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주말 저녁...

그냥 평범한 1540+ 비하하드 숙제방이었다.

공대가 5/8쯤 되었을까? 파티모집창에 데빌헌터 마크가 들어온게 보였다.

정보창을 열어보니.. 맙소사 금장 쥐바타 데헌(aka 금쥐데)이었다.


"숙코를 보면 짖는 쥐"

"로아인벤 선정 숙제팟에서 가장 든든한 직업 1위"

바로 금장 쥐바타 데빌헌터....


재작년 4월부터 비아키스를 잡아온 나였지만

금쥐데가 공대에 들어온 시점에서 왠지 모르게 부랄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불알 떨리는중 다행인점은 저 금쥐데의 원정대가 300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출발한 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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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1넴을 마치고

가족사진이 나왔다.




엠빞은 창술이 먹었지만 쥐데헌은 밑줄잔혈, 그것도 유일한 잔혈에 만족한 듯 보였다.

가족사진에서의 그의 눈이 조금 순해보이지 않는가?


그러나 쥐데헌은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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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시작된 2넴

쥐데헌은 가장 먼저 도착하여 "5-1"을 치고는 조용히 3시 브리핑 위치에 서있었다. 

대개는 레이드중 엔터키 누르는게 싫어서 5-2, 7-2 등을 외치곤 가운데 십자에 가서 서있을텐데,

혹시 모를 숙코로 리트나는게 싫었는지, 보접빨핀 족보까지 싹다 외워버리곤 저 자리에 가있던 것 같았다.

그에게도 레이드 첫클의 떨림이라는게 있었을까? 그런 것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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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온 가족사진



"23 잔혈"

스펙이 좋은가 싶어 정보창을 봤지만

1550 무17 7멸홍 세구30

그냥 평범한 딜찍 숙제팟 스펙인데 역시 금쥐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3넴 입구에서 "아맞다시정"을 외치곤 쥐데헌의 얼굴을 한번 슥 보았다.


쥐데헌은 말이 없었다.

어떤 표정도 짓지 않았다.

다만 3넴 입구에서 지루하다는듯이 zx를 연타하면서 팔을 휘적거리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휘적거리는 쥐데헌에게 빨간핑을 찍기 시작했다.

나는 화들짝 놀랐지만 티를 내지 않고 다시 한번 금쥐데를 쳐다봤다.

금쥐데는 살짝 자리를 옮겨 zx를 연타하며 자신에게 핑이 찍힌건지 확인하려 하는 듯 했다.



-띵-


다시 한번 금쥐데의 머리에 빨간 핑이 찍혔다.

1넴 엠빞을 먹었던 창술이었다.

순간 금쥐데가 휘적거림을 멈추고 가만히 서있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그 멈춤은 입구에 8명이 다 들어와 레이드 입장해서 멈춘 것이었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랐겠지만, 쥐데헌을 유심히 본 나는 알 수 있었다.

그의 휘적거림이 멈추는 타이밍이 입장해서 멈추는 타이밍보다 살짝 빨랐다는 것을...



그는 순간 무엇을 고민했던 것일까?

당시엔 그냥 분란 안일으키고 빠르게 숙제를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었겠거니..

아니면 자기에게 주어진 관심을 즐기고 있던 것이었겠거니 하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핑 찍는 놈의 플레이를 내가 한번 유심히 쳐다보겠다"라는 일종의 경고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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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은 진즉 0줄을 만들어놨고 촉수패턴이 시작되었다.


금쥐데는 이미 무력때 게이지 관리를 해놨다.

그리곤 가까운 2시방향에서 가만히 서있었다.

아마 자신에게 날아오는 구슬을 먹곤 샷건 두발을 박아 촉수 2개를 지우려던 것 같았다


그때 1시 방향의 인파가 5시방향을 향해 일자로 내려가며, 쥐데헌 앞의 빨간 구슬을 가로채갔다.

금쥐데는 침착하게 다음 구슬 2개를 먹곤 1시방향의 촉수 2개를 지우고 5시쪽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곳엔 구슬 과다섭취로 매혹에 걸려버린 인파가 서있었다.


쥐데헌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인파의 머리통에 만찬을 헤드어택으로 갈겨버렸다.

아마 모니터 뒷편에서 "구슬먹방으로 만찬하셨죠? 진짜 만찬도 한번 드셔보세요 **년아 ^ㅡ^" 라고 하지 않았을까..




노랑 = 인파 / 빨강 = 금쥐데 / 초록 = 1파티 누군가 / 주황 = 핑 찍던 창술


창술은 1,2넴 잔혈을 따던 금쥐데를 동경했던 것일까..

그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에 핑을 찍었던것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쥐데헌은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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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줄 웨이가 끝나고 대망의 가족사진이 나왔다.

 

이럴수가..

잔혈이긴 하지만.. 밑줄이 소서의 발밑에 있었다.


나는 순간 가족사진창을 내리기 두려워졌다.

그가 모든게 귀찮은 고인물이라 가족사진은 바로 esc를 누르고 탈노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금쥐데는 가만히 서있었다.

경매도 탈출의명수 따위가 나와서 안나갈 이유가 있지도 않았다.


그는 탈노를 부르고 있지 않았다.

zx 딸깍딸깍 하며 휘적거리고 있지도 않았다.

쥐바타에 가려져 얼굴표정하나 보이지 않았다.

쥐데헌은 말이 없었다.


나는 그가 무슨말을 할 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함께

그의 자존심이 무너진 것 같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짜릿함을 느꼈다.


나 혼자만의 정적 속에서

금쥐데는 다음과 같은 채팅 한마디를 남기곤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렇다

소서 존나 세다























실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