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셔닝을 잘한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나는 이렇게 생각함
'그때그때 달라지는 조합과 성장도와 스펠유무 등등 모든걸 다 따져서 알맞은 위치에 알아서 잘 서는것'
한마디로 '알아서 잘'임 이보다 무서운 답이 있을 수 없지
때로는 그냥 일단 꼬라박고 한타연다음 죽는것조차 정답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분야임

좋은 포지셔닝이란 무엇이냐는 질문 하나에 대답하는데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정보들이 필요함
따라서 포지셔닝에 관한 지식은 파편적이고,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음
그래서 얼핏 보면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분야인데, 사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요소들이 뭉치고 뭉쳐서 이룬 집합일 뿐이라는걸 설명하기 위해 글을 씀



본문에 앞서 읽어보면 좋은 것들 ↓

내용 요약 = 롤엔 생각보다 '광역기로 덮기 좋게 알아서 뭉쳐주는' 일이 빈번히 발생함
불리한 위치로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일은 포지셔닝 오류임

내용 요약 = 팀 5명 전부가 정면으로만 박치기하면 적의 도주기 효율은 100%
반면 한두명은 옆으로, 한두명은 뒤로 가서 쌈싸먹는 식이라면 적이 내 스킬은 피하더라도 아군의 스킬엔 더 쉽게 적중당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음

또, '완전한 평지보다 미니언 뒤에 몸을 숨기는 게 훨씬 더 안전한 포지셔닝'이라는 당연한 말을 지키지 못해서 뼈아픈 패배를 겪은 프로들의 이야기도 있음(이건 깊게 연계되는 내용은 아니라 대충봐도 됨)
이래서 난 롤이 무서운 게임이라 생각함
프로들이 롤을 얼마나 깎고 또 깎았겠어? 세계 최고를 노릴 수도 있었던 사람들인데도 '미니언을 잘 활용하지 못하셨네요? 그럼 지세요'를 당하는 게임이란거임 너무 무서워





가벼운 예시 움짤 몇 개
내가 차마 협곡에서 탱커할 용기는 없어서 다 칼바에서 따온 장면들이니 양해바람



아군의 리스폰을 기다리며 타워를 지키고, 될 수 있으면 이후의 싸움각까지 좋게 만드는게 목표인 노틸러스

타워를 지킨다 ← 직스에게 전설의 3렙폭뢰를 사용함으로 반쯤 완료한 목표
바로 젠된 미포의 궁으로 라인이 깔끔하게 클리어, 타워를 지키는 목표는 100% 완수
여기서 노틸이 한가지 특이한 행동을 함 스킬 다쓰고나서 벽으로 뚜벅뚜벅 걸어가서 찰싹 붙은거임
이는 위에도 링크해놓은 글의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

만약 노틸이 미포궁을 방패삼아 미포의 궁범위 안에만 머물렀다면? 적은 위와 아래로 제각각 흩어졌을 수 있음
하지만 노틸은 스스로를 벽으로 몰아넣어 적의 표적으로 삼음으로써, 적도 마찬가지로 일자로 이쁘게 벽에 몰린 포지셔닝을 유도해냈음
일자로 이쁘게 벽에 몰린 포지셔닝은 왜 나쁜 포지셔닝일까? 여러 이유가 있음

스킬샷 팁 글에서도 말했듯이, 한번 벽에 붙고나면 날아오는 일직선 투사체를 회피하는게 불가능에 가까워짐
움짤 이후 노틸러스는 바루스와 직스의 궁궁을 맞고 산화했으며 시체는 비에고가 냠냠했지만, 노틸이 스스로에게 위험한 위치인 벽에 서있었으니 그 노틸을 따려고 다가간 일라와 비에고도 위험한 위치에 같이 손잡고 들어간 꼴이 되었기 때문에, 노틸측의 후속 리스폰 지원에 일라+비에고는 간단하게 죽고 궁궁이 빠진 바루스와 직스도 쭉 밀려나게 되었음

또 이 스킬샷 회피 팁 글의 내용까지 같이 활용하자면, 일자로 선 벽은 절대 도주기의 효율이 좋을 수 없는 위치임
노틸측의 후속 지원병은 앞 옆 뒤 자유로운 포지셔닝으로 스킬을 회피할 방향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지만, 이미 벽쪽으로 몰린 블루팀의 이동 동선은 한정되있기 때문임

마지막으로 하나의 이유를 더 꼽자면, 노틸이 향한 방향은 부쉬가 없는 지역이라 적에게 부쉬의 이점을 제공하지 않으려 했다는 목적도 있다고 볼 수 있겠음







하나의 부쉬라는 제한된 공간을 '한 챔피언'이 아닌 '한 팀'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답은 '혼자만으로 유의미한 부쉬 장악에 실패할 것 같으면 일부러 부쉬에서 나와 팀에게 자리를 주는 것'임
브라이어는 하드cc를 갖고있지만 어차피 근거리 챔이고, 어차피 적 타워에 가까운 위치라 쉽게 진입할 수 없음
그런 브라이어가 부쉬 안에서 눈덩이를 맞고 적에게 시야가 공유된채로 계속 머문다면, 후속으로 진입하는 아군 카르마의 위치조차 적에게 공유해주는 꼴이 됨

해당 움짤에서 비에고가 날린 눈덩이 표식을 협곡의 와드로 바꿔서 생각해도 좋음
어쨌거나 핵심은 '겹쳐서 맞지 않는 것'임
겹쳐서 맞으면 상대 광역기의 효율이 200%, 300%로 나오니까 일반적인 100%의 스킬 효율로는 이길 수가 없음





이제 전설의 2만골 역전경기에서 나온 한타를 하나하나 뜯어보며 반면교사로 삼아보자
시작하기 전에 말해두고 싶은 건, 나는 선수들에게 유감이 없다는 점임
솔랭에서 수차례 상대로 만나와서 체급이 엄청나단걸 잘 알고있는 선수도 있고, 애초에 월즈 우승한 선수도 있고... 개개인의 실력은 높다고 생각함
그럼에도 2만골 역전이란 경기가 나왔던건 육면체 주사위를 100번 던져서 눈 1만 100번씩 나온 역사적 불운에 가깝다고 생각함
그러니 비록 안 좋은 경우의 예시로 쓰이더라도 선수들에게 초점을 맞추지는 않길 바람

그런데 선수들에게 유감이 없다고 했지 메인딜러가 잡은 메인탱커 포지션엔 유감이 있음
얼마나 치명적인 포지셔닝 실수들이 나왔는지 하나씩 보자
(영상으로 보려면 https://chzzk.naver.com/video/8568780 이 링크의 1:41:48부터, 울프방 링크인건 내가 애청자라서 그러니 공식방을 원한다면 알아서 찾길 바람 ㅎㅎ;;)





이미 1만골차였던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든 첫 한타임
노틸이 니코에게 그랩을 성공한 순간인데, 여기서 노틸-니코 사이의 거리, 그리고 아지르-마오 사이의 거리를 보자
아지르-마오 사이의 거리가 더 짧음! 노틸이 그랩을 아끼고 있었다면 모를까 그랩이 니코한테 빠진순간 마오는 아지르에게 풀cc 연계코스를 먹여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건데, 아지르는 자신이 cc폭격을 맞을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듯 어리숙한 대응을 보여줌

올바른 대응은 둘 중 하나임 1. 애초에 마오의 플w도 안닿게 멀리 떨어져있었거나  2. 마오한테 플w를 맞자마자 궁으로 넘겨버려서 서로 뒤엉키는 어지러운 난전을 만들어버린다음 본인은 e+플+존야로 살아서 딜각을 보는것

사이온이 팀과 조금 거리가 있던 상황이라 다짜고짜 마오를 팀쪽으로 넘겨버리면 상황이 정말 어지러워질 가능성도 있었지만, 아마 그래도 든프가 압도적으로 이겼을 가능성이 훨씬 높음
근거는 여럿 있음
1. 만골차라는거 자체가 엄청난 근거
2. 사이온의 합류가 아주 느린건 또 아님
3. 마오를 넘김과 동시에 니코의 플궁이 들어오면 위협적이었겠지만, 니코는 노플임
4. 아지르는 e+플+존야를 다 들고있어서 후속 cc연계를 당할 확률이 0%에 가까움

자원차이라는게 골드와 아이템만 따져보는 요소가 아님
점멸도 다 자원이자 근거로 작용하고, 불리한쪽 플래시는 보통 이미 빠져있는 상황이 많음(특히 시야잡는 서포터)
아지르는 e+플+존야를 다 들고있었는데도 포지셔닝 미스와 판단 미스를 동시에 해서 플도 e도 못쓰고 허망하게 죽어버림




이어진 싸움에서 짜오가 초가스의 q를 맞기 직전의 장면임
이건 포지셔닝보단 cc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장면인데, 만약 짜오가 저 q만 플로 피했다면 짜오가 2초만에 간단히 죽어버리는 경우의 수는 없었음
만골차 브루저라는건 쉽게 죽일 수가 없는 존재임
일반적인 5:5구도였다면 짜오가 뚜벅뚜벅 걸어가서 앞플er로 이니시를 열어도 멀쩡하게 살아나왔을거
그런 만골차 짜오가 간단히 녹아내린건 초갓 q + 니코 e + 요네 q3타라는 삼단 cc연계 때문임

cc가 없는 조합은 한번 불리해지면 역전하기가 죽어라 힘들어짐
그렇다고 뭐 탑말파 정글세주 이따위로 짜면 cc는 넣어도 딜이 안들어가서 못 따는거고
개인적으로 프로씬 로아리안 빅토르를 저평가하는 이유가 이거임 얘는 cc와 딜이 둘다 구려서 역전이 절대안됨

이 장면 직후에 세나가 초가스 q맞고 사망한건 짜오가 저렇게 쉽게 죽을줄 모르고 포지션을 잡아서 그런거라 이해 가능한 범주니 생략함







다음으로는 게임시간 25:38부터 나온 한타의 장면



이 장면에서 세나는 억울한 피해자에 가깝고 아지르가 원인제공자라고 봐야함
왜냐면 세나는 자신이 넘으면 안되는 선이 어디까지인지 알고 포지션을 잡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아지르의 몸을 보호해줘야할 의무가 갑자기 생겼기 때문

아지르가 앞e로 들어가기 전까지 세나가 경계해야했을 요소들이 뭔지 하나하나 따져보자

1. 왼쪽의 초가스 요네는 아지르 병사가 이미! 마크하고있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됨
2. 오른쪽의 마오는 노플, 니코는 플궁온이지만 사이온한테 마크당하고, 카이사는 거리가 멀어서 괜찮음

그래서 세나는 자신이 안전하다 여긴 선을 밟으면서 카이팅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1번의 요소가 크게 변화한거임
왼쪽은 이미 아지르가 병사로 점거하고 있는 구역이었음 그래서 세나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음 당연히 밀어내야 정상인 구도니까
그런데 아지르가 앞e로 들어가고, 요네 q3에 반응 못하고 그대로 맞아버리기까지 해서 갑자기 아지르가 죽을 위험이 생겨버림
사람들은 팀이 죽을것같으면 보통 보호해주려는 움직임을 보임 뭐 고의트롤러 이런게 아닌이상 보통은 다 그럼
그리고 그게 보통 게임을 이기려고 하는데 있어서 너무나 당연한 방향임 아군을 지켜야지 그럼 버려?

근데 포지셔닝을 크게 잘못한 아군에 한해서라면, 버리는게 나은 상황이 훨씬 많음
세나는 이 부분에서 판단을 지체하게 되는거임 '아니 나는 포지셔닝 잘했는데, 이런 변수까지 내가 계산해야해?'
내 몫의 계산만 하면 됐는데 갑자기 '지금 급발진한 아지르의 포지셔닝은 좋은 포지셔닝이냐, 아님 망포지셔닝이냐?'까지 따져야 하게 생긴거임
그리고 계산 미스내서 결국 자기도 같이 죽음 이게 말이 됨?
그래서 세나는 억울한 피해자에 가깝고 아지르가 원인제공자라 하는거임
아지르의 포지셔닝이 망포지셔닝이라고 잘 계산했다면 세나는 아지르를 손절하고 잘 살아갔을거임
근데 그런 판단이 쉽게 돼? 아까까지 만골차였는데? 2억제기밀고 바론먹어놨는데? 팀 버려서 게임 쉽게끝낼 기회까지 같이 버리라고?
'우리는 유리했다'라는 감정적 근거가 너무 강하게 작용한거임
아무리 프로라고 해도 결국에 기계는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강한 감정적 근거에 휘둘린걸 나무라고 싶진 않음
그리고 너무 당연하고 뻔한말밖에 안나올거라서 앞의 노틸 망니시부분은 생략했는데, 그거때문에 더더욱 냉정한 판단을 하기가 힘들었을거임



그리고 한타 견적이 좀 이상하네? 왜 3:5지? 짜오는 어디갔어? 하고 돌려봤는데 짜오도 똑같은걸 당했더라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짜오가 초가스한테 들어간다고 해서 노틸을 살릴 수 있는게 아님
그냥 바론 둥지 길 따라서 뚜벅뚜벅 내려가서 노틸은 죽게 냅두고 다굴당하는 사이온을 궁으로 구출하는게 이후 한타의 최선이었음 노틸을 살릴 방법은 0임 0
그런데 보통 냉정하게 생각 못함 상황이 급박하게 일어날수록 더 그럼
사이온 q차징을 끊으려고 했을뿐인 요네 q3에 얻어걸린건 솔직히 불운한 아다리에 가깝다고 보지만, 큰 고민 없이(보다 정확히는 깊은 고민을 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채로) 진입한건 역시 세나와 마찬가지로 객관적 판단보다는 감정적 근거에 더 휘둘렸다고 볼 수 있음


여기서 잠깐, 감정적 근거는 실상 '우린 유리했다!', '여기서 물러나는건 불쾌하다!' 수준의 떼쓰기인데도 불구하고 근거라고 불러주는 이유는?
우리 뇌는 그 기반이 계산과 판단이든, 감정이든간에 상관하지 않고 똑같은 근거로 생각하기 때문임
이걸 분리하는건 굉장히 어려움 유리해서 신내다가 지는 일은 프로씬에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남

이 세나와 짜오의 실수를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음
'포지셔닝 실수는 자신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실수다. 평소에는 각자 1/5씩만 맡아서 계산하면 됐을 일을, 한 명만 실수해도 팀이 갑작스레 2/5, 3/5씩을 계산해야하게 만드는게 바로 포지셔닝이기 때문.'

그리고 앞e로 돌진하고서 요네 q3에 반응도 못한 아지르는 최악의 실수를 했음
왜냐면 왼쪽 길목은 병사로 이미 마크하고 있는 지역이었기 때문임
몸이 들어가는 리스크를 진다면 그만한 리턴을 동반했어야함
그런데 병사로 이미 마크하고 있던 지역은 몸이 직접 들어감으로서 보호받아야 하는 위험지역으로 변했고, 요네나 초가스를 완전히 밀어낸다는 리턴은 요네 q3에 반응하지 못함으로 완전히 망가져버림
이미 가지고있던건 내버리고, 얻을 수 있었던 이득은 반응을 못해서 얻지 못하게 된거임







다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쉽게 끝낼 수 있었던 상황에서 일어난, 세나의 치명적인 포지셔닝 실수임



보면은 세나가 요네랑 1:1함
이게 말이 됨? 옆에 팀 네명 다있는데 둘이 1:1이 어떻게 성립함?
세나가 팀에서 멀어지는 오른쪽 방향으로 스스로 움직여줬기 때문에 말이 됨
짜오 삼조격, 짜오궁, 노틸q, 노틸궁, 아지르궁, 사이온궁 이중에 딱 하나만 썼어도 요네 쉽게막히고 게임 졌음
근데 세나가 스스로 팀의 도움을 회피했음
정말 목적성을 알 수 없는 움직임임 공략하고자 하는 타워에서도 가장 먼 방향이고, 팀에게서도 멀어지는 방향임
딱 하나 짐작 가능한 심리는 '뭉쳐있다가 초가스 q랑 요네궁맞기 싫다'인데, 만약 이 이유로 팀에게서 멀어진거라면 작은 위험을 겁내서 큰 위험에 다가갔다고 할 수 있겠음

하지만 바론웨이브는 아직 더 쓸 수 있고, 세나는 자힐도 가능하니까 더 싸우려면 더 싸울 수도 있었음
근데 똑같은 급의 실수를 한번 더 해버림



'방패세울 팀원과 일자로 서야 투사체를 방어할 수 있다'라는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못한 장면임
'팀 있는데요? 주변에 네 명이나 있어요' 이건 근거가 아님
팀이 그냥 있는건지, 자신에게 향하는 투사체를 막아주려고 있는건지는 별개의 판단임
팀도 막아줄 의사가 있어야하고 자신도 팀을 방패삼을 생각을 해둬야함




짜오의 이동 동선은 억제기에 막혀서 움직임이 한정될 수밖에 없음
세모를 그려둔 위치는 사실상 한타를 하겠다는 포지션과 다름없어서 세나가 딸피된 시점에 가기엔 무서운 자리임
그래서 카이사의 w를 막아준다면 화살표대로 움직여야하는데, 그럼 빗금친 위치가 세나가 안전한 위치임
하지만 세나는 어디가 안전한 위치인지 모르고 주변에 팀이 있으니까 안전할거란 생각으로 안일하게 무빙함

목적성을 분명히 해야 포지셔닝도 잘할 수 있음

지금 내 자리는 위험한가? 안전한가? 위험하다면 뭐 때문에? 위험을 피하려면 어디로 가서 뭘 어떻게 행동해?
이런게 머릿속에 다 있어야 이런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음







다음 장면은 알맹이가 별로 없으니 가볍게 보셈



보면 초가스가 슬금슬금 오다가 아지르한테 q를 쓰는데, 초가스가 걸어와서 아지르한테 q맞추는 부분까지 4초가 걸림 4초
4초면 뭐임? 럭스 q를 두 번 맞은 시간임
이 긴 시간동안 아지르 머릿속엔 목적성이 없었음
초가스를 먼저 밀어내면 나머지들도 편하게 밀어낼 수 있을거라는 목표
초가스한테 파열맞으면 큰일날 수 있으니 거리유지를 조심조심 잘해야겠다는 목표
내가 이 팀의 메인딜러이자 메인견제챔이니 몸을 보전해야한다는 목표

움짤이 시작하는 부분부터 뒤에서 마오궁이 날아오고 있었는데, 이때문에 한타에 큰 변수가 발생함
마오궁은 전력으로 준비해서 받아치는데에 집중해야하는 고밸류궁인데 하필 그에 대처함과 동시에 적진 가까이에서 물린 존야킨 아지르를 지켜줘야하는 의무가 팀 모두에게 생긴거임
결국 조합과 성장력 대비 말도안되는 결과가 나온 전투로, 파열맞은 아지르에게 휩쓸린 노틸은 아무것도 못하고 죽어버리고 이다음의 4:5구도가 무서워서 억제기도 못 밀고 빠지게 되었음

첫 파열을 노틸도 같이 맞기는 했는데, 노틸 입장에선 굉장히 억울할거임
파열을 노틸 혼자만 맞았으면 뒤에서 아지르가 찌를준비하는데(=아지르에게 주어진 노틸을 지켜줘야 하는 의무) 당연히 적이 못들어오지 만약 들어오면 아지르한테 찔려서 다죽고 게임끝나는데
그러니까 노틸 심정은 이러함
'나 파열맞았네? 근데 하나도 안아파 괜찮아 오히려 이제 파열빠졌으니까 이니시각볼게'
'아니 근데 아지르도 같이맞았네? 뭐임 이거?'
진짜 뭐임? 그 자체임 왜 탱커포지션에 아지르가 같이서있다가 탱커랑 스킬을 겹쳐서맞음?







다음은 또 '팀을 보호해줘야할 의무'에 관한 장면임



일어난 일의 순서를 따져보자

1. 세나와 아지르는 초가스를 빡딜중
2. 사이온이 q를 켰다가 체력 2천이 날아감
3. 노틸이 사이온을 보호하기 위해 그랩을 날림
4. 세나가 사이온과 노틸을 보호하기 위해 신경이 빨려서 위치를 못 잡고 노플니코에게 궁을 맞음
5. 아지르가 사이온과 노틸과 세나를 보호하기 위해 신경이 빨려서 위치를 못 잡고 파열을 맞음

죄다 연쇄적임 개별적인 사건이 없음
팀을 보호하려고 움직이는건 거의 본능에 가까운 무의식적 움직임이라 제어하기 어려움
하지만 팀을 보호하고 싶다는 감정적 근거와 객관적 판단은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음
누구 한명이 먹금 못하고 잘못된 판단을 한 팀의 위치에 같이 빨려가면 줄줄이소세지 되는거임

그래서 내 생각이 어떠냐면 노틸이 그냥 사이온 죽일생각하고 그랩 아꼈으면 어땠나 싶네
이미 폭뢰와 요네궁을 교환해서 레드팀에 이니시랄게 파열이랑 니코궁밖에 없는데, 솔직히 파열을 이니시로 보는건 부쉬변수 제외하고는 말이 안되고 니코궁은 니코가 플없을때+개활지면 되게 가치없어지거든







이 경기에서 따온 마지막 장면인데, 사실 이것도 위에있는거랑 중복되는 내용임



탱커가 앞에있는데 세나가 어떻게 카이사 w를 맞음?
이건 원인이 세가지 있음
1. 마공영혼 슬로우의 변수
2. 팀을 방패삼을 생각을 안 한 세나
3. 살기감지 늦은 사이온

그러니까 세나 입장에선, 앞에 탱커가 있었는데 없었음
복잡하게 말할게 없음 세나는 탱커가 있는데도 탱커 없이 플레이했음







든프의 경기로 다룰 내용은 여기까지임
핵심만 정리하자면 이렇게 되겠음

팀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은 본능에 가까운 당연한 움직임이라, 한명이 빨리면 나머지도 다 같이 빨린다
본능에 가까운 움직임을 거스르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때로는 해야만 하는 일이니 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사전에 미리 목표와 위험을 분명하게 설정해놓아야 근거있는 무빙을 할 수 있다







솔직히 이 경기 너무 어두칙칙해서 본거 또 보는데 피로가 심했음
진짜 이 경기는 하늘이 내린 불운이다


다음내용으로 넘어가기 전에 사담 조금 하자면, 난 내셔아지르가 싫음
아지르의 근본적인 강점이 뭐야? 원딜보다 살짝 긴 사거리에서 원딜행세를 할 수 있다는거임
즉 아지르의 강점은 중장거리 대치구도에 있음 무한갉아먹기 다가오면 찌르고튀기 이니시걸면 궁으로 반격하기
이런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란것도 굉장히 맞추기 쉬운편임 아지르보다 사거리 긴 애가 없으면 됨
적으로 알리스타같은거 나온다? 그 알리가 플빠진다? 시야먹다가 아지르한테 찔러찔러당해서 울면서 집감
그걸 대처할 방법이 없어서 적들은 플돌아오기 전까지 거의 4:5로 게임해야함
아지르의 장점이란게 대부분 이런식임

그런데 내셔를 가면 이런 장점이 다~ 전부 다 사라짐 왜? 마나가 없으니까 q를 못쓰거든
그래서 내셔아지르는 챔이 되게 둔하고 멍청해보임 거의 사이온 수준이라 봐도 될 정도라 생각함
그리고 마침 내가 예시로 가져온 이 경기에도 내셔아지르가 있지
원거리 포킹강점을 살린 장면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지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아지르는 원거리대치 찔러찔러 황제식 아지르인데, 요즘 아지르는 다 너무 둔해빠진 근거리챔이라서 대회에 아지르가 나와도 딱히 아지르라는 생각이 안 듦
누가 치속횃불지평선 좀 전파해줬음 좋겠다
내셔엔 마나가 없어서 e를 쉽게쉽게 못 쓰는데 횃불지평선은 막써도 돼서 사실상 체력스탯 달린거나 다름없다고...
아지르 e쿨이 의외로 중요한게 얘가 있어야 앞포킹하면서도 뒷병사e로 '화났어? 미안~'을 시전할 각을 볼 수 있음
만약 내셔가놓고 앞포킹 뒷병사e를 두번쓴다? 마나없어서 한타를 못함
내셔아지르는 태생적으로 올바른 포지셔닝을 잡기 힘든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음







드디어 어두칙칙한 경기에서 벗어나 좀 신선하고 재밌는 장면을 하나 들고왔는데... 바로 넥뿌임
넥뿌엔 정말 많은 철학이 담겨있음
예를들어 럼블로 남아있는 적을 죽이고 리스폰 전까지 쌍타와 넥서스까지 다 밀어야한다고 생각해보자, 생각할 수 있는 갈림길이 대체 몇개나 되냐?
이퀄이 있다면 어떻게 쓸건가, 타워어그로가 나한테 오면 어쩔건가, 미니언은 언제 젠되는가, 미니언이 젠돼서 챔피언에게 향하는 작살각이 막혀버리면 어쩔건가, 강화스킬을 잠시 포기하더라도 과열까지 올려서 빨라진 공속으로 타워링을 하는건 어떤가, 존야는 있는가, 플이 있다면 타워 깊숙이 다이브해서 죽이고 빠져나오는건 어떤가
진짜 꾹꾹 눌러담아져있음 그래서 내가 넥뿌장면을 좋아해

영상으로 보려면 여기, https://chzzk.naver.com/video/9095982 시간은 3:33:42부터




레드팀이 크게 실수한 부분까지만 잡고 딱 멈춘 움짤임
레드팀이 뭘 실수했을까? 일단 실수를 따지기 전에 넥뿌를 위해 생각할 요소들을 나누어서 따져보자

1. 그웬 딜량을 끝까지 무시하고 타워미는건 말이 안된다, 그웬 다이브해서 죽여야한다
2. 그웬 죽이려면 렐 cc도 받아내야하는데 누가 어떻게 받아낼거냐?
3. 갈리오는 딸피고 존야도 없어서 렐+그웬한테서 어그로 못 빤다(죽음을 불사하고 몸통박치기할 수는 있음)
4. 베인은 당연히 살아야하고, 오공 럼블도 다 챔피언딜+타워딜에 강점이 있어서 오래 살수록 넥뿌확률이 높다
5. 적 주력 리스폰은 45초나 남아있어서 한 웨이브를 더 쓸 수 있다

이걸 다 종합해서 내린 결론 = 웨이브 더 쓸 생각 하고 쌍타를 하나씩 나눠서 부숴야 했다




바로 이렇게
완전 왼쪽으로 가거나, 완전 오른쪽 아래로 가거나

두 쌍타를 한번에 부수길 택한 레드팀은 쌍타의 쌍포격+렐 cc+그웬의 딜에 버티지 못하고 주요 인원이 죽어버려서 결국 넥서스를 밀지 못하고 패배했음
블루팀 주력을 블루팀 미드 3차에서 전멸시킨거라 천천히 밀어도 시간이 남아돌았는데, 한타를 정말 잘 열어서 끝낼각을 잘 열었는데도 결국 긴박한 상황에 몰려 빨리 끝내고싶다는 선택을 해버린거

아마 레드팀한테 지금 레드팀 상황 똑같이 보여줘놓고 '확실하게 넥밀려면 어떻게 할것같냐' 물으면 거의 무조건 '일단 중앙다이브는 안 한다'라고 말할거임 차분한 머리로 침착하게 생각하면 어려운 답이 아니란거지
그런데 36분 게임의 끝이 눈앞에 있고, 이거 이기면 다전제 이기는거라서, 지금 못 끝내면 다음에 끝나는건 우리라서 절대 침착하게 생각할 수가 없는거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생각하는게 프로 아니냐고 하면? 그말 맞음 근데 프로한테도 힘들만큼 굉장히 어려움
'너네 지금 여기 30초간의 시간에 매우 많은게 달려있어 제대로 해'라고 압박을 줘놓고 '침착하게 생각하지 못했네? 그럼 져라'를 시전하는게 롤이 너무 무서운 게임이자 재밌는 게임인 이유라고 생각함

마지막에 아쉬운 부분이 나왔지만 그 넥뿌각을 만드는 과정이 치열해서 재밌는 경기였음




5:5의 큼직큼직한 전투만을 다뤘는데, 사실 포지셔닝이란게 1:1 라인전에도 해당되는 얘기기는 함
자세히 다루기엔 내가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분야라서 패스하고... 딱 하나 강조하고싶은건 있음 부쉬를 쓰셈
내가 못 쓰는 상황이면 적도 못 쓰게 막으셈
부쉬를 잘다루면 체급이 올라감

그리고 요즘 구원 열풍인데 구원이 서포터의 단일 아이템중에서 포지셔닝(구도)을 가장 크게, 많이 바꾸는 아이템임
구원이 특히 재밌는게 사용자부터가 포지셔닝에 빠삭해야지만 '아! 우리팀이 2.5초 뒤에는 여기에 자리잡아야 좋겠구나!'하고 미래를 읽어서 구원을 잘 깔 수 있음
미래를 못 읽는다? 구원자의 자격이 없는거임...
요즘 울프가 구원에 관해서 굉장히 열정있게 이야기하고있으니 관심있으면 울프방 가서 대회 봐보셈
개인적인 생각인데 포지셔닝 잘하는 실력이랑 구원 잘쓰는 실력은 완전히 일치하는 것 같음



내용은 일단 여기까지고, 혹시 뜯어보고싶은 장면 있으면(본인 리플레이든 대회 장면이든 뭐든) 댓글로 달아주셈
본문 내용엔 멀쩡한것보단 반면교사만 너무 많아서 뭔가를 더 채워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Q. 그래서 포지셔닝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본문에 적힌 것, 본문에서 링크한 내용, 본문에는 없는 지식들 기타등등을 모두 동시에 수행하면 그게 잘하는 겁니다

롤이 진짜 어려운 게임임
진짜 말도안되게 어려움
그래서 재밌는거지만 어려운건 어려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