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느린 업데이트 속도임.

 전투, 액션만큼은 웰메이드란 게 중론이고, 그 매력을 잊지 못해 이 게임에 매달려 있는 사람이 태반이 아닐까 함. 뭐 요샌 전투는 제대로 돌지도 않고 현찰 꼴아서 룩템만 사는 오타쿠 새끼들도 엄청나게 많지만.
 파고들 구석이 알게 모르게 많은 겜이라서 신규 전투 이것저것 연습하며 실력 늘려가는 맛도 쏠쏠한데 그 이후가 문제가 되는 거지. 근래 행보를 보면, 레이드 전투 업데이트 텀이 3개월에서 6개월임. 뭐 여타 대전 게임들처럼 상대가 유저라서 매번 리턴이 다르면 모르겠는데, 프로그래밍 된 ai라 매일같이 나오는 똑같은 대응에 질릴 수밖에 없음. 철권을 시나리오 모드만 붙잡고 몇십, 몇백 번이고 깨는 거랑 별반 다를 게 없다 이거임.
 그렇게 재밌게만 느껴졌던 레이드에 흥미를 잃었지만 게임은 놓기 싫은 상태가 되고, 이 상태가 초래하는 게 고공제 순회 파티의 일상화라고 봄. 즐기려고 하는 게임에서 의무적으로 하는, 효율 중시의 게암으로 변하는 거지.(물론 예외로 자기랑 비슷한 스펙들 사이에서 딜 경쟁하는 걸 즐기는 경우도 있음)
 잠깐 놓고 다른 걸 하다 오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겠지만, 다음 업데이트를 쫓아가기 위한 골드를 모을 필요도 있을 거고, 마땅히 성에 차는 겜이 없을 수도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단물 다 빤 시체겜을 붙잡고 있게 된 구울들 축제의 장임 지금 망겜은.

 유저들은 이런 루틴에 길들어서 조용히 시체나 뜯고 있고 같은 장르 경쟁 상대는 없다시피 한데다 편성된 예산도 적으니까 운영 측도 레이드 업데이트 텀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린다는 방만한 방침을 취한 거 같음.
 물론 뒤늦게라도 깨달음을 얻어 이 무간지옥 구울 목장에서 갓겜으로 성불하는 놈들은 언제나 있었으니 그 빈자리를 메꾸려고 뉴비-프렌들리 개편 쪽으로는 손을 많이 썼음. 그게 신규 레이드 개발에 비해 들어가는 게 적은 데다 구울들은 좀 괜찮은 보상 아이템 몇 개 섞어넣은 이벤트나 한정 룩템이면 거진 만족들 해서 신경 쓸 필요도 없었으니까.... 케아라 업데이트 당시에 전투 볼륨이 적은 걸 불평하긴커녕 한정 룩템 키트나 내달라고 멍꿀대던 새끼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시발.
 한화휴제하고, 렙제에 맞는 템을 끼면 유저 공제를 뚫기도, 시스템 상한선에 도달하기도 쉬운 편인 겜인데 템 풀이 추가되는 주기가 길어져 버렸으니 어떻겠음. 다들 킹무긴 아니더라도 만족할 만한 스펙에 봉착하고 잉여 스펙이 생겨버릴 지경이 되지. 거기서 비슷한 수준의 레이드를 추가하면? 웬만큼 재밌는 게 아닌 이상 성에 안 차는 게 당연함. 새 템을 파밍할 이유도 없고. 70제, 80제 시절에야 뭐 신규템 룩이 맘에 들면 열심히 돈 모아서 사다 매혹하고 했겠지만 90제부턴 파랑 조합템 몇만 골에 사다 매혹하면 땡이니까 더더욱 목표랄 게 없음.

 그런 유저들 스펙 인플레도 잡고 목표도 만들어 주려고, 레이드 요구 스펙의 단락을 나누려고 초석을 둔 게 듀라한이라고 생각함. 단계적 파밍 좋지. 근데 나사 풀린 새끼들이라 그런가 기획도 벌집임.
 우선 몹 스펙이 기존 6순에 비해서 엄청나게 높아졌다곤 해도, 평균 공제였던 23/200 수준의 유저 8인도 잘만 하면 깰 수 있는 병신같이 허약한 레이드란 게 문제임. 여태까지 그래왔듯 센 놈이나 약한 놈이나 똑같은 거 돌고 앉았음. 미터기 점유율에 따라 보상이 차등 지급되는 것도 아니고 고스펙은 그냥 딜 노예일 뿐임. 결사대가 흥했던 덴 실패의 위험, 부활이 제한된다는 스릴이 있다는 점도 분명 작용했을 거라 보는데 그딴 것도 없고, 기믹은 기믹대로 쓰레기라 큐미 여가 닥딜이나 대충 하게 됨. 이래선 첫째로 가져야 할 요소인 재미도 없고 컨텐츠의 단락을 나누는 데도 실패한 것임.
 다음으로는 95제 하급템 성능 조절에 실패한 거. 95제는 굳이 주황템까지 갈 필요도 없이 보라템만 해도 90제 주황 최상급 못지않게 성능이 좋음. 6순은 물론 듀라한에 결사대까지 충분히 씹어먹을 수 있는 수준임. 드랍률 역시 90제 주황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가격은 훨씬 쌈. 그래서 90제가 다 죽어버림. 90제 주황보다 싸고 좋은 95제 보라가 있는데 누가 90제를 파밍하겠음. 안 그래도 돌 던전이 얼마 없는 겜인데 단계적 파밍이 도입되긴커녕 기존 템이 사장돼버려서 유저들 행동반경만 더 좁아졌음.
 게다가 유저들 기대는 천/경에 몰려 있는데 6개월씩 텀 두고 플 중 경 천 순서를 지킬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니 어디 겜 할 맛이 나겠나.

 이런 상황에서도 자긴 액션이 좋다며 붙어있는 바보 병신들을 붙잡으려면 잡다한 버그 픽스나 캐릭터 밸런싱 같은 작은 업데이트에라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대규모 밸런스 패치를 할 기미도 없고 버그 리포트, 건의 사항 피드백도 미적지근하고 사람이 떠나가는 게 당연함. 멀쩡하게 해도 재미를 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걸레짝 상태에서 뭘 어떻게 즐기겠음
 진학교무쌍 이건 뭐 ㅋㅋ 기획한 새끼나 결재해준 새끼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