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혹시 윤하운 선수나 나진 소드 팀원들이 이 글을 본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단순한 분석글일뿐, 나진소드의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일 겁니다. 시간낭비 말고 Do 연습 하세요~~~

 

 

 

4 CLG EU vs 나진 소드

 

막눈이 기존 나진팀(예전의 EDG 시절부터죠)에서 한창 적응에 힘들어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막눈이 너무 다이브를 하는거 아니냐. 그런 애가 어느 팀에 간들 적응을 할 수 있겠냐... 등등 말이 많았던 시절.. 제가 지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야 아무리 그래도 막눈이 다섯명이면 그 팀을 이길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아무데도 없다." 라구요. 그리고 이번 섬머 시즌, 바로 그 컨샙의 팀이 태어났습니다. 세계 최강의 다이버 '막눈'을 중심으로 해서 다섯명의 다이버가 뭉친 나진 소드가 그 팀이죠.

 

CLG EU는 나진소드를 상대하기 위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16강 이후에는 때 ECC를 위해 폴란드에 다녀왔고, 이번에는 롤드컵 진출을 확정짓기 위해 독일에 다녀왔습니다. 이정도면 세계에서 가장 바쁜 LOL 팀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어떻게 해야 이기나? 라는 포스가 기억나는 CLG EU이지만, 이번 독일 gamescom에서는 SK Gaming에게 4강에서 패해 아슬아슬하게 3위로 롤드컵에 진출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 두 팀의 경기가 아주부 챔피언스 섬머 4강전에서 이뤄집니다. 슈퍼스타를 앞세운 짧은 역사의 나진 소드와, 오랜시간 경험을 쌓으며 전 세계를 무대로 삼고 있는 역사와 전통의 CLG EU가 맞붙게 되는군요.

 

 

 

 

<양 팀의 최근 5경기 데이터>

 

창과 방패. 극명한 양 팀의 스타일.

 

양팀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우선 경기 종료 시간 부분이 눈에 띕니다. (현재 보여드리는 경기는 최근 다섯 경기에서의 평균 종료시간이기 때문에 CLG EU가 독일에서 가졌던 GamesCom의 경기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어 그렇지만, 챔피언스에서의 경기 종료시간은 대부분 30분 후반~40분대의 경기 종료시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체 평균을 치면 약 37분 정도가 나오네요. ) 이들의 데이터에서 아직은 승리가 더 많다는 점을 생각했을때, 양팀의 스타일상 시간이 빠를 수록 나진 소드에게, 시간이 길수록 CLG EU에게 유리한 부분이 많다는 결론이 되겠습니다.

 

제가 한창 밀고 있는 A/K 값에서는 나진 소드가 2.69  CLG EU 2.9입니다. 아주부 두 팀보다는 높은 수치를 보여주는데요. 나진 소드가 무조건 개인기만을 앞세운 솔로 킬 스타일의 팀이 아니라는 점을 여기서 데이터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특히 짧은 경기 시간에 비해 A/K값이 높다는 것을 봤을 때 나진 소드의 특징은 라이너들의 로밍 플레이가 잦다. 라고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CLG EU도 무적의 팀은 아니다.

 

나진 입장에선 GamesCom에서 있었던 CLG EU의 경기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특히 CLG EU가 승리했던 경기보다 패배했던 4강전 SK와의 경기를 말이죠.

 

이 경기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갱플의 왕귀,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블루와 레드를 모두 라이너에게 밀어주고 정글 알리스타는 상대방의 블루를 스틸하는 모험수를 뒀었고, 이게 성공했었는데요. 사실 알리스타가 블루를 스틸하지 못했거나, 상대방 적 레드에서의 싸움에 쉔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손해를 봤거나 한다면 이 전략은 스스로 무너질 여지가 많은 도박적인 전략이었습니다. 이런 도박적인 전략은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지만, 얻는 것이 그만큼 크고, 익숙하지 않은 상대방이 적합한 대응을 하기 어렵다는 장점이 있죠.

 

덕분에 블루를 가진 갱플은 라인전에서 쉔을 압도하면서 안정적으로 골드를 가져가는데 성공했고, 알리스타는 마음껏 상대방의 정글을 압박하며 결국 우리 버프는 우리편 라이너에게 주고, 적 블루는 내가 먹고, 적 레드까지도 갱플에게 밀어주지요. 이후에는 천하의 CLG EU도 맵 전체의 주도권과 버프 시간 컨트롤을 하지 못했고, 갱플이라는 중심이 만들어낸 스노우볼 효과는 너무 커져 버리고 말았죠. 결국 무난히 큰 갱플이 달려들며 "이 땅개야"를 외치는데 갱플을 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며 경기가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특히나 이 경기는 경기 초반 전 선수들이 달려들어 맵 컨트롤을 적극적으로 해줬던 SK의 전략이 주효했었는데요. 초반의 작은 성공을 가지고 이후를 지배했다는 점에서 SK가 시간을 버는데 성공했고 그 시간을 잘 이용했다는 결론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제 생각에 CLG EU의 약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경기를 길게 끌고나가면 우리가 이긴다 라는 생각때문에 CLG EU의 운영은 전체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적게 보자 라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드래곤을 줘도 괜찮아. 라인에서 각자 120원씩 먹으면서 손해를 30원으로 줄이자~" 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여기에는 한계점이라는게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이건 손해가 너무 큰데.."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 말이죠.

 

SK Gaming은 그 한계점을 잘 넘나들었습니다. CLG EU 선수들이 "괜찮아~ 어쩔 수 없지" 라고 여유만만하게 넘어가면서도 찜찜하게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죠. 그리고 커지는 스노우볼을 보면서도 CLG EU "괜찮아 다른데서 쫓아가자" 라고 생각했고, 결국엔 너무 커진 눈덩이를 인식했을때는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 되어버렸죠.

 


나진소드가 SK Gaming을 배워서는 안된다.

 

하지만 전 역설적이게도 나진소드가 SK Gaming을 배워 이런 식의 운영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들의 구성이 이런 운영에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그들이 이런 운영을 할만큼 생각이 깊어지는 순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잃게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혹시나 윤하운 선수나 나진 소드 선수들이 이 글을 여기까지 봤다면, 괜히 나진 소드 팀원들의 생각만 복잡하게 만든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하지만 여기까지 봤다면, 이 문단까지만 보고 생각을 가다듬어 원래 가던 생각을 쭉 이어나가 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현재 나진 소드 팀원들이 어떤 전략을 준비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들의 성격에 맞는 칼같은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LG EU "괜찮아 그 정도는... 다른 데서 이득 얻으면서 쫓아가자" 라는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그냥 너무 깊이 찔려서 아무 생각도 못하고 어어어~~~ 하다 지는 그런 과감함을 말이죠. 사실 전략이라고 하기에도 뭐 하네요.

 

어쨋든, 그들의 장점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와일드 함. 그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먼지하나 앉지 않은 제복을 입은 군인과 같은 강력함이 CLG EU라면, 나진 소드의 강력함은 들판에서 맨손으로 황소를 때려잡는 거친 파이터의 이미지입니다. 그것을 살릴지, 파이터가 군복을 입고 자신의 힘을 안으로 갈무리할지는 금요일에 지켜봐야겠지만, 아직 저는 도복을 입고 황야를 헤매며 황소를 찾아 해매는 그들을 보고 싶군요.

 

 

각 팀의 Key player

 

누가 뭐래도 나진 소드에선 막눈이고, CLG EU에선 프로겐 선수일까요? 양 팀의 간판 선수들은 이 선수들이 맞습니다만, 저는 결국 이 게임에서 나진 소드가 승리하려면 Watch 조재걸 선수의 활약이 필요하겠고, CLG EU가 이기려면 전형적인 EU 스타일에서의 데미지 딜러, 원딜인 YellowPete 선수의 활약이 필요해 보입니다. .

 

 

<전체 선수들의 KDA 및 플레이 했던 챔피언들>

 

정글러로써 조재걸 선수는 모든 라이너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선수입니다. 킬에 욕심내지도 않고, 달려들어 죽어줘야 한다면 과감하게 들이밀어주고, 맵 컨트롤도 신경써서 갱킹을 많이 가주는 스타일이죠. 특히 탑 쪽으로..... 일명 막눈이 싸지 못하게 하는 역할임에 동시에 막눈이 흥하게 하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이 점은 다른 팀원들 특히 막눈 선수도 잘 알고 있고, 그에 따른 역할을 잘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장누리 선수의 서폿으로써의 스탯은 매우 바람직한, 탐나는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CLG EU는 글쎄요. 과연 어떤점이 약점일까 싶습니다. 정글러를 제외한 선수들의 경기당 데스 수치가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고, 원딜에게 킬을 밀어주는 경향도 탑 미드 라이너의 수치에서 자연스럽게 보이고 있구요. 프로겐의 팀이라고 하기에는 원딜인 YellowPete 선수의 활약은 잘 보이지 않지만 팀을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젠 정신력 싸움이다.

 

나진 소드는 그들의 스타일에서 칼을 갈고 준비해왔지만 CLG EU라는 큰 산을 만났고, CLG EU는 강행군 속에서 잠시 어렵게 롤드컵 진출권을 따온 상태입니다. 그들의 자존심에서 M5외에는 다른 유럽팀이 보이지 않던 상황에서 SK에게 한방을 얻어맞은 상처받은 상태죠. 이 기세라는 것이 굉장히 각 팀들에게 중요한데, 지금 상황에서 이 정신력이 더 고양되어 있고, 각오가 더 좋을 것 같은 팀은 현재로썬 나진 소드입니다. 저는 전의 글에서도 자주 선수들의 현재 정신 상태에서 경기의 많은 부분이 좌우된다는 요지의 말씀을 드렸던 적이 있는데. 이제야 말로 정신력과 기세 싸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 선수들, 화이팅입니다.

 

 

선수들의 픽밴 및 승부 예상은 선수들이 이 글을 볼 가능성이 낮은 금요일 경기 전에 마저 올리겠습니다. 이걸 보고 왠지 반대로 하는것 같아서.ㅋㅋㅋㅋ


--------금요일 오후 4시 반에 올립니다 -------- 


승리팀 : CLG EU 3:2 승리 

밴 : 애니비아 알리스타 다이애나 쉔 말파이트 카서스 

픽 : 그레이브스 이즈리얼 룰루 소나 아리 그라가스 쉬바나 녹턴 이렐리아 잭스


안맞겠죠....... 사실 이번엔 안 맞길 바랍니다. 나진소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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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글은 결승전이 되겠군요.... 과연 결승전 대진은 어떻게 이뤄질지... 정말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