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은 탈EU, 탈정석을 바란다.

하지만 이건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


이유를 짚어보겠다.



우선 이 게임이 스타크래프트였다면 탈 정석을 외칠만 했다.

물론 팀플레이도 존재하고 또 많이 플레이 되지만, 스타는 어디까지나 1대1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결국 정석을 하든 뉴메타를 하든 해당 유저 혼자 하는 게임이라는 거다.




이런 게임에서는 정석빌드를 최대한 없애고, 무슨 빌드를 타도 어떻게서든 답이 있는 상황이 좋다.

무슨유닛이든 유의미하고, 무슨전략이든 답이 있다 이 얼마나 좋은 상황인가.




혹은 이 게임이 MMORPG 였다면 또한 탈정석이 의미가 있다.

여기서는 필자가 가장 깊게 즐겼던 와우를 예로 들겠다.

투기장이나 필드배틀요소도 있지만 MMORPG의 가장 기본적인 플레이법은 컨텐츠 소모다.

한마디로 몹잡는 게임인거다.


이때는 마법사의 진리장비, 진리특성, 진리문양이 있는것보다 취향을 타게 하는것이 유의미하다.

또한 공격대 단위에서도 3힐이든 4힐이든 2힐이든 어느정도 해당 공격대의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것이 좋다.

왜냐고?

캐릭터에게 진리세팅이 없다는 것은 자기개성을 표출하기 쉽고, 설사 똥세팅을 하더라도 자기캐릭일 뿐이다.

공격대 구성에 진리가 없다한들 뉴메타로라도 잡으면 그만이고, 또 못잡더라도 해당 공격대/공격대장 만이 문제다.




하지만 LOL은 대전게임이다. 거기다가 팀게임이다. 

거기다가 고정적인 팀구성보다는 랜덤적으로 팀이 매칭되는 것을 은근히 유도한다.

게임의 상황이 기존에 있던 게임에 비교하자면 서든어택 등을 위시한 FPS나 프리스타일 에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FPS를 그다지 많이 플레이하지는 않았으므로 프리스타일에 비유하겠다.


프리스타일은 현재의 롤과 상당부분 흡사한 방식인데, 

별도로 팀을 짜서 플레이 할 수 도 있겠지만 혼자서 빈자리 찾아서도 게임을 많이하고,

또 그렇게 얼추 즐긴다.


이때 프리스타일이 LOL과 다른점이 무엇이냐 하면.

가드 / 포워드 / 센터 라는 누구나 동의할만한 정석조합을 인정한다는 거다.

물론 2빅맨 이라던지 2가드 등 살짝 뉴메타 적인 조합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다분히 의도적인 팀구성이 가능할때고

일반적인 게임을 하는 공방에서는 이런 구성을 대놓고 싫어한다.

게임사에서도 정석구성을 말리지 않는다.




이런 정석구성이 랜덤한 팀간의 대전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있는데,

바로 만나자마자 협동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가드 / 센터 / 포워드는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고 게임을 시작하더라도,

자신의 역할을 안다.



그리고 해당 역할을 수행하면 자연스럽게 팀의 협동플레이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아무도 가드에게 리바운드를 따라고 하지 않고, 센터에게 3점슈팅을 요구하지 않는다.

정석조합과 전략에서 요구되는 역할을 수행하기를 원할 뿐이다.

또한 해당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 대개의 경우 팀에 도움이 된다.




현재의 LOL은 EU스타일이라는 아주 정석적인 조합이 나와있고, 매우 논리적으로도 실험적으로도 납득될만한 전략이다.

또한 EU스타일이 이바지하는 또한가지 장점은,

처음만나는 사람들끼리 단 90초 만에 

역할분배와 협동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만일 복수의 정석이 존재한다거나, 딱히 정석이 없다면 라이엇이 생각하는 것 처럼

다채로운 게임이 나오리라 생각하는가?

전혀아니다.



지금의 마이충같은 사태가 일어난다.

어차피 정석이랄게 없으니 난 하고싶은거 할거고 팀간 협동은 개나줘버려

라는 유저가 급속도로 많아진다.



지금이라면 "서폿,탑빼고 다됩니다" 하던 사람들이,

난 요즘 베인이 재밌더라 베인해야지

하고 그냥 락 박아버릴 거라는 거다.




정석이 없어지려면 아예 솔큐 자체를 없애버려야 한다.

그게 먼저다.

라이엇은 전지전능한 능력으로 EU스타일 자체를 말살시킬수 있다.

문제는 그것이 생판 처음보는 사람간의 협동조차 말살 시킬수 있다는 거다.

단 90초 만에 어떤 전략으로 갈지, 

그래서 각자는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그래서 그 역할을 소화할 챔피언과 특성, 룬, 스펠을 뭘 들지를 나눠서,

합의를 이끌어내고 또 플레이 중에도 협동플레이가 될거라 생각하는가?



당연한듯 미드라이너와 가까운 라이너가 블루리쉬를 해주고,
중반이후부터는 정글러가 되려 미드라이너에게 블루를 먹여준다.
서포터는 탈진을 걸어봐야 킬능력이 없지만 탈진을 들고 오고,
원딜러는 일체 다른 템없이 자신의 성장에 주력하며,
탑라이너는 당연한듯 순간이동을 들고 온다.

이런 플레이가 정석이 없는 LOL 솔큐에서 가능할거라 생각하는가?
정말 그렇게 믿는 다면 EU를 말살시켜도 좋다.





정석을 없애고 나면 솔큐는 혼돈의 도가니로 유저들이 떨어져 나갈 뿐이다.
차라리 정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해당 정석을 카운터 칠만한 틈새를 열어주는게 어떨까?

튜토리얼에서도 각라이너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주고, 
추천챔피언은 해당 역할을 소화하기에 난이도가 낮은 챔피언 위주로 교체한다.
(서포팅 소라카, 정글 워윅 등)
솔랭에서는 큐돌릴때 아예 자기가 가고싶은 라인을 설정해두고 큐돌릴수 있으며,
서치되면 자신이 선택한 라인이 팀내에 표시된다.

이렇다면 차라리 "협동" 의 재미를 더욱 느낄수 있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