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챔피언스 분석

 

4 Azubu Frost vs Azubu Blaze

 

챔피언스 섬머도 네 팀만이 남았습니다. 막눈이라는 슈퍼스타와 함께 올해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른 나진 소드와 해외팀의 자존심인 CLG EU, 지난 대회 결승전을 장식했던 아주부의 두 팀이 남았죠. 슬슬 다른팀들은 다음 시즌, 혹은 시즌2 파이널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을 것이고, 시즌2 파이널 때문에 생긴 긴긴 국내 리그의 공백기를 어떻게 잘 활용해야 할 지가 숙제로 남았습니다.

 

.. 그런 것이야 다른 팀들의 사정이고, 앞서 말씀 드린 4팀은 아직 남아있는 시즌이 있고, 매우 중요합니다. 나진 소드의 경우 신생 팀으로써 이번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잡기 위해 챔피언스에 올인해야 할 상황이고, CLG EU는 롤드컵 진출을 위해 독일에서 펼쳐지는 Gamescom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들에게 챔피언스는 CLG EU에게 새로운 경험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발판으로 인식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주부의 두 팀은 서로를 향해서 다시 칼날을 겨누게 되었죠. 그들에겐 이번 경기가 사실상의 롤드컵 직행을 놓고 다투는 최종전이라고 생각할 상황입니다. 같은 집안싸움이지만, 직행과 토너먼트 행이라는 작지만 큰 이 차이는, 양팀이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데이터는 중요하지 않다.

 

사실 4강 정도 올라간 팀들의 경기력은 어느 정도 보장이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평소의 실력도 그렇고, 정신적인 상태도 4강이면 자잘한 문제를 잊고 게임에 집중하게 되죠. 너무 긴장하고 집중해서 실력을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 두 팀은 이미 결승전까지 올랐던 팀들입니다.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겠죠.

 

유일한 예외는 박상면 선수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라인전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위치에서 있는 중압감, 경기를 하면 할 수록 늘어나는 관심, 이제 실력을 증명했다면 자신의 담대한 가슴을 증명해야 될 때가 되었죠. 팀원의 익숙한 분위기가 박상면선수에게도 잘 녹아든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본인만이 알고 느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되네요

 

대부분의 팀들이 아주부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 입니다. 철저히 비밀로 진행되는 그들의 연습은 다른 팀들에게 의문부호를 남겨주었고, 때문에 경기에서 그들이 남긴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하는데 집중을 해야 했었죠. 하지만 그 때문에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아는 양 팀의 대결에서, 밖으로 드러난 데이터가 중요해 보이진 않습니다.

 


 

 

데이터는 중요하지 않다??

 




아주부 팀의 내전은 이번이 두 번째 입니다. 지난 스프링 시즌에서의 결승전과 지금이죠. 스프링 시즌 결승전은 말 그대로 블레이즈를 왕좌에 오르게 하는 경기였습니다. 일방적인 3:0 승리. 그리고 그 사이에 선수들의 데이터는 많이 바뀌었죠. 양 팀 모두 데이터로써는 매우 준수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각 팀이 하나의 킬을 하는데 몇 명의 선수가 필요했는지를 확인해주는 A/K값에서는 블레이즈가 평균 2,56 프로스트가 2,45의 값을 보여주는데요. 0~4까지의 값을 보여주는 이 데이터에서 사실 많은 팀들이 각자의 색을 보여주는데, 다른 팀의 평균에 비해 프로스트의 값은 좀 낮은 편입니다. 블레이즈 역시 낮은편에 속하구요. 이 데이터는 두 팀의 색을 잘 보여줍니다.

 

우선 많은 어시스트가 나지 않는 라인전에서 이득을 보며 빠르게 휘몰아치고, 그걸 기초로 빠르게 승리를 가져가려고 한다는 점이죠. 이건 요즘 흔히 말하는 김치메타와도 관련이 있고, 그걸 가장 잘 보여주는 두 팀이다 보니 이런 데이터를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이 값에서 꽤나 높은 수치를 보여주는 팀은 CLG EU입니다 [2.9]. 섬머 시즌이 끝나면 이런 다양한 데이터를 가지고 각 팀의 성향과 움직임을 분석해보는 글을 생각해보는데. 재미있을까요?ㅎㅎ)

 

 

순식간에 뒤바뀐 위상... 과연 frost의 복수의 칼날은 얼마나 날카로울까?

 

스프링 시즌의 결승전의 명암은 지금도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결승전 전까지는 누구도 블레이즈의 승리를 점치지 못했었죠. 팀이 가져온 경험과 선수들의 명성, 일반적인 평가와 지난 경기에서 보여줬던 모습까지, 어느 하나 블레이즈에게 호의적인 평가가 없던 상황에서 열린 결승전은 블레이즈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고, 이 경기 이후 블레이즈는 아직도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프로스트는 이후 침체기를 겪었습니다. 로코도코가 방출되고 Shy, 박상면 선수가 영입되는 멤버 체인지를 겪은 후, 어쩔 수 없이 가져야했던 팀의 안정기였죠. 그들을 이기고 올라섰던 형제들이 국내외에서 승승장구 하며 날아오르는 것을 보며, 패배했던 형제는 패배의 쓴맛을 씹고, 다시 씹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잘하지만 이미지가 좋지 않은" 프로스트에게 이 기간은 더욱 외롭고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밑바닥에서 다시 일어나 그들의 형제와 마주쳤죠. 마치 공사판을 전전하며 키운 동생이 슈퍼스타가 되었고, 이제 슈퍼스타와 길바닥 인생의 주인공이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랩배틀을 시작한 느낌이랄까요.(죄송합니다. 써놓고도 비유가....)

 

 

 

한없이 단단해 보이기만 하는 블레이즈, 과연 약점은 있을까?

 

보여줬던 경기 내용과 질, 이루어낸 성과 등을 생각해봤을 때, 블레이즈의 승리를 예상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특히나 별다른 약점이 없어 보이는 팀이라는 점에서 이런 의견은 힘을 많이 받고 있죠. 때문에 중,후반에 가면 갈수록 블레이즈의 운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생각에 극초반 전략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이며 스스로 무너지기도 했었죠. (스톰과의 8강전이 그랬었죠. 샤코 르블랑을 통한 극초반 전략 같은... 이 전략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올려주신 글들은 잘 봤었습니다. 맞는 부분도 있었고 저희 선수들의 의도가 아닌 부분도 있었지만,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진 못한 전략이 되었네요. 아쉽지만 묻어두는 전략이 될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데이터를 보며 생각해보면 그들이 강한 점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초반의 강력한 피지컬(게임 능력이라고 해야겠죠. 막타를 먹거나 소규모 한타를 하는)과 후반의 여유 있는 승부호흡이 그것인데요. 이 두 가지 무기를 가지고 블레이즈는 운영 공식을 만들어 냈습니다.  

 

상대가 우리보다 극 초반 전략으로 나온다면 초반은 개개인의 능력으로 그것을 버티고 호흡을 길게 가져가서 유리한 타이밍을 잡고, 반대로 후반 조합을 가지고 나온다면 유리한 극초반에 라인을 밀고 휩쓸어서 이득을 가져간 후 이기려고 하는 것이죠.

 

사실 이 공식은 누구라도 이기기 위해 가져가야할 공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그것을 가장 잘 하는 것이 블레이즈겠죠. 때문에 저는 블레이즈의 파홰법은 그들보다 더 여유있는 호흡,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냉정히 보고 버릴것을 버리고, 가져갈 것을 가져가는 냉철한 눈이 필요하겠죠. 이 두 팀의 경기는 블레이즈가 보여준 호흡보다 프로스트의 호흡이 얼마나 길고 깊은지를(혹은 짧고 얕은지를) 보여주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다만, CLG NA와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프로스트의 모습에서는 그런 호흡을 찾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저도 다른 분들과 비슷하게 블레이즈가 좀 더 우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예상 이런거 안할래요.... 잘 맞지도 않고... 항상 너무 비슷비슷해 보이기도 하고... 양팀의 정보는 보이는 것이 너무 없네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대로 경기가 가는지, 보시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양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