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한적한 투기장 게시판이 시끌시끌하네여..ㅋㅋ
글, 댓글들 쭉 읽어봤는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sanregare님 말이 말도 안 된다고 하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sanregare님이 조리 있게 정리된 글로 쓰지 못하셔서(no offense입니다..흑 말을 좀 어렵게 하시는 건 있음) 그런 부분이 있는거 같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다는 가정하에 그 해석과 제 사견을 곁들여 좀 끄적여보자면, 저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는 입장입니다.

 본론에 앞서, 킬각 캐치라던지 간단한 서순 같은 건 실력이 맞습니다. 이는 분명 많은 플레이어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죠. 하지만 이렇게 100이면 100 동의할 만한 플레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겠죠... 이하의 실력은 이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먼저 하스스톤은 운과 실력을 통해 이기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운이라는 건 엄밀히 말하자면 존재하지 않습니다. 프로그램 속에 확률이 정해져 있고, 어떤 초지성이라던지 신이 있다면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것이 투기장으로 한정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확률 계산은 시행 횟수가 많으면 많아질수록 의미있어집니다. 단순하게 말해, 주사위를 6번 굴렸다고 모든 숫자가 한 번씩 나오진 않지만, 백만번 던지면 얼추 비슷하게 나오는 것과 같죠. 따라서 우리가 플레이하는 게임, 특히 투기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운빨이 존재합니다. 같은 덱으로 같은 상대와 100번씩 게임을 한다면, 운의 영향은 매우 줄어들고 덱의 우위, 그리고 실력을 통해 승패가 결정나겠죠. 하지만 항상 다른 덱을 상대로, 최대 14번까지밖에 못하는 투기장은 운빨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주사위 6번 굴려 1이 6번 나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sanregare님 말은 실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운빨을 뛰어넘을 정도의 영향력은 없다는 것 같습니다.

 또한, 애초에 그 실력적 요소, 즉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광역기를 대비해 필드를 조절한다던지, 명치를 달리거나 정리를 하거나 등의 선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적어도 현 시점에는 말이죠. 하스가 타 게임, 체스나 바둑부터 포커, 스타, 롤 등의 수많은 게임들과 다른 결정적 이유는 알파고의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알파고(혹은 딥블루)의 등장 이후로, 이러한 게임들에는 정답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플레이, 알고리즘에 근접할 수록 승률이 높아진다'와 같이 말이죠.(물론 완전한 정답은 신만이 알겠지만, 어떤 인간도 알파고보다 위에 있지 못하다는 사실은 최근 1,2년 간 증명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스는 이런 돌파고는 커녕,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달릴 때의 승률, 정리할 때의 승률과 같은 데이터도 없습니다. 답지도 없으면서 채점을 하고 있다 이거죠. 유령의 존재를 증명하려면 유령을 데려와서 보여줘야 하는 것처럼, 하스에서 실력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으면 어떤 플레이가 더 높은 승률을 기록하는지, 즉 더 우월한 실력이 어떤건지를 가져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sanregare님이 '실력이 없다'와 '1~2%' 혹은 '거의 없다'를 좀 혼용하셔서 혼란이 생긴 것 같네요. 이 부분은 엄밀히 말하면 틀린게 맞겠죠. 하지만 여전히 맥락 상으론 이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저도 의문이 있는데, 투기장도 많이 하는 사람은 정말 많이 하죠. 덱이 달라진다고는 해도, 어느 정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고요. 이를 종합하면, 오히려 운의 영역이 굉장히 줄어들거 같은데, 때문에 첫번째 논지가 좀 빈약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sanregare님 의견을 전부 이해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뭔가 적고보니 이도저도 아닌 제3의 의견이 된거같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