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제목을 고를 때 약간의 갈등을 겪었다. 과연 이 제목이 지금 상황에서 적당한 타이틀감인가 하는 고민 때문이었다. 많은 네티즌 및 인벤러들이 이제 막 두 경기를 치뤘고, 그 경기에서 1승 1패의 성적을 거둔 두 팀이 향후 최종 결과를 염려할 정도로 치명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하기엔 너무 빠른 부분이 있다는 점에 물론 동의하는 바에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현재 한국팀은 필요 이상의 자신감에 들어차 있다. 한국팀 팬 들은 물런이거니와 심지어 각 팀에 대한 냉철한 분석으로 꾸준히 해외팀을 분석해왔던 다양한 방송의 해설진까지 전반적으로 한국팀의 분위기는 과한 자신감에 들어차 있다. (특히 나는 김동준 해설의 엄청난 한국팀 상대적 우의 예측에 다소 놀랐다. 다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해외팀의 상대적 우위 비교에서 결코 만만치 않음을 SNS 혹은 방송에서 꾸준히 제기해왔던 그가 상대적 우위를 뛰어넘어 거의 절대적이다 싶을 정도로 한국팀의 우위를 앞 다투어 예상하고 호언장담하는 부분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그는 한국에서 해외팀의 실력과 전략을 가장 꾸준히 성실하게 체크하고 있는 인물 중의 대표적인 해설자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이 제목 앞에 한 가지의 전제를 붙여보았다. '냉철하게 보자' 이는 현재 한국팀들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는 점이다. 현재 한국팀들의 이러한 과도한 자신감은 롤드컵 시즌2 이후의 거의 모든 해외 대회에서 한국팀이 우승을 밥먹듯이 해내며 쌓여간 상당히 근거있는 자신감이다. 하지만 오직 현재 롤드컵만을 놓고 봤을 때를 다시 이야기해보고, 이후의 한국팀이 모두 8강에 진출하기를 위해 냉철하게 현재의 상황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롤드컵만을 우선 보도록 하자. 한국팀은 결코 롤드컵에서 전통의 강호로 이야기 될 수 는 없다. 고작 3회 째의 대회이지만, 유럽과 동남아권이 한 차례식의 우승을 거머줬었고, 최고 성적은 시즌 2 준우승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팀 분위기는 벌써 롤드컵에서 몇 차례의 우승을 거머준 분위기이다) 특히 현재 조별 예선에 머물고 있는 MVP 오존과 SK T1의 경우 첫 해외 경기 경험이기도 하다. 단순한 팀의 전력적인 부분을 떠나 해외 경기라는 (그것도 그 대회가 롤드컵인 경우) 매우 많은 변수를 발생시키는 현장 상황과,  선수들의 멘탈과 컨디션이 상황에 따라 다소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한국팀의 경기 외적 꽤 큰 약점으로 꼽힐 수 있다.

 특히 이런 바뀐 환경(시차, 경기장 분위기, 방음 부스 등)에 의해 가장 염려된 부분은 집중력의 차이이다. 한국팀의 강점은 촘촘하게 엮어있는 게임의 흐름으로 상대방을 압박하고 스노우볼을 굴려 게임을 승리로 이끈다는 점 그리고 높은 집중력을 바탕으로 하는 한타 싸움에서의 탄탄함이라고 자부한다. 이런 부분은 국내외의 모든 분석가 들이 인정하는 지점이다. 그런대 지난 4경기에서의 한국팀의 집중력은 국내 경기에 비하여 질적으로 상당히 떨어지는 수준임이 증명되었다. 특히 그것은 한타 싸움에서 여실히 증명되었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SKT와 OMG와의 두번째 경기 후반이었다. 페이커의 그라가스가 중간에 짤릴 뻔하자. 선수들은 서둘러 궁극기를 남달하고 심지어 그라가스의 술통 폭발과 임팩트의 날카로우 소용돌이는 같이 들어가는 최악의 연계를 보여주었다. 다소 안심이 되는 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각 팀의 현지 적응력이 높아질 것이며, 앞으로 이런 부분이 점차 상쇄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그 단점이 빨리 사라지지 않는다면, 문제의 소지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조별 예선은 이번 주면 모든 경기가 끝이난다. 집중력이 후반 페이스로 돌아올 경우 (특히 비등한 실력의 팀이 몰려있는 B조의 경우) 포인트 확보에 비상이 켜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시간대 별 한국팀을 분석해보자]

 우선 벤픽 상황을 보자. 나는 롤드컵에 앞서 가장 걱정스러웠던 부분이 바로 팀 전체적으로 좁은 챔피언풀이었다. 한국팀은 신규 챔피언을 방송 경기에 선보이는 것이 가장 늦은 지역에 속한다. 이는 한국팀만이 다른 경기 환경에 속해 있기 때문인데, LCS유럽, LCS북미, LPL(중국리그) 그리고 동남아 리그는 모두 토탈 리그제로 본선을 치루고 있다. 그러니까 본선에 속해있는 모든 팀이 다전제 방식으로 몇주간의 경기를 계속 거치는 패넌트레이스 방식이 적용되는대 반하여, 한국팀만은 본선 제도가 두 조로 나뉘어지고 포인트 제도를 통해 순차적 토너먼트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다른 지역별 본선이 비교적 한 경기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적은데 비해 한국 경기의 경우 한 경기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비교적 새로운 챔피언을 시험 삼아 치룰 기회가 많이 사라진다. 쉬운 예로 나진 소드는 이번 썸머 리그에서 신드라-드레이분 실험픽을 들고나와 CTU에게 한 경기 덜미를 잡혔고, 이 한경기 때문에 결국 NLB로 떨어지게 되고 롤드컵 진출에 큰 고비가 되었다. 하지만 다른 대륙의 경우 상대적 성향이기도 하지만, 리그 기간 도중에 꽤나 많은 실험픽이나 새로운 OP챔피언들의 발견이 이루어 지고 있다. 
 
 어제 경기에서 복한규 선수가 지적했다 싶이 한국팀이 쓰고 있는 많은 대세 챔피언들은 이미 중국과 다른 리그에서 선보여  오랬동안 보여왔던 챔피언들이다. 한국팀에서 선보였던 챔프들이 이미 다른 리그에서 꾸준히 등장했고 상대해 보았다는 점은 분명히 우리팀으로서 좋은 조건은 아니다. 더군다나 해외팀의 경우 우리가 잘 상대해 보지 못했지만 자국 리그에서 주요하게 등장하거나 실효를 거둔 챔프들이 꽤나 있다. 대표적으로 이번 픽벤률에서 높은 확률을 기록한 코르키, 피즈, 아트록스 등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팀의 경우 OP챔피언 벤 카드가 이색적인 챔피언을 우선 봉쇄하는데 소모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해외팀의 경우 한국팀에서 주요하게 사용하는 챔피언들을 이미 자국 리그에서도 꽤나 많이 상대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한국팀의 선수 피지컬 능력을 위주로 한 픽벤 전략(라이너 요격 집중벤/카운터 픽 등)을 구사할 여지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팀과 다른 해외팀간의 픽벤간의 보이지 않는 격차는 이미 발생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점은 현재 조별 리그에 있는 두 팀이 해외 경기에 그다지 크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그 동안에 해외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팀을 보자. CJ형제팀/나진 소드/KT 블리츠/(구)SK T1 이 팀들의 공통점은 롤 프로게이머 1세대 주축이라는 점과 해외 경기에 대한 관심이 국내 팀 들 중에서 가장 높은 팀들이라는 점이다. 북미 시절부터 롤을 해왔던 1세대 게임머들은 북미와 유럽 선수들간의 경기에서 큰 이질감을 느끼지 못해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점에 속한다. 두 팀의 게임 초반은 너무 한국식 전형에 속해 있으며, 이를 당연시 생각하기 때문에 4경기 연속으로 초반 큰 타격을 입고 시작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또한 앞서 얘기한 해외 이색적인 챔피언 선택에 있어서 현재 가장 빠른 적응력과 활용력을 보여주었던 KT 블리츠(코르키, 피즈를 가장 빨리 보여준 팀이 블리츠이다. 개인적으로 인섹이 준비한 탑 카드는 렝가가 아닌 아트록스였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에 비하여 SK T1과 삼성 오존은 너무너무 해외팀 경기에 무관심하다. (임프 : 그 꾸진 애쉬를 아직도 써요? / 피글렛 : 해외 경기를 왜 봐요? / 페이커 : 해외 경기 별로 관심 없어요) 그 어떤 챔피언도 자신의 피짘러로 찍어 눌른다는 자신감에 들어차 있는 선수들이 몇 몇 있다. 

 이제부터 게임 내적인 부분을 살펴보자면, 4경기 연속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되었다. 

- 인베이드 타격 혹은 초반 유효 갱킹을 통한 한국팀들의 불리한 시작
- 중반 한국팀에게 적당히 시간을 내주게 된 팀은 각 라인별 대처를 통해 불리한 상황을 비슷하게 이끌었다.
- 중반 한국팀을 강하게 압박한 팀은 스노우볼을 굴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런 패턴으로 진행된 부분에서 앞서 말한 두 팀이 해외 팀 스타일에 너무 무감각하다는 점은 초반 인베이드 활용과 유효 갱킹에 너무 쉽게 당하는 약점으로 지목되는 부분이다. 한국 스타일 전형 즉, 라인 스왑하고 인베이드 몰려가서 원딜-서폿 라인에 부쉬 체크하고 통핼로에 비젼 확보용 와드를 박고 각 각 상대방의 레드 혹은 블루를 취하는 고착화된 방식만을 생각하고 시작한 두 팀은 모드 경기에서 거의 카운터를 맞게 된다. 또한 한국팀의 피지컬을 염두한 3인 혹은 4인 캥킹으로 초반에 약간의 CS를 포기한 유효 갱킹은 당초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상당히 적극적인 초반 공략으로 선수들을 당황하게 했다. 

 여기서 두 가지 분기점으로 나뉘는데 운영적인 면이 강한 팀의 경우 한국팀에게 이때부터 스노우볼을 굴리기 시작하고, 운영면이 약한 팀은 한국팀에게 곧 저울의 추를 맞춰주게 된다는 점이다. OMG, 갬빗이 바로 전자의 경우이며, 벌컨, 레몬독스가 후자에 해당한다. 8강의 경우 이러한 탄탄한 운영의 노하우를 갇고 있는 팀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8강의 경우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8강에 진출하는 거의 모든 팀은 이런 운영적 매카니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한국팀이 자국 리그 스타일만을 염두하고 게임을 앞으로 진행했을 때는 이 두 팀의 경우 오래지 않아 짐을 싸게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은 중반 난전의 경우 한국팀이 아직 꽤나 우외에 있는 모습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피지컬 적인 측면에서 한국팀이 보여주는 순간적인 움직임은 꽤나 강력하다. SK T1의 페이커, 피글렛 오존의 임프와 마타 듀오가 특히 그렇다. 그리고 이런 부분이 바로 시즌2 롤드컵 한국의 가장 강한 강점이자. 토너먼트 대진의 경우 강력한 강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우선 이 조별 예선을 잘 통과만 한다면, 이후의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역전을 가장 허용하지 않는 리그 = 역전을 가장 못 하는 리그]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지목하고 싶은 부분은 우리가 패한 두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다. 얼마전 퍼스트킬 첫 오브젝트 첫 타워 첫 억제기에 따른 승률을 비교한 분석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이 분석에 따르면 다른 리그에 비해 한국팀은 초중반 이득을 통해 승리에 도달할 확률이 다른 리그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한국팀의 강점을 대표적으로 스노우볼을 꼽게 되는데, 단적으로 말해서 한국팀들의 경우 역전을 잘 허용하지 않는 다소 수비적인 운영 스타일을 고집하는 측면이 있다. 근대 이를 돌려서 풀어보자면 불리한 상황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뿐 상황의 반전을 시키기 어려운 팀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까운 예로 한국 리그에서 역전 경기로 대표적인 게임이 바로 CJ 블레이즈와 KT 블리츠의 8강 3경기가 될 것이다. 이 경기의 역전은 CJ 블레이즈의 악착같은 수비 끝에 대역전으로 보여질 수 도 있겠지만, 결국 버티고 버티다가 블리츠의 실수로 말미암아 생긴 역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한국팀은 어려운 상황에 빠질 때, 이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다소 수비에 치중되어 있다. OMG와 갬빗의 경기에서 보았듯이, 어떤 특정한 전략을 통해 혹은 기회를 통해 역전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모습이 잘 보여지지 않았다는 점은 두 경기를 놓친 핵심 부분이며 향후 결승 진출을 위해 반드시 해결할 보완점으로 보인다.

 이상으로 1일차 경기에 대한 한국팀들의 아쉬움을 갈무리하고자 한다. 훨씬 쓸 얘기가 많았지만, 이제 출근도 해야하고 가장 바라는 것은 한국팀의 승리이지 약점 나열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약점의 나열도 무의미한 분석이 될 것이다. 오늘도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