다.
“나는?”
“이상합니다.”
스님이 모자를 벗었다.
다른 모자를 썼다.
“이건?”
“더 이상합니다.”
스님은 한참 동안 모자를 바꿔 썼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수행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10화. 대균열
스님에게는 이상한 취미가 있다.
같은 곳에 계속 들어간다.
오늘도 대균열에 들어갔다.
괴물을 잡았다.
균열 수호자를 잡았다.
보석을 강화했다.
밖으로 나왔다.
나는 말했다.
“끝났군요.”
스님이 말했다.
“다시 간다.”
다시 들어갔다.
괴물을 잡았다.
균열 수호자를 잡았다.
보석을 강화했다.
밖으로 나왔다.
“이제 끝났습니까?”
“다시.”
세 번째였다.
이번에는 물의 벗이 물었다.
“왜 또 가?”
스님이 대답했다.
“강해지기 위해서다.”
“얼마나?”
“더.”
“얼마나 더?”
“계속.”
물의 벗이 나를 바라봤다.
나도 물의 벗을 바라봤다.
처음으로 완벽하게 마음이 통했다.
11화. 들어가기 싫은 사람들
대균열이 열렸다.
스님은 입구를 바라봤다.
나도 입구를 바라봤다.
물의 벗들도 입구를 바라봤다.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다.
스님이 말했다.
“가자.”
나는 물었다.
“몇 단입니까?”
“90단.”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괜찮다.
그런데 물의 벗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한 녀석이 자기 몸을 내려다봤다.
지금은 두 팔이 있었다.
두 다리도 있었다.
얼굴도 있었다.
나름 사람처럼 생겼다.
“스님.”
“왜.”
“이대로 가면 안 돼?”
“안 된다.”
“왜?”
“파도가 강하다.”
물의 벗이 입을 다물었다.
옆에 있던 다른 물의 벗이 물었다.
“그럼 이 모습은 왜 있어?”
스님이 잠시 생각했다.
나도 궁금했다.
꽤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스님이 대답했다.
“마을에서 기다릴 때 필요하다.”
물의 벗들이 조용해졌다.
나는 괜히 다른 곳을 봤다.
너무 잔인한 대답이었다.
스님이 대균열 입구로 걸어갔다.
그러다 멈췄다.
뒤를 돌아봤다.
“린던.”
“예.”
“왜 안 오느냐.”
나는 따라갔다.
스님이 다시 물었다.
“물의 벗들은?”
뒤를 돌아봤다.
물의 벗들이 서로 붙어 서 있었다.
한 녀석이 말했다.
“린던.”
“예.”
“다녀와.”
“같이 가셔야죠.”
“싫어.”
“스님이 찾습니다.”
“없다고 해.”
나는 스님을 바라봤다.
스님이 물의 벗들을 바라봤다.
물의 벗들이 스님을 바라봤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스님이 손을 들었다.
물의 벗 하나가 다급하게 말했다.
“잠깐.”
“왜?”
“아직 싫어.”
촤아아아아악!
파도가 대균열 안으로 들어갔다.
스님도 들어갔다.
나는 그 뒤를 따라가며 생각했다.
저 친구들은 인간이 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냥 파도가 되기 싫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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