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챔피언스 분석

 

8D조 경기 CLG NA vs Azubu Frost

 

아주부 챔피언스 8강의 마지막 경기는 북미팀으로써의 인기와 자존심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폐관수련중인 CLG NA와 황태자로써 왕위를 계승하려고 했지만 졸지에 왕권을 빼앗긴 폐태자, Azubu Frost의 경기입니다. CLG NA의 경우 시즌2 챔피언쉽을 진출하기 위한 토너먼트를 4강 이후에 준비해야하고, Azubu Frost의 경우 롤드컵 진출 토너먼트에는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기세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경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신비주의 vs 오픈 마인드?

 

양 팀의 가장 큰 차이를 표현 하라면 이 두 단어가 되겠죠. own3d를 통한 개인 방송을 하고 있는 clg.na는 이를 통해 스타 군단으로써 인지도를 쌓았고,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죠. (사실 대회는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나가는 것일 뿐, 돈은 아쉽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기도 합니다. 게이머, 아니 콘텐츠를 만드는 개인에게 이렇게 확실한 수익분배가 이뤄진다는 점은 한국에서도 꼭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부러운 문화네요.)

 

이에 비해 아주부 프로스트는 극단적으로 폐쇄적인 팀 운영으로 유명합니다. 같은 한국팀들과도 스크림을 잘 하지 않고, 같은 정체성을 갖고 있는 블레이즈와의 게임만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정보를 대회를 통해서만 알 수 있도록 하는 운영을 하고 있죠. 당연히 개인방송이나 게임에 대한 공개도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는 한국에 트위치나 own3d같은 수익 모델을 가진 곳이 없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군요.

 

다만 프로스트의 경우 최근 멤버 체인지 이후에는 외부와의 교류가 어느 정도는 생기면서 블레이즈 보다는 덜 폐쇄된 느낌의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팀이 새로 구성되면서 '집중' 보다는 '경험의 폭'이 더 중요해졌다는 이유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직접 강현종 감독님께 물어본 것은 아니니 그저 추측일 뿐입니다.ㅎㅎ)

 

이유야 어쨌건, 양 팀의 색깔이 가지는 장단점은 확연합니다. 그리고 스프링 시즌은 '신비주의' 전략으로 나섰던 아주부 팀의 승리였습니다. 이후 이미 1팀이 어느 정도 괘도에 올랐던 팀들이 2팀을 만드는데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나진 소드나 템페스트 같은) 하지만 실력이 비슷한 두 팀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겪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문제는 신비주의 팀들에게서 오픈 마인드를 가진 팀들이 자신이 공개하는 정보만큼 그들의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보전에서는 Azubu Frost가 우위에 설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발표된 2013 롤드컵에 대한 내용에서도 경기력이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이러한 신비주의는 앞으로도 계속 팀의 입장에서는 사랑받을 수 밖에 없겠네요 (어디선가 "역설적이게도 팬들에게서 멀어짐으로써 팀들이 많은걸 얻으려고 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봤었는데, 출처는 기억이 안 나지만 이 글이 굉장히 공감되는 바가 많았습니다. 팬 분들께서 원하시는 바가 아니라는 생각은 들지만, 현재 많은 팀들의 현실이 그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멤버 체인지, 그 득과 실

 

양 팀 모두 스프링 시즌이 끝나고 멤버를 교체하는 과정을 거쳤죠. CLG NA는 세인트비셔스가 팀을 이적하고 새로이 Voyboy가 들어왔습니다. 햣샷이 정글러의 자리를 메우기 시작했구요. 아주부 프로스트의 경우 오더였던 로코도코(최윤섭)선수가 나간대신 샤이(박상면)선수가 탑으로 이동했습니다. 기존에 탑을 지키던 건웅(장건웅)선수가 원거리 딜러 역할을 대신하기 시작했구요.

 

이후 섬머 시즌에서 있었던 양 팀의 경기에서 그 득과 실은 확연히 나타났습니다.

 

 



<최근 5경기의 양팀 성적>

 

이 스탯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은 우선 Voyboy선수의 압도적인 KDA 수치입니다. 사실 이번 섬머에서 보여지는 clg.na 의 경기는 공격일변도, 그것이었습니다. 그러한 성향은 CLG EU를 상대하면서 더 잘 드러났죠. 한국팀과의 치열한 라인전에서 이기기 위한 한 수 였을까요? 핫샷 선수의 경험에서 나오는 강력한 갱킹력을 바탕으로 한, 정글보다는 로밍에 가까운 알리스타 정글 플레이 등은 미드 라이너에게 많은 정글 크립을 몰아주는 요새의 추세와는 다르지만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죠. 뭐랄까. 핫샷 선수가 "어짜피 쌀 똥이라면 상대방을 향해서 싸겠다"라고 냅다 달려드는 느낌이랄까요.

 

그에 비해 프로스트는 약해진 봇라인의 KDA가 눈에 띕니다. KDA수치는 예전 것들을 합친 것이 아니라 최근 5경기에서의 KDA를 보여주는 것인데요. 때문에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의 데이터가 2경기 추가되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핫샷 선수의 포지션이 탑인것도 최근 경기 데이터에서 탑 포지션으로 플레이한 경우가 더 많아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생각하더라도 봇듀오가 사이 좋게 오버데스, 특히 장건웅 선수의 데스 수치가 팀내 1위라는 것은 수치상으로도 봇라인의 약화가 보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략을 숨기는데는 아주부 프로스트가 더 유리하더라도, 현재 멤버 체인지의 득과 실에서는 CLG NA가 더 앞서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양 팀의 전략은 어떻게 될까?

 

최근 쉔보다도 더 필밴 리스트에 올라있는 챔프는 바로 알리스타입니다. 여러 가지면에서 유연한 방법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강점이죠. 정글을 보낼 수도, 서포터로 보낼 수도 있으며, 이니시에이팅을 할 수도 있고 상대의 돌진을 막을 수도 있으며, 대치 상황에서 굉장한 효율을 보이는 힐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알리스타가 감당 못할 정도로 세다는 것보다는 너무 유연하게 모든 조합에 녹아들 수 있기 때문에 각 팀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핫샷 선수가 아주 열심히 연습하고 있던 챔프라는 점에서도 각 팀의 필밴 리스트에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쉔의 경우 프로스트가 선픽이라면 CLG NA에서 굳이 밴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16 1차전, 로망과의 대전에서 쉔을 플레이했던 shy,박상면 선수는 0 3데스 1어시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죠.

 

멤버 체인지 초기에는 핫샷 선수가 정글러로써 긴 경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파고드는 전략이 유용했었는데요. 정글러를 위주로 밴해버리는 것이었죠. 어짜피 연습이야 own3d를 통해 뭐하는지 보면 되는 일이었구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것도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16강 데이터에서도 핫샷 선수는 내내 다른 챔프를 플레이 했었죠.

 

선수명

대회명

경기타이틀

포지션

데스

어시

챔프

퍼블

George Georgailidis

아주부 챔피언스 Summer 2012

16 조별 풀리그 D5

정글

0

0

11

녹턴

없음

George Georgailidis

아주부 챔피언스 Summer 2012

16 조별 풀리그 D4

정글

2

1

16

노틸러스

George Georgailidis

아주부 챔피언스 Summer 2012

16 조별 풀리그 D2

정글

2

4

4

누누

<핫샷 선수의 16강 경기 결과>

 

그에 비해 CLG NA가 가장 먼저 노려볼 수 있는 프로스트의 약점은 우선 봇 듀오 입니다. 메라신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메라, 홍민기 선수는 이번 섬머 시즌에서 블리츠 크랭크와 누누같은 극단적인 서폿만을 플레이하면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장건웅 선수의 코르키 플레이는 꽤 좋았지만 베인플레이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 대문에, 아직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싶은 상태입니다. 프로스트가 승리했던 16강의 두경기 모두 메라, 홍민기 선수는 블리츠 크랭크를 플레이 했었는데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만, 서포터가 킬을 너무 많이 가져가면서 장건웅 선수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단점도 있었습니다. 물론 블리츠 크랭크가 더욱 강력해지며 팀을 캐리했고, 라인전 상황에서 블리츠의 플레이는 이상적이었습니다.

 

선수명

대회명

경기타이틀

포지션

데스

어시

챔프

퍼블

장건웅

아주부 챔피언스 Summer 2012

16 조별 풀리그 B6

원딜

5

3

12

코르키

없음

장건웅

아주부 챔피언스 Summer 2012

16 조별 풀리그 B4

원딜

6

3

7

코르키

데스

장건웅

아주부 챔피언스 Summer 2012

16 조별 풀리그 B1

원딜

2

4

1

베인

 

선수명

대회명

경기타이틀

포지션

데스

어시

챔프

퍼블

홍민기

아주부 챔피언스 Summer 2012

16 조별 풀리그 B6

서포터

4

2

11

블리츠크랭크

없음

홍민기

아주부 챔피언스 Summer 2012

16 조별 풀리그 B4

서포터

3

2

10

블리츠크랭크

없음

홍민기

아주부 챔피언스 Summer 2012

16 조별 풀리그 B1

서포터

0

3

2

누누

없음

<장건웅 선수와 홍민기 선수의 16강 성적>

 

 

16강 로망과의 경기가 프로스트의 경기력에 큰 의문부호를 던져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경기가 방심의 결과였다고 생각한다면, 이번 경기는 진검승부가 될 것이고그 경기는 팽팽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어떻게 예상하나요?

 

승리팀 2:1 CLG NA의 승리

밴 리스트 : 럼블, 우르갓, 그레이브스, , 알리스타 블라디미르

픽리스트 : 애니비아, 카서스, 코르키, 시비르, 레오나, 소나, 잭스, 이렐리아, 마오카이, 스카너

(전에도 많이 안맞았으니 이번에도 안맞을것 같습니다...ㅠㅠ)

 

 

어렵겠지만, CLG NA가 승리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팀의 완성도적인 측면에서 현재 보여준 모습은 아직 앞서고 있으며, 한국팀들의 플레이에도 가장 경험을 많이 했죠. 특히나 핫샷 선수가 최근 인터뷰에서 보여주는 변화된 모습은 이 팀이 아픔을 딛고 프로로써 발돋움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이것이 모든 라이너들의 뒤에서 영향을 미치는 정글러의 변화라는 점에서도 점수를 주고 싶구요.

 

저는 이 게임을 실력적인 부분만큼이나 맨탈, 정신적인 측면이 강하게 작용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5명이 끊임없이 교류하며 의견을 나눠야 되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게임 외적인 작은 관계의 변화 하나가 게임에서의 변화로 나타난다는 제 지론에서 살펴본다면, 정상급 한국팀이 갖고 있는 끈끈함 같은것을 CLG NA는 얻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치즈다운 자유로운 발상과 김치다운 끈끈함. 사실 CLG NA는 한국에서 많은 것을 겪고, 많은 것을 얻어가는, 아직 현재진행형인 팀이라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