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게임을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Role Playing Game. 말 그대로 역할 놀이죠.

자신이 하고 싶은 역할 또는 주어진 역할을 하면서 노는 게임입니다.


그렇다면 RPG 게임을 접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모두들 제가 의도한 바를 유추하실 수 있었을텐데요...

바로 "역할이 사라졌을 때" 입니다. 자신의 효용성이 사라졌을 때를 의미하겠죠.


저는 오픈 베타 때부터 줄곧 서머너만 육성했습니다.

그 동안 각종 이벤트로 소위 말하는 본캐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많았죠...

하지만 그럴 때에도 '소환사'라는 이름에 끌려, 소환물과 함께 전투한다는 로아에서는 명목 뿐인 컨셉에 끌려

서머너를 놓지 않고 고집해왔습니다.


저는 다른 게임에서는 항상 서포터를 최우선으로 플레이해보고 가장 많이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스킬 이펙트 때문인지 어떤 알 수 없는 바람이 들어 로아에서 만큼은 서머너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소위 말하는 '할만충'이었습니다.

'아무리 딜 약해도 순간 방깎을 24퍼나 해주고 그걸 상시처럼 쓸 수 있는데 완전 좋은거 아닌가?'

'아무리 딜 약해도 무력 엄청 좋은데 완전 좋은거 아닌가?'

'어라? 버티다보니까 이젠 딜이 쎄다고 하네? 완전 좋은거 아닌가?'

지금까지의 서머너는 어떻게든 "버틸만한 구석"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젠 아닙니다.

딜? 저는 개인적으로 전혀 신경쓰지 않는 편입니다. 어차피 RPG 게임에서 딜은 올랐다가도 떨어지고 떨어졌다가도 

오르기 마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개인 유틸? 캐릭터 각각의 유틸도 한계점에 다다르면 결국엔 게임사에서 개선해주거든요.

하지만 한번 떨어지면 바꾸기 힘든 한 가지가 하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매력.

RPG에서 캐릭터의 매력은 어디서 올까요?

결국 타유저와 상호작용하면서, 자기 캐릭터의 가치를 확인받으며 온다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런 매력이 서머너에겐 더 이상 없죠...

서머너만의 팀원을 드높여주는 방깎도 가져가고, 높았던 무력/파괴? 전부 다른 클래스도 높여주고....

유일하게 남은 마르디.....인벤에서야 가끔 언급돼서 기분 좋지만 사실 인게임가면 신경쓰고 언급하는 클래스는

대부분이 아르카나였고 마르디 때문에 파티하기 싫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것은 쉽게 언급하기 마련이지만 패시브처럼 득이 되는 것은 눈치채기 어렵죠.


뭐 그냥 "서머너 지금 쓰레기다" 라는 말을 왜 이렇게 장황하게 하냐고요?

아닙니다. 쓰레기까진 아니에요. 그냥 로아에서 굳이 서머너를 할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 뿐입니다.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캐릭터가 로아에서 가장 쓸모없는 캐릭터가 되었다고 느껴져 슬프네요.

저는 로아로부터 '자살'하겠습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 어느 순간부터 흑화한 무명의 서머너가